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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에세이

이주 노동자의 작은 외침 담은 영화제에 가다

엠네스티에서 주관한 '제 4회 작은 인권영화제-꽃'이 5월 18일 신사역 인디 플러스에서 열렸다. 이번 영화제는 이주 노동자를 주제로 5개의 영화를 상영했다.


<출처: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홈페이지>

첫 영화는 외국인 노동자 강제 단속과 고용허가제를 반대하는 이주 노동자들의 농성 중에 구성된 다국적 이주 노동자 밴드 '스탑크랙다운'이 주인공이다. 스탑크랙다운은 우리말로 강제추방반대라는 말이다. 영화는 스탑크랙다운의 형성부터 스탑크랙다운의 보컬 미누가 단속으로 위기를 맞기까지 드라마 같은 이야기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스탑크랙다운은 위기를 딛고 십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활동하며 많은 이주 노동자에게 힘이 되고 있다. 그리고 네팔로 추방당한 미누도 한국과 이주 노동자를 위한 사업을 현지에서 계획 중이라고 한다.

 사회를 맡은 스탑크랙다운

이번 영화제는 스탑크랙다운 멤버가 사회를 맡았다. 한국인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능숙했다. 그의 유머러스한 진행으로 무거울 수 있었던 영화제가 웃음 속에서 진행되었다.

 

그리고 둘째 영화는 방글라데시에서 온 로빈이 이주 노동자 미디어 교육을 통해 영상 만드는 법을 배워 같이 방글라데시에서 온 이주 노동자 '형들'의 이야기를 모은 내용이다. 영상에서는 실제 이주 노동자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한국에와서 가장 기뻤던 순간은 언제에요?'라는 공통된 질문이 있었는데, 그 질문에 대부분 이주 노동자들은 '한국에서 기쁜 순간을 만들 시간이 없었다. 하루 종일 일을 하기 때문이다.'라고 답했다. 공장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공장 속 컨테이너 기숙사에서 숙식하는 이주 노동자의 삶 속에는 기쁨을 느낄 시간이 없었다.

 

나머지 영화들은 캄보디아 농업 노동자의 삶을 다룬 영화이다. 술에 취하면 폭행을 하고 여권을 빼앗으려는 사장님에게서 도망 나온 '스룬', 임금 체불에 맞서 싸우는 '똘라' '잔튼' '안프로', 300시간 이상씩 일하고도 최저임금도 못받고 농장에서 쫓겨난 '뚜이'와 '소바나라'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캄보디아 이주 노동자와의 인터뷰

영화제가 끝나고 실제 영화 속 주인공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이 있었다. 영화 속 주인공들을 화면 밖에서 보니 신기한 감정이 앞섰다. 하지만 신기함도 잠시 지금까지 본 다섯 편의 영화가 현재 우리나라의 모습임을 그들의 목소리로 다시 한번 들으면서 한국 사회와 이주 노동자에 대해 다양한 고민을 하게 되었다. 인권이란 무엇이고 이주 노동자와 성숙한 민주주의를 위해 대학생인 내가 할 수 있는 노력은 무엇일까.

 

사회자가 이런 말을 했다. "이번 영화제 이름이 '꽃'인데 영화에서 저희가 꽃다운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좀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한국에서 피어나길 원하고, 그러기 위해 앞으로도 계속 노력할 것입니다. 저희는 한국을 싫어해서 이런 영화를 만든 것이 아닙니다. 저희는 한국을 사랑해서, 좀더 아름다운 한국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인권이란 최소한으로 존중되어야 하는 인간의 권리이다. 나도 그들도 모두 똑같은 인간이다. 우리 모두에게 인권은 존재한다. 이주 노동자의 인권이 한국에서도 피어날 수 있는 봄이 하루 빨리 오길 바란다. Ahn

 


대학생기 고은정 / 경희대 전자전파공학과 

성공은 자주 웃고 많이 사랑하는 것이다.


 

글, 사진 / 대학생 기자 고은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