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질 권리, 신상 털기 피해 예방하는 방법

보안라이프/IT트렌드 2013.11.11 16:10

최근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여러 사건의 주인공의 신상이 무분별하게 노출되고 있다. ‘택시 막말녀’, ‘지하철 막말녀’ 등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그녀들의 신상은 인터넷과 SNS를 통하여 순식간에 퍼져나갔다. 인터넷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글을 지우기는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부작용은 그만큼 심각하다.

어떤 사람의 말과 행동이 인터넷과 SNS로 퍼져나가고 기억되면, 그 글이 쓰인 정확한 맥락은 없어지게 된다. 다른 사람들은 구체적인 내용은 모른 채 단편적인 내용만으로 판단을 하므로 당사자는 편견의 대상이 되고 만다. 일단 '인터넷 마녀 사냥'의 대상이 되면 그들은 반론의 기회조차 보장받지 못하며, 평생 자신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신의 정보를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범죄자의 경우 이미 벌을 다 받은 뒤에도 자신의 개인정보가 웹 상에 남아 계속 고통 받기도 하며, 연예인이나 유명 정치인의 경우 사생활 침해를 고스란히 감수해야 한다. 개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여러 사람 입에 오르내리며, 심각하면 생명의 위협까지 받는 지경에 놓이게 된다. 

일반인도 예외는 아니다. 우리는 인터넷에서 다른 사람의 정보를 찾아본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혹은 나의 신상정보가 다른 사람에게 어디까지 공개되어 있을지 걱정에 빠지기도 했을 것이다. 상황이 일렇다 보니 인터넷에서 자신의 흔적을 없애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잊혀질 권리란?  

이러한 사회 분위기에서 ‘잊혀질 권리’ 라는 것이 생겨났다. ‘잊혀질 권리’란 개인이 온라인 사이트에 올라 있는 자신과 관련된 각종 정보의 삭제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인터넷 이용자에게 사업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사용자 정보에 대해 삭제 요구권을 부여함으로써 개인정보의 자기통제권을 강화하는 것이다. 

‘잊혀질 권리’의 가장 친근한 예를 들자면, 페이스북을 들 수가 있다. 페이스북에 남아있는 개인 신상정보와 사진 등은 개인의 것이지만, 그 정보의 삭제 권한은 기업에 있다. 하지만 인터넷 기업들은 인터넷 상에서 개인정보에 대한 책임을 인터넷 사용자의 부주의 탓으로 돌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유럽에서는 온라인 상의 정보를 삭제 요구할 수 있는 잊혀질 권리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유럽연합은 2012년 1월 25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인터넷에서 정보 주체의 권리를 강화하기 위해 ‘잊혀질 권리’를 명문화하는 내용으로 정보보호법 개정안을 확정했다. 세계적으로 ‘잊혀질 권리’가 입법화된 것은 유럽이 처음이다. EU는 이 개정안을 개인 및 법인을 포함한 EU 전체 회원국에 직접 적용시키는 최고 수준의 규범인 '규정' 수준으로 격상해 법적 구속력을 강화했다.

미국에서는 2013년 9월 25일, 캘리포니아주가 18세 이하 미성년자에게 구글과 페이스북 등 인터넷 서비스에서 자신과 관련한 기록을 숨기거나 지우도록 요청할 수 있는 법안을 통과했다. 업계 또한 이에 동참하는 추세다. 트위터는 이미 자신과 관련하여 원치 않는 트윗을 삭제할 수 있도록 했다. 페이스북이 7월 달부터 본인의 기록을 지울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국내법이 보장하는 잊혀질 권리의 범위

미국과 유럽의 흐름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도 `잊혀질 권리'의 법 제정에 대해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여러 분야에서 자신의 정보는 언제든 삭제할 수 있어야 하고, 정보의 만료일을 정해 놓아야 한다는 등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개인이 자기 정보를 관리 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국민들의 의견을 합하여 최종적 합의에 다다르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한다.

국내법에서 ‘잊혀질 권리’가 어느 정도는 보장되어 있기는 하다. 예를 들어, 개인정보보호법에서 정보주체의 권리에 대한 규정에서 특정 조건 하에서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가 관리하는 정보에 대한 수정 요구가 가능하고 타인에게 개인정보를 제공하지 말아야 한다는 조항이 있다. 또한, 정보통신망법에서 사생활을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정보에 대한 삭제 요청권을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개인이 행사하기엔 어려움이 많다. 대상자를 모두 찾아서 알아서 고소해야 하고, 우리나라 국민들의 인식 수준이 아직 매우 낮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법 이전에 내 정보를 보호하는 방법

인터넷을 사용하면서 나의 신상정보를 지키기 위해서는 여러 사이트에서 동일한 아이디를 사용하지 말아야 하며, 아이디에 생년월일, 휴대전화 번호 등의 신상정보를 포함하지 말아야 하고, 인터넷 쇼핑몰이나 중고장터 이용 시 연락처와 집주소 등 개인정보 유출에 유의하고, 주기적으로 자신의 아이디나 이름으로 검색해 보아야 한다. 또한, 개인정보를 게시하기 전에 신중하게 고려해야하고, 문제가 있는 콘텐츠를 본인이 직접 삭제하며, 본인에게 삭제 권한이 없다면 해당 웹마스터에게 삭제를 요청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정기간 사용하지 않은 개인정보는 파기해야 한다.

잊혀질 권리에 대하여 일부 사람은 표현의 자유와 충돌할 수 있다는 점을 문제점으로 제시한다. 하지만,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표현의 자유를 보장받으면서 동시에 개인의 인격을 충분히 보장받을 수 있는 잊혀질 권리를 갖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구체적인 범위를 정하여 어느 경우까지 허용이 될 수 있는지, 어떤 조치를 취하여 권리를 회복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잊혀질 권리 제도의 국내 도입이 당장은 어려울지라도 잊혀질 권리 제도에 대한 끊임없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Ahn


대학생기자 채유빈 / 중앙대 컴퓨터공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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