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 뿐 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빅데이터 열풍이 불고 있다. 미국 MIT 슬론스쿨 조사에 따르면 현재 모바일 기기, 온라인 상거래, SNS 등 하루에 250경 바이트에 달하는 비정형 정보가 쏟아진다고 한다. 또 매달 10억여 개의 트윗과 300억여 개의 페이스북 메시지가 형성된다. 이어 현재 조사된 모바일 기기 대수만 1조대가 넘으며, 앞으로 2016년까지 모바일 상거래 규모가 약310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빅 데이터와 이를 활용한 마케팅에 대해 얼마나 또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까. 이를 위해 대학생 40여명을 대상으로 빅 데이터에 관한 간단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먼저, 빅 데이터에 대해 들어 본 적 있냐는 물음에는 38명중 26명이 들어봤다고 대답했고 12명이 ‘아니오’라고 대답해 예상외로 빅 데이터가 대학생들에게 생소하게 다가온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빅 데이터의 정의에 대한 객관식 물음에도 38명중 19명이 정답을 맞추지 못해 대학생들이 빅 데이터에 대한 정확한 뜻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반면, 빅 데이터를 활용한 마케팅에 대해서는 8명만이 ‘성공하지 못할 것 같다’라고 응답해 대다수가 빅데이터 마케팅의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자신이 즐겨 찾는 사이트가 빅 데이터를 도입한다면 계속 이용할 것인지에 대한 물음에는 과반수가 ‘그렇지 않다’라고 대답했는데 그 이유는 ‘사생활 침해’, ‘정보의 유출 위험’과 같은 개인정보침해에 대한 우려가 상당수를 차지했다. 아직 빅 데이터에 대한 완전한 신뢰를 구축하지 않은 것으로 알 수 있었다. 반면에 ‘새로운 서비스가 생겨날 것 같아서’, ‘다양한 분야의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등 빅 데이터를 지지하는 긍정적인 의견도 다소 있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빅 데이터마케팅의 부정적인 영향보다 빅 데이터로 인한 이득이 더 많을 것이냐는 문항에는 38명중 30명이 그렇다고 응답해 빅데이터의 미래에 관한 대학생들의 긍정적인 기대를 엿볼 수 있었다.
‘빅데이터’, 사람들의 인식
‘빅데이터 열풍’은 최근 IT시장뿐 아니라 보안, 교통, 의료 등 다양한 영역까지 확장되고 있다. 그 수많은 영역들 중 특히 빅데이터를 이용한 기업의 마케팅사업이 가장 뜨거운 감자이다. 하지만 설문조사결과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빅데이터를 Big+Data의 합성어로 생각할 뿐 그 정의를 자세히 알지 못했다. 예상외로 빅데이터가 대학생에게 생소하게 다가온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인식에 비해, 전문가들의 의견은 달랐다. 빅데이터 관련 서적 중 ‘빅데이터를 말하다’에서는 대학생들이 아닌, IT 담당자와 일반적으로 빅데이터에 관한 관심이 있는 사람들, 그리고 실제 빅데이터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빅데이터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빅데이터가 ‘마케팅 광고다’라는 인식은 65%, ‘확고하게 마케팅 광고’라고 인식하고 있는 사람은 32%로, 빅데이터가 마케팅으로 등장하게 된다는 것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 됐다.
‘빅데이터’, 정확한 의미
그렇다면 도대체 빅데이터는 무엇일까. 빅데이터는 사실 단순히 ‘많은 데이터’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 대용량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처리하여 ‘가치’를 생성해내는 것까지를 의미한다.
빅데이터는 ‘크기, 다양성, 속도’의 세 가지 특성을 가진다. 빅데이터의 크기는 기업 데이터, 웹 데이터 등 페타바이트(PB) 규모로 확장된 데이터를 뜻한다. 다양성은 데이터를 기업 데이터 환경에 따라서 비정형 데이터(비디오나 이미지), 웹 로그에 저장된 데이터, 관계형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 데이터 등으로 나뉘는 것을 뜻한다. 마지막으로 속도는 데이터를 수집, 가공, 분석하는 일련의 과정을 실시간 또는 일정 주기에 맞춰 처리하는 것을 말한다.
최근 소비자의 욕구가 다양해지면서, 빅데이터의 범위는 마케팅 기능까지 확장되고 있다. 빅데이터는 그 자체보다 그 것의 특성을 활용 했을 때 큰 의미를 가진다. 이것을 통합 마케팅 관리 전략과 결합함으로써 여러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단순히 고객이 누구인지가 아닌, 고객이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떤 방식으로 접촉하기 원하는지 알 수 있다. 또 기존 고객의 충성도에 미치는 요인을 찾을 수 있기 때문에 고객의 재 구매율을 높일 수 있다. 그러므로 빅데이터는 마케팅으로서 완벽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빅데이터 마케팅’, 숨겨진 진실
위와 같이 빅데이터는 마케팅으로서의 가치가 크다. 데이터를 활용하여 고객의 재구매율을 높이고, 신규 고객을 발굴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빅데이터는 소비자의 시야에서 쉽게 눈에 띄는 표적이다. 하지만 현재 빅데이터를 실질적으로 다루고 있는 사람들은 빅데이터의 본질이나 트렌드에 대해 얘기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사의 솔루션이 빅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고, 자신들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바로 빅데이터 솔루션이라는 것에 열을 올리기에 바쁘다.
그러는 동안 정작 고객은 빅데이터가 무엇인지, 빅데이터는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빅데이터는 왜 해야 하는지를 고민한다. 빅데이터가 현 시대의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알지만, 빅데이터의 진정한 의미와 뜻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빅데이터 마케팅’, 그 안에는 정말로 알찬 내용물이 들어있는 것인가?
한 논문에 의하면 2012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하퍼 리드(Harper Reed)는 빅 데이터란 단어가 엉뚱하게 남용되고 있으며, 그로 인해 빅 데이터란 말을 쓰기에 적합한 양이나 성격도 가지지 않은 데이터를 가진 사람들이 투자를 꺼리는 등 많은 오해가 생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몇 년 전 구글이 발표한 ‘구글플루(Google Flu)’가 그 대표적인 예다. 구글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검색엔진을 이용해 독감 유행 수준을 예측하는 시스템인 ‘구글플루’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구글 측에 따르면 상당수 사람이 감기에 걸리면 병원에 가기 전에 자신의 증상과 치료법에 대해 구글로 검색한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데이터를 축적해 독감 확산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구글의 예상과는 달랐다. 구글플루의 예측은 빈번하게 빗나갔다. 특히 지난 2009년 전 세계를 강타했던 신종인플루엔자조차 예측하지 못했다. 이러한 사실에 데이비드 레이저 박사는 ‘빅데이터에 대한 구글의 자만’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사람들은 검색을 통해 자신이 독감에 걸렸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독감이 아닌 증상이 유사한 감기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바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전문가가 아니라는 것이다. ‘독감’과 ‘감기’의 차이를 잘 모르기 때문에 계속해서 구글을 통해 독감을 검색하더라도 유의미한 정보를 만들어내지 못한다. 이렇게 잘못된 정보만 방대할 경우 그 안에서 정확한 정보를 축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더군다나 조금이나마 있던 유용한 데이터도 제공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위 사례는 빅데이터 마케팅의 효용성이 어디까지나 정확성이 검증될 때 진정한 의미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실제로 구글뿐 아니라 국내외 IT 업계에선 여전히 CRM, 소셜분석, 통계분석, 검색기술 등이 빅 데이터란 단어로 포장되어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빅데이터 마케팅’, 전문가의 의견
이러한 빅데이터 마케팅의 현주소에 대해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했다. 한세대학교 정보통신공학과 김정곤 교수는 “기존에도 데이터를 활용한 마케팅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며 “현재의 빅데이터 시장과의 차이점은 정형화되어 있는 데이터를 사용하는가, 비정형화되어있는 데이터를 정형화 시켜 의미 있는 데이터를 사용하는가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많은 기업들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빅데이터 분석 자료가 완벽히 적용되어 맞춤형 마케팅을 하고 있다고 바라보기는 힘들다”며 “비정형화된 데이터를 정형화시켜 의미있는 데이터를 추출하는 것이 현재의 빅데이터 마케팅의 아쉬운점을 말끔히 해소해줄 해결책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이를 위해서 데이터를 정형화시키는 과정의 정확도를 보다 높여야하며 분석방법을 다양하고 체계화 시켜야 한다. 또한 데이터를 축적하고 분석하여 마케팅에 반영할 수 있는 전문가의 노하우(know how)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보다 가까운 미래에는 빅 데이터를 활용한 여러 가지 서비스, 콘텐츠들이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4년 콘텐츠산업 전망에 따르면, 스마트폰, 스마트TV, 태블릿 등과 같은 스마트미디어를 통해 제공되는 정보 범위가 세분화되고 다양화될 것이라고 한다. 빅데이터를 이용한 마케팅, 분명 매력적인 소스이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발전할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미디어에서 말하는 것처럼 현재 우리나라의 빅데이터 마케팅의 현실은 그리 대단하지 않다. 시스템 구축의 높은 비용, 복잡하고 길어지는 데이터처리 프로세스, 증가하는 보안의 위협 등의 측면에서 볼 때 오히려 비효율적이고 부족한 부분이 많다. 따라서 우리는 이렇게 과대포장 되어있는 빅데이터 마케팅에 대한 기대를 줄일 필요가 있다. 또 기업들은 말로만 빅데이터를 활용한 솔루션이라고 강조하기 보다는 소비자들이 빅데이터의 본질과 트렌드를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우선이 아닐까 싶다.
대학생기자 /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김진영
대학생기자 / 한세대 전자소프트웨어학과 김종헌
대학생기자 / 경기대 경영정보학과 김도형
대학생기자 / 동덕여대 컴퓨터학과 윤현정
대학생기자 / 건국대 글로컬캠퍼스 신문방송학과 주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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