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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랩人side/김홍선 前 CEO

대학생인 나, 김홍선 안랩 CEO를 만나보니

CEO는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생활할까? 이제 사회를 배워가는 대학생으로서는 궁금한 점이 많다. 게다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브랜드 기업의 CEO라면 엄청난 내공과 고뇌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영광스럽게도, 그런 CEO를 만나서 직접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었던 소감을 쓰고자 한다.

최근 안철수연구소 김홍선 CEO와 대학생기자가 만났다. 아무리 요즘 세대가 당돌하다고 하더라도 CEO와의 만남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들의 걱정을 알고 있다는 듯이 자상한 모습으로 다가와 주셨고, 덕분에 우리들은 무거운 마음을 털어 버리고 즐거운 만남의 자리를 만들어 나갈 수 있었다.

초보 CEO 블로거는 대학생들에게도 화제

또 최근 CEO께서 직접 블로그를 운영하고 계신다. 아마 CEO가 직접 운영하는 유명기업 블로그는 국내 최초인 듯싶은데, CEO께서 “저는 블로그 초보입니다. 또 악성댓글도 무서워요. 여러분들이 많이 가르쳐 주세요”라고 하자 어느 학생은 “이미 CEO님의 블로그는 최고이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라고 준비된 멘트를 날리며 현장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며 본격적인 질문공세가 펼쳐졌다.


책상 앞에 놓여진 과자와 음료수. CEO 앞에서 과자를 먹을 줄이야..

 

Q : 취미와 본인만의 스트레스 해소방법은 어떻게 되십니까?
A : 취미를 말할 때 보통 뭐라고 하나요? 독서? 저는 등산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바쁜 일정에 요즘은 멀어졌네요. 이제 다시 시작하려 합니다. 다음주에도 가려고요. 그리고 저는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서 영화, 드라마, 버라이어티쇼 같은 것을 시청합니다. 버라이어티는 해피투게더를 좋아하고 영화는 본시리즈를 좋아합니다. 되도록 다른 생각을 하려 노력합니다.

Q : 학창시절 대표님은 어떤 분이셨나요?
A : 저는 모범생이었어요. 운동 못하고, 노는 것 못하고.. 아~ 공부는 잘했어요(웃음). 고등학교 시절 방송반에 들어갔습니다. 어느 날 점심방송 DJ를 대신하였는데 목소리가 참 좋다는 평을 받았어요. 그 사건 이후 방송을 하라고 압박이 들어왔어요. 그때 깨달았죠. 내가 목소리가 참 좋다는 것을. (하하) 그리고 저는 대학교 때 연애도 하지 않았어요. 지금의 아내를 만난 것은 대학원 때였습니다.

Q : 저는 일하는 것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때문에 여자친구를 떠나보낸 경우도 있고. 집안에서도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하는데요. 대표님에게 사랑과 직업이란 무엇이었습니까?
A : 솔직히 말해요? 저는 가정에서는 빵점입니다. 이것은 저의 캐릭터인 것 같아요.
 저는 AB형이에요. 굉장히 못되었고 이기적입니다. 물론 혈액형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것은 옳지 못하지만 저는 약간은 맞는 이야기인 것 같아요. 가정과 사업을 다 잘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아요. 가정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하지만, 쉽지 않더라고요. 집안에 있다가도 다른 아이디어나 회사생각이 나면 멍~해지는 습관이 있어요. 처음에는 아내가 화내다가 지금은 다 이해해주더라고요. 이젠 적어도 집에 있을 때는 집안일에 집중하려고 노력합니다. 저희 세대는 가정보다는 성공이 우선이었지요. 그래서 내가 꼭 틀렸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하~

기업의 중요한 역할은 성장동력을 찾아 일자리 창출


Q : 국내의 여러 기업들이 나서서 잡 셰어링의 차원에서 임원들의 연금을 동결 또는 일정 부분 삭감하고 그 비용을 고용 창출에 투자한다고 하는데요, 안랩에서도 이러한 운동에 동참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A : 저는 이 부분에 대해서 약간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잡 셰어링은 산업 시대의 논리입니다. 지식 기반의 사회에서 이것이 통할 것인가는 미지수입니다. 일을 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지 이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잡 셰어링에 대해서는 전체적으로 동의를 합니다. 그러나 사람의 능력은 공평하지 않습니다. 이런 부분을 고려해야 하고요. 또 저희는 잡 셰어링을 하지 않더라도 비용 절감 등의 문화가 이미 존재합니다. 중요한 것은 더 많은 일자리가 생겨나도록 더 나은 성장동력을 만드는 것입니다.


Q :
최근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IT업계도 피해갈 수 없는 상황입니다. IBM이 썬마이크로시스템스를 인수하겠다고 해서 한번의 지각변동의 예상되는데요. 이러한 상황과 과정을 미루어 보았을 때 안랩만의 특화 전략은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A : 보안 시장의 선두는 미국 제품이 많은데요, 미국 제품의 특징은 분야별로 강화된 것이 특징입니다. 예를 들면 PC보안이면 PC보안, 네트워크보안이면 네트워크보안을 강화한 제품이 많습니다. 그러나 한국은 이거 하나로는 안 됩니다. PC보안도 하면서 네트워크 보안을 소홀 히 해서는 안됩니다. 현재의 보안위협은 한 군데에서 일어나지 않습니다. 공격이 어디로 튈지 모르고 전방위적으로 벌어집니다.

안랩의 가장 큰 강점은 이러한 점을 모두 커버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또 앞으로 보안시장의 중요한 점은 서비스입니다. 이제 고객의 관점은 어느 제품이냐가 아니라 나의 환경을 보호 받을 수 있느냐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안랩은 계속해서 이러한 기술들을 축적해왔고, 서로 연동하여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합니다. 웹, 네트워크, 악성코드 등 광범위한 공격을 관제센터를 통하여 통합서비스가 가능합니다. 또한 특정 분야에 대해 남들이 없는 기술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키보드 보안, 메모리 해킹 보안등 전 세계에 없는 기술을 가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오히려 해외에서 찾아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Q : 안랩의 규모가 점점 커지고 매출액도 늘어나는 상황에서 안랩이 하고 있는 사회적 역할이 있습니까?
A : 안랩만큼 사회적 역할을 많이 하고 있는 업체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보안이라 말을 할 수 없지만. 사회적, 공공적 부분에서 많은 공헌을 하고 있습니다. 안랩 자체가 공익성을 가지고 있는 기업입니다. 안철수 박사님이 백신을 만들고 바이러스로부터 고통받는 주변 사람들을 도와주다보니 혼자 해야 할 일의 규모가 커졌습니다. (공익연구소 개념의 회사 설립을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지만) 당시 대기업, 공공기관 모두 안랩을 거절하였고, 결국 어렵게 회사가 탄생되었습니다.

보안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안랩의 설립에는 아무도 거들떠보지도 않고 모두 거절하였고 결국 안랩이 그 공익성을 위해 희생적 역할을 해왔습니다. 개인에게는 지속적으로 무료로 제품을 배포하고 있습니다. 개인에게 무료 배포하는 제품이라고 해서 광고를 삽입한다든가 하는 이윤창출을 위한 움직임도 없습니다. 앞으로도 이 부분은 계속 할 예정이고요. 이런 보이는 것 외에 정부기관 등과 많은 협력을 통해 보안문제를 해결하고 있지만 컨설팅 비용도 받지 않고 하고 있습니다. 또 사회적으로 ‘아름다운가게’ 등 많은 봉사활동을 하고 있고요. 중요한 것은 회사의 공익성을 사원들이 이해해주고 많이 동참해주고 있습니다.




Q : 안랩에서 원하는 인재상은 무엇인가요?
A : 프로정신을 가진 똑똑한 사람 좋아합니다. 하하~ 저희는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자기의 오너십을 갖고 있는 프로를 좋아합니다. 관료직 사회에서의 문제점은 결정을 자꾸 미루게 된다는 것입니다. 사장님 또는 CEO. 이러면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자기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결정에 대한 결과는 아무도 모릅니다. 특히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남의 의견, 남의 답을 말하는 경우가 강합니다. 중요한 것은 너의 생각이 무엇인가이지 정답만을 찾는 것이 아닙니다. 시대는 바뀝니다. 자기 주관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자세를 갖고 있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Q : 마지막으로 대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 한마디 부탁합니다.
A : 제가 어느 대학교 강의를 나갔을 때 일입니다. 강의를 하는데 여기저기서 웅성웅성거리며 떠들더라고요. 듣기 싫으시면 나가라고 했는데도 계속 앉아서 떠들더라고요. 이런 부분이 자기 소신대로 행동하는 게 아닌 것 같아요. 물론 우리나라 교육방식이 주입식 교육이라는 데에 문제점이 있긴 합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과목이 있고 싫어하는 과목이 있는데 대학교 입학 전까지 이러한 선택권이 없으니까요. 그러나 젊을수록 실패의 경험은 금방 회복이 됩니다. 저희 나이 대에 실패하면 정말 데미지가 큽니다. 50대에 실패하면 정말 큰일이잖아요. 그러나 여러분은 젊습니다. 이 길이 아니다 싶으면 다시 돌아가면 됩니다.

다양한 경험도 하시고 봉사활동도 단순히 학점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를 위해 열심히 한번 해보세요. 자기 소신대로 행동하시고 정말 열심히 살아 보세요. 그리고 저는 CEO이지만 집에서는 자식들이 이것도 모른다고 구박하기 일쑤입니다. 가정이 이런 거 아니겠어요? 가정 이야기가 나왔으니 얘기하지만 나중에 남는 것은 가족뿐입니다. 일하는 것, 공부하는 것 모두 일시적인 것입니다. 결국 어려울 때 남는 것은 가족입니다. 내가 아껴야 할 것, 날 도와줄 사람 모두 가족뿐입니다. 그래서 가족이 정말 소중한 것입니다.


이렇게 CEO와 대학생기자들과의 만남은 끝이 났다. 1시간 30분 정도의 시간이었지만 우리들은 모두 시간을 잊어버리고 있었다. 또 중간 중간 질문이 너무 어렵다며 불만 아닌 말을 하시며 우리의 미소를 자아내게 만들었다. 각종 언론에서 투명한 경영으로 최고의 찬사를 받는 안랩. 또 제 2의 도약을 꿈꾸고 있는 안랩. 그 선봉에 김홍선 CEO가 있다. 앞으로 그 명성만큼이나 더욱 발전하는 안랩을 기대해 본다. Ahn

█ 김홍선 대표이사 CEO 프로필

-  1960년생(만 49세)

-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 학사/석사

   미국 퍼듀대학교 컴퓨터공학 박사

-  삼성전자(1990~1994)

-  ISS 설립, 대표이사(1995~1998)

-  시큐어소프트 설립, 대표이사(1998~2004)

-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

   2ㆍ3대 회장(1999~2000)

-  유니포인트 경영고문(2005~2006)

-  안철수연구소 CTO(2007~현재)

-  안철수연구소 대표이사 CEO 사장(2008.10~)



대학생기자 전호균 / 배재대 미디어정보·사회학과
인생에 있어서 디딤돌인지, 걸림돌인지는 자기에게 달려있다고 한다. 행운은 우연히 오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만들어 간다는 정신으로 열심히 산다.
안랩 대학생기자 활동이 인생의 디딤돌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