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학생들의 줄임말이 유행으로 번져서 어른들은 이해를 못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자출’이라는 말은 학생층에도 생소한 줄임말이다. 바로 ‘자전거로 출퇴근’을 줄인 말이다. 그럼 자출족이란? 예상대로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이다. 이상 저온 현상으로 유난히 길었던 겨울이 끝나 이제 한동한 움츠러있던 자출족이 기지개를 켤 때가 됐다.
그래서 안철수연구소 대표 자출족 2인을 만나 자전거의 미덕을 들어보았다. 그들은 한결같이 자전거가 심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강조했다. 신체적으로는 체력이 좋아지고 건강해지며, 정신적으로는 스트레스를 풀 수도 있고 기분이 좋아진다고. 교통비 절약에 맞대결하지 않고 사는 법까지 터득하게 한다는 자전거의 매력에 함께 빠져보자.
시큐리티대응센터(ASEC) 김락현 연구원은 작년 10월에 자출족이 되었다. 이대 근처의 집에서 회사까지 자전거를 타면 30분 정도가 걸린다. 차비가 안 드는 것도 장점이지만, 하루 종일 자리에 앉아서 하는 업무 특성상 운동이 많이 부족한데 하루 1시간 운동을 하는 것이 정말 좋다고 말한다. 퇴근할 때는 빠른 길을 두고 일부러 한강 쪽으로 돌아서 간다. 한강변에는 자전거 도로가 정말 잘되어 있어 자출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고.
처음에는 그냥 운동해봐야겠다 해서 보급형으로 탔는데, 타면서 흥미가 생겨서 또 다른 세계로 가게 되었다. 특히 장비는 안전에 투자하는 거니까 제대로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초보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헬멧이다. 한 번은 자전거 탄 사람이 자동차랑 부딪쳤는데 헬멧이 두 동강이 난 적이 있었다. 저녁에는 자전거가 잘 안 보이니까 후미등, 전조등도 같은 맥락에서 있으면 좋을 것 같다.”
그는 부산까지 자전거로 여행을 하는 게 목표이다. 조만간 부산으로 이어지는 어느 도로에서 그를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컨설팅팀 이장우 부장은 자전거가 취미가 된 지는 꽤 오래 되었고, 출퇴근한 것은 2005년부터이다. 대중교통을 환승하는 것이 귀찮아서 자출을 하게 되었다. 소요 시간은 약 50분.
그는 1박 2일로 태안반도까지 자전거를 타고 다녀올 정도로 자전거 마니아이다. 그래서 안랩을 출발점으로 자전거를 탈 만한 추천 코스를 알려주었다.
2. 널찍하고 차로 가나 자전거로 가나 시간은 비슷한 서울숲
3. 데이트 코스로도 좋고, 명물인 왕따나무가 있는 몽촌토성
자전거 내공이 쌓인 만큼 자전거에서 배운 것도 남다르다. 바람을 타는 법, 그리고 다른 사람과 경쟁하기보다 함께 가는 여유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100만 원짜리 자전거보다 중요한 것이 바람이다. 바람을 어떻게 타고 다니느냐가 중요하다. 처음에는 바람과 싸워보려고 한다. 나중에는 '굳이 바람과 싸울 필요가 있나' 생각한다. 또 다음은 사람이다. 처음에는 앞에 가는 사람을 자꾸 추월하고 싶다. 다른 사람도 그럴 것이라 서로 경쟁하다보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천천히 즐기면서, 사람 신경 쓰지 않고 자연을 보면서 가면 좋다."
그런 생각이 직장 생활에도 이어진다고 덧붙인다. "나를 거스르는 것이 있을 때 싸우려고 하지 말고 편하게 마음 먹으면 즐길 수 있다. 사람들과 갈등이 생길 때 막 엉기려고 하지 말고 같은 방향으로 가야지 안 그러면 피곤하다. 어차피 회사는 구성원들이 같은 방향으로 가야 하는 것이다."
자출 시간이 한 시간이 넘으면 오히려 체력에 부담이 되지만, 그 이내라면 한번 시도해 보는 것이 어떨까? 이장우 부장에 따르면 무조건 비싼 자전거가 좋은 것이 아니며, 탔을 때 편한 자전거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Ahn
대학생기자 전아름 / 서울여대 미디어학부
남들이 보기에 취업과 무관한 자유로운 사람이라고 불리는 나, 대학생 CEO를 꿈꾸며 다양한 활동을 하고 도전을 사랑하는 여대생이다. 일을 할 때는 쿨한 모습을 유지하려 하지만 밴드, 바텐더, 미술 활동 등 예술적 생활을 일상으로 삼고 있다. 안랩을 통해서 많은 영감을 받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