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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랩人side/안철수 창업자

신뢰의 리더 안철수의 책이 스테디셀러인 이유


최근 개각을 즈음해 안철수 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석좌교수가 하마평에 자주 오르내렸다. 본인의 의지와 상관 없이 청와대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에 그는 미국에서 입각에 뜻이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
멀리 내다보고 걷는 그이기에 누구보다 신뢰를 얻고 때마다 정계 영입 0순위로 거론되는 것일 터.

다양한 자기 개발서가 쏟아지고 있는 요즘, 안철수 교수가 2004년에 쓴 'CEO 안철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김영사)
에 새삼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또한 출간된 지 6년이 된 책이지만 10년, 20년이 지나도 곱씹어볼 메시지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2001년에 나온 'CEO 안철수, 영혼이 있는 승부'(김영사)는 만 10년이 되었는데도 여전히 주목받는 스테디셀러이다. 이 두 권의 책은 실용적이고 달콤한 조언 속에 부족한 삶에 대한 이해와 진정성을 담고 있다.

최근 읽은 'CEO 안철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에서 발견한 인간 안철수의 가치관과 신념을 소개한다.

10년 후를 생각하면서 살아가라


인터넷과 언론의 발달로 우리는 매일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아간다. 다양한 정보를 받아들이는 동시에 '정보 과부하'로 불과 며칠 전에 있었던 일도 쉽게 잊어버리곤 한다. 매체의 발달은 축복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저주'이기도 하다. 과거의 일에서 교훈을 얻는 것이 힘들어졌으며, 사람들은 계속 '현재'를 소비하고 진위가 확인되지 않은 사실들이 사이버 공간에서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언론에 노출된 개인들은 오해를 당하고 욕을 먹기도 한다. 

안철수 역시 공인으로서 이러한 오해를 수없이 당해왔다. 그럴 때마다 그는 무대응으로 맞섰다. 일일이 대응하면 오해를 받을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진실은 분명히 밝혀지리라 믿었기 때문이다.

시간은 원칙을 가지고 올바르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가장 친한 친구이자 든든한 지원자이다. 그와는 반대로 위선적인 사람들에게는 가장 큰 적이 된다. 시간이 지나면 결국 그 사람이 더 이상 참지 못하거나 왜곡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숨겨진 의도가 밝혀지기 때문이다.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들고 살아가는 사람은 힘이 들지만 소신 있게 살아나갈 수 있을 것이다. (26-27쪽)

뜨거운 가슴과 차가운 머리를 가져라


이성적 판단에 근거하지 않고, 의지와 노력만으로 좋은 결과를 얻어내는 것은 쉽지 않다. 안철수는 이 책에서 스톡데일 패러독스(stockdale paradox)를 사례로 든다. 

스톡데일 패러독스는 베트남 전쟁 때 하노이 포로 수용소에 수감된 병사들 중에서 미군 최고위 장교였던 스톡데일 장군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그는 수용소에 갇혀 있었던 8년 동안 모진 고문을 당하면서도 많은 포로들이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게 만든 전쟁 영웅이다. 그에 따르면 수용소에서 살아남았던 많은 사람들은 일반적인 통념과는 달리 낙관주의자들이 아니라 현실주의자들이었다고 한다. 낙관주의자들은 다가오는 크리스마스에는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스스로와 주위 사람들에게 희망을 불어넣다가, 크리스마스가 지나면 다시 다가오는 부활절에는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일을 반복하면서, 결국에는 상심해서 죽는다고 한다. 반면에 현실주의자들은 크리스마스 때까지는 나가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그에 대비하는 마음가지을 가짐으로써 결국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한다.(34-35쪽)

현실에 대한 냉철한 인식에 근거하지 않은 막연한 낙관 또는 자기 능력에 대한 과신은 조그만 실패를 더 크게 만들 수 있는 요인이다. 냉철한 현실 인식, 과거에 대한 자기 반성, 현실에 근거한 계획과 구체적인 실행 능력이 덧붙여진 상태에서야 비로소 성공에 대한 믿음과 열정이 현실로 실현된다.

지식의 오용에 대한 경계


'많이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아는 것과 아는 것을 활용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자신이 아는 것을 잘못된 방향으로 활용하면 아는 것이 오히려 해가 되는 경우가 있다.

지인 중에 비교적 책을 많이 읽는 이가 있다. 그런데 그 사람은 책을 읽으면서도 예전에 자신이 토론이나 말싸움에서 졌을 때를 항상 떠올린다고 한다. 그래서 책을 읽다가 관련된 부분이 나올 때는 다음에 같은 상황에 처했을 대 어떻게 써먹으면 이길 수 있을지만 생각한다고 한다. (…) 그러나 이러한 태도로 공부를 하면 발전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오히려 자기가 지금까지 쌓은 지식과 작은 경험의 틀에 갇혀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스스로 벽만 더 단단하게 쌓는 꼴이 된다. 이러한 사람은 아무리 많은 교육을 받아도 오히려 퇴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교육의 내용에 앞서서 교육을 받는 자세가 더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74쪽)

안철수는 많이 배우고 많이 아는 것이 가지는 함정을 정확히 인식하고 있다. 우리에게 필요한 지식은 '퀴즈 대회'에 맞는 단편적인 지식이 아니다. TV 토론 프로그램에 나오는 패널들을 보면, 많이 알고 있지만 자기 얘기만 하고 남의 얘기는 들으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지식의 축적을 자기 자신을 과시하는 데만 사용하기보다는 함께 일하고 생각을 공유하는 도구로 삼아야 한다.

불평 불만을 할 시간에 지금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라


불평 불만의 감정은 당장의 스트레스를 푸는 데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그로 인해 감정을 추스리지 못하면 장기적으로 본인에게 손해로 돌아온다. 보통 사람들은 자기의 지나간 시간을 후회하고, 잘못된 선택을 괴로워하며 자신을 책망하는 데 많은 시간을 허비한다. 그렇다면 의과대학에서의 시간이 자신의 커리어에 어떤 영향도 주지 않았던 안철수는 자신의 지나간 시간을 후회하고 있을까?

의과대학에서 배운 지식은 지금의 나에게는 직접적인 도움을 주지 못했다. 그러나 그때 몸에 익힌 열심히 살아가는 태도와 끊임없이 공부하는 습관은 지식보다 훨씬 값진 것이 되었다. 주말마다 진료 봉사를 하고 방학 때면 무의촌을 찾아다니면서 환자들을 돌보던 경험은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서 구성원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었다. 깜깜한 새벽 3시면 일어나서 모포와 커피로 한기를 쫓으며 정신없이 백신 프로그램을 만들었던 시간은 매순간을 열심히 그리고 열정적으로 살아가도록 만들었다. (248쪽)

안철수의 메시지는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라는 것이다. 물론 주어진 상황을 무조건 수용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당장 자신에게 이롭든 이롭지 않든 어차피 해야 할 일이라면 최선을 다해서 완수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볼 때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일이라는 의미이다.

삶을 살아가면서 중요한 것은 '무엇을 했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살았느냐'인 것 같다. 지난 시간 동안 그 사람이 현재 살아가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되는 인생을 살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설사 지금의 모습과 아무 상관 없는 일을 했더라도 얼마나 치열하게 열심히 살았느냐가 더 중요한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생각한다. 어떤 일을 하든지 열심히 사는 것 자체가 그 사람을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그 치열함은 결국 그 사람의 피 속에 녹아들어 가고 그 사람의 몸 속을 흐르게 되는 것이라고. 열심히 산다는 것의 의미는 그런 것이 아닐까? (249쪽) Ahn
 

이재일 / 연세대 경제학과

스티브 잡스가 스탠포드대학교 졸업식 축사에서 했던 한마디.
YOUR TIME IS LIMITED.
SO DON'T WASTE YOUR TIME LIVING SOMEONE ELSE'S LIFE.

나만의 방식으로,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에 도전해서
최선의 결과를 얻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