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8월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하회마을. 경상북도 안동시 풍천면 하회리에 위치한 이 마을은 풍산 류씨가 600여 년 간 대대로 살아온 우리나라 대표 동성마을이며, 한국 전통민가의 옛 모습을 가장 잘 보존한 마을이기도 합니다. 조선 시대의 유학자인 류운룡 선생과 임진왜란 때 영의정을 지낸 류성룡 형제가 자란 곳으로도 유명하지요. 보통 낮 시간대에 관광을 많이 하지만, 일정상 느즈막한 오후에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저녁이라 요목조목 모두 카메라에 담지는 못 했지만, 이때만 즐길 수 있는 또 다른 매력이 있더군요.
하회마을 초입에 들어서면 마을로 바로 들어갈 수 있는 버스가 있지만, 버스보다는 마을로 나 있는 오솔길로 걸어가볼 것을 추천합니다. 오솔길 옆으로 나 있는 구불구불한 낙동강도 구경할 수 있고, 무엇보다 전망대에서 보이는 노을이 장관이거든요. ^^
이 오솔길을 따라 마을 초입까지 느린 걸음으로 15분 가량 걸어가면 됩니다. 겨울이 다가오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늦가을 냄새가 물씬 풍기는 길입니다.
길 옆으로는 구불구불한 낙동강이 조용히 따라옵니다. 마을 이름이 하회(河回)인 것도 낙동강이 S자 모양으로 마을을 감싸 안고 흐르는 데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이 지역은 풍수지리적으로 대표적인 배산임수 지역에 속해, 조선시대부터 사람이 살기에 좋은 곳으로 유명했다고 해요.
단풍과 국화 모습도 구경할 수 있습니다. 인근 지역(안동시 풍산면)에서는 매년 10월 국화꽃 축제도 벌어집니다.
한참 걷다 보니 '얼러오소 하회마을'이라는 구수한 사투리가 인상적입니다. 이제 전망대에 다 와가네요.
이제 하회마을 전망대에 도착했습니다. 함께 올라가 보실까요?
하회마을을 끼고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의 해 저무는 모습입니다. 얼른 가지 않으면 어두워져서 마을 모습을 찍지 못할까 봐 걱정도 됐지만, 이 노을 지는 모습을 보고는 그냥 지나칠 수가 없더군요. 한참을 구경하다 결국 만송정 솔숲과 부용대에는 가지 못 했습니다. 잠시 해 저무는 하회마을의 모습을 감상해보세요.~
마을 초입입니다~ 차를 가지고 들어오는 사람은 마을 주민이라고 해요. "전통 마을 주민들에게 차라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요. 실제로 관광객 중에는 신식 부엌을 쓰는 주민들에게 "아파트나 다름없다."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오래 전부터 전통문화재로 지정된 고택에 사는 주민 입장도 고려해야 할 듯해요.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중 전통 문화를 보존하고자 하는 사람들이지, '과거'가 아니니까요. ^^ 관광객의 경우 차는 입구에 주차하고 도보나 버스를 이용해야 합니다. 농가의 정취를 만끽하는 데는, 여유롭게 걸으며 둘러보는 편이 훨씬 나을 듯합니다.
저녁 시간이라 집집마다 굴뚝에 하얀 연기가 올라오더군요.
매캐한 군불 때는 냄새, 집집마다 밥 짓는 구수한 향에, 과거 속으로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궁이에 불을 지피는 모습, 땔감을 나르는 주민들 모습도 흔하게 볼 수 있었지요.
여기는 하회탈을 직접 제작하는 곳입니다. 활짝 웃는 탈 모습이 인상적이네요. ^^
하회마을에는 이 지방 서민의 대표적 놀이였던 '하회별신굿탈놀이'가 현재까지도 전승되고, 이것이 발전해 경북 안동에서는 매년 '국제 탈춤 페스티벌(http://www.maskdance.com)'이 열립니다.매년 9월 말에서 10월 초에 일주일 간 열리는 축제로, 탈춤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춤과 문화도 체험할 수 있는 행사이니 시기를 맞춰서 방문해도 좋을 듯합니다. ^^
하회마을의 집은 강을 향해 배치되어 있기 때문에 좌향이 일정하지 않다고 합니다. 다른 마을의 집이 대부분 정남향 또는 동남향인 것과는 상당히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함께 둘러보세요.~
하회마을에는 총 458동의 집이 있습니다. 초가집(211)이 가장 많고, 기와집(162)이 그 다음으로 많다고 합니다. 주민 중에서는 풍산 류씨가 67%로, 오늘날에는 보기 드문 동성 마을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마을 북촌의 화경당은 그 전형적인 사대부 가옥의 면모를 보여주는 기와집입니다. '화(和)'로 어버이를 섬기고, '경(敬)'으로 임금을 섬긴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해요. 집의 규모가 웅장하고 대가의 격식을 완벽하게 갖춘 형태로, 1797년에 류사춘이 사랑채, 날개채, 대문채를 짓고, 1862년엔 그의 증손자 류도성이 안채, 사당을 지었다고 합니다.
마을 안에는 가족 단위로 그네, 널뛰기 등을 즐길 수 있는 민속놀이 시설도 있고, 뱃놀이를 즐길 수 있는 나루터도 있습니다. 다양한 놀이를 체험하는 데는 아무래도 낮 시간이 낫겠네요. ^^
하회마을의 매력은 인공적으로 조성된 관광지가 아니라는 데에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약 600 여 년 간 대대로 주민이 생활의 터전으로 살아온 마을이고, 현재에도 150여 호가 하회마을에서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국가 차원에서도 마을 본래의 모습을 잘 보존하기 위하여 1984년 중요 민속 자료로 지정하여 한국 고유의 전통 마을로 보존하고 있지요. 과거의 모습과 생활 양식을 보존하고 있는 하회마을로의 여행은, 서구 문화에 익숙한 현대인이 우리의 문화를 소중히 여기도 이해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고택이나 농가의 모습을 교과서에서나 볼 수 있는 아이들에게 우리 것의 아름다움과 전통 놀이의 재미도 전해줄 수 있겠지요. 미리 예약하면 마을 내에서의 숙박도 가능하니, 전통 고택에서 하룻밤 묵으며 뱃놀이도 즐기고, 다양한 우리 민속 놀이를 체험해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세계 속에서 가장 한국적인 마을, '하회마을'에서 우리 전통 문화와 함께 아름다운 정취도 즐겨보세요. 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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