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연구소의 기업문화 태스크포스팀은 Admired & Joyful AhnLab의 약자를 따 AJA(아자)라고 불린다. 올해 1월에 구성된 AJA는 현재 안현진 팀장을 중심으로 각 부서에서 대표성을 띤 안랩인 10명이 매주 한 번씩 회의를 한다. 현재 주요 현안은 판교 신사옥 이전에 관한 인테리어 구성과 기업문화를 정립하는 것이다. 마침 기회가 닿아 AJA의 실제 회의를 참관했다.
우선 팀 이름이 어떻게 지어졌는지에 대한 짧은 에피소드를 들을 수 있었다. 판교 신사옥 이전을 우선적으로 다룬다는 점에 착안해 제안된 ‘2482’와 현 이름인 ‘AJA’ 사이에서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정관진 책임이 제안한 ‘2482’는 숫자인 만큼 입에 착착 붙고, 이사를 어서 가고 싶다는 마음이 직접적으로 잘 반영되어 팀원들의 선호도가 컸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황미경 부장이 제안한 AJA로 낙점되었다. 기업문화 TFT는 지속적으로 안랩 문화를 만들고 발전시키는 역할을 해야 하므로 장기적으로 쓰일 이름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름에는 '외부에서 존경받고(admired), 안랩인들이 즐겁게(joyful) 다닐 수 있는 회사를 만들어간다'는 팀의 정체성이 잘 반영되어 있다.
10인 10색 자유 토의로 판교 시대 준비
대학생으로서 직접 기업에서 하는 회의를 참관하는 것도 새로웠지만, 가장 인상 깊은 점은 의견 교환이 매우 자유로이 이루어진다는 점이었다. 기업문화라고 해서 추상적인 사안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사원들의 피부에 직접 와닿는, 그리고 개인이 아닌 모든 안랩인을 위한 구체적인 사안을 다루는 장면에 또 한번 놀랐다. 교통 문제를 비롯해 새 사옥에서 모두가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여러 의견이 오갔다. 회의를 참관하면서 무언가 안랩인만의 문화가 있다는 것을 몸으로 감지할 수 있었다.
회의를 마친 후 이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꾸준히 학습하고, 능동적인 태도, 그리고 소통이 자유로운 분위기가 특징인 안랩의 문화 중 가장 공감 가는 요소는 역시 ‘사명감’이었다. 디도스 대란 등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신속히 해결하는 능력은 '보안은 우리가 꼭 지켜내고야 만다'는 안랩인의 고유 문화에서부터 발휘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처럼 유지되었으면 하는 문화가 있는가 하면 아쉬운 부분도 있을 터. 새로 형성되길 바라는 문화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팀원들은 ‘인사하는’ 문화를 손꼽았다. 이전에는 회사의 규모가 작아 누가 안랩인인지 알 수 있었지만, 지금은 이전보다 회사의 규모가 커져 그러는 것이 어렵다고 한다. 또한 온전한 ‘내 집’이 아니라 다른 기업들과 한 집을 나눠 쓰고 있어 반갑게 인사를 하기도 쑥스럽다는 의견도 있었다.
황선욱 대리는 그래서 판교 신사옥이 더 기대된다고 했다. 한 집에 한 식구가 사는 것처럼 더 가족 같은 사내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나만의 집을 갖는다는 것은 한 가정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기업 전체 차원에서도 안락함과 편안함을 주는 듯하다.
박민호 선임은 신사옥 옥상에서 ‘도시락 까먹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사먹는 점심보다 시간도 아끼고, 더 많은 안랩인과 친밀해질 수 있기 때문이란다. 기자 역시 고등학교 시절 한 학년 전체가 옥상에서 삼겹살을 먹었던 추억이 떠올라 덩달아 기대가 되었다.
AJA TFT의 아이디어 뱅크인 김성현 책임은 인터뷰 도중 스티커 제도를 생각했다. 전직원이 함께 하는 인사 캠페인은 인사를 잘 하는 안랩인에게 가장 많은 스티커를 주자는 것. 잘 알지 못 했던 안랩인끼리 서로를 알아가는 데 물꼬를 트는 재미있는 방법이다.
기업문화를 공통분모로 모인 아자(AJA)
마지막으로 약 6개월 동안 AJA의 팀원으로서의 소감을 들어보았다. 정관진 책임은 서로 다른 분야, 다른 팀에 소속된 안랩인이 다양한 시각과 생각을 나눌 수 있다는 점이 좋다고 말했다. 다르다는 점을 인지하고 가장 최선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서로 보완하는 부분이 많다고.
팀을 이끄는 안현진 부장은 "기업 간 M&A 시, 외형적으로는 합병이 가능하다 해도 흡수해오기 어려운 요소가 있다. 기업문화가 그런 요소 중 하나"라며 "시장에서 소비자가 기업의 가치를 볼 때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만 보는 것이 아니라 숨겨진 이면도 평가하게 되는데, 그 이면은 기업문화에서 나타난다. 기업문화는 가장 중요한 경쟁력 중 하나다. 안랩인만의 기업문화를 잘 만들어가고, 더 좋게 바꾸어나가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박정태 책임은 기업문화는 모든 직원이 같은 방향을 볼 수 있게 도와주고 이끌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모든 안랩인이 더 즐겁고, 편안하게 일을 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지황 주임은 "사원이 기대하는 것과 회사가 제공할 수 있는 정도를 최상으로 조율해 모두가 만족스런 결과를 이끌어내는 일이 AJA의 역할"이라며 신사옥에서 모든 안랩인이 일할 때 편하고 좋은 것이 많이 제공되게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늦은 시각까지 이어진 회의를 마치고도, AJA 팀원들과의 인터뷰 시간에는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팀원이 되고 난 후부터는 명찰 하나에도 많은 생각을 한다는 한 팀원의 말처럼 AJA 팀원 모두 신나고 더 편한 회사를 만들기 위해서 더 좋은 안건을 생각하고 나눌 것이다. AJA팀! 아자! 아자! 파이팅! Ahn
사람은 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마다 남과 비교할 수 없는 향기와 빛깔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각 개인이 지닌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리고 잊혀지지 않는 저만의 향기와 빛깔을 품고 싶습니다
'만화경을 꼭 쥔 채로 망원경을 들여다 보는 젊은 몽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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