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팀장, 프레젠테이션 종결자 잡스를 다시 보다

세상에는 소위 프레젠테이션의 대가들이 있다. 그 중 하나를 뽑으라면 많은 사람들이 주저하지 않고 애플의 전 CEO인 스티브 잡스를 꼽는다. 그의 키노트 스피치 동영상을 보고 있노라면 2시간이 결코 지루하거나 따분하지 않다. 한 편의 영화나 드라마를 본 느낌이다.

중간 중간에 참석자들로부터 감탄과 박수 갈채가 쏟아지기도 한다. 그의 제품 소개가 끝나는 순간 그 제품을 내 손에 넣을 날을 학수고대하게 된다. 그의 등장 자체가 많은 사람의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진정한 이 시대의 아이콘임에는 틀림이 없는 듯하다

책꽂이에서 뽑아 본 스티브 잡스 관련 책들

에 관해서는 여러 편의 책이 출간되어 있다. 그의 인생, 철학, 애플의 전략 등
. 특별히 잡스 프레젠테이션에 관해서도 국내외 많은 전문가가 책으로 소개하고, 많은 사람이 그 비법을 배우기 위해 애쓰고 있다.

'The Presentation Secrets of Steve Jobs'

'The Presentation Secrets of Steve Jobs'도 그 중 하나다. 프레젠테이션용 슬라이드뿐 아니라 말과 행동 하나까지 분석하여 강점과 배워야 할 점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이 책은 단순히 프레젠테이션만을 말하는 책이 아니라 마케팅에 관한 책이고 인생에 관한 책이다설명하고자 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핵심을 고객에게 명확하게 인식시키는 방법을 잡스를 예로 들어 명확하게 제시할 뿐 아니라, 잡스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통해 우리 삶을 되돌아 보게도 한다.

큐노트의 중요성을 몸소 느끼다

최근 모 기관에서 주최하는 국제 컨퍼런스에서 영어로 프레젠테이션할 기회가 있었다. 그 동안 프레젠테이션에 관해서는 나름 경험도 많고 자신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문제는 영어였다. 발표 스크립트를 만들어서 그냥 읽을까? 하지만 그건 내 스타일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나의 생각을 아무런 문제 없이 영어로 표현할 수 있다고 장담할 수도 없는 노릇.

결국은 주요 키워드 중심의 스크립트를 만들어서 거의 외우다 싶을 정도로 읽고 또 읽었다. 발표 당일 모든 준비를 마치고 내 순서가 오길 기다렸다. 발표 시간은 30. 처음 10분간은 그런대로 준비했던 내용이 잘 생각나서 무리 없이 발표를 이어 나갔다. 하지만 발표가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조금씩 키워드가 생각나지 않기 시작했다. 

다행히 혹시 모를 이러한 사태를 대비해 준비해간 큐노트가 위력을 발휘했다. 큐노트에는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키워드 중심으로 적어 놓았고, 잘 생각이 나지 않을 때마다 큐노트를 통해 빠짐없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발표시간 30분을 5분이나 초과하여 마무리하는 바람에 좌장과 뒤에 발표하시는 분들이 조금 힘들어 한 것을 제외하면 무난한 발표였다.

프레젠테이션 연습 벌레가 되어라

프레젠테이션에 정답이나 왕도는 없다. 누구나 자기가 하고 싶은 메시지를 명확하고 간결하게 전달하는 것이 최선이고, 이런 것들을 조금 잘하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이 있을 뿐이다. 그러나 주변에서 프레젠테이션을 잘한다고 하는 사람들을 살펴 보면 공통점이 있다. 그건 바로 그런 재능을 타고 난 것이 아니라 끊임 없이 연습을 하더라는 것이다. 잡스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는 한 번의 키노트 스피치를 위해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들여 발표를 준비하고 연습한다고 한다. 심지어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여 자신을 대신할 발표자까지 준비해 둔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잡스의 발표를 부러워하고 심지어 흉내 내려고까지 한다. 그러나 그의 겉으로 드러난 모습 – 캐주얼한 복장에 몇 개의 단어로 채워진 슬라이드 – 만 따라 할 뿐, 그가 슬라이드 작성과 발표를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준비하고 연습하는 지는 잘 모르는 것 같고, 그렇게 준비하거나 연습하지도 않는 것 같다
.

곧 커뮤니케이션이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얼마나 정확하고 간결하게 전달하느냐는 사회생활의 성공 여부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만큼 중요하다. 굳이 대중 앞에서 하는 프레젠테이션만이 아니라 각종 회의나 면담도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많은 경우 이에 대한 준비나 연습을 게을리 하는 모습을 나를 포함하여 주변에서 자주 목격하게 된다. 이런 분들에게 이 책은 좋은 지침이 될 것이다. 한글 번역본이 있긴 하지만, 가능하다면 원전을 일독해 보길 권한다. Ahn

신호철 / 안철수연구소 서비스기획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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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with_y 2011.09.16 18:52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거저 얻는 성공이란 없다는 말이 떠오르네요
    캐주얼한 잡스씨의 뒷모습에 그리 무수한 연습이 자리하고있을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