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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속으로/세미나

페이스북은 어떻게 사회를 변화시키나

페이스북(Facebook), 2011년 9월 기준 사용자 수 8억 명을 돌파한 전세계 최대의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그만큼 사람들을 통합하고 나아가 사회 변화를 주도하는 힘을 가진 서비스이다. 페이스북을 필두로 한 SNS가 단지 사람 간 관계 형성에 그치지 않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까지 갖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 비밀을 미국 CNN 기자이자 사회적 기업가를 위한 컨설턴트, 젊은 변혁자(changemaker)를 위한 교육 전문가인 Charles Tsai의 강연에서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지난 8월 
ICISTS-KAIST는 카이스트 내 동아리인 ICISTS(International Conference for the Integration of Science & Technology into Society)가 주최하는, 과학기술과 사회의 통합을 위한 국제 컨퍼런스에 참석해 'Beyond Facebook(페이스북을 넘어서)를 주제로 강연한 바 있다.

페이스북에서 맺어진 '약한 관계'의 강점

그의 강연 목적은 페이스북 자체가 아니라 페이스북이 가진 잠재력과 힘이었다. 그는 이집트 민주화 시위에서 페이스북이 어떻게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 찬찬히 짚어 줬다. 그는 페이스북 이용자가 가지고 있는 친구들 중 단 몇 명만이 정말 친한 친구고 나머지는 한 번쯤 만난 적 있는 ‘단지 아는’ 관계라고 말했다. 하지만 단지 아는 관계에 속한 그들과 관계를 하지 않을 수는 없으며, 오히려 이 약한 관계가 중요하다며 세 가지 강점을 설명했다.

'약한 관계'의 첫째 강점은 ‘사회 통합’이라고 한다. 개개인이 평소에 잘 알 수 없었던 지식과 정보를 페이스북이 연결해 주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영화 만들기에 관심이 있는 친구가 있으면 그 사람이 페이스북에 포스팅하는 것을 보고 그 분야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있다. 즉, 개개인이 알지 못하던 분야의 지식을 그 분야에 매우 열정적인 사람으로 인해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강점은 범위를 넓혀보면 볼 수 있다. 사회 전체적으로 다른 분야의 사람들이 관심사를 공유하면서 통합될 수 있다는 점이다.

셋째 강점은 이것이 단체 행동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것. 어떤 일이 일어나면 약한 관계들이 사람들로 하여금 단체 행동을 취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 사례는 전세계에서 이미 봐왔다. 181개 나라의 사람이 같은 날 나와서 기후 변화에 대한 선언문을 만들기도 했고 에스토니아인 50,000명이 같은 날 나와 나라 전체를 청소한 프로젝트도 있었다. 이렇게 사회적 네트워크에는 사람들을 모으는 잠재력이 있다. 

지속적인 행동이 사회 변화로 이어져

그런데 여기에 문제점과 약점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Charles Tsai가 알려줬다. SNS를 통해 모인 사람들이 한 번에 할 수 있는 일은 적다는 사실 말이다. 즉,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개입하여 도전해야 진정한 사회적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사회적 네트워크의 연결을 넘어 진정한 약속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하는 이유라며 그는 약속(Engagement)에 집중해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약속은 참여하는 것, 지속적인 의무와 행동을 의미한다. 바로 이 점에서 인터넷의 좋은 점이 부각된다. 인터넷은 약속을 위해 많은 것을 제공해준다는 것이다. 우리는 인터넷의 위키피디아, 유튜브에 동영상, 사진, 정보 등을 업로드함으로써 정보 공유에 기여를 한다. 그는 작은 것일지라도 지속적으로 기여하는 것이 사회 변화를 위해 필요하고 말했다.

그가 보여준 한 가지 사례는 이렇다.  미국에서 그와 함께 일했던 학생들이 세계적 빈곤에 대한 것을 전달하고 싶어 다큐멘터리의 비디오 클립을 유튜브에 올린 적이 있다. 그들은 하루에 1달러 미만으로 사는 수천 명의 가난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고자 노력했다. 고민한 끝에 과테말라에 가서 두 달 동안 하루에 1달러로 살기로 했다. 그들은 작은 헛간에서 살면서 음식을 스스로 요리하고 지역 시장에 가서 사람들을 인터뷰하기도 했다. 세계적 빈곤의 해결책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체험으로 알기 위해서였다. 그 내용을 담은 비디오 클립을 유튜브에 올려 40만 명의 이용자 수를 기록한 바 있다. 이렇듯 인터넷은 하나의 비디오를 많은 사람에게 전달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 전파력이 지속적인 행동을 할 수 있는 약속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게임, 아는 것을 실천하게 동기를 부여 

우리는 살면서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에 큰 차이가 있음을 실감하곤 한다. 건강하려면 과일과 채소를 정기적으로 섭취해야 한다는 것을 알아도 수많은 사람이 비만에 걸린다. 왜 우리는 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실천하지 않을까? Charles Tsai가 말해준 답은 간단하다. 우리는 완벽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지속적으로 옳은 일을 하게끔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이를 Charles Tsai가 게임을 통해 실질적으로 보여줬다. 게임을 흥미롭지 않다 느끼는 사람은 극히 드물 것이다. 여기서 그가 던진 질문은 ‘게임이 흥미로운 까닭이 무엇인가?’였다. 게임이 우리로 하여금 재미있다고 느끼며 집중시킬 수 있는 비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소위 ‘에피소드를 통해 말하기’라고 한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게임은 우리가 그것을 하는 동안 뭔가 중요한 것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예를 들면 어떤 게임은 우리가 지구를 구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실제 삶에서 우리는 그런 느낌을 절대 받을 수 없다. 그렇기에 게임은 성과를 얻기 위해서 동기를 느낄 수 있도록 해준다. 즉, 게임은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에 차이가 없다는 사실이다.  

‘앵그리버드'의 인기 비결은 게임 머캐닉
 
하지만 아는 것과 실천의 차이를 줄일 방법을 게임에서 배우라는 것이 Charles Tsai가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한 것은 아니다. 그는 ‘게임 머캐닉’의 개입이 진정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게임 머캐닉’을 종종 도전적인 것들의 혼합이라 말하곤 한다. 최근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앵그리버드(Angry Birds)'처럼 랭킹이 올라갈 때마다 더 어려워지는 단계적인 도전들을 말하는 것이다. 이는 사람들이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자꾸 돌아와 게임을 하게끔 한다. 여기에는 경쟁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 사람들의 참여가 중요하다.
또한 게임은 때때로 극복해야 하는 한계점도 있다. 시간 제한이나 참여할 수 있는 사람의 수와 같은 것이다. 여기서 제일 중요한 것은 피드백이다. 피드백을 받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데, 예를 들면 앵그리버드에서 잘하지 못하면 나오는 이상한 소리 같은 것을 말한다. 그리고 이겼을 때 받는 상과 상위 랭킹과 같은 기회, 고도로 집중해야 해결할 수 있는 테스트도 있다. 이런 것이 게임을 흥미롭게 하는 요소들이며 게임 머캐닉이다.


‘게임 머캐닉’에 대한 구체적 설명을 위해 Charles Tsai가 한 영상을 보여줬다. 그 영상은 계단에 변화를 주어 사람들로 하여금 에스컬레이터보다 계단을 자주 오르내리게 한 시도를 담았다. 그 변화란 계단을 하나씩 밟으면 피아노 소리가 나도록 한 것이다. 이는 사람들에게 호기심과 유쾌함을 선사해 계단을 자주 오르내리게 했다. 그것이 전혀 힘든 일이 아님을 느끼도록 한 것이다. 즉, 계단을 올라가는 운동을 음악을 연주하는 행동과 결합한 것이다. 이렇게 게임 머캐닉을 적용하면 사람들이 더 즐겁게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행동을 하게 되며, 그런 행동이 모이면 세상이 바뀐다는 것이다.

Charles Tsai는 변화를 위한 과제는 기술의 결과물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사람들이 옳은 행동을 하도록 어떻게 동기부여를 할 것인지 생각하는 것이 변화를 위한 과제이다. 왜냐하면 이것만이 변화를 일으키는 지속적 동력이기 때문이다.

인터넷이 주는 사회적 변화는 비단 인터넷, SNS 등의 활약만이 아니다. 이는 통로였고 궁극적인 행동의 주인공은 바로 우리다. 우리의 지속적인 행동을 위해 인터넷은 동기를 부여하고, 동기부여의 가장 좋은 방법은 ‘게임 머캐닉’을 개입하는 것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는 이 좋은 방법을 사회적 변화를 위해 어떻게 이용하고 적용할 것인지 생각하는 것이다. Ahn


대학생기자 류하은 / 강남대 경영학과  
거거거중지(去去去中知),  행행행리각(行行行裏覺)
가고 가고 가는 중에 알게 되고, 행하고 행하고 또 행하면서 깨닫게 된다.
- 노자의  <도덕경> -
제 글이 조금이나마 당신이 가는 그 길에 빛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