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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랩人side/김홍선 前 CEO

방송 최초 안철수연구소 판교 사옥서 만난 CEO 김홍선(1)

수 년 간 여의도 셋방살이를 해왔던 안철수연구소가 판교에 사옥을 지어 드디어 지난 10월 입성했다. 판교 테크노밸리는 미국 실리콘밸리처럼 독자적인 기술과학 단지를 구축, IT 기업들이 쏙쏙들이 모여드는 곳이다. 최초로 방송에 공개된다는 판교 사옥에서 김홍선 CEO의 서울경제TV <홍현종의 With人> 프로그램 녹화가 진행됐다. 본 프로그램은 지난 11월 15일에 방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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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본 방송 전반부 내용 요약.
-여기가 사장실인데요, 생각보다 작은 규모이네요? 

이 정도면 직원들과 소통하기 위한 적당한 수준입니다. 지금보면 따로 문이 없죠. 열린 공간을 통해 직원들과 언제나 소통하게끔 만들어졌습니다.


-글로벌 통합 및 보안업체인 안철수연구소에 2008년도부터 대표이사가 됐는데, 안랩과는 어떤 인연으로 맺게 됐나요? 
저도 네트워크 보안 사업 쪽에 몸을 담고 있었습니다. 시큐어소프트라 안랩과 분야는 다르지만 벤처기업 창업을 했었는데 아무래도 분야가 정보쪽이니 자연스레 안철수연구소와는 잘알고 있었구요. 2007년에 안철수연구소가 이 회사를 인수했고 저는 그 이후로 안철수연구소에 CTO(Chief Technology Officer, 최고기술경영자)로 있다가 2008년 8월 CEO가 되었습니다.

-분당의 특별한 곳인 판교테크노벨리에 사옥을 이주했네요?
미국에 실리콘 밸리가 있듯이 우리나라에도 기존에 밸리란 용어가 있었지만 실질적으로 이렇게 집중해서 모이는 건 아마 처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희 기업은 초창기로 들어오는 축에 속하구요. 

-가만 보면 안철수연구소 사옥은 특이한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저는 화려하게 하는 것보다 직원들이 쓸 공간이기 때문에 '사옥'이란 의미로 설계를 했습니다. 사용하는 직원들이 편해야 하는거죠. 그래서 직원들 대표단을 구성해 인테리어에 직접 직원들이 참여하도록 했습니다. (웃음)
또한 여의도에 있었을 때 직원들이 부서별로 분산되어 있고 사무실이 떨어져있다보니 정작 중요한 소통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문제점이 있었죠. 소통공간이 절실했습니다. 그래서 만들었던게 그린샤프트입니다.
기존에는 계단이 비상구란 인식이 강해 구석에 숨겨져 있곤 했죠. 저희는 폐쇄적 위치에 놓인 계단을 층과 층을 연결하는 오픈된 공간으로 옮겨놓았습니다. 일종의 열린 계단이라고 합니다. 이로써 엘리베이터를 타지않고도 다른 층 다른 부서와 이야기가 가능하게끔 만들었던 거죠. 
또 펀존(Fun Zone)을 만들었는데요. 말그대로 재밌는 공간, 게임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쉼터입니다. 축구게임이나 같은 오락시설이 있는데 '재미'있는 분위기에서 서로 소통을 하고 그리고 아이디어가 나오는 거죠. 딱딱한 회의실보단 그런 공간이 아이디어 내는 측면에서 더 효율적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편안한 시설인데요. 아무래도 업종이 컴퓨터 앞에 오래앉아 있는거다보니 목도 많이 결리고 어쨋건 몸이 편치는 않는데요. 그래서 모니터나 의자의 편함정도에 신경을 많이 썼고 안마의자 등을 구비해놓는 등 편의시설에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들어오면서 인상깊었던 것이 1층에 위치한 'AhnLab 계단'입니다. 
그런 공간을 생각했습니다. 넓은 곳에서 자유롭게 모여서 CEO랑 맘껏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이죠. 그 영화 <로마의 휴일>에 나오는 스페인식 계단처럼요. 실제로 전직원들이 계단에 모여 입주식을 진행했었고 직원 콘서트도 했었습니다. 

-10여 년 동안 여의도에서 셋방살이에서 이번 신사옥이전과 제2창업 선언의 의미가 궁금합니다.
안연구소가 많은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업계 최초로 무료 배포도 했고 95년 회사로 보안업계에 첫발 디딘 이래 지금까지 한국을 대표하는 정보보안업체로 성장을 했죠. 지금은 그것을 기반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을 추구하려고 합니다. 즉, 글로벌로 가는 모양으로 재탄생하겠다는 각오를 하고 직원들과 제 2출범 세레모니도 진행을 했었죠. 구성원 모두가 제 2창업에 도전하는 창업가로서 말입니다.

-소프트웨어는 사실, 스티브잡스로 인해 그 중요성이 많이 회자되어 왔습니다. 그렇다면 이 소프트웨어가 왜, 국가적인 과제가 돼야 할까요?
현재의 디지털라이프 그 중심엔 소프트웨어가 있습니다.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했고. 아마존이 태블릿을 하고...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하고 자신이 구성하는 디지털 세계를 표현, 새로운 질서 등의 중심이 소프트웨어입니다.

-근데 우리나라는 대한민국 삼성 반도체가 무지하게 발전해왔고 이것이 대한민국을 먹여 살리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우리 소프트웨어의 발전은 상대적으로 더디었던 이유는 뭡니까?
소프트웨어는 사실 매번 중요했습니다. 정책도 항상 있었고 강조는 됐는데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는 같은 IT이지만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드웨어는 발전속도가 정말 빠릅니다. 하지만 소프트웨어는 기술의 축적과 복합적 요소를 통해 발전으로 하기때문에 속도가 눈에 보이지 않는 거죠. 각각의 특성이 다르다는 것을 분명히 인지해야할 것입니다.

-소프트웨어를 하드웨어 작동을 위한 보조적인 역할로만 바라보는 시각이 변해야 하는 거죠?
그렇습니다.

-사실 우리나라의 군사문화에 바탕을 둔 밀어붙이는 고속성장은 IT 하드웨어 발전에 지대한 공을 세웠다고 보는데요. 반대로 소프트웨어는 밀어붙이는 성장보단 문화적 요소와 속성이 가미된다고 생각합니다. 즉각 찍어내고 그런 것은 어렵고...
네, 하드웨어는 제조업이라 Discipline, 즉 조직화된 규율과 시스템이 중요합니다. 소프트웨어는 자발적 문화로 움직이는 것이죠. 사고의 전환이 핵심입니다.

-자, 그럼 궁극적으로 가장 시급하게 소프트웨어 발전을 위한 과제는 무엇입니까?
일단 어떤 프로젝트를 하건, 서비스, 제품을 만들건간에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두는 인식 전환이 필요합니다.  항상 여러 프로그램은 있어는 왔었지만 이것을 중심으로 생각하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거죠. 

-얼마전 소프트웨어 개발자 컨퍼런스가 있었다고 들었는데요. 어떤 논의가 오갔습니까? 
저희도 몰랐는데 소프트웨어 개발자 컨퍼런스를 이렇게 패키지로 만든건 최초더라구요. 개방과 공유에 대한 마인드가 정말 중요한데...그동안 개발자끼리는 소통이 너무 부족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소프트웨어 산업이 가뜩이나 적어서...그래서 저희가 소통을 할 수 있는 틀을 제시하고 서로 오픈하고 배울 수 있는 장을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자발적으로 소프트웨어 개발과정 및 기술적인프라에 대한 논의가 최초로 이뤄졌던 거죠. 

-이명박 정부의 정책적 논의가 꽤나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개인적으로 아쉬운 것은 정통부를 없애버린 것도 있습니다. IT에 대한 정부정책 방향성을 평가하자면? 
그 방향성보다 근본적으로 봐야할 것은 크게 봐서 이공계 기피입니다. 결국 소프트웨어도 그 이공계 분야인데 이것이 크게 자리잡아 분위기를 제대로 쇄신시켜줘야 합니다. 기본적 틀변화는 이공계강화 및 기술기반사업환경 변화입니다. 기술기반이 돼야 소프트웨어발전이 이뤄지는데...우리 사회가 앞으로 IT 강국, 기술강국의 발목을 잡을 요소가 바로 이러한 '이공계 기피' 현상인거죠.

-이 이야기는 조금있다 벤처이야기로 넘어가구요. 소프트웨어도 많은 분야가 있다고 알고있는데요. 그 중 우리에게 맞고 우리가 이것을 좀 더 주력하면 좋을, 비교우위에 있는 소프트웨어 전략분야가 있다면?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분야는 뭐니해도  제조업기반이죠. 하드웨어 강해서 당연히 여기를 기반으로 한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분야가 강점일 것입니다.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개인용 컴퓨터(PC) 이외 전자 기기의 임베디드 시스템에 내장(embedded)되어 제품에 요구되는 특정한 기능을 구현할 수 있도록 하는 소프트웨어.)

또 인터넷강국답게 인터넷 뱅킹 등 인터넷을 이용한 환경에 우리는 익숙합니다. 그래서 우린 그러한 운용기술에 관한 창의적 사업모델을 만들 수 있는 환경에 기반을 둔 보안기술 역시 전략분야라고 보는데요. 보안솔루션이 소프트웨어 산업에서 핵심적인 인프라라는 것은 누구나 부인할 수 없을 것입니다.

-흔히 소프트웨어 강국으로 인도를 꼽죠. 그들의 강점이 무엇인가요?
인도는 소프트웨어 적인 사고에 익숙합니다. 제조업은 약하지만 수학과학 기반이 정말 강해서 기초과학 기반으로 한 알고리즘 분야 발달되어 있구요. 하지만 사업모델 개척 분야에선 우리나라가 비교우위에 있습니다. 인도는 용역위주의 사업구조고 스스로 새로운 기업모델만드는 것은 비교적 적습니다. 한국은 소셜네트워크, 보안솔루션, 새로운 콘텐츠 개발에 강점입니다. 그것만 봐도 우리는 창의력이 있음을 알 수 있고  역사와 콘텐츠도 있어 융합의 시대에 좀더 앞설수있지않을까란 생각이 듭니다. 즉, 무조건 인도가 강국이니 잘한다가 아니라 각국이 다 다른 강점을 지니고 있는 것이고 이것을 전략적으로 잘 활용해야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소프트웨어 분야에 인재확보문제는 안랩에도 예외는 아닐거라고 드는데요. 이러한 인재문제, 어떻게 보시나요?
이것은 2가지 사회문제로 바라볼 수 있습니다. 첫번째는 아까 언급했던 것처럼 이공계 기피현상입니다. 이걸로 기술기반이 약화됐구요. 두번째는 인문학과 공학의 융합이 부재입니다. 소위 말하는 문,이과가 너무 따로 논다는 겁니다. 스티브잡스도 인문학 쪽을 공부했다는 것은 유명한데 우리나라는 인문학은 인문학대로, 공학은 공학대로 따로 노니 융합적 사고가 힘들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시대에 안맞는 거죠.

-요새 청년창업에 대해선 어떻게 보시나요?
무조건 창업하라고 하는 건 또 옳지 않다고 봅니다. 자칫했다간 실업자로 내몰수도 있죠. 모든 사람이 말하듯이 저도 아쉬운 것은 청년들이 뭘 하고 싶은지, 어떻게 살고싶은지, 뭘해야 재밌을지 진지하게 고민을 해야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사회적분위기는 안정적 직장을 구하고 편안한 인생만 추구하는 방향으로 흘러가죠. 청년들의 사고변화가 절실합니다. 너무 부모님 말씀만 듣지 말구요. 미래는 불투명해서 각자 가야할 길입니다.

-창업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정책적 과제는 무엇일까요?
실패를 용인할 수 있는 사회적 변화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그래야 사람들이 도전을 하는 거죠. 도전을 격려하는 사회말입니다. 정책도 그러한 방향으로 흘러가야 하구요. 교육적 측면에서도 초중고부터 답을 맞추는 교육만 하고 있어요. 문제 풀어가는 과정이 중요한건데...이러다보니 새로운 문제에 도전하는 것보단 맞추는 것에만 급급하게 되죠.

-지금 안연구소는 글로벌통합보안업체인데 사업 다각화 계획이 있나요?
보안이 단순 PC에서 백신만 잘 처신한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 모든 디바이스가 다 연결되고 통합적인 측면에서 보안을 바라보아야 하죠. 전체적으로 V3도 성장하지만 사업포트폴리오 측면에선 이게 좀 줄어들고 딴 곳에서 더 증가하는 기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저는 안랩을 굉장히 높게 평가하지만 아쉬운 점이라면 해외시장에선 다소 약하지 않나 싶은데 해외 진출 현황과 비젼이 있다면?
해외시장 좋죠. 수익성도 매우 좋구요. 하지만 안철수연구소가 국내에 비해 해외에선 아무래도 브랜드이미지가 약하다는 난점이 있습니다. 소프트웨어는 굉장히 잘 아는 브랜드가 중요한데 저희는 신생업체죠. 그리고 인터넷 시장환경이 국내와는 다른 만큼 글로벌 표준에 맞춰 제품을 구성하고 있고 계속 노력 중입니다.

-현재 주력진출시장 분야는?
인터넷 뱅킹 보안솔루션이나 모바일보안시스템, 특정시스템보안솔루션 등이죠. 뭐, 좀비PC 막아주는 그런 보안 등등이 세계적인 추세가 되어가고 있기 때문에 저희도 발맞춰가고 있습니다. Ahn
  

대학생기자 김마야 / 아주대 경제학과


'삐뚤어질 수 있으니 청춘이지'라고 항상 스스로 되새기곤 합니다.

사회가 요구하는 '어른'이란 인식이 사회에 맞춰가는 바른 상(像)이라면
저는 아직까지는 사회를 남들과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청춘'이고 싶습니다. 저는 오늘도 제 청춘을 버라이어티하게 디자인하는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