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부족 직장인, 독서량 늘리는 방법은

안랩人side/안랩컬처 2012. 5. 29. 07:00

우리는 어렸을 적 학교에서부터 독서를 권장하는 분위기와 프로그램을 끊임없이 접해왔다. 하지만 사회인이 된 이후에는 어떤가? 지치고 바쁜 생활에 일 년에 책 한 권 제대로 읽지 못 한다는 직장인 설문조사 통계가 그 현상을 단적으로 드러내준다. 미국의 사상가 에머슨은 독서를 가리켜 ‘자신의 미래를 만드는 것’이라고 하기도 했는데,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이 미래를 만들어가는지 생각하면 안타까울 뿐이다.

 

독서가 어려운 직장인의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안랩(구 안철수연구소) 컨설팅사업본부에서는 정해진 책을 읽고 독후감을 써 내는 방식의 독서 문화를 새롭게 운영 중이다. 항상 열정을 가지고 일하는 컨설팅사업본부의 이러한 시도를 도서문화 주최자인 방인구 상무, 도서문화 심사위원 김응수 책임, 박신혜 선임, 신호철 팀장에게서 들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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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 문화를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한 계기가 있나요?

 

고객과 커뮤니케이션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지식을 갖추고 있지 못 한 현실을 많이 깨닫게 됩니다. 폭 넓은 지식과 마음의 양식을 쌓기 위해서 독서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사실 전 직장에 이런 제도가 있었는데, 독후감을 제출한다는 것이 반감이 많았죠. 하지만 이렇게 해서라도 책을 읽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방인구 상무)

 

 컨설팅사업본부장 방인구 상무

 

- 업무와 독서를 병행하는 것이 힘들 텐데, 어떤 방법으로 독려하시나요?

 

처음에는 반대하는 사람도 많았기에, 여러 가지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독후감을 낸 사람을 대상으로 시상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책을 읽었다고 해도 독후감을 쓰지 않으면 정리가 잘 되지 않기 때문에 여러 모로 효과가 좋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또한 본부 전체가 감상을 공유하면서 다양한 의견과 시각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도 좋고요. (방인구 상무)

 

- 독서 문화에 대한 직원의 반응은 어땠나요?

 

물론 처음에는 힘들다는 반응이 60% 이상이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반강제적이라도 책을 읽는 것이 고맙고 좋다는 답변을 듣기도 합니다. (김응수 책임)

 

독서는 스스로 읽고 싶어서 읽는 것이 제일 좋을 거예요하지만 한 편으로 생각하면 강제적이라도 책을 읽고 마음 한 곳에 책의 내용이 남아서 인생을 살아가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신호철 팀장) 

 

- 독후감 제출 후, 컨설팅사업본부 내에서 독후감 우수자 추첨식이 있다고 들었어요. 시상 독후감을 선정하는 방식과 시상 과정을 듣고 싶어요.

 

평가위원(김응수 책임, 박신혜 선임)이 잘쓴 사람을 뽑은 다음, 그 중 5명을 추첨해서 시상을 합니다. 주관적인 시상이 아니죠. (방인구 상무)

 

독후감이란 단순히 내용을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책을 읽음으로써 자기 생활에 접목하고 변화시킬 수 있는 부분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모든 책은 좋은 이야기를 담기 때문에 책을 선정할 때도 얼마나 재미있는지를 기준으로 삼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을 추천받기도 했고, 때로는 제일 얇은 책, 그 다음엔 가장 두꺼운 책을 선정하기도 해요.^^ 부담이 되지 않는 이벤트성의 즐거운 문화를 만드는 것이 목적입니다. 평가위원의 경우 독후감을 읽어보고 느낀 점을 직접 답변하기도 하는 등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하여 독려합니다. (박신혜 선임)

 

잘쓴 독후감 최종 5편 중 시상자를 추첨하는 모습

- 대학생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도서가 있다면?

 

요즘은 자기계발서 장르를 좋아합니다. 얼핏 보면 모두가 아는 이야기지만 실천이 매우 어려워요. 그렇기에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정리가 되고, 자기반성을 하게 되는 것이죠. 그럼으로써 지속적인 실천도 가능하게 된다고 봅니다. 이번에 선정된 도서 ‘콜드리딩’을 읽으면서 실천 계획을 세우고 수행하는 중입니다. 대학생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도서예요. 앞 부분은 이론적이지만, 후반부에는 응용과 실천이 가능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를 배우면 많은 부분에 적용할 수 있을 거예요. (방인구 상무)

 

우연히 잡지에서 봤던 트와일라 타프의 ‘창조적 습관’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무용 안무가가 쓴 책인데, 창조를 하기 위해서 무엇을 준비하고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가 나와 있어요핵심 메시지는 창조가 전제로 깔린 일은 반복적인 학습을 습관화하고, 무의식적인 일도 나만의 의식으로 행동할 수 있게 만듦으로써 일상생활의 창의적인 일을 하는 것에 힘이 된다는 것입니다. 이를테면 유명한 요리사가 갑자기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서 요리를 하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요리 사진을 모두 펼쳐놓고 검토를 하며 지식을 늘리고 재조합하면 더 신기한 아이디어가 나온다는 거예요. 무언가를 해야 하는데 창의성이 발휘되지 않을 때 읽으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박신혜 선임)

 

이정주의 '링크드인'이라는 소셜 네트워크 활용서가 좋았아요. 인물 자서전 중 세계 최고의 여성 CEO 칼리 피오리나, 힐러리 등 동시대 인물의 책을 읽고 싶어요. 그 사람이 살아온 삶의 이야기를 읽는 것과, 본인이 직접 쓴 자서전(스티브 잡스) 등을 읽고 있습니다. 이런 책을 추천해주고 싶습니다. (김응수 책임)

 

평가위원을 맡은 박신혜 선임(좌), 김응수 책임(우) 

컨설팅사업본부의 독서 문화에 대해 앞으로 기대하는 부분을 말씀해주세요!

 

점점 자발적으로 진행되고, 정말 필요해서 책을 읽는 마인드가 커졌으면 좋겠습니다. 책 선정 또한 직원의 추천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더 많은 관심이 모아지길 기대합니다. (방인구 상무)

 

진작 책을 좀더 많이 읽었더라면 더 차근차근 살아오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를 해요. 그렇기에 책을 읽는 습관을 많이 들여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 아이가 자발적으로 책을 꺼내서 읽고 있으면 매우 흐뭇해요. 현대인이 독서를 할 마음의 여유가 많이 없기 때문에, 우리가 더욱 더 노력해야 합니다. (김응수 책임)

 

옛말에 '多讀多作多商量(다독다작다상량)'이라 했어요.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하라는 것이죠. 컨설팅사업본부 직원들은 업무 특성상 보고서를 많이 씁니다. 하지만 좋은 보고서란 갑자기 나오는 것이 아니라 많이 읽고 많이 써보고 많이 생각하는 가운데서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 첫 단계는 바로 많이 읽는 것입니다.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는 습관이 몸에 배면 향후에는 자연스럽게 손에서 책을 놓지 않게 될 것이고, 결국 수준 높은 사고와 성공적인 인생을 설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무쪼록 이 독서 문화가 중단 없이 계속 이어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신호철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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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기업인 안랩의 바쁜 상황을 고려하면, 독서 문화는 친목 중심이지 않을까 생각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인터뷰이의 열정과 진지함은 그 선입견을 말끔히 씻어주었다. 안랩의 안철수식 독서 경영은 이미 유명하다. 이에 부끄럽지 않은 컨설팅사업본부의 적극적인 독서 문화에 박수를 보내며, 이 문화가 변함없이 이어져서 많은 팀원이 알토란 같은 독서의 수혜를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다음은 올해 컨설팅사업본부 추천도서로 진행된 목록이다. 평가위원이 심혈을 기울여 선택한 작품인 만큼 그 인지도와 질은 검증받은 도서들이다. 마음에 드는 책을 한 권 골라 유난히 더운 날 집에 선풍기를 틀어놓고 누워 편한 마음으로 첫 페이지를 열어 본다면 어떨까? 한여름에 보양식을 먹은 듯이 속이 꽉 찬 든든한 기분을 느낄 것이다.

 

시골의사 박경철의 자기혁명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독서 천재 홍대리

The Goal

영원히 살 것처럼 배우고 내일 죽을 것처럼 살아라

현자들의 평생 공부법

딥스마트

하버드 철학을 인터뷰하다

디스럽트

노는 만큼 성공한다

콜드리딩

현대카드가 일하는 방식 50 Pride

큐레이션의 시대

Ahn

 

사내기자 표세화 / 안랩 보안정책팀 연구원

 

대학생기자 박선민 /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배는 항구에 있을 때 가장 안전하겠지만,

그것은 배가 존재하는 이유가 아니다.
더 많은 보안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기 위해 나아가겠습니다! ;-D

 

대학생기자 김지은 /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희망은 좋은 소식이 나쁜 소식보다 우세한지 계산하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니다.
희망이란 그저 행동하겠다는 선택이다. - 안나 라페
오늘도 희망을 선택하기 위해 행동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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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탐진강 2012.06.07 14:38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방인구 본부장님 반갑네요^^*
    독서 문화는 안랩과 잘 맞는 기업문화인 것 같아요.
    하나 아쉬운 점은 추천도서에 '안철수 He, Story'가 없다는 것. ㅋㅋ 농담입니다.

직장인 책읽는 습관, 자신도 변하고 팀원도 변하더라

안랩人side/안랩!안랩인! 2011. 2. 15. 09:29

'1년에 책 100권 읽기', '1주일에 책 1권 읽기', '하루에 30분 이상 책 읽기' 등 다이어트, 영어 공부와 함께 새해에 가장 많이 세우는 목표 중 하나가 바로 '책읽기'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새해 목표가 그렇듯 작심삼일로 끝나고 만다. 그런데 여기 책을 몇 년 동안 꾸준히 읽어 온 사람들이 있다. 바로 안철수연구소의 신호철 팀장, 박제석 팀장, 이승원 선임이다.

어떻게 하면 꾸준한 독서를 해나갈 수 있는지, 독서는 왜 해야 하는지 등 독서 초보자가 참고할 만한 것을 물어보았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독서를 습관처럼 한다. 그리고 알게 모르게 달라진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다고 입을 모은다. 내일의 모습이 오늘과 다른 모습이기를 원한다면 귀담아 들어볼 이야기다.

 

신호철 팀장 / 서비스기획팀 

 

-꾸준한 독서를 위해 따로 하는 활동이 있나요?

이전까지 따로 활동을 한 건 없어요. 하지만 최근에 혼자 책을 읽고 지나가기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서 한 권을 읽고 나면 그 느낌을 적어놓으려고 해요. 그래서 블로그를 개설했는데, 책을 다 읽고 나면 내용이 기억이 나지 않아서 글을 쓰는 게 쉽지가 않더라고요.

 

-책에 관한 에피소드가 있나요?

어릴 때 장학퀴즈를 보다 들은 ‘책은 빌려달라는 것이 아니다. 책은 빌려주는 것도 아니다. 빌려준 책은 돌려주는 것도 아니다.’라는 말이 기억에 남아서 지인이나 자녀에게도 책은 사서 보라고 해요.

 

-책을 읽고 나서 ‘나의 이런 점이 바뀌었다.’하는 게 있나요?

책을 통해서 갑자기 변한다는 것은 어려운 것 같아요. 이런 유명한 이야기도 있어요. 아들이 교회에 다니는데 어머니가 매일 차로 데려다 주고, 데리러 왔어요. 그리곤 어머니가 아들에게 뭘 들었는지 물어보지만, 아들이 기억을 하나도 못 하는 거에요. 그러면서 아들이 기억도 못하는데 왜 가는지 모르겠다고 하자, 어머니가 아들에게 광주리를 주면서 강에 가서 물을 떠오라고 시켰어요. 아들이 계속 물을 떴지만 광주리에 물이 차지 않는 거에요. 하지만 광주리는 깨끗해졌어요. 이 이야기처럼 나를 갑자기 변화시키는 것은 아니지만 읽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변화되는 게 독서의 힘인 것 같아요.

 

박제석 팀장 / 서비스운용팀

 

-부서 내에서 독서 클럽과 같은 활동이 따로 있나요?

본부장이 한 달에 한 권 정도 읽고 토론을 하자고 권유를 해서 팀 내 독서활동을 하고 있어요. 토론도 진행하는데, 책을 읽고 소감문을 작성해서 각자 얘기하는 식으로 진행해요. 2009년, 2010년에 토론을 진행했고 올해도 할 예정이에요.

 

-혼자서 책 읽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팀원들에게도 독서를 장려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독서를 같이 하면 책을 읽을 기회도 많이 생기고, 책 내용으로 서로 다른 견해를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팀원들이 각자 좋은 책을 추천하기도 하고요.

 

-독서를 장려함으로써 팀원들의 변화 혹은 팀의 분위기가 어떻게 바뀌었나요?

같은 책을 읽다 보니, 책의 한 부분을 인용해서 대화가 진행되는 경우가 있어요. 회의할 때나 팀원이 지각했을 경우 책의 한 구절을 사용해서 얘기하거나 혼내기도 하죠. 팀 내에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서 그 팀원이 읽는 책을 보고 따라서 책을 보는 경우도 있고요.

 

-‘내 인생 최고의 책’은 무엇인가요?

 <카네기 인간관계론>이에요. 그 책을 읽고 ‘관계’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느꼈어요. 좋은 팀장이 되기 위해서는 노력을 더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이승원 선임 / 시큐리티대응센터 분석1팀


-책을 읽으면서 새롭게 관심을 갖게 된 분야가 있나요?

취미가 생겼어요. 예전에 읽은 책에 ‘취미를 가져라’라는 내용이 있었는데 그 뒤로 취미를 하나씩 갖기 시작했어요. 큐브 맞추기, 쌍절곤 돌리기를 배웠죠. 큐브 맞추기는 지금도 하는데, 쌍절곤 돌리기는 한계가 있어서 지금은 못 해요.

-책을 읽고 나서 ‘나의 이런 점이 바뀌었다’하는 게 있나요?

성격이 많이 변했어요. 예전엔 내성적이었는데 책을 읽으면서 넉살도 좋아지고, 미소도 많이 짓고, 스스럼 없이 유머도 하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듣게 되었어요. 아침에 책을 읽으면 하루 일이 잘 돼서 아침에 책을 읽는 것도 몸에 배었고요. 역으로 생각해서 아침에 책을 읽지 않으면 하루 일이 잘 안 풀린다고 할까요. 하하하.

 

-책은 왜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책으로 인해 사람이 변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자기계발서를 주로 읽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메모하는 습관이나 듣는 습관, 상대방을 배려하는 습관이 생겼어요. 제 스스로의 변화를 위해서 책을 읽기 때문에 한 권을 오래 읽는 편이고요. Ahn

 

대학생기자 윤소희 / 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윤소희가 '보안세상'에 왔습니다. 아직도 절 모르신다구요 ? 더 강한 파워, 더 색다른 매력, 더 불타는 열정으로 ! 풋풋함과 눈웃음까지 겸비한 여자! 그리고 뻔뻔함까지 ! 누구라도 기억할 만하지 않나요?


대학생기자 박해리 / 성균관대 문헌정보학과
사내기자 박신혜 / 안철수연구소 인증팀 선임연구원

사진. 사내기자 황미경 / 안철수연구소 커뮤니케이션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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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너서미 2011.02.15 09:59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책 속에 길이 있다는 말도 하잖아요.
    인간이 문명을 발달시킬 수 있었던 근간은 종이와 붓(혹은 인쇄)겠지만
    실질적으로 보면 책이 아닌가 싶어요.

  2. 요시 2011.02.15 19:14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책의 중요성은 끝ㅇㅣ 없어요 ㅎㅎㅎㅎ

  3. 2011.02.16 17:27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비밀댓글입니다

우리 회사 싱글 따도남이 책과 연애하게 된 사연은

안랩人side/안랩!안랩인! 2011. 1. 28. 09:20
책과 연애하는 따도남.
사내에서 자리에 책이 가장 많아 안철수연구소의 대표 독서광 중 한 명에 뽑힌 전상수 차장에게서 받은 인상이다. 그만큼 그의 책 사랑은 남달랐다. 1년에 300만원 어치의 책을 구하는 양적인 사랑은 연말에 아름다운 가게에 200~400권을 기증하는 질적 선순환으로 끝이 난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중심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방법, 전상수 책임에게는 '독서'가 그 해답이었다.

그는 사업기획팀에서 일한다. 기획 업무는 빠른 생각의 전환과 기발한 창의력을 요한다. 바쁜 직장 생활에도 그가 책에서 손을 놓을 수 없는 이유다. 바로 '책'에서 의사결정에 필요한 다양한 혜안(인사이트)을 얻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직장인으로서 어떻게 연 300만원 어치의 책을 읽을 수 있을까?

그는 동시에 서너 권의 책을 읽는다. 책은 그가 가는 곳마다 놓여 있다. 회사의 책상, 서재, 침실 등 손이 닿을 만한 곳에 책을 놓고 틈틈이 읽을 필요가 있는 부분만 집중해서 읽는다. 이것이 바로 다독을 하는 비결인 셈.
장르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대부분의 책들이 마케팅에 관한 전공 서적인 만큼 선택과 집중으로 필요한 부분만 읽는다.

어릴 적 병마와 싸워준 반려자

그가 그토록 책을 사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어렸을 적 몸이 아파 한 달 간 꼼짝없이 집 안에만 갇혀있게 된 그는 병마와 싸우는 것만큼 괴로운 심심함을 이겨내기 위하여 집 안에서 할 수 있는 '무엇인가'를 찾게 되었고 그것이 바로 '독서'였다. 당시 그는 세로쓰기로 된 책만 빼고 그의 집 서재에 있던 모든 책을 탐독했고 그것이 책을 사랑하게 된 계기였다.

책을 고르는 그만의 까다로운 기준이 궁금하다. 그는 세 가지-목차, 작가, 그리고 편집을 꼼꼼히 살핀다. 특히 편집을 기준으로 삼은 이유로 톨스토이의 예를 들었다. 그가 고등학생 때 읽었던 톨스토이 단편선은 종이 재질도 좋지 않았고 삽화마저 없어 읽기 퍽퍽했다. 하지만 지금은 표지마저 예쁜 그림에 알록달록한 디자인, 폰트까지 개성있는 경우가 많아 에디터의 편집 수준을 통해 읽는 즐거움이 두 배가 된다고. 특히 고전은 작가나 편집 스타일, 출판사에 따라 같은 작가라도 다양한 책이 쏟아지니 더더욱 편집의 질이 책을 고르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된다고 설명했다.

같은 책을 4권이나 사기도

2003년에 그는 방 안 곳곳에 쌓여 있는 책을 정리할 방도를 찾다가 6단 짜리 책장 4개를 구입하여 겨우 정리했다. 그 이후 이사할 때도 엄청난 양에 난색(?!)을 표하는 이삿짐 센터 덕에 무려 200권을 '아름다운 가게'에 기부하는 선행을 했다. 

때론 리스트에 적힌 다양한 책을 한꺼번에 구입하다 보니 오프라인 매장에서 샀던 책을 온라인 서점에서 재구매해 같은 책을 최대 4권이나 사기도 했다. 그럴 때는 나머지 책은 주변 지인에게 선물하는 본의 아닌 훈훈함을 발휘하기도 한다. 같은 서적을 두 번 씩 사는 일은 종종 있다니 서점에서 다독 홍보대사로 위촉해도 무방할 듯싶다.^^

직업 특성상 발표를 하거나 강연을 자주 하는데 발표, 강의 자료를 만들 때 책에서 얻은 인사이트나 책 내용을 넣어서 만드는 그는 자료를 만들 때 통시적인 흐름을 중요시한다. 그만큼 해당 분야의 역사를 전할 때 책의 힘을 빌린다. 그리고 이 순간 그동안 꾸준히 읽어온 독서의 힘을 톡톡히 맛본다고.

전 차장은 마케팅이 재밌어 박사 과정까지 마친 후 지금도 도서 구매의 40%를 마케팅 분야에 할애할 만큼 전공에 애정이 깊다. 약 10년 전부터 마케팅 관련 서적을 집필하고 싶었다. 현재는 업무 관련 분야인 인터넷&모바일 분야에 도전장을 내밀고 싶은데, 10장 짜리 분량 중 1장 쓰고 말아버릴 귀차니즘의 본성 때문에 집필을 망설이는 중이다. 그 귀차니즘만 극복한다면 언젠가 서점에서 그의 이름으로 낸 도서를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도 책을 많이 읽어 박카스 병의 글자가 가물가물하다는 전상수 차장. 그럼에도 그는 끝에 뼈 있는 한 마디를 남겼다.
"디지털 시대 이후 활자가 한없이 가벼워보일지 몰라도, 저에게 '활자'가 주는 의미는 뭔가 한번 쭉 정리하고 돌아보는 느낌을 줍니다. 그 덕에 책을 읽으면서 계획하고 내용을 정리하고 그때마다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메모하는 습관을 길들이게 되었어요. 저에겐 참 고맙고 소중한 습관입니다."


전상수 책임이 전하는 '내 인생 최고의 도서'

1. 어린 왕자 (쌩 떽쥐베리)


내 인생 최고의 도서는 뭐니뭐니해도 '어린왕자'에요.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제게 영향을 주었고 큰 기쁨과 감동을 주는 책입니다. 특히 여우와 어린왕자의 조우 장면은 지금도 ‘인간 관계’에서 어떻게 사람과 관계를 맺을 것인지 해답을 주지요.

2. 이브의 사랑일기 (마크 트웨인)

‘톰 소여의 모험’ ‘허클베리 핀’으로 유명한 마크 트웨인의 비교적 덜 알려진 책입니다. 아담이 세상에 창조되자마자 쓴 일기로 시작하는데 자신 옆에 있는 이브의 존재를 조금씩 알아가고, 이브 역시 아담의 존재를 조금씩 이해하고 알아가는 과정을 그린 책입니다. ‘화성에서 온 여자, 금성에서 온 남자’와 조금 비슷해요. 주제 자체가 참신해서 재미있게 읽었어요. 남과 여가 서로를 어떻게 다르게 생각하고 받아들이는지에 대한 책입니다.

3. 목요일의 목어 (김왕기)

마케팅에 문외한인 독자가 가볍게 시작하고 싶으면 이 책을 한번 읽어 보세요. 짧은 에세이 형식으로 기획자가 실제 업무에서 부딪히는 현실적인 고민을 풀어 쓴 책입니다.

4. CEO에서 사원까지 마케팅에 집중하라 (니르말야 쿠마르)

마케팅 전문 지식이 있는 분에게는 ‘CEO에서 사원까지, 마케팅에 집중하라.’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고객 만족에 대한 고민, 그것이 어떻게 회사 내 마케팅과 기획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과정을 그린 책입니다. 이 책을 읽은 뒤에 마케팅에 대한 수많은 이론들을 체계화하는 데에 굉장한 도움이 되었어요. 그래서 마케팅 관련 실무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Ahn


대학생기자 고정선 /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어둡다고 불평하기보다는 점차 익숙해지기를 기다려 작은 불빛을 내편으로 만드는 것이 더 낫다.  현재에 상황에 불평하기보다는 현재의 상황을 더 즐기는 방법을 찾는 것을 좋아한다.  좋은 시절의 꿈은 위대하듯 지금의 꿈을 더 크게 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 중이다.

 

대학생기자 김혜수 / 숙명여대 경제학과

소통과 공감이 부족한 이 시대에
이렇게 먼저 손 내밀어 악수를 청합니다. 
이 글을 보는 당신, 부디 제 손을 맞잡아 주시길!

  

사내기자 박신혜 / 안철수연구소 인증팀 선임연구원
사진. 사내기자 황미경 / 안철수연구소 커뮤니케이션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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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제너시스템즈 2011.01.28 10:39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일 년에 삼백만원치를 구매하시고 심지어 이백권 이상을 기부하시다니..정말 대단하십니다. 저는 아름다운 가게에서 책을 한 달에 한 번 정도 사는 편인데 다 전상수차장님 덕분(?)이었네요. 저도 열심히 책을 읽고 읽은 책을 기부하는 사람이 되도록 되어야겠어요!

    • 보안세상 2011.01.28 11:18 신고  Address |  Modify / Delete

      전차장님이 책을 많이 읽는 줄은 알았지만 지식의 선순환에도 적극적인 줄은 이번에 알았습니다. 이렇게 멋진 분이 어서 짝을 만나야 할 텐데 말이지요.^^

  2. 요시 2011.01.28 16:42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대단하네요..ㅎㅎㅎㅎㅎㅎㅎㅎ

    • 벼리♥ 2011.02.13 08:08 신고  Address |  Modify / Delete

      그렇지요? 저도 취재하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누구보다도 책을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졌던 인터뷰였답니다.ㅎㅎ

  3. 하나뿐인지구 2011.01.29 12:02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요샌...아름다운가게랑 헌책방 가본 지가...1년이 넘은 것 같아요(2010년부터 못 가본 듯)...

    • 벼리♥ 2011.02.13 08:10 신고  Address |  Modify / Delete

      요즘은 도서관 대여나 E-book 때문에 더더욱 헌책방 가는게 뜸해진 것 같아요. 그래도, 내 책으로 독서할 때가 가장 행복한 것 같습니다. 이번주엔 저도 헌책방 한번 가봐야겠어요.^^

  4. 최시준 2011.01.29 21:15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대단하시네요... 저도 책 읽는 습관을 만들어야겠어요

  5. Fast_Gumbaeng2 2011.01.31 00:54 신고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역시 PT 잘하시는분들은 다 이유가 있었군요. :-)

    • 벼리♥ 2011.02.13 08:11 신고  Address |  Modify / Delete

      하하하^^;;

      PT준비할 때 독서했던 내용을 많이 참고하여 만드신다고 하시더라구요. 다독이 주는 유익 중 하나겠죠?:D

삼성경제연구소 전망, 10년내 변화의 5대 키워드

카테고리 없음 2010. 10. 21. 08:23

"혁신의 속도에 매몰되지 말고, 주변 상황에 곁눈질을 많이 하라."

삼성경제연구소 김재윤 상무가 안철수연구소 구성원들에게 던진 충고다. 
변화가 선형적일 때는 몰입이 중요하나, 지금과 같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불투명한 상황에서는 옆으로 눈을 돌릴 수 있어야 미래의 변화를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사원 학습의 장인 '안랩 스쿨'에서 그가 들려준 'IT가 바꾸는 미래'를 요약 게재한다.


왜 다시 IT인가


과거 수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했던 IT가 왜 다시 화두가 되는가. 수와 속도 측면에서 볼 수 있다.

수. 현재 IT 디바이스는 인당 하나 이상 보급되어, 최근 2~3년 동안 IT 디바이스 수가 사람 수를 초월하기 시작했다. 현재는 특정 용도로 사람이 사용하지만 추후 사물로 확장되어 그 수가 가히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속도. IT는 변화의 속도를 가속화한다. 특히 인터넷과 이동통신이 정보 전파의 패턴을 바꾸고 전달 속도를 바꾼다.

IT가 세상을 바꾸는 힘을 이 두 가지 요소에 의한 수식으로 정의할 수 있다.

IT가 세상을 바꾸는 힘=(수많은 디바이스)*(변화의 가속도)


이와 같이 디바이스 수와 속도를 통하여 IT가 다시 논의되고 있다. 지금만큼 미래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한 적이 없었다. 변화 패턴, 범위, 양상이 과거와 아주 다르기 때문이다. IT는 기술의 혁신이 어마어마하게 일어난 부분으로 IT의 변화는 기술과 부가가치 관계 등 우리가 통상 생각하던 비즈니스적 사고를 근본적으로 바꿔주었다. 이러한 큰 변화로 IT는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사업 환경, 비즈니스 모델, 그리고 주도하는 기업을 바꾸는 드라이버가 될 것이다.
현재는 IT의 큰 변화의 시기로 규정할 수 있다.

10년 안에 나타날 변화의 5대 키워드

이러한 관점에서 앞으로 10년 안에 나타날 변화의 트렌드를 다음과 같은 키워드로 예측해볼 수 있다.

첫째, 수. IT가 소수 주도에서 다수 주도의 발전 환경으로 변하고 있다. IT 디바이스의 수, IT를 쓰는 사람, IT에 관심을 가지는 이노베이터(innovator)의 수가 과거와 차원이 다를 정도로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둘째 키워드는 정보화 대상의 변화. 정보의 정보화에서 사물의 정보화로 변하고 있다. 텍스트, 음성, 사상, 동영상의 정보화에서 상황, 사물, 공간의 정보화로 변한다. 과거에는 사람이 정보를 만들었는데 지금은 사물이 정보를 만드는 것이다. 사물 정보화가 되면 스케일, 정보의 양, 정보의 복잡성, 정보의 형태, 발생 패턴 자체가 근본적으로 바뀔 것이다.

위 두 가지 외에도 공급자 측면에서 고성능화한 클라우드 컴퓨팅, 센서 기술의 발전과 비즈니스 모델의 변화 등이 예측된다.

삼성경제연구소 김재윤 상무

IT 발전의 5대 트렌드

앞의 키워드로 향후 IT 발전의 트렌드를 다음과 같이 전망할 수 있다.

첫째, 디바이스 자체가 어마어마하게 많아질 것이다. IT의 특징 중 하나는 기술 혁신은 가격이 떨어지는 방향으로 일어난다. 기술과 성능이 좋아지고 가격은 떨어지는 것이다. 이에 수많은 사람이 IT 혜택을 누리는 구조로 산업이 진화할 것이다.

둘째, 정보량이 폭증 것이다(information의 explosion). 예전에는 텍스트였던 정보가 현재는 음성, 동영상 등으로 단위 당 정보량이 커지고, 이런 정보가 네트워크를 통해서 전파되어 그 양이 실로 어마어마해질 것이다. 이렇게 폭증하는 정보를 축적, 검색, 소통하는 방법이 중요해질 것이다.

셋째, 정보의 비대칭이 해소 것이다. 과거에는 개인이 가지고 다닐 수 있는 정보량이 제한되어 있어서 정보를 많이 가진 사람과 적게 가진 사람의 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IT 디바이스 수가 많아지면서 정보의 비대칭성이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이다. 그에 따라 가격의 투명성이 높아지고, 커뮤니케이션 참여의 형태가 변하게 된다.

넷째, 애플리케이션 시대로 변하고 있다. 예전에는 디바이스 시대로 디바이스가 용도를 결정했다면 앞으로는 아이디어가 용도를 만들게 될 것이다.

다섯째, IT 산업이 타 산업의 변화를 가속화할 것이다. IT와 상관없던 분야에서 비즈니스가 훨씬 더 많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향후 자동차 업계가 우리의 주 고객이 될 수도 있다. IT 빅뱅이 초기에는 IT 산업에 영향을 미치지만 향후에는 IT 연관 산업인 출판과 광고 등의 미디어 산업, 중장기적으로 보면 자동차, 건축, 환경, 의료 등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IT가 비 IT 영역으로 넘어가면서 타 산업과의 컨버전스가 획기적으로 확대되는 것이다.

이 다섯 가지 IT 트렌드가 비즈니스의 기회가 될 수도 있고 풀기 어려운 숙제가 될 수도 있다. 이제까지 살펴본 향후 IT 트렌드에 근거해 현재 시점의 화두를 들라면 단기적으로는 스마트폰, 중장기적으로는 정보량을 들겠다. 특히 정보량 측면에서는 단순화가 중요하다. 고객의 요구를 간과한 기술자의 오류, 기술의 과잉으로 자칫 혁신의 속도에 매몰될 수도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Ahn

 사내기자 박신혜 / 안철수연구소 기술기획팀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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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금융경제 인사이드 2011.02.18 14:14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안녕하세요~ 현대캐피탈과 함께하는 금융경제 인사이드입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전공과 다른 직업, 직장생활에서 약일까 독일까

안랩人side/안랩!안랩인! 2010. 8. 18. 06:00

의대 학과장까지 지냈으면서도 우리나라 대표 정보보안 기업의 경영자로 이름을 날린 안철수 박사와, 대학에서 물리학을 한 학기만 공부하고 휴학한 게 학력의 전부지만 지금은 세계 최고의 혁신 기업 애플의 CEO인 스티브 잡스. 이들처럼 우리 주위에는 대학에서 배운 전공과는 전혀 다른 길을 가거나 언뜻 보면 전공과는 어울리지 않는 회사에 다니는 사람들이 꽤 있다안철수연구소에서도 그런 이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특이한 이력으로 언제가는 제 2의 안철수, 스티브 잡스가 될지도 모르는 그들을 만나보았다.

김정연 팀장 (물리학 전공, 디자인팀)


안철수연구소에서 맡고 있는 업무가 궁금해요. 
- 회사 모든 디자인과 관련된 전반적인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V3 화면 구성이나 칼라아이콘 배치 등 UI와 메뉴 구조 디자인 전체를 아우르고, 고객의 요구를 수집 및 분석하는 일을 함께 해요.

전공이 물리학인데 어떻게 디자인 관련 직업에 종사하게 된 건가요? 
- 저는 고등학교 때 이과생이었어요. 그 때는 물리 공부가 진짜로 재미있고 적성에도 맞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대학에 들어가니 생각하던 것과 다르더라구요. 일상 속의 다양한 일들을 물리와 연관시키는 공부가 하고 싶었는데 실제 수업 시간에서는 계속 증명만 했죠. 금세 학습 흥미가 떨어졌어요. 그러던 중 어릴 때부터 좋아하던 그림에 눈을 돌리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전공은 최소 졸업 요건만 충족하고 나머지는 미대 수업을 청강했죠. 대학원에 가서커뮤니케이션 디자인으로 전공을 바꾸고 본격적으로 공부를 더 했습니다. 하지만 요즘 들어서는 처음 배웠던 물리가 모든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느껴요.

IT 보안 기업인 안철수연구소의 디자인팀이라면 사실 조금 생소하게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자신의 미적 역량을 발휘하기에 안철수연구소가 부족하다고 느끼지는 않는지요? 
- 디자인의 범위를 어디까지 생각하느냐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해요. 시각적으로 아름다운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메뉴를 구성해야 사람들이 쉽게 생각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지 연구하는 것도 디자인의 중요한 영역이죠. 대부분의 회사가 이러한 영역이 분리되어 있는데 반해 안철수연구소는 디자인 팀에서 이 두 가지를 모두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에요.

대학 전공을 고르거나 전공이 맞지 않아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넓게 많이 보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세상이 워낙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적응하려면 관련된 모든 것을 갖추고 있어야 소통할 기회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저는 디자인팀이지만 물리도 공부했기에 개발자와의 소통에서 좀 더 이해도가 높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예중, 예고를 거쳐 미대에 진학한 사람들보다 좀 더 중립적인 요소를 갖추고 있다고 해야 할까. 처음에는 내가 공부할 수 있는 분야를 넓게 펼치고 그 다음에 파헤치는 것이 좋은 순서인 것 같습니다. 생각의 폭을 넓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니까요.

혹시 나중에 더 도전해보고 싶은 일이 있나요 
- 항상 사무실에 앉아서 머리 쓰는 일만 해왔기 때문에 몸을 쓰는 일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직접 몸을 쓰는 노동을 통해 성취하는 어떤 맛을 느껴보고 싶어요.


김정훈 수석 [성악 전공, 기반기술팀]

 

전공과는 다른 길을 걷게 된 과정과 이유가 궁금해요.  
- 저는 안랩 병역 특례 1호로 97년 안랩에 병특 입사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성악을 준비하면서 컴퓨터도 같이 공부헸죠. 성악을 공부하고 신학대학에 진학하게 된 계기는 중고등학교 때 북한 동포를 위한 선교사가 되는 것이 꿈이었기 때문이에요. 이렇게 말하면 좀 거창하지만(웃음).. 어릴 때부터 꾸준히 다녔던 교회에서 성가대 활동도 열심히 했고 신학대학에 진학했습니다. 대학에 다니는 동안 성악을 공부하면서도 꾸준히 컴퓨터 프로그래밍 아르바이트를 계속 했어요. 꾸준히 컴퓨터를 즐겨 다뤘고 성악뿐만 아니라 컴퓨터 쪽 분야에도 적성이 잘 맞았던 듯합니다. 사람이 좋아하는 분야가 하나만 있지는 않잖아요? 성악을 접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다기보다는 시간이 흐르고 보니 컴퓨터에 더 큰 흥미를 느끼는 스스로를 발견했죠. 현실적으로 군대 문제도 있고 하다보니 안철수연구소에 오게 되었네요.

안철수연구소 입사 면접 당시 전공에 관한 질문은 없었나요? 
- 당시 조시행 상무님이 면접을 보았는데, 딱히 전공과 관련해 묻지는 않았어요. 출신 대학과 전공보다는 그 전에 해왔던 프로젝트와 경력사항을 중요하게 여겼죠. 저는 대학에 다니면서도 꾸준히 프로젝트와 관련 아르바이트를 해왔고 신입사원치고 경력이 많은 편이였습니다.

업무를 하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때, 혹시 진로 선택을 후회하지 않으세요? 
- 보통 사람들이 일과 취미를 따로 갖고 있다면 전 일과 취미가 같은 것이 특이한 점 입니다. 프로그램 개발이 저의 일이자 취미이죠. 그래서 일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밤새 개발을 해요. 힘들기도 하지만 좋기도 하죠.^^

대학 전공과 무관한 미래를 준비하는 학생들을 위한 조언을 한다면요. 
- 안철수연구소의 안철수 의장님이 가장 좋은 예라고 생각해요. 의대를 나온 비전공자가 IT를 하기까지 넘어야 할 여러 가지 난관이 있었겠죠. 하지만 사람은 결국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는 말이 맞는 것 같아요. 행여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라도 늦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정말 좋아하는 것만 찾는다면, 더 열심히 집중해 공부해 나갈 앞으로가 가장 중요하니까요.

이후에 더 도전해보고 싶은 것은요? 
- 현재는 직장인이라는 현실에 묻혀 살기 때문에 먼 미래를 생각하고 10, 20년 후를 준비한다기보다는 현재 안철수연구소에서 내가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를 더 생각해요. V3의 단점이 언급될 때 V3 고객께 죄송한 마음이 듭니다. 안철수연구소의 고객들이 자신 있게 “V3가 일등이다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완벽한 V3를 만드는 것이 저의 목표이자 도전 과제입니다. 


허훈 선임 [행정학 전공, 기술기획팀]

 

현재 하는 일과 대학교 때 공부했던 것을 소개해주세요. 
- 행정학을 전공했고, 부전공으로 경영학을 했어요. 하지만 지금 하는 일은 보안성 평가 인증을 받는 일입니다. 쉽게 풀어서 말씀 드리자면 핸드폰이 출시될 때 전자파가 얼마나 나올지에 대한 인증을 받듯이 보안제품이 나올 때 보안성을 인증 받는 일을 합니다.

전공과 다른 길을 걷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 행정을 전공하게 된 이유는 고 3 때 막상 가고 싶은 과가 없었어요. 그래서 아버지의 권유로 무작정 갔습니다. 처음에는 전공이 저와 잘 맞지 않아서 방황도 많이 하고 고생도 많이 했지만, 나중에 경영학을 복수 전공하면서, 제가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울 기회를 가지게 된 것 같아요. 대학교 4학년 취업 시즌이 되었을 때 친구들이 대기업에 다 원서를 넣었지만, 전 그럴 생각이 없었어요이전부터 벤처에 관심이 있어서 벤처 회사에 처음에 입사하게 됐습니다. 회사 규모가 작다 보니 일을 하면서 IT, 기술에 대한 다양한 일을 많이 할 기회가 있었어요. 그래서 이후에 안철수연구소에서도 일할 기회를 가지게 된 것 같습니다. 특별히 보안업체에 관심이 생겼던 건, 디아블로라는 게임을 할 때 맵핵을 받았는데, 그 프로그램에 악성코드가 들어가 있어 컴퓨터가 완전히 망가진 기억이 있습니다. 그 때부터 아마도 보안에 관심이 생기게 된 것 같아요. 아픈 기억이죠. (웃음)

안철수연구소와 인연이 닿은 계기는 무엇인가요? 
- 개인
블로그를 운영하는데깊은 내용은 아니지만 이것저것 다루는 것이 헤드헌터이 눈에 띄어 안철수연구소에 입사 제안을 받게 됐어요. 돌이켜보면 제가 필요한 지식을 정리해두는 정도였는데, 그것으로 안철수연구소 입사 제안을 받게 될지는 몰랐죠.

즘의 대학생들에게 한 마디 해주신다면? 
- 저는 대학교 때 처음 전공이 잘 맞지 않아 방황을 좀 많이 했어요. 1학년 때 학사경고를 받기도 했고, 정말 제가 원하는 것을 찾기 위해서 편입시험 공부도 해봤죠. 공대생도 아닌데, 주로 공대생이 듣는 프로그래밍 수업을 듣기도 했고. 여름에는 수많은 아르바이트도 해봤어요. 요즘 대학 생활이 정확히 어떤지 모르지만, 짐작되는 건 스펙을 쌓기 위해서 영어 연수를 다녀오거나 여러 대외 활동을 한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제 생각은 그것보다는 실패를 더 많이 해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에요. 시간은 한정되어 있지만, 시간이 너무 소중해서 이것을 어떻게 쓸지 고민만 하다 보면 그냥 시간은 지나가거든요. 실패할지라도 하고 싶은 것을 해보고 또 다른 시도들을 해보고 시행착오를 겪어 보는 과정이, 자기가 정말 무엇을 더 잘하고 맞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일 것 같아요.

미래에는 어떤 일들을 더 해보고 싶으세요? 
- 저는 매일 컴퓨터를 대하는 직업을 가졌기 때문에, 사람과 이야기할 기회가 적어요. 기계와 대화할 수 없으니까요. 제가 만든 제품이 사회에 나와서 잘 사용되는 것도 뜻 깊은 일이겠지만, 직접 사회에서 제 시간과 몸을 가지고 사람들에게 봉사할 수 있는 그런 기회들, 직업이라고 말하기는 좀 그렇지만, 소명을 가지고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는 일을 언젠가는 해보고 싶어요.


스티브 잡스는 개발자가 아니어서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시리즈의 혁신적인 디자인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더욱이 지금은 컨버전스 시대이다. 관성을 벗고 색다른 관점으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대이다. 전공과 다른 일을 하는 것이 오히려 플러스 알파를 만들어낼 수 있음을 3인의 안랩인에게서 보았다.


그리고, 어쩌면 우리 인생에서 짧은 시간일지 모르는 대학의 전공 공부가 인생의 너무나 큰 부분을 결정해 버린다면, 그건 너무나 아쉽고 안타까운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이런 말을 했다. 전공이 뭐든 간에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 

안철수 교수는 지난해 '무릎팍도사'에 출연해 이렇게 말했다.

“효율적이라는 입장에서 보면 나는 비효율적인 사람입니다. (의대 전공한 뒤 컴퓨터 바이러스 분야로 옮겼으니) 14년 간의 의사 생활이 거의 쓸모 없어졌으니까요. 프로그램 개발하던 것도 경영할 때는 쓸모가 없어지고. 효율적인 인생이 성공이라면 저 같은 사람의 인생은 실패입니다. 하지만 인생은 효율성이 전부가 아니더군요. 자기에게 정말 맞는 분야를 찾기 위해 쓰는 시간은 값진 시간인 것 같아요. 자신에게 기회를 주는 게 가장 중요해요. 내가 어떤 사람인가, 어떤 일을 잘할 수 있고 어떤 일을 하면 재미있는지 그런 것을 알 수 있는 기회를요.” 
두고두고 생각해볼 말이다. Ahn

사내기자 박신혜 / 안철수연구소 기술기획팀 선임
사진. 사내기자 황미경 / 안철수연구소 커뮤니케이션팀 차장


대학생기자 박미영 / 고려대 산업정보디자인과
언제나 가슴 속에 간직한 문구 "행복은 습관입니다^^"
습관이 모여 행동이 되고 행동이 모여 삶의 태도가 될테니 늘 건강한 미소와 흔들림없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열심히 행복하고 싶다. '보안세상'에서의 활동이 인생에 행복을 쌓는 또 하나의 활력이 되길 기대한다.

 

대학생기자 차승학 / 중앙대 사회학과

Don't bother just to be better than your contemporaries or predecessors. Try to be better than yourself. - William Faulkner의
 말처럼 '지금의 나'를 넘어서기 위해 하루하루 노력하는 안철수연구소 대학생기자 차승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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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율무 2010.08.18 10:53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저도 전공과는 상관없는 일을 하고있지만 은근히 전공이 쓰이는거 같아요^^ 안랩에도 이렇게 전공과 다른 길을 걸으시는 분들이 꽤 계시네요~^^

    • 보안세상 2010.08.18 16:07 신고  Address |  Modify / Delete

      “전공이 뭐든 간에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는 안랩인들의 말처럼, 좋아하는 일이어야 더 애정을 쏟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율무님의 앞날에도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2. 유아나 2010.08.18 15:07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이과생에, 전자 공학과 출신에, 전자회사에 입사했다가 결국 현재의 직업을 선택하면서 혹시 내가 너무 돌아온 것은 아닌지(남들은 쉽게 적성을 찾더만^^) 너무 까탈스러운 건 아닌지(남들은 웬만하면 자신에게 주어진 그대로의 길을 감사하면서 가던데^^;) 의문을 품고 있었는데
    이 글을 보면서 답은 찾은 듯 합니다. 고맙습니다.^^

    • 보안세상 2010.08.18 16:04 신고  Address |  Modify / Delete

      '자기에게 정말 맞는 분야를 찾기 위해 쓰는 시간은 값진 시간'일테니까요. ^^ 유아나님께 늘 좋은 일만 생기시길 기원합니다.

  3. 짜라빠빠 2010.08.18 17:08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이글일 보니까 힘이나네요 지금 배우는전공이 너무 저에게 안맞는 것 같아서 갈팡질팡하고 있었는데 좋은 인터뷰내용 감사합니다

  4. 요시 2010.08.18 18:30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그저 멋있기만 합니다....ㅎㅎ

  5. 블로거.. 2010.08.18 20:34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하지만 안철수 선생님이 잘못 짚은것이 있네요.
    안철수 CEO님께서는 효율성이 전부가 아니라고는 하지만..
    그리고 지금 이너뷰 하는 사람들도 전부 학과와 관련 없었다 하지만
    저건 정말 극히 일부 0.1프로의 확률이고
    저 회사 사람뽑은 인사팀은 효율성을 찾고 천편일률적인 토익에 학점스펙에
    얼굴 등등등 이것저것 이잡듯이 들춰내서 떨굴 사람은 떨군다는것..

    저런 쓰잘데기 없는거 올리지 말고
    차라리 그냥 공부들 하라고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심이 더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0.1프로의 확율을 기대하기엔 현실이 너무 각박하지 않을까요???

    • 보안세상 2010.08.18 21:27 신고  Address |  Modify / Delete

      적은 확률만 좇으라는 게 아니고 적은 확률을 선택해도 행복할 수 있다는 사례를 보여주고자 한 것입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그 0.1%가 1.0%로, 또 그 이상으로 높아질 것입니다.^^

  6. Sonagi™ 2010.08.19 17:15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전공과 다른 ...
    사실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전공을 선택할때 정말 좋아서, 하고 싶어서 하는 선택을 할 수있는가? 어쩌면 우린 전공이란걸 하나의 기점으로 살아가는 길 (직업등)을 나누고 있을수있다고 봅니다. 우리의 삶은 태어나서 부터 죽을때까지 선택의 연속이고 그 선택의 결과물이 현재이고 또 미래가 됩니다. 단, 선택만하고 행동하지 않은사람들과 선택후 행동을 함에 따라 그 후에 따라오는 선택의 종류나 다양성이 바뀌게 되는 차이가 있는거죠!!
    선택과 그에 따른 실천하는 행동이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 보안세상 2010.08.20 13:44 신고  Address |  Modify / Delete

      네,소나기님 말씀처럼 선택은 늘 우리 앞에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사람이다보니, 늘 효율적이고 옳은 선택만 하면서 살아갈 순 없는 것 같아요. 문득 안철수 박사님의 "자신에게 기회를 주는 것"의 중요성 이 생각나네요. ^^

  7. tomais7 2010.08.31 19:05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전공은 xx학이고, 프로그래밍은 그냥 재미삼아 비주얼베이직 책 사서 "Hello world!"까지 해봤는데, 어느날 갑자기 안랩에 개발자로 입사하게 될 가능성은 없죠. 전공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경력입니다. 내가 개발에 관심을 가지고 보내온 시간을 보여줍니다. 컴공 전공인데, 4년 내내 컴공에 몰입했는지는 사실 알아낼 방법이 별로 없습니다.

    그러나 전공은 컴공이 아닌데, 프로그래밍을 좋아하고 계속 뭔가를 열심히 해왔다면 보여줄 수 있는 게 있겠죠. "배웠다"보다 "해봤다"가 훨씬 높게 평가받는 건 당연합니다.

    전공은 경영학인데, 연구개발쪽에서 직업을 구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효율적인 발상이 아닙니다. 그러나 어떻게 경영학과를 선택했지만, 고민하다보니 IT쪽이 더 재미있고 끌린다면 경영학 전공이라고 해서 지레 겁먹고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비전공자인만큼 전공자들보다 더 뛰어날 수 있음을 보여줄 수 있는 것들을 만들어야겠죠. 관심과 의지를 가지고 작은 것부터 배우고 익히고, 해보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저도 비 IT전공인데, R&D에서 일하고 있거든요. 학교 다닐 때, R&D에서 일하고 싶다는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한 것은 아니지만, 이쪽이 재미있으니 청강도 하고, 전산과 전공과목을 듣기도 하고 그랬던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