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안랩人side/안철수 창업자

안철수와 에릭 슈미츠 만나 어떤 얘기 나눴나

1월 9일 오후(현지 시각)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이 구글 에릭 슈미츠 회장을 만났다. 비공개 만남을 마친 후 안 원장은 기다리고 있던 특파원들에게 대화 내용을 간략히 설명했다. 다음은 안 원장이 말한 내용 전문.

----------------------------------------------------------------------

에릭 슈미츠가 IT 전문가이고 여러 가지 자문 활동도 많이 하고 무엇보다 본인이 기부해서 재단도 갖고 있다. 그래서 여러 가지 공통점이 많아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선 IT 기술의 흐름에 대해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어서 직접 하고 있는 구글의 제품들, 특히 한국과도 관련이 많은 안드로이드의 미래에 대해,
소셜 네트워크 쪽으로 구글 플러스각 강광받는데 미래를 어떻게 전망하는지, 경쟁은 어떤지, 얼마나 많은 영역으로 확장되리라 생각하는지에 대해 얘기 나누었다.

혁신을 가꾸는 게 중요한데 그 분도 한국에 대해 많이 알고 있고, "한국도 이제는 저가의 개도국은 이미 될 수 없다. 앞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지식 정보에 기반한 산업을 해야 하고, 거기에 핵심적인 것이 혁신이다."라고 말해 나도 많이 공감했다.

혁신을 어떻게 하면 그 싹을 죽이지 않고 어떻게 잘 기르느냐가 국가 경쟁력인데 거기에 대해서는 내 생각과 똑같았다.
'한번 실패를 하더라도 용인을 하라.'하는 철학이었고 나도 전적으로 공감했다.

"앞으로 회사나 국가나 발전하려면 조그만 실수나 실패는 용납하면서 (단, 도덕적이고 성실한 경우에) 계속 기회를 주면 결국 그 사람은 실패를 딛고 성공해서 10배, 100배의 성공을 가져와서 전체 국가나 기업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그런 의견들 듣고 공감했다.

"대기업 중소기업 상생에 관심 많은데 실리콘 밸리는 어떤가?" 물었다. 그랬더니
"여기서는 특별하게 작은 기업이라 해서 큰 기업이 불공정한 거래 등은 걱정을 안 한다."라고 했다.

"왜 그러냐, 많은 것을 갖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그런 방향으로 될 수도 있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그런 것들 안 일어나고, 그런 것은 문화인 것 같다. 처음에 문화를 잘 정립해놓으면 국가가 감시를 강화한다든지 하는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더라도 잘 협력이 일어나고 중기 벤처들이 혁신을 일으키고 그 혁신을 흡수하면 대기업 자체에 굉장히 좋은 일이다. 그래서 결국 국가 산업 발전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
이런 시각이다.

세계 경제에 대해 그분 나름대로 시각이 있어 의견을 나누었다. 신자유주의가 세계적으로 문제를 많이 일으키는 것에 공감했다. 특히 요즘 같으면 성장은 하는데 직업 창출은 못 하는 Jobless growth 문제에 관심사가 일치했다.

“그냥 놔두면 필연적으로 그런 쪽으로 갈 수밖에 없는 여러 가지 환경이 있다. 거기에는 세계화, 기술의 발전. 그 두 가지가 큰 이유이기는 하다. 그렇다고 해결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노력하면, 직업 창출할 수 있는 방법까지도 같이 고민하다 보면 완전히 문제를 없앨 수는 없겠지만 어느 정도 해결은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앞으로 세계 경제에서 중국과 인도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해질 텐데 미래는 어떨까 얘기 나눴다.
“인도는 5~10년 뒤에도 지금과 비슷할 것이다. 즉, 국가 내부적으로 혼돈스러운 것 같지만 경제 성장하면서 나름대로 역할을 지금처럼 지속할 것이고, 중국은 내부적으로 해결할 과제들을 잘 극복하면 미래 전망이 굉장히 달라질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정도 시각을 갖고 계셨다.

출국할 때 이야기한 것의 보도를 보고 약간 당혹스러웠다. 나는 고민을 할 때 고민이라는 단어를 쓰지, 미리 정해놓고 수순 밟기 위해 고민이라는 단어를 쓰는 사람이 아니다.  내 어법 자체가 그렇다. '고민을 한다'는 것은 (말 그대로)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으로 이해해주시면 좋겠다. 그게 진실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 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