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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속으로/주니어안랩

엄친아 CEO가 청소년에게 '실패는 열쇠다'

2006년부터 방학마다 개최된, 미래 정보보호 전문가를 위한 청소년 보안교실 <V스쿨>이 1월 17일 진행되었다. 이 자리에는 김홍선 대표와 한국인터넷진흥원 서종렬 원장, '악성코드, 그리고 분석가들' 저자인 이상철 책임연구원이 함께해 100여 명의 중고생에게 좋은 강연을 들려주고, 궁금증을 풀어주었다. 다음은 김홍선 대표의 강연과 질의응답 주요 내용.

강연-안랩인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나

안랩의 역사는 당연히 안철수 박사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88년도에 서울대 의대를 다니던 박사님은 처음으로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 의사인 자신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다니. 이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박사님은 사람을 치료하는 의사에서 바이러스를 치료하는 의사로 진로 변경을 감행하였다.

그런데 그 시점으로부터 지금의 안랩이 있기까지 얼마나 많은 단계를 거쳐야 했는지 상상이 되는가? 처음에 컴퓨터 바이러스 감염의 심각성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 감염을 치료해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그리고 최종적으로 다른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수많은 사람들이 이처럼 바이러스에 걸린다면? 하고 질문을 던지고, 이에 대해 해결책을 강구해야 한다.

여기서 제일 어려운 단계가 뭔지 아는가? 바로 대상을 ‘나’에서 ‘남’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안철수 박사는 그 일을 한 거고, 지금의 안랩이 있을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정신을 이어받아 입사한 안랩인은 이제 그 질문이 일상이 되어있다. 이 바이러스가 다른 컴퓨터에 침입한다면? 이 바이러스가 개인이 아니라 정부 컴퓨터에 침입한다면? 중요한 정보들이 대량으로 관리되는 은행이나 기업체에 침입한다면? 이러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는 것이다. 

더, 더, 더... 안주는 없다

안랩인은 또한 끊임없는 발전을 추구하는 사람들이다. 개인적인 면에서도 자기 계발을 소홀히 하지 않고 끊임없이 나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한다. 건강이라든지 성격, 인간관계... 모든 면에서 말이다.

그런 습관은 일에도 자연스럽게 배어나온다. 일을 할 때도, 계속해서 자문(自問)을 하는것이다. 이렇게 하면 어떻게 될까? 저렇게 하면 이 부분이 해결이 될까? 두 가지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는 없을까? 끊임없이 질문을 하면서 더 나은, 더 좋은 소프트웨어, 보안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한다.
 

이런 습관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자기 자신과 자신의 일을 소중히 여기고, 거기에 사명감을 걸고 임하는 사람만이 이처럼 끊임없이 추구하는 자세를 가질 수 있다. 안랩에 들어와서 행복해하는 사원들이 많다. 자신이 사명을 다해서, 전력을 다해서 해결하고 싶은, 만들고 싶은 문제들이 솟아나오는 곳이 안랩이다. 그리고 사측에서는 그러한 문제들을 자유롭게 해결하도록 배려하고 있다. 이러한 도전적 환경과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안랩인들은 끊임없이 더 나은 것을, 더 좋은 것을 추구할 수 있는 것이다.

모든 경계를 허문다

여기서 보안 전문가가 되고 싶은 사람? 아니면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되고 싶은 사람? 아직 결정 안 한 사람? 

보안은 소프트웨어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바이러스는 소프트웨어가 100% 완벽하게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시스템의 취약점으로부터 바이러스가 시작된다. 애초에 100% 완벽한 소프트웨어가 있을 수도 없다. 따라서, 보안 쪽을 전문으로 하고 싶다고 해서 보안만 파면 되는 게 아니라 소프트웨어 분야까지 두루두루 통달할 수 있어야 한다.

가끔 보면 나는 보안 쪽만 전문으로 하고 싶으니까 이 분야만 공부해야지, 하고 편식하는 친구들이 있어서 안타깝다. 그렇게만 생각하면 딱, 초급 보안 전문가 그 이상은 절대 될 수 없다. 

안랩인은 모든 경계를 허물고 있다. 소프트웨어 쪽을 전문으로 하는 사원도 보안 쪽을 두루 공부하고, 보안 쪽을 전문으로 하는 사원은 소프트웨어 쪽을 두루 공부한다. 이 두 개는 결국 하나로 이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두루두루 공부를 해놔야 결국 프로가 될 수 있다. 게다가, 지금은 보안만 할 거라고 자신있게 이야기를 해 놓고, 나중에 보니까 소프트웨어 쪽이 더 재미있겠다든지, 아니면 디지털 포렌직이나 보안 컨설팅 쪽으로 갈 수도 있다. 이 때, 이미 넓은 분야를 통달하고 있다면 자신의 꿈을 이룰 가능성이 훨씬 높아질 것이다. 

질의응답-실패는 다음 단계로 나를 이끌어주는 열쇠

Q : '엄친아'인 대표님의 공부 방법이 궁금합니다. 

A : 어릴 때는 공부가 재밌었는데, 사회나 역사 같은 암기과목 보다는 수학을 좋아했다. 그 당시만 해도 어려운 수학 문제를 한 개 풀며 희열을 느끼곤 했었는데, 지금은 무조건 많이 맞추는 것이 목표가 되어 버려 안타깝다. 사실 옛날에는 TV나 컴퓨터가 없었기 때문에 놀거리가 별로 없어서 자연스럽게 공부를 하게 된 것 같다. 

Q : 전자공학과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게 된 계기는?

A : 지금과 달리 당시 전자공학은 의대보다 커트라인이 50점이나 높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70년대에는 우리나라의 기술 부분 발전을 위해서는 이공계를 가야 성공하는 길이고 그것이 곧, 애국하는 길이라는 생각이 보편적이었다. 솔직히 공대 중에서 전자공학을 선택한 이유는 이름이 멋있어서였다. 다행히 적성에 맞고 흥미 있는 전공이었다.

대학원 박사 과정은 컴퓨터공학을 전공했다. 80년대 중반 미국으로 유학을 갔는데, 그 당시는 우리나라는 공학이 많이 뒤쳐져 있었다. 당시 서울대 캠퍼스에 5대 밖에 없던 미니 컴퓨터가 미국 대학에는 과마다 8대가 있을 정도였다. 신생학과인 컴퓨터 공학에 관심을 갖게 됐다.    

학문은 계속 변하기 때문에, 무엇을 전공할지 너무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계속 바뀌고, 융합될 수도 있으니 자기가 잘할 수 있고, 적성에 맞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답인 것 같다. 또 선택을 함에 있어서 부모님 말만 전적으로 듣고 결정을 내리지는 마라. ‘엄친아’ 이긴 했지만 선택은 항상 내가 했다. 10년 뒤에 뭐가 좋을지 지금은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이런 대학이 좋다더라, 이런 전공이 좋다더라.’를 듣지 말고 소신 있는 결정을 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직업이라도 자기가 좋아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또한, 자신의 길을 너무 하나로 정해놓지 말고 오픈하라! 

여러분의 수명은 몇 살이 될 것 같은가? 아마 120살 정도 까지 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만약 60세에 정년퇴임을 한다면 남은 인생의 절반은 무엇을 할 것인가. 따라서 현재를 기준으로 생가하면 안 된다. 인생을 좀 더 길게 보는 안목이 필요하다. 재미있게 내 능력을 최대한 발휘 하면서 자신의 가치와 몸값을 높여가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Q : 자신에게 어려움이나 슬럼프가 닥쳤을 때 어떻게 극복하셨나?

A : 슬럼프라기보다 엄청난 실패를 2번이나 겪었다. 완전 바닥까지 갔었다. 성공을 하면 붕 떠 있게 되고 본질은 발견하지 못하는 반면, 실패를 하면 사람이 단순해지고, 본질, 실체를 보게 된다. 사람을 보는 눈이 달라지고, 삶을 보는 눈이 달라진다. 실패를 해보지 않고 편안하게 연구만하는 사람들은 이것을 모른다. 도전을 안 하면 실패도 못 해보는 거다. 젊을 때의 실패는 상대적으로 빨리 치유되고, 그런 것이 경험으로 하나하나 쌓이면 결국 도움이 되는 것이다. 실패가 다음 단계로 나를 이끌어주는 열쇠인 셈이다. 슬럼프는 누구든지 겪는 법이고, 사람마다 파도가 있는 법이다. 내가 실패했을 떄, 누군가 이렇게 말했다. ‘스티브 잡스처럼 큰 파도도 있고, 잔잔한 파도가 있는 사람도 있지만 내려가면 올라갈 터이니 견뎌내라.’

Q : 미래의 가장 큰 목표는? 

A : 처음에는 보안이 아니라, 사업을 하고 싶었고, 사업 중에서도 뭔가 한국에서 만들어져 세계로 나아갈 수 있는 글로벌 사업을 하고 싶었다. 그러던 중 90년 대 인터넷이 보급 되면서부터 보안의 중요성을 느끼기 시작했다. 남은 과제는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회사로 성장하여 많은 이들이 우리 기업을 필요로 하게 하는 것 이었다. 기존의 것을 배우고, 쫒아가고 투자하면 되는 하드웨어와 달리 소프트웨어는 그것을 완벽히 이해하는 것과 더불어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글로벌 능력이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안철수연구소는 선구자라고 생각 한다. 한국의 소프트웨어기업으로서 안철수연구소를 전 세계 어느 누구도 만만하게 보지 못하는 글로벌 회사로 만드는 것이 필요이자 목표이며 꿈이다. 

이 외에도 소프트웨어를 전공하려면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중요하다며, 전문가라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라도 이해할 수 있도록 잘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하드웨어는 리서치가 중요한 반면 소프트웨어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통해 상황을 이해하고 풀어나가야 하기 때문에 오픈마인드를 갖고 주변의 소리를 듣는 것과 응용하는 능력, 그리고 끊임없는 창의력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마지막으로 김홍선 대표는 소프트웨어를 공부하는 데 있어서 영어는 필수적이라고 단호하게 말하며, 젊은 꿈나무들에게 영어 공부의 중요성을 당부하는 것 또한 잊지 않았다.

전문가와 직접 만나 대화하며 꿈을 키울 수 있는 기회! 보안이나 컴퓨터 관련 직업을 꿈꾸는 학생이라면 다음 안철수 연구소와 함께하는 V스쿨 12기에 참가해 보는 것은 어떨까. 참가 신청은 일자가 공지된 후 V 스쿨 카페(http://cafe.naver.com/vgeneration)에서 할 수 있다. Ahn

대학생기자 강아름 / 서울대 언어학과
'KBS 일대백 퀴즈'에 나간 적이 있습니다. 세상을 나름 안다고 자부했는데,사실은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음을 알게 된 계기였습니다. 세상은 직접 눈으로 보고 발로 뛰며 배울 것들로 가득차 있음을 깨달았지요. 그리고, 안랩 기자단에 들어왔습니다. 이 세상을 직접 보고, 듣고, 두드려보고, 써보고 싶어서요. 안랩과 함께 배우고 알아가는 세상 일들 함께하지 않으실래요? ^^* 



대학생기자 윤수경 / 서울시립대 행정학과
Whether you think you can or can't, you're Right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스스로에게 무한한 기회를 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보안세상'에서 긍정 에너지로 소통하는 모습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