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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서평

쳇바퀴 일상의 소중함을 이야기하는 빅 픽처

무엇이든지 할 수 있을 것만 같던 시절, 당신의 꿈은 무엇이었나?

 

뉴욕에서 잘나가는 변호사 벤의 꿈은 사진가였다. 한때, 부모를 거스르고 집을 나와 카메라에 푹 빠져 예술가의 길을 가려고도 해보았으나, 현실적인 이유로 부모의 경제적 도움을 받고 부모가 원하는 로스쿨에 진학하여 안정의 길을 걸었다.

이렇게 그는 '돈이 곧 자유다.'라는 아버지의 말씀을 따라, 줄곧 그렇게만 살아왔다. 매일 밤 수면제를 먹어도 깊은 잠을 자지 못 하는 불면증에 시달리고, 속쓰림을 견디기 위해 위산제거제로 아침을 맞이 하는 그.

이렇게 잘나가는 주인공의 이야기가 뭐가 그리 대단하다고 추천하는 것일까? 다소 전형적인 주인공 설정으로 이야기는 시작되지만, 사건은 빠르게 진행된다.

작가인 더글라스 케네디는 단 몇 페이지만에 이렇게 완벽했던 주인공을 극 흐름상의 어색함 없이 살인자로 만들어버린다. 이렇게 빠른 사건 전개 속에서도 흐름의 조화를 유지하는 능력이 더글라스 케네디가 미국인임에도 프랑스문화원에서 기사 작위를 받게 한 매력이 아닐까?


 

단 한 순간의 실수로 살인자가 된 주인공 벤은, 자신이 그토록 무의미하고 따분하게 보낸 일상의 시간,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한 시간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하지만, 이미 시간을 돌이키기에는 늦었다는 것에 깊이 후회한다. 그리고 그는 세상을 상대로 자신이 그토록 살고자 했던 자신의 삶을 살기 위해 자신을 숨기며 살게 된다.

벤은 자신이 죽인 '게리'라는 인물로 위장해 자신의 꿈이었던 사진가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마침내 유명해진다. 하지만, 또 다시 자신의 신분 때문에 '게리'라는 이름도 버려야 했던 한 남자 이야기. 과연 이 남자는 진정한 자신의 삶을 찾을 수 있을까? 아니 그 전에, 우리는 그가 찾고자 하는 자신의 삶이 그가 되고자 했던 사진가인지, 아니면 가족과 함께 보내던 평범한 일상인지부터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이처럼 자신의 삶을 살기 위해 자신을 숨겨야만 하는 역설적인 상황을 통해 작가는 우리가 평소 그토록 무의미하게, 혹은 매너리즘에 빠져 보내는 그 시간이, 결국 우리가 그것을 잃으면 다시 얻고자 발버둥칠 소중한 삶이라는 것을 말하고자 했던 것 같다.

이미 프랑스에서 영화로까지 제작하고 있는 책 '빅 픽처'. 영화가 나오기 전에 책으로 먼저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소설이지만, 다람쥐 쳇바퀴 돌 듯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자못 무거운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는 값진 독서를 할 수 있을 것이다. Ahn

 

대학생기자 최시준 / KAIST Mangement Science

안철수연구소가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이름'이라는 길을 향해 가고 있듯이,

저, 최시준은 '세상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이름'이라는 길을 향해 걸어갑니다. 지금 이 순간 여러분은 어떤 길을 향해 가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