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속가능한 성장에 열망과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녹색’ 혹은 ‘그린’이란 단어가 빈번하게 등장했다. 덩달아 단어 앞에 ‘그린’ 혹은 ‘녹색’ 이란 수식어가 붙는 것이 유행처럼 번졌다. 그린장터, 그린도시, 그린경제, 성장, 녹색에너지까지. 연장선상으로 환경에 대한 패러다임 변화와 함께 사람들의 인식도 같은 길을 걷게 됐다. ‘나 하나쯤이야’에서 ‘나부터’라는 생각이 확산되고 사람들은 종종 자동차 열쇠 대신 자전거 열쇠를 택하곤 한다.
사실 자전거로 출퇴근 하는 일이 쉽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자전거 출퇴근으로 잃는 것보다 얻는 것이 더 많다고 말한다. 그것은 부지런한 자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특권을 누릴 수 있느냐 없느냐는 마음먹기에 달렸다. 또한 환경에 손톱만큼의 이로움을 줄 수 있다면, 그만큼 큰 보상이 어디 있을까.
트렌드를 주도하는 안랩에는 자전거 출퇴근 족이 없을까? 아마 없었다면 섭섭했을 것이다. 그럼, 지금 안랩에서 자전거 출퇴근 하는 3인방 보안정책팀 임재우 선임, UX/TW 장은별 사원, 연구기반팀 신원두 사원을 만나보았다. 따르릉~
- 자전거로 출퇴근한 지 얼마나 되었나요?
임재우 (이하 임) : 안랩에 오기 전부터 운동을 해보고자 1년 정도를 탔었습니다. 그러다 2년을 쉬다가 다시 시작한지 이제 1달째입니다.
신원두 (이하 신) : 자전거로 출퇴근 한지는 1달 정도 되었습니다.
장은별 (이하 장) : 얼음이 녹으려는 자세를 취할 즈음인 올 2월부터 자전거로 출퇴근을 시작했습니다.
- 자전거로 출퇴근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임 : 어느 날 무심코 거울 속의 나를 보았는데 그 순간부터 자전거로 출퇴근을 결심했어요. 특별한 계기 보다는 ‘해야겠다.’라는 표현이 더 적절할 것 같네요.
신 : 주로 앉아서 일을 하다 보니 운동을 해야겠단 필요성을 느꼈어요. 그래서 처음엔 걸어 다녔는데 좀 힘들더라고요. 근데 자전거는 재미도 있고, 빠르기도 하니까 끌리더라고요. 자전거로 오면 금방 오는 편이라 길을 좀 돌아서 오기도 해요.
장 : 근처로 이사를 오면서 시작했어요. 회사 근처에 버스가 일찍 끊겨서 야근을 하고 나서 버스로 귀가 하는 일이 어렵다. 게다가 배차간격도 길어 겨울철엔 버스를 기다리는 게 꽤 곤욕이다. 그리고 안랩 사옥 주변이 자전거를 타기 위한 환경이 매우 잘 되어 있다. 그래서 자전거 출퇴근을 택했다.
- 자전거로 출퇴근 시 어떤 장점이 있나요?
임 : 회사까지 오는데 15km 정도가 걸리는데 차로 오나 자전거로 오나 사실 시간은 비슷하다. 버스 배차간격이 너무 길거나, 차가 밀릴 땐 오히려 자전거가 빠르다. 자전거를 타ㅔ 되면 내가 컨트롤 할 수 있는 영역이 넓어진다. 늦었다고 생각하면 밟으면 되지만 버스에선 달려달라고 할 수 없지 않나.
장 : 다른 무엇보다도 음악 크게 들으며 자전거를 타며 바라보는 자연의 모습을 느끼는 온전히 나만을 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인 거 같다.
신 :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해주셔서.. 이하동문으로 하겠습니다.
자전거와 함께 찰칵! (왼쪽부터) 임재우, 신원두, 장은별 사원.
- 자전거 출퇴근을 하면서 그전과 비해 달리진 게 있다면요?
임 : 생활이 보다 건전해집니다. 평상시 일주일에 술자리에 4번이 2번이 됩니다. 음주 자전거 운전이 생각보다 꽤 위험해요. 자동차 사고보다 더 힘들죠. 자전거 타다가 잘못 넘어지면 크게 다칠 가능성이 크거든요. 그래서 자전거를 타고 가다 어디서든 먹게 되는 한이 있더라도 적당선을 지키려 노력하죠. 또한 자전거 가져왔는데 술을 마시고 안타게 가게 되면 내일이 걱정 되잖아요? 그래서 건전한 삶이 순환되는 것 같아요.
신 : 출퇴근에 여유가 생겨요. 버스를 타고 가는 시간은 뭔가 아깝게 느껴지는데 자전거를 타면 좀 다르달 까요. 버스 기다리는 시간이 절약 되죠. 여유가 생기는 게 가장 큰 변화인 거 같아요.
장 : 앉아서 일을 하고 바쁘다보니 핑계일진 모르겠지만 운동할 시간이 잘 나질 않는데.. 어차피 출퇴근 하는 거 운동 하면서 할 수 있으니까 더 건강해지고 하루에 탄력이 더 생기는 것 같아요.
- 아무래도 평소 자전거를 즐겨 타기 때문에 자전거 출퇴근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전거를 제일 오래 탄 기록이 얼마인지 궁금해지네요.
임 : 구로에서 행주산성까지 타본 적이 있어요. 한 두어 시간쯤 걸렸던 것 같아요. 구로에서 행주산성엘 가서 항아리 국수 한 사발 먹고 집에 가면 소화가 딱 돼요.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 코스라기에 한 번 도전해봤죠.
신 : 정확히는 기억이 안 나는데 약 40km 정도 타봤어요. 여의도에서 대치동까지 편도가 22km이거든요. 여의도 사옥 있을 때 대치동에서 타고 가봤어요. 처음엔 2시간 걸렸는데 타다보니까 한 시간 10분정도까지 줄여봤어요. 여의도에 사옥이 있을 당시 여의나루역에 샤워실이 있어서 타고 다니기가 편했죠. 그땐 꽤 먼 거리라 땀을 많이 흘렸거든요.
장 : 코엑스에서 여의도까지 한 번 타봤어요. 그런데 하루 종일 걸렸어요. (웃음)
- 자신의 자전거 자랑 좀 해주세요.
임 : 꽤 무거운 나를 잘 버텨주는 자전거에게 고맙죠. 고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운이 좋아 꽤 좋은 자전거를 샀어요. 저렴함에도 불구하고 고가 자전거들 부럽지 않게 잘 버텨줘요. 사실 두 번 정도 사고가 났는데도 아직 멀쩡하답니다.
신 : 제 자전거는 접이식이라 무엇보다 휴대성면에선 갑이죠. 제일 멀리 갔던 게 분당에서 상암 난지까지 간 적이 있는데 제 자전거가 접이식이라 가능한 일이었죠.
장 : 큰 특색 같은 건 없어요. 여느 다른 자전거들과 다를 것 없이 평범하고 게다가 저렴하기까지 해요. 무엇보다 저에게 딱 안성맞춤인 게 가장 자랑거리에요. 저랑 잘 맞아요.
자전거를 탈 때만큼이나 열성적으로 인터뷰에 임하는 모습!
- 자전거 출퇴근 시 불편한 점은 무엇인가요? 불편사항과 함께 어떻게 개선되었으면 하는지도 말씀해주세요.
임 : 무엇보다 주차장이 좁고 불편해요. 자전거 주차장이 흡연구역인데 자전거를 타고 들어갈 때 나올 때 담배 연기 맡는 일은 곤욕이죠.
신 : 저도 마찬가진데, 세우는 곳이 너무 밀집 되어 있어 자전거 주차장이 좀 더 커질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장 : 아무래도 주창이랑 흡연구역이 그렇게 붙어있다 보니 자전거에 담배냄새가 배더라고요. 주차장과 흡연구역이 분리되었으면 좋겠어요.
- 자전거 출퇴근을 하는 최종목표가 있나요?
임 : 일주일에 운동할 수 있는 시간이 한정 되어 있어요. 기본적으로 일주일에 3일 정도 하려고 노력해요. 그런데 유산소까지 하면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거든요. 그래서 유산소 운동을 자전거로 대체해 시간활용도를 높이는 게 목표죠. 유산소 운동을 따로 하면 1시간 반에서 두 시간 반 정도 해야 하는데 매일 그러긴 힘들죠. 그래서 자전거를 이용해요. 출퇴근 시 공복에 유산소 운동이 지방분해에 좋다는 팁도 함께 알려드릴게요.
신 : 자전거로 제주도 여행 하는 게 목표에요. 제 자전거가 가볍고 들고 다니기 좋기 때문에, 대여해서가 아닌 제 자전거로 제주도 땅을 누비고 다니고 싶어요.
장 : 다들 거창하신데 전 사실 꾸준하게 타는 것만이 목표예요. 피곤한 날은 버스를 타고 싶긴 한데 그런 유혹을 이기는 게 목표죠.
- 자전거를 탈 때 조심할 점은 어떤 게 있을까요?
임 : 자전거 중에서도 사이클이 속력이 꽤 잘 나가요. 이상하게 사이클이 지나가면 승부욕이 올라와서 속도를 내게 되는데 이게 위험합니다. 레이싱이 아니에요. 속도를 내다가 다치면 그냥 달릴 때보다 훨씬 더 크게 다칩니다. 또 자전거도로에 퇴근 시간에 운동하시는 분들이 툭툭 튀어나오곤 해요. 서로가 조심해줘야 하죠. 두 번 정도 넘어졌는데 그때마다 헬멧의 필요성을 크게 느낍니다. 헬멧 꼭! 쓰세요~!
신 : 노래를 너무 크게 듣지 않는 것도 중요해요. 주변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죠. 앞만 보고 가다간 사고가 날 수 있어요.
장 : 앞에서도 말씀하셨지만 운동하시는 분들을 잘 비켜가야 해요. 헬멧과 더불어 장갑도 필수입니다. 넘어질 걸 대비해서죠. 아, 그리고 선글라스도 필요해요. 이어폰 줄도 조심해야 하죠. 말하고 나니 조심해야할 게 많네요.
- 자전거 출퇴근을 망설이거나 주저하는 사람들에게 해줄 말이 있다면?
임 : 보통 여성분들이 씨름선수가 되고 싶지 않다며 자전거를 타지 않으세요. 그러나 자전거가 유산소 운동에 정말 좋아요. 느낌상으론 다리가 두꺼워지는 거 같지만 자전거를 타면 근육이 생긴다고 하기보다는 탄력을 갖게 되죠. 근력운동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려야 해요. 울룩불룩한 근육이 생기려면 엄청 많이 타야하는데 그 정도로 타지 않잖아요. 따로 시간 내서 운동하면 좋은데 현대인들에겐 딱히 그럴 시간이 없잖아요. 생활 속에 할 수 있는 깨알 같은 운동, 그게 바로 자전거거든요. 과시하는 운동이 아닌 생존을 위한 운동이죠.
신 : 저도 건강을 생각한다면 언제든지 도전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운동할 시간 많이 없지만 운동은 꼭 해야 해요. 자전거로 출퇴근 하면 확실히 체력이 좋아짐을 느껴요. 처음엔 힘들더라도 꾸준히 하다보면 건강해진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장 : 여자분들 근육 생긴다고 주저 많이 하시는데, 그 정도로 타서 근육 안 생겨요. 출퇴근 시간 30분, 1시간 정도 자연과 함께 여유를 만끽해보면 하루하루가 다르게 느껴질 거예요. 그래서 강추! Ahn
사내기자 표세화 / 안랩 보안인증팀
대학생기자 하수정 /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대학생기자 김성현 / 수원대 컴퓨터학과
눈앞에 보이는 결승점을 향해 달리는 100m 선수가 아닌 저 멀리 열망하는
목적지를 향해 뚜벅뚜벅 걸음을 욺기는 우둔한 답사자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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