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블로터닷넷의 기사이며 기자의 허락을 받아 게재합니다.
[직장人] 송대근 연구원 "라이트 헤비급 복서"
영국 런던에서 7월 27일부터 8월 12일까지 진행된 ‘2012 런던 올림픽’을 기억하는가. 30번째로 치러진 이번 올림픽 행사 마지막 날 우리나라가 값진 은메달을 획득한 경기가 있다. 권투다. 송대근(32) 안랩 CERT팀 보안서비스본부 선임연구원이 즐기는 운동이기도 하다.
“워낙에 컴퓨터 앞에 오래 앉아 일을 하다 보니 근육 등 기초 체력이 떨어지더군요. 이런 점을 보완할 수 있는 운동을 찾던 와중에 선택한 게 권투입니다.”
기초 체력을 기르기 위한 운동이라면 헬스도 있다. 하지만 송대근 연구원은 반복적으로 아령을 들고 내리는 식의 단순 운동이 싫어 몸을 격하게 움직이는 권투를 택했다. 그간 격투기는 남자들의 로망이라면서 TV 스포츠 중계를 통해 느낀 매력도 권투를 취미로 삼는 데 한몫했다.
그럼에도 송대근 연구원이 체육관을 찾아가기까지는 시간이 걸렸다. 인터넷으로 집 근처 체육관을 알아보는데 걸리는 시간은 짧았지만, 막상 체육관을 찾아가는 건 다른 문제로 다가왔다. 권투의 위험성에 대한 불안, 내가 잘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발목을 잡았다.
“찾아간 체육관이 알고 보니 꽤 유명한 체육관이더군요. 동부신도체육관이란 곳인데 현재 흥행 중인 영화 ‘도둑들’ 시나리오 원작자 이기철 작가와 김태훈 영화평론가도 다니더군요.”
힘들게 뗀 발걸음인데, 유명한 체육관. 그래서인지 체육관 관장도 처음엔 그를 반기지 않았다. 오래 다닐 생각 없으면 시작도 하지 말라고 되레 호통을 쳤다. 안 그래도 스파링 연습을 흘깃 쳐다보니 맞는 게 장난 아니었다. 순간 송대근 팀장은 오기가 생겼다. 권투는 배워도 스파링은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 권투에 발을 들였다.
첫 3개월은 앉았다가 일어나기와 줄넘기 등 하체 운동 중심으로 연습했다. 권투는 손보다 다리를 더 많이 사용하는 운동이다. 앞뒤로 왔다갔다하는 스텝 밟기를 여러 차례, 줄넘기도 3분을 1세트로 3번씩 9분간 줄넘기를 수없이 반복했다. 그 덕에 안 하던 운동을 갑자기 하면 발생하는 과도기 과정을 겪기도 했다.
“운동을 안 하다가 갑자기 운동하면 탈이 나잖아요. 마찬가지죠 뭐. 줄넘기하고 어찌나 다리가 뻐근하던지, 고생 좀 했습니다. 관장님도 며칠은 걷기 어렵지만, 그럴수록 운동을 더 해야 한다고 하시더군요.”
권투 시작 후 근 일주일 동안 걷는데 애를 먹었다. 계단 내려갈 때는 장딴지 통증 때문에 내려오다가 주저앉기도 했다. 화장실에서 볼일 볼 때도 힘들었다. 그럼에도 권투는 하체 싸움이라 연습을 안 할 수 없었다. 하체가 튼튼한 사람들이 오래 버티고 자주 움직이기 때문에 유리하다는 관장님 말씀에 연습에 매진했다. 그 결과 처음에는 3라운드 3번 하고 나서 다리에 알이 배겼는데, 지금은 30분 동안 줄넘기를 할 수 있게 됐다. 이렇게 줄넘기로 몸을 풀고 난 다음에 잽 연습, 스파링 연습이 이어졌다.
“처음에는 맞는 게 무서웠지만, 잽에 익숙해지다 보니 맞는 거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운동이 얼마나 늘었는지를 시험해 보는 게 더 끌리더군요. 헤드기어와 글러브 등 안전장비를 다 착용하기에 맞아도 그다지 아프지 않습니다. 맞아도 그냥 조금 눈 앞에서 별이 반짝이는 정도입니다. 중학교 때 친구들과 주먹다짐하는 것보단 훨씬 양반이죠.”
송대근 연구원 설명에 따르면 권투는 겉보기와 달리 신사적이고 안전한 스포츠라고 한다. 정해진 규칙 안에서 운동하기 때문에 다치는 경우가 드물다. 귀를 물어뜯어 유명한 권투선수 타이슨처럼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무리하게 운동해 인대가 늘어나는 여타 운동들과 비교했을 때 오히려 더 안전한 운동이라고 한다. 마우스피스를 끼고 치아를 보호하는 등 안전장비가 확실하므로 운동 중에 뼈가 부러지거나 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권투를 처음 배우고 스파링에 올라갔을 땐 입술도 붓고, 멍이 살짝 들기도 했습니다. 그런 제 모습을 보고 아내가 속상해하며 아마추어 권투 시합은 꿈도 꾸지 말라고 엄포를 놓더군요. 시합은 취미와 달리 실전이니까요. 걱정됐나 보더라구요.”
3개월, 6개월을 넘어 어느새 3년이 훌쩍 지났다. 기초 체력도 향상됐다. 밤샘 개발도 쉬워졌고, 우선 몸이 가뿐해졌다. 스파링도 익숙해졌다.
송대근 연구원은 첫 스파링을 통해 얻은 경험을 잊을 수 없다. 시합 나가는 선수들 맷집 키워주는 차원에서 스파링했는데, 자신은 거의 때리는 역할을 했음에도 1라운드 끝에 탈진했다고 한다. 권투가 왜 기초 체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지 느끼는 순간이었다.
“링 위에 올라가서 때리는 연습을, 상대 프로 선수는 맷집 기르기를 위한 맞기를 반복했습니다. 상대 프로 선수가 가끔은 옆구리 한 대씩 쳤는데 토할 정도로 힘들었습니다. 때리는 게 이렇게 힘든지 처음 알았다고 할까요. 스파링을 마친 뒤 체력을 다 소진해서 어지러움을 느꼈을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운동하고 난 다음에 샤워하고 나면 몸이 개운해지는 맛에 송대근 연구원이 권투를 그만두지 못했다. 잽이 빨라지고 근육이 생겨났다. 배도 들어갔다. 권투에 필요한 기술을 익히는 재미도 들었다. 체력 향상은 덤이다. 그 결과 지난해 권투를 한 달 정도 그만뒀을 때는 몸이 오히려 더 찌뿌둥해지는 느낌을 받았을 정도다.
“권투한 지 1년이 넘었을까요. 어느 날 갑자기 스파링했는데, 2~3라운드까지 뛰고도 숨이 가쁘지 않더군요. 체력이 많이 늘었구나 하는 생각에 괜스레 뿌듯해졌습니다. 이젠 습관이 돼서 권투를 안 하면 오히려 더 찝찝합니다.”
송대근 연구원은 처음에는 집 근처 체육관을 매일 찾았다. 어느 정도 숙달된 지금은 일주일에 2~3번 정도 운동을 한다. 권투가 좋은 나머지 한땐 아내와 함께 권투를 즐기기도 했다.
“배우면 좋은 운동이라고 생각해 아내와 한 달 정도 같이 다녔습니다. 그만큼 권투는 좋은 운동입니다. 스스로 체력의 한계를 시험하면서 정신단련도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좋은 운동인데, 아내는 첫째 아이 육아 문제에 둘째 임신까지 겹치며 할 수가 없었습니다.”
송대근 연구원은 저렴한 비용으로 권투를 즐길 수 있다는 점도 매력으로 꼽았다. 권투에 필요한 기구가 체육관에 다 있기에 부담 없이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다. 운동화만 신고 체육관만 꾸준히 다니면 된다.
송대근 연구원의 목표는 38살이 되기 전 아마추어 시합에 나가보는 일이다. 아내의 만류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 든다고 한다.
“제가 아마추어로 따지면 체급이 라이트 헤비급이 됩니다. 한 번쯤 시합에 나가서 제 실력이 어느 정도 되는지 가늠해보고 싶다고 할까요. 굳이 38살이라고 단정 지은 건, 그때가 넘으면 아무래도 체력적으로 한계에 부딪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입니다. 그 이후에 하는 복싱은 건강관리를 위해서이지 시합 할 수 있을 정도의 체력은 아닐 거 같아서요. 그나저나 우선 아내 허락부터 받아야겠지요.”
블로터닷넷 이지영 기자 izziene@bloter.net
http://www.bloter.net/archives/123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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