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의 5년 생존 확률을 1%라고 한다. 그러면 10년 생존 확률은 0.01%이다. 안랩은 0.01%의 확률을 뚫고 살아남았다. 그리고 중견기업으로 성장해 대한민국의 보안을 책임지는 회사로 자리잡았다.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이름, 안철수연구소”는 안랩의 구성원 하나하나가 0.01%를 뚫기 위해 어떠한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는지 잘 보여준다. 무엇이 지금의 안랩을 만들었으며 0.01%의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출처: YES24 홈페이지>
내가 처음으로 주목한 것은 안랩이 능력보다 가치관을 먼저 본다는 사실이다. 한국의 기업문화는 가치관보다 “효율”을 강조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래서 가치관보다 먼저 업무 능력을 요구한다. 그러나 안랩의 관점은 달랐다. 능력보다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인성을 보았다. 그래서 안랩이 추구하는 A자형 인재는 전문성과 더불어 인성과 팀워크를 매우 강조한다. 여기서 인성은 긍정적 사고를 포함한다. 긍정적 사고는 단순히 “positive thinking”을 의미하지 않는다. “잘못의 원인을 남에게 돌리지 않고 자신에게서 찾는 것”, 이것이 안랩이 말하는 “긍정적 사고”이다.
다음으로 주목한 것은 앞을 내다볼 줄 아는 선견지명과 통찰력이다. 경영진은 현재를 넘어 미래를 바라보며 사원을 영입하고 장기적 발전을 위해 EPI(Engineering Process Innovation)를 단행했다. 현재를 넘어 미래를 바라볼 줄 아는 능력은 제품 출시 시점이 생존과 직결되는 냉혹한 현실 속에서 안랩이 가속도를 잃지 않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안랩은 결코 서두르지 않았으며 바둑을 두듯이 미래를 위한 포석을 하나하나 다져갔다. “Slow and steady wins the race.”라는 영어 속담처럼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앞으로 나아갈 때 상황을 극복할 통찰력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조급해지려 할 때 한 템포 쉬어갈 수 있는 여유, 그러면서도 미래를 바라볼 줄 아는 능력이 있었던 것이다.
남극 황제펭귄이 떠오르다
가장 주목한 부분은 서문에 나와 있는 한 줄의 글이었다. “한 사람의 열 걸음이 아닌 열 사람의 한 걸음으로”, 걸음의 수로 보자면 한 사람의 열 걸음이나 열 사람의 한 걸음은 같다. 그러나 한 사람이 만들어내는 열 걸음과 열 사람이 만들어내는 열 걸음은 분명히 다르다. 이 부분을 보자 문득 남극의 황제펭귄이 떠올랐다.
<사진출처 : MBC>
황제펭귄은 영하 40도가 넘는 극심한 추위에 번식을 한다. 따로 집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극한의 눈보라를 그대로 맞으며 남극의 추위를 견뎌낸다. 그 과정에서 황제펭귄들이 추위를 견뎌내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이 있었다. 바로 “허들링(Huddling)”이다. 서로 몸을 가까이 대고 모여 있는 것이다. 그리고 바깥에서 바람을 맞는 펭귄과 끊임없이 교대를 해준다. 그래서 황제펭귄은 극심한 남극의 환경 속에서도 체온을 유지할 수가 있는 것이다.
기업이 생존하는 환경은 남극의 혹한과 같이 매우 매섭다. 그러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독보적인 한 사람의 리더가 아니라 여러 사람의 협력적 모델이 더 중요함을 안랩은 알고 있었다. 아무리 외부적으로 불황이 있어도 조직의 구성원 하나하나가 똘똘 뭉쳐 서로를 향한 온기를 내뿜어었기에 그 모든 어려움들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경쟁보다 협력으로 가치를 창출하려고 했던 안랩의 사고방식은 장기적 발전에 견고한 기초가 되어 주었다. 시대와 사람을 올바르게 볼 줄 아는 통찰력을 바탕으로 안랩은 협력적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협력적 모델은 경쟁적 모델과는 달리 감동이 있다. 그리고 기쁨이 있다.
여담이지만, 대학생기자로 취재차 안랩에 갈 일이 종종 있다. 자유로운 대화를 나누며 아이디어를 끌어내는 사원들을 보면 나도 모르게 편안해진다. 그들의 목에는 파란색 끈에 매달린 사원증이 걸려 있다. “나도 안랩인이다."는 것을 무척 자랑스러워하는 듯이 말이다. 나에게는 사원증이 없다. 그러나 나도 조심스럽게 외쳐보고 싶다. “나도 안랩인이다.”라고 말이다. Ahn
대학생기자 장윤석 / 청주교대 초등교육(음악심화)
사랑하는 마음으로
하늘빛의 포근함을 수면에 간직한
맑고 차가운 호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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