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분석의 창시자인 프로이트의 이름을 어디선가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프로이트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키워드는 아마도 '꿈'이 아닐까 싶다. 누구나 꾸는 꿈, 그리고 해몽에 대한 관심이 프로이트에 대한 흥미로 발전되기도 한다. 그러나 프로이트의 저서를 읽어나가는 것은 생각처럼 호락호락하지 않다. 이드, 초자아, 자아라는 개념의 등장부터 혼란스러워 진다. 프로이트를 시작하는 당신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이 있다.
<출처: 다음 책>
내용은 총 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서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사례를 나열한다. 어려운 개념없이 술술 풀리는 이야기에 매료되어 금방 1장을 해치울 수 있다. TV프로그램 서프라이즈를 글로 읽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재밌고 신기한 사례들이 많다. 아래는 소개용으로 가져온 짧은 사례.
p.81 <잉크통에 사형을 집행하다.>
물건을 깨뜨리거나 떨어뜨리는 경우가 거의 없는 프로이트가 잉크통의 대리석 덮개를 바닥에 떨어뜨려 깨뜨렸다.
프로이트의 방은 박물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특별한 수집품들로 꾸며져 있다. 그가 또 무엇인가를 새로 구입했을 때 여동생이 그것을 구경하기 위해 들렀는데, 그녀는 "다 멋있는데 잉크통이 안어울려"라고 말했다. 프로이트는 자신이 무의식 중에 "유죄인 잉크통에 사형을 집행했다."고 분석한다.
2장에서는 프로이트로 돌아가자고 하는 라캉과, 프로이트를 떠난 융이 등장한다. 라캉이 주장한 프로이트 재해석의 결과는 무엇인지, 융이 프로이트와 대립한 부분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이로써 프로이트의 입장이 독자에게 더욱 분명하게 다가온다. 여기서 프로이트, 라캉, 융 중 어느 한 편에서 정신분석을 바라보게 되는, 얕으나마 식견이 생기게 된다.
p. 243
자신의 느낌을 믿으세요. 정말 고개가 끄덕여지는 분석들만 믿으세요. 가끔씩 프로이트를 정답처럼 받아들이고 분석에 적용하는 경우들을 봅니다.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기 위해, 프로이트를 떠나도 된다는 말을 하기 위해, 더 자유롭게 프로이트를 읽기 위해, 우리는 융의 시선으로 프로이트를 바라보았습니다.
3장에서는 1장에서 보여지지 않았던 프로이트의 실수 혹은 어설픈 면모가 드러난 사례들이 제시된다. 저자는 이러한 사례들을 모은 이유는 '정신분석이 정답을 가진 불멸의 이론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기 위해서'라고 덧붙인다. 3장을 비유하자면 엄청 유명한 공작새를 찾아갔는데, 꼬리를 펼친 것을 봤더니 생각보다 화려하지 않은 느낌이랄까. 그러나 3편은 나름의 의미가 있다. 1장보다 신비로움은 덜 하지만, 프로이트에 대해 더 깊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아래는 프로이트의 실수 사례.
p. 274
수술 후 엠마는 코의 통증을 호소했다. 아무리 코가 아프다고 말해도 프로이트는 매번 그러한 통증이 정신적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얼마 후 그녀가 분석실에 들어왔을 때 방 전체에 역겨운 악취가 진동을 하자 프로이트는 그것이 결코 정신적인 것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독자 지향적으로 짜여진 구성과 흥미로운 사례들을 통해,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에 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저자는 정신분석의 키워드가 '인정'이라고 말한다. 지피지기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다. 앎을 넘어서 인정의 단계까지 다다르게 되면, 새로운 시각을 얻게 될 것이다. 이것이 프로이트를 시작하는 당신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은 이유이다. 이 책을 통하여 정신분석이라는 학문에 대한 이해와 나에 대한 이해 모두를 얻을 수 있길 바란다.
p. 437
의식의 차원에서만 사는 사람은 막다른 골목에 이르러 자신의 공격성에 굴복하고 맙니다. 하지만 정신분석과 함께 사는 사람은 나를 이렇게 만든 원인을 분석해내고 의식의 차원을 넘어 더 큰 지도를 그릴 수 있습니다. 내가 괴로운 이유를 분석해내면 내 공격성과 분노로부터 나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보호할 수 있습니다. Ahn
대학생기자 이혜림 / 세종대 컴퓨터공학과
나를 바로 세우고, 타인을 존중하는 삶.
오늘도 새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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