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는 부분의 합과 다르다
'크라우드소싱'(리더스북, 2012년)의 저자 제프 하우(Jeff Howe)가 한 말이다. 이는 부분의 합을 모은다면 전체와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이다. 즉, [ 1 + 2 = ? ] 의 답이 '1'이 아닌 '*','▷' 등의 창의적인 답이 나올 수 있다. 진부한 생각들 속에서 아이디어의 창출이 더욱 가치 있어지는 시대의 트렌드, 크라우드소싱이 떠오르고 있다.
영국의 트렌드 조사기관인 트렌드워칭닷컴에 따르면 2013년 주목할 만한 10대 소비자 트렌드 중 하나로 ‘프리슈머(Presumer)’와 ‘커스트오너(Custowner)’가 뽑혔다. 프리슈머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나오기 이전부터 생산과정에 참여하고 홍보하는 소비자를 말하며, 커스트오너는 자신이 구매하는 브랜드에 자금을 지원하고 투자하는 소비자를 뜻한다. 이처럼 소비자의 트렌드가 적극적으로 바뀌자 기업들도 발 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으로 '크라우드소싱(Crowd Sourcing)'이 뽑혔다.
크라우드소싱이란 '대중(crowd)'과 '외부 자원 활용(outsourcing)'의 합성어로 기업활동의 전 과정에 소비자 또는 대중이 참여할 수 있도록 개방하고 참여자의 기여로 기업활동 능력이 향상되면 그 수익을 참여자와 공유하는 방법을 말한다.
크라우드소싱의 특징은 ‘어떠한 형태의 문제라도 수행할 수 있는 잠재적인 능력을 갖춘 외부 집단에 공개적으로 해결방안에 대한 도움을 요청하여 솔루션을 찾아낸다.’는 것이다. 이러한 절차에 따라 해당 분야 전문가들은 기업이 원하는 과제의 수행을 돕고 기업은 저렴한 비용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또한 특정 기업의 문제에 있어 내부적으로 해결하기 힘든 일을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각자의 전문적인 학식과 경험으로 문제 해결을 도우면서, 더 빠른 시간 안에 더 쉽게 풀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 것이다.
현대는 아이디어가 중요 자산인 시대로 공학, 경영, 인문, IT 등 분류를 불문하고, 새로운 것과 신기술의 개발이 글로벌 시대의 핵심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다. 끊임없이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시대에 혁신의 출발인 신선한 아이디어, 즉 지식적 진보는 새로운 지식의 창조보다도 다양한 개체들이 소유하여 흩어져있는 지식을 조직화하는 것으로써 만들어지는데, 퀄키(Quirky)와 킥스타터(Kickstarter)가 크라우드소싱으로 큰 효과를 보고 있다.
퀄키(Quirky)와 킥스타터(Kickstarter)의 성공
퀄키(Quirky) | 퀄키의 베스트 제품, 피벗 파워(Pivot Power) |
퀄키(Quirky)란 단어에는 ‘재미난, 재빠른, 영리한’이라는 의미가 담겨있는데, 퀄키 사가 하는 일은 대중이 평소 생각했던 아이디어를 커뮤니티 상에 올리고, 아이디어가 통과 되면 일정의 비용을 지불하는 형식이다.그러면 퀄키에 등록된 수많은 외부 전문가들에 의해 2주 만에 직접 설계, 생산, 판매, 마케팅까지 제품화를 위한 프로세스의 전반이 이루어지고, 해당제품은 온라인샵 등을 통해 전 세계로 판매가 된다. 그리고 일정의 수익을 아이디어 제공자에게 지급하는 형식이다.
특히 ‘피벗 파워(Pivot Power)’라는 제품은 두꺼운 전원을 끼우기 어려운 점을 생각하여 파워 탭이 자유자재로 굴곡이 되도록 만든 제품인데, 소매가 $29.99에 24만대가 팔려, 주 발명가인 제이크씨의 수익이 약 3억 원에 달하기도 했다.
2009년에 시작된 킥스타터는 지금까지 300만명의 사람들로부터 4억 5천만 달러 이상의 지원비가 35,000개가 넘는 프로젝트에 제공되었다고 한다. 킥스타터에 참가하는 프로젝트의 퀄리티가 실로 어마어마한데다가 사람들의 지원율도 높아서 킥스타터 프로젝트의 실현성은 꽤나 높은 편이며, 특히 애플 기기 전용 펜인 iPen 처럼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마친 이후에도 일시적인 프로젝트로 끝나는게 아니라 성공적으로 상업화 하는 제품들이 많기에 요즘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해외에서는 이 밖에도 이노센트, P&G, Behance, 크라우드 플라워 등이 크라우드소싱 기법을 이용하여 문제에 대한 솔루션을 찾거나, 네티즌들로부터 피드백을 받으며 완성도 높은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국내에도 강남스타일 안무, 네이버의 지식인 등이 '크라우드소싱'을 활용한 예로 손꼽히지만, 전문가들은 국내의 특성에 맞는 크라우드소싱이 완벽히 정착된 상태는 아니라고 평가한다.
한국형 크라우드소싱이 정착하려면
국내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대중에게 크라우드소싱은 더이상 낯선 현상이 아니다. 하지만 현재 대한민국 사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크라우드소싱은 전반적으로 크라우드펀딩의 경향을 보인다. 투자가 아이디어의 위에 있기에 아이디어 창출보다는 벤처기업의 기금 마련 정도의 비즈니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이다. 이 같은 문화는 결국 '기부 문화' 혹은 '투자문화'로 한정될 위험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다양한 형태의 크라우드소싱에 대한 인식, 특히 크라우드소싱이 활성화시킨 'Bottom-Up' 형태의 비즈니스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가 사회전반적으로 필요하다.
다음으로 다양성이 필요하다. California Institute of Technology의 Scott E. Page 교수가 수행한 집단지성에 관한 연구를 볼 때 "동일한 교육을 받고 유사한 경험을 한 엘리트 집단이 취할 수 있는 문제 인식과 해결 방식은 상당히 획일화되어 있기에 특정 수준 이상의 발전을 가져오기 어렵다."라고 이야기한다. 이보다는 무작위적으로 모집된 집단이 오히려 공유점이 적고 다양성이 높기 때문에 예상치 못하는 보다 놀라운 결과를 가져온다.
또한 크라우드소싱과 생활 속 다른 방법론과의 보완적 관계가 형성되어야 한다. 국내 2년 간 크라우드소싱 중 실패를 경험한 '아이스크림' 대표는 대중의 협업이 핵심인 데 반해, 공모전이라는 포맷에 익숙해진 참여자들은 협업보다는 경쟁에 초점을 맞추고, 브랜드의 공동개선/개발의 의도보다는 상금과 스펙 목적으로 모여든다는 점, 게다가 제안된 아이디어들은 브랜드가 느끼기에 그리 높은 퀄리티가 아니라는 점을 한계로 꼽았다. 공모전과 대회의 형식에서 벗어나 서로의 아이디어 피드백을 주고 받을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응용 가능한 플랫폼의 개발이 필요한 것이다.
'생태적 다양성과 다양한 개체들 간의 네트워킹'의 크라우드소싱에서 우리나라는 큰 이점이 있다. 전세계 어느 국가보다도 인터넷 보급률과 개인용 PC와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기에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다. 또한 인구 대비로 특허 출원 건수가 세계 최고 수준이며, 여기에 휴면 특허 건수가 과반수 이상으로 지적 인프라도 우수하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국민이 트렌드에 민감하고 새로운 것에 대한 욕구가 크다.
크라우드소싱은 아이디어와 대중을 자원으로 하기에 개발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해외의 성공사례들은 정형화한 플랫폼이 아니다. 문제점과 실패의 사례도 있지만 이를 극복할 한국 사회의 이점은 충분하다. 창조 경제가 새 정부의 모토인 만큼 이를 국내에 맞는 플랫폼으로 진화시킨다면 사업과 생활의 폭을 넘어서 기업을 넘어서 국가와 국민에게까지 상당한 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아이디어와 인적 자원이 자산인 시대에 과연 '한국형 크라우드소싱'이 사회와 우리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발전시킬지를 기대해본다. Ahn
대학생기자 김현진/ 충남대 정보통신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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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으로 현재에 안주하지 말고, 진짜를 찾아가는 PD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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