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난 여름 방학을 맞아 보건복지가족부가 주최한 ‘미래를 여는 아시아 청소년 캠프(이하 아캠)’에 참여했다. ‘Future of Asia, Passion of Youth(아시아의 미래와 우리들의 열정)’이라는 주제로 열린 아캠은 22개국 한국 청소년 100명, 아시아 청소년 200명이 참여했다. 15일 간 진행된 캠프의 마지막 3일은 홈스테이 프로그램이었다.
홈스테이 멤버는 처음부터 알려주지 않았다. 혹 그들과 먼저 친해져 다른 친구들과 못 친해지는 등의 문제를 사전에 방지하려는 의도였다. 멤버가 누구일까 몹시 궁금했지만 11일은 금방 지나갔고 홈스테이 명단 공개와 함께 2박 3일 홈스테이가 시작되었다.
내 홈스테이 친구는 17세 대학 신입생인 캄보디아 캐마와, 7개 국어를 하는 키르기스스탄 18세
아이다이였다. 다행히 여러 프로그램을 거치면서 안면이 있었던 터라 크게 어색하진 않았다. 언어 장벽이 클 것이라 예상했지만 아이다이가 다행히 한국어를 잘해 소통에는 큰 지장이 없었다.(^-^)
경남이 고향인 나는 그곳까지 내려갈 시간이 없어 청주에 머무르기로 했다. 짐을 풀고 중국집의 풀코스 ‘자장면+잠봉+탕수육’을 먹으러 갔는데 11일 간 먹은 호텔 음식보다 더 맛있다고 연신 칭찬이 아닌가!
배부르고 더운 우리는 에너지를 소비할 뭔가를 선택해야 했다. 결국 선택한 것은 아이스 스케이팅. 하지만 우리는 아이스 링크의 추위를 간과해서 30분도 채 놀지 못하고 나올 수밖에 없었다. 만약 감기라도 걸렸으면 단체로 신종 플루 감염을 의심 받을 여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다음 날 화성 바다, 비가 와서 맘껏 못 놀았지만 그 나름대로 즐거웠다.
한국 친구와 만난 후 친구 할머니댁에 가방을 풀어 놓고 바다로 향했다. 다행히 그 때 실비가 내려 바다에 발 담그는 데 무리가 없었다. 소라 껍데기를 줍고 게를 잡으며 어린아이처럼 좋아하는 아이다이를 보니 마냥 좋았다.
비가 너무 많이 와 바다에 오래 머물지 못하고 바지락 칼국수를 먹으러 갔다. 칼국수는 맛있는데 바지락이 입에 맞지 않았나 보다. 그래서 그 많은 바지락은 나와 친구 둘이서 다 먹었다. +.+ 피곤에 지친 우리는 수박과 식혜를 먹으며 게임을 했고 '긴급출동 SOS'를 보며 잠들었다.
그 다음 날 서울로 떠나기 전, 캐마한테서는 코끼리가 그려져 있는 가방을, 아이다이에게서는 핸드메이드 말가죽 액자와 키르기스스탄 정보가 담긴 책자를 받았다. 해준 것도 없는데 받아서 미안하고 고마웠다. 처음 해보는 홈스테이라 미숙하고 서툰 부분이 많았지만 어떻게 처음부터 잘할 수 있겠나. 이번엔 그냥 그 어설픈 추억을 품고 다음 이런 기회가 생기면 완벽하게 즐기고 싶다.
끝으로 조금은 낯선 캄보디아, 키르기스스탄 사람을 만난 것도 신기한데 나와 홈스테이의 인연을 맺은 캐마와 아이다이. 정말 고맙고 다음엔 캄보이아에서 그리고 키르기스스탄에서 만나자고 해야겠다.
내가 생각하는 홈스테이 참고사항
1. 먼저 종교를 물어볼 것.
- 종교를 물어보는 것이 실례가 될 수도 있지만 음식을 선택할 때 무슬림이나, 힌두교일 경우 맞지 않을 수 있다. 잘 고려해 볼 것.
2. 두 사람 이상일 경우 성향을 빨리 파악할 것.
- 나는 맞춰줄 수 있지만 두 사람의 성향이 달라 힘들 수가 있다. 두 사람이 성향이 다르다면 적절히 맞춰줄 것.
3. 선물은 실용적인 것이 최고.
- 인사동에 파는 한국적인 열쇠고리보다는 조미 김이나 액세서리가 더 실용적일 수 있다.
4. 동선을 잘 짤 것.
- 함께 움직이는 일정의 동선을 계획적으로 짜는 것이 효율적이다.
서툴지만 열정과 도전 정신 그리고 많은 꿈을 가졌다. 편지쓰기와 글쓰기를 좋아하니 '안철수연구소' 사보기자는 더할 나위 없이 매력적이다. 아직은 작은 수족관에 살고 있지만 안랩을 통해, 그리고 사회를 통해 수족관을 깨뜨리고 바다로 나아가려 한다. '대통령 앞에서는 당당히, 문지기 앞에서는 공손히'를 모토로 삼고 열정과 발품으로 '보안세상'에 감흥을 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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