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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랩人side/안랩컬처

마케팅은 너무 중요해서 마케팅팀에만 맡겨둘 수 없다

안랩 스쿨이 지난 8월말 4일간 경기도 용인 하이닉스(Hynix) R&D 센터에서 열렸다.  ‘AHA(AhnLab Honor Academy, 깨달음을 얻을 때의 감탄사)’라고 불리는 제도의 일환인 안랩 스쿨은 안랩인들의 역량 개발을 위한 교육 행사로 일 년에 한 번씩 열린다. 이 행사는 매해 다른 구성으로 짜여지는데, 올해는 마케팅의 이해와 고객 가치를 주제로 진행되었다.
 

2009안랩 스쿨’ 커리큘럼

1일 차

2일 차

마케팅의 이해와 고객 가치

(안철수)

마케팅 실습

 

마케팅 실습

 

마케팅의 중요성과 포지셔닝

(정해동)

팀 빌딩

 

윤리 경영 및 기업의 경쟁력

(김동수)

 

1 2일 간 합숙을 통해 이뤄지는 교육 기간 동안 마케팅의 기본 개념에 대한 이해와 함께 마케팅 기법, 고객 중심의 관점을 배울 수 있었다. 특히, 안랩스쿨은 안철수연구소 전직원 500여명 1차와 2차로 나눠 전원 참석해야 하는 의무 교육이다.

 

첫 날에는 안철수 교수가 직접 마케팅의 이해와 고객 가치’를 강의했다. ‘마케팅을 위해서는 전략을 잘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로 오전의 강연이 진행되었다.


 

안철수 교수


여기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내용은 미국 사우스웨스트항공(
Southwest Airline)의 마케팅 성공 사례였다.



[그림 1] 마케팅 전략의 성공적인 사례로 소개된 Southwest Airline

 

사례로 소개된 Southwest Airline은 단 3대의 항공기로 국내선 항공사로 시작을 했다. 1978년 미국 내의 규제 완화가 이뤄지면서 항공사들이 무한 경쟁을 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수많은 대소 항공사들이 파산했는데, 이러한 열악한 환경에서 Southwest Airline은 변화를 도모하게 된다.

이 회사의 차별화 전략은 비용과 시간의 단축이었다. 비행기의 Turn Around 시간 최소화, 비행기 기종의 단일화, 고객 편의 등으로 저렴하면서도 빠른 서비스를 가능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많은 인기를 끌었다. 덕분에 지속적으로 수익을 내는 우량 기업이 되었으며, Standard & Poor's 같은 신용평가 기관에서도 기업 최고 평가 점수를 주고 있다.

 

이 업체는 지금도 조금씩 전략을 수정하며 발전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잘한 즐거움을 고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그 일례로 승무원이 비행 안전교육(Safety Instruction)을 고객에게 랩(Rap)으로 하는 것이 있는데, 유튜브(Youtube)에 올라오면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림 2] 기내 안전 교육을 랩으로 하는 Southwest Airline 승무원

 

위 사례와 함께 마케팅 전략 중에 나비 효과를 떠오르게 할 만한 재미있는 것도 있었다. PDA 제조 업체의 판매 전략에 대한 것이었다. 이 업체는 처음에 다수 계층의 사용자들이 이용 가능한 PDA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는데, 그로 인해 사용자들 또한 80%의 만족감만을 얻게 되어 결국 실패하게 되었다.

이들은 바로 전략을 수정하였다대상을 기업의 최고 경영자로 수정하고, 그들의 만족도를 100%로 끌어올리게 된다. 그래서 경영자가 이를 쓰고 난 이후, 아래 임원들이 이용하고, 하나의 트렌드가 전파되어 나가듯이 회사, 개인 경영인, 학생 등 다른 계층으로 전파되어 나갔다. 역시 사람들의 모방 심리는 무시할 수 없다.

 


[그림 3] 토론을 하는 마케팅 실습 시간

 

낮에 릴레이처럼 바쁘게 강의를 듣고서 직원들이 직접 마케팅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 조별로 신문 기사에 나온 글을 읽고 어떤 마케팅 전략이 이용되었는지 분석했다. 토론이라고 해서 딱딱한 표정에 설전이 오갔을 것이라는 생각은 금물! 위에 사진에서 보듯이 안랩인들은 다들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며 이 시간을 보냈다. 우승 팀에 거액의 도서 상품권이 전달된다는 것을 사전에 알았다면 저런 자연스런 웃음은 볼 수 없었을 터

 


[그림 4] 교량을 열심히 만들고 있는 안랩 아저씨들

 

저녁 이후 시간은 안랩인들의 단결된 모습을 볼 수 있는 팀 빌딩(Team Building)에 할애되었다. 위 사진에서 만들고 있는 것은 거대 교량의 일부이다. 2차원 그림을 갖고서 3차원 모형을 만들라고 요구하는 당황스러움도 있었지만 다들 정말 열심히 했다.

 


[그림 5] 팀 빌딩이 끝난 후 단체사진


처음엔 A, B, C 팀으로 나눠서 따로 교량을 만들었기 때문에 팀 빌딩 자체가 경쟁을 위한 것으로 생각되었으나, 결국엔 모든 교량을 연결하여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창조물(?)을 만드는 시간이었다. 요런 짓궂은 사람들~

 

둘째 날에는 커스터머인사이트의 정해동 대표의 마케팅 강좌를 들었다. 역시 전문적이고 경험도 많은 분이라서 그런지 카리스마가 넘치는 강의 시간으로 기억된다. 그는 마케팅의 차별화 사례로 기존의 틀에 박힌 서커스와 차별된 태양의 서커스를 들었다.

 


[그림 6] 태양의 서커스(Cirque du Soleil) - 알레그리아와 퀴담

 

요즘 서커스에 대한 인기가 줄어들고 있는데, 그 이유로 기존 서커스가 단순 볼거리에만 치중하고 이야기(Story)가 없는 것을 지적하였다. 그에 비해 태양의 서커스1984년 몬트리올 거리의 연기자들이 모여서 이야기가 있는 볼거리를 만들기 시작하였다. 하나씩 추가되는 이야기가 지금은 12개가 되었으며, 알레그리아, 퀴담, 라누바 등 몇몇 이야기는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정해동 대표


정해동 대표가 말하는, 이들이 갖고 있는 마케팅 전략은 이렇다. 이야기와 함께 시각적인 볼거리를 제공하고, 동물을 없애 저비용의 쇼를 할 수 있고, 관객들을 참여시킴으로써 기존 것과는 차별되는 즐거움, 눈요기, 예술적인 만족감, 마술 등 전방위적인 즐거움을 제공하는 것이 차별화 전략이다.


기존 서커스의 단순 볼거리는
액션 영화를 보고 나왔을 때의 공허함과 비슷하기 때문에 태양의 서커스가 갖는 차별화 전략은 매우 분명해 보였다. 덕분에 태양의 서커스는 분명 전략의 차이를 설명하기 위한 사례였음에도 강연을 듣던 도중 한 번쯤은 보고 싶은 동경의 대상이 되었다.

 

이번 안랩 스쿨에 오기 전에 들었던 생각은 과연 마케팅과 내가 어떤 관련이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공대 출신의 개발자에게 마케팅이란 단지 답이 없는 논술 문제와 같이 머리 아픈 것으로 생각되었다. 그러나, 강의를 즐겁게 듣고,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동안에 내가 갖고 있던 기존 가치관이나 사물을 보는 시각이 바뀌었다. 영업이나 인간 관계 모두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고객이 가치를 두고,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일년에 한 번뿐으로는 아쉬운 좋은 시간이었다.

 

Marketing은 너무 중요해서 마케팅 부서에만 맡겨 놓을 수 없다 !

- David Packard Ahn

사내 기자 김용구 / ASEC 분석1팀
뭐든 남보다 한 걸음 느리고, 서투른 것 투성이지만... 옳다고 믿는 길을 꿋꿋히 걷는 스스로를 믿고 살고 있습니다. '모두에게 필요한' 최고의 보안 전문가가가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