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과의사 봉다리 - 1화 "안철수연구소 그리고 직업병"

안랩人side/안랩!안랩인! 2009. 11. 6. 11:25

똑똑똑

차트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소리친다.

"네 들어오세요"

고개를 들자 한 남자 분이 의자에 앉아 있다.

좋아, 첫인상은 부드럽게.
그는 영업용 미소를 만면에 지으며 말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닥터 뷁이예요!!!"





자신의 성을 뷁이라고 발음하는 것은 그가 나름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개인기!
보통은 여기서 '빵' 터지지만
상대는 차가운 도시 남자.
어이가 '빵' 터져버렸다.    

닥터 뷁은 당혹스러움을 감추며 물었다.
"네, 노인걸씨 어디가 안 좋으셔서 오셨나요?"       

남자는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 곳이 무릎이 닿기도 전에 모든 걸 꿰뚫어 본다는..."

응? 뭔 팍? 혹시 이거? 


"아, 환자 분. 잘못 찾아오셨네요. 그건 저 MBC에 가서..."

"제 고민은 항상 모든 것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겁니다. 사람이 너무 어두워져서 살수가 없네요. 제가 어떻게 해야 될까요?"

"아니 그러니까 환자 분, 잘못 찾아..."

"그러지 말고 제 고민도 좀 해결해 주세요."'

아놔, 난 진짜 아닌데.
닥터 뷁은 황당함에 입만 뻐끔 뻐끔 거리고 있었다.
내가 어딜 봐서 강호동이랑 닮았냐고. 어!
그런 위대한 국민 MC랑 내가 닮았을 리가 없잖아! 응? (강호동씨, 사랑해요)

                                               내도 사랑한데이

아무것도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 고민을 해결해 달라는 남자.
닥터 뷁은 체념했다.     

"네, 어떤 고민인지 한 번 들어나 봅시다."

"그런데 건방진 프로필 같은 건 안 읽어주시나요? 기타치시는 분도 없..."

"빨리 얘기나 하시라구요 !!!"

이렇게 된 거 강하게 나가겠다 이거야.

남자는 눈을 감고 천천히 입을 떼었다.
 
"저는 신문이나 책을 볼 땐 오자는 없는지
또 게임을 할 땐 버그는 없는지
심지어 다른 사람과 대화를 할 때도
상대방의 이야기에 잘못된 점은 없는지 생각합니다
.

이러니 무엇을 해도 진심으로 즐길 수가 없습니다. 
누가 저랑 대화하고 싶어하겠습니까?
먹이를 노리는 하이에나같은 눈으로 쳐다보고 있는데."

"아니, 별로 환자 분은 하이에나를 닮지 않았습니다.
그것 보다는 쿵푸팬더 쪽이..."

"시끄럽습니다. 
이미 당신에 대한 분석도 끝났습니다.
당신은 한달 전에 여자친구한테 차인 반품남 아닙니까?"

쿠르릉 쾅쾅!!!
쿨럭... 쿨럭
                                                      

"아니... 그것을 어떻게... "

"얼굴이 야위고 까칠 한 것을 보니 제대로 먹지 않았고
 눈빛이 병든 강아지 같은 게 애정결핍이며
 무엇보다도 제멋대로 자란 머리 꼴을 보니 집에만 틀어 박혀 있지 않습니까?"

"대... 대단하십니다."

닥터 뷁은 고개를  떨궜다. 하늘도 울고 땅도 울고 청진기도 울었다.

"그럼 제가 다시 여자친구가 생기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잠깐, 지금 뭔가 반대로 된 것 같지 않습니까?

오~ 환자. 당신은 왜 환자 인가요? 
닥터 뷁은 눈물을 닦고 분연히 일어났다. 

"네, 좋습니다. 고민 상담을 계속하죠."

"무언가 틀리거나 잘못 놓여있거나 하면 불안합니다.
꼭 바로 잡아야 해요.
또 사람들이 지나치기 쉬운 것도 유심히 보게 되죠.
좋게 말하면 꼼꼼 하지만 나쁘게 말하면 쫀존한 것 아닙니까?"

음... 좋아, 접수!
이 환자는 할아버지의 명예를 걸고 내가 치료한다!



"환자 분 지금 하시는 일이 ...QA? QA가 뭐죠? "

"아 QA는 Quality Assurance의 약자로 품질보증을 말합니다."

"... 아니 그러니까 그게 뭐냐구요."

"소프트웨어가 사용자의 손에 도달하기까지 거치는 수많은 과정 중 한 단계가바로 품질보증 단계입니다. 사용자가 불편 없이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완성도를 갖추었는지를 검증하는 매우 중요한 프로세스입니다. 저희 안랩에서는 각각의 팀원(Quality Assurance Engineer)이 회사의 전 제품을 나눠서 품질보증 업무를 진행합니다. V3나 트러스가드, 사이트가드 등 우리 회사가 개발한 제품이나 서비스가 출시되기 전에 오류 없는 제품을 제공하기 위한 일련의 활동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제품을 테스트하며 버그(BUG)를 발견해 내고 수정된 사항이 정상적으로 동작하는지 확인하고, 또한 개발 프로세스에 맞게 프로젝트가 진행될 수 있도록 합니다."

"아... 정말, 대단한 일을 하시는군요. 근데 말씀 중에 버그라고 하셨나요?"

"아, 전 세스코 직원이 아닙니다."

"저도 그 정도는 압니다. 저 의대 나온 남자라구요!
흠, 어쨋든 환자 분은 버그를 발견하고 수정하는 일에 큰 보람을 느끼시겠군요."

"그렇습니다. 고객의 웃는 얼굴을 생각하면 아무리 사소한 것도 놓칠 수 없습니다."  

남자는 처음으로 환하게 웃어 보였다.

그래, 바로 이거였어!
닥터 뷁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환자분, 혹시 occupational disease 라고 하시나요?"

"네? 그게 무슨 말인가요? 혹시 제가... 병에 걸린 건가요?
이... 이게 무슨 말이야... 내... 내가 병자라니!"


야인시대의 한 장면을 찍으려는 남자를 닥터 뷁은 간신히 말렸다.

"쉽게 말해서 환자분은 직업병에 걸리셨습니다."

"지...직업병이요?"

남자의 사슴같은 눈망울을 외면 한 채 닥터 뷁은 말했다.

"그 직업에 종사하고 있으면 누구든지 이환될 가능성이 있는 점이 특색이며, 작업환경의 불비나 근로과중이 겹쳐서 많은 경우에 만성의 경과를 거쳐 발병합니다. 직업 자체의 원인에 의하여 일어나는 질병에는 직업병 외에, 재해성 질환이 있으며..."

"쉽게 설명 하세요!"

깨갱 깨갱

"네, 한 마디로 환자 분의 증상은 버그를 잡고 싶은 열망이 일상생활에까지 영향을 미친 경우입니다."

"그럼..."

"네, 환자분. 환자 분은 지극히 정상이십니다. 오히려 열정적으로 일하시는 모습에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다만 일하시는 것에 비해 그만큼의 휴식을 취하지 못하는것 같아 걱정입니다.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


" 커흑 이거슨 !!! "

"틀린 그림을 찾으면서 버그를 향한 열망과 휴식을 동시에 즐겨라~~ 팍팍!!!"
             

오늘의 고민은 ???

"저는 모든 일에 항상 버그를 찾으려고 해요"

고민 해결 !!!

"노인걸이여 언제나 좋은 품질을 위해 노력하는 그 정신!
 앞으로도 영원하라~~~~~~~~~~~~~~~~~~~~~~~~~~~~~~~~~"





무릎 무릎 무릎팍 ♩
무릎팍 무릎팍팍 ♪ 무릎팍
무릎팍팍 ♬


...... 근데 저 무릎팍 도사 아니라니까요 ㅠ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요시 2009.11.06 11:40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제 고민도 해결해 주나요? ㅎㅎㅎㅎ

  2. 미자라지 2009.11.06 12:50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ㅋ글을 참 재밌게 쓰셨네요..ㅋ

  3. 악랄가츠 2009.11.06 23:18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하하 전혀 다른 느낌의 글이라 ㅋㅋㅋ
    과연 어떤 기자분이 포스팅한걸까...
    상상해보았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후후.. 최고입니다~! ㅎㅎ

  4. 도용아닌mbti 2009.11.07 10:05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닥터 뷁의 사진도...게시해 주시면...^^;...

  5. 포도봉봉 2009.11.09 11:33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ㅋㅋㅋㅋ '빵' 터졌습니다.~

  6. 제너두 2009.11.09 13:40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ㅎㅎㅎㅎ
    외과의사 봉다리가 아니라 V3박사 봉대리도 좋을 것 같아요..ㅎㅎ
    너무 친근감 있어보이네요.^^;
    아웅 저희도 이런 포스팅 해야하는데...안랩오니 매번 압박이..ㅜ.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