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채 모의 면접 직후 면접관에게 들은 조언

안랩人side/안랩컬처 2010.11.25 08:02
이른바 취업/채용 시즌이다. 우리나라 대표 소프트웨어 기업인 안철수연구소도 9월 신입사원 공채를 시작해 서류 전형, 2차에 걸친 면접을 거쳐 최근에 최종 합격자를 발표했다.
http://blog.ahnlab.com/ahnlab/925

블로그 사보 '보안세상'의 대학생기자 3인은 취업 시즌을 맞아 모의 면접에 참여했다. 정해진 입사지원서 양식을 작성해 인터넷으로 접수한 후 1차 면접을 실전처럼 한 것이다. 실전과 다른 것은 면접 후 평가(피드백)를 받을 수 있었다는 것. 실전에서는 불합격해도 왜 그런지 알려주는 사람이 없어 무엇을 고치고 보완해야 하는지 알 길이 없다.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연수생(인턴)이나 아르바이트 등을 뽑는 면접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고강도 공채 면접을 경험하고 나니 정신이 번쩍 들었다.
면접장에 들어가기 전 대기실에 앉아 어떤 질문이 있을까 생각했다. A자형 인재란 무엇인가? 안철수연구소가 무슨 일을 하는가? 요즘 이슈인 사회 현상은 무엇일까? 영어 자기소개는 어떻게 할까? 등 여러 예상 질문을 짚어 보았다. 

면접 장소에 들어서서 "안녕하세요" "안녕하십니까" 등 각각 인사를 한 후 자리에 앉았다. 모의 면접도 면접이니만큼 실제 면접과 똑같이 진행하겠다는 말에 가슴이 콩당콩당에서 쿵당쿵당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물 한 잔과 총 1시간의 면접 시간이 시작되었다. 만만하지 않은 자기 소개, 창의성과 전공 지식 검증, 토론에서 보이는 커뮤니케이션 능력 테스트, 그리고 역으로 면접관에게 질문하라는 마지막 순서까지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했다. 

모의 면접이 끝난 후 이어진 총평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연기가 필요하다는 말이었다. 면접은 회사에 입사하기 위한 것이므로 자신의 단점을 순진하게 내비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며 순진한 것이 정직한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즉, 면접 속에서 배우처럼 연기해 자신의 강점을 내비치라는 것이다. 긴장됐던 1시간을 면접관의 질문, 나의 대답, 면접관의 피드백(평가) 순으로 요약해보았다.

[질문] 사물이나 동물 등 하나의 키워드에 자신을 빗대어 소개하라.

[답변] '구렁이 담 넘어가듯 넘어간다.'라고 소개하겠다. 주파수의 고주파(FM)과 저주파(AM)가 있다. 좋고 깨끗한 음질을 제공하는 고주파가 좋아 보이지만, 산과 빌딩과 같이 장애물을 만나면 목적지까지 전파가 도달하지 못하고 끊어진다. 반면, 저주파는 슬금슬금 그 장애물을 구렁이처럼 넘어 결국 목적지에 도달한다.

[피드백] 지원한 쪽의 분야(재무, 회계)와 자기소개서, 그리고 면접 시의 자기 소개가 매치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자기소개와 이력서일지라도 소용 없다. 자기가 지원하는 분야에 맞추어 이력서와 자기소개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질문] 영어로 자기소개하라.

[답변] (여행을 다니며 외국 친구들과 했던 내용이 입에 붙어있던 터라 부담없이 이야기 하려고 했다. 하지만, 내가 누군지보다 나의 어떤 점이 지원하는 회사에 어필할 수 있을지를 생각하여 IT 컨퍼런스 참석과 블로그 활동, 그리고 개인 공부를 통해 아이폰 애플리케이션 제작까지 영어로 소개를 했다.) 

[피드백] 내용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자신감과 자연스러움이 배어 있어야 한다. 자신에 대한 소개를 보는 게 아니라, 면접자의 준비 상태를 보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영어 자기소개 정도는 어느 정도 분량을 외우고 있어야 한다. 

[질문]
앞에 놓은 3개의 컵을 가장 높이 쌓아라.

[대응] 탑을 쌓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그것은 다른 사람도 생각하는 것이기 때문에 생각을 바꿔 면접장에서 가장 높은 곳의 형광등을 생각했다. 신발을 벗고 손수 형광등에 종이컵을 구겨넣어 면접자 중 가장 높은 곳에 종이컵을 놓았다.

[피드백] 면접관이 하는 질문의 의도를 파악해야 한다. 책상 위에서 어떻게 놓으면 높이 쌓을까 하는 사람도 있을 거고, 면접장 안에서 어디가 가장 높을까를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거고, 밖으로 나가 건물 옥상에 놓고 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 사람의 생각의 크기와 유연성을 보겠다는 의미인지라, 각각 어떻게 쌓았어도 그 부분에 대해 논리적으로 설명이 가능해야 했다. 순진하게 질문을 액면 그대로 이행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질문의 의도를 파악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질문] 지원 분야의 전문 지식 

[피드백] 학부를 졸업한 상태를 가정하고 신입사원을 뽑기 때문에 이공계 인문계 상경계를 막론하고 전문 지식은 해당 분야에서 기본적으로 아는 지식 정도를 물어본다. 처음부터 어려운 것을 질문하는 것이 아니라 쉬운 것부터 점점 어려운 질문으로 들어간다. 마지막 최고난도까지 답을 하는 면접자라면 합격 가능성이 높다. 긴장하고 있다는 것을 면접관도 알기 때문에 모르면 모른다고 대답하라. 엉뚱한 대답은 금물.
 
[질문] 4대강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답변] (3명의 면접자 중 4대강 개발을 찬성하는 사람과 반대하는 사람으로 나누어졌다. 면접관은 각각의 의견을 토대로 지속적인 의견 교환을 하게 했다.) 
[피드백] 답변 내용보다 토론의 자세를 본다. 면접자 각자가 의견을 각각 말할 때 상대방의 의견을 잘 듣고 수용하는지, 반대 주장을 흑백 논리가 아닌 상대의 공감을 이끌어낼 만한 사실을 근거로 펼치는지를 보기 위함이다. 
 

[질문] 면접은 이로써 모두 끝났다. 마지막으로 안철수연구소에 궁금한 점을 질문해 달라. 

[답변] 소액주주로서 왜 안철수연구소 주가는 오르지 않는지 궁금하다.
[피드백] 긴장을 했던 면접자의 긴장을 풀게 한 다음 얼마나 준비가 되어 있는지, 고민의 수준이 어떤지를 보기 위해 질문을 하게 한다. 연봉이 얼마나 되나요? 야근은 많이 하나요? 식의 질문이 나오면 그는 지원한 회사와 좋은 인연을 맺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면접장을 뜨기 전까지 어떠한 상황에서도 긴장의 끈을 풀지 않고 진지하게 대처하라. 
주가 이야기 역시 회사에 대한 애정으로만 보지 않는다. 
Ahn


사진. 사내기자 황미경 / 안철수연구소 커뮤니케이션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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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라이너스™ 2010.11.25 08:42 신고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꼭 필요한 피드백을 척척 해주셨군요^^

  2. Fast_Gumbaeng2 2010.11.25 10:57 신고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안녕하세요? ^^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3. Reignman 2010.11.25 11:32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컵을 쌓는 장면이 아주 인상적입니다.
    컵을 쌓아놓고 어떻게 설명을 했을지 궁금해지는군요. ㅎㅎ
    암튼 면접을 앞두고 있는 취업 준비생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는 글이 아닐까 싶습니다.
    경험을 바탕으로 쓰신 글이라.. ^^

    • Fast_Gumbaeng2 2010.11.25 12:15 신고  Address |  Modify / Delete

      인상적으로 보셨다니 고맙습니다~^^

      컵을 쌓을때 프로젝터위에 먼저 뒀었고 다음엔, 그보다 높은 형광등이 보이더라구요^^

      근데 피드백때 "액면 그대로 이해한다면..." 이라는 말을 들으면서 얼마나 화끈거리던지요...^^;;;

  4. 널새 2010.11.25 18:13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아고.. 여러가지 하고 싶은 말이있지만 한가지만 말씀드릴게요.. ^^

    면접이란 상호 면접입니다.
    면접자라고 해서 기죽을 필요도 없고, 면접관이라고 해서 거만해도 안돼죠.
    특히 마지막 질문 같은 경우는 미리 알고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면접자가 당연히 해야하는 질문입니다.
    즉 이 회사가 나의 회사 생활에 대한 기준을 만족하는지에 대해 충분히 물어봐야합니다.
    즉 야근을 당연시 시키는가, 내가 들어가면 어떤 업무를 하게되는가,
    기타 사원을 위한 복지는 무엇인가 등등
    회사 이름만 믿고 들어갔다가 그냥 나오는 많은 사람들이 이를 증명하는거죠.


    면접에 관해 자세히 알고 싶으시면 "탑그레이딩"이라는 책을 읽어보시라고 권하고 싶네요. ^^
    http://book.daum.net/detail/book.do?bookid=KOR97889895660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