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직 준비를 하던 제게 가장 화두가 되었던 것은 ‘옳은 일을 하며 살 수 있을까? 직장에 다니면서도 남에게 해 끼치는 일 하지 않고 살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었습니다. 짧은 인턴 생활을 하면서 직장인이기에 옳지 않은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을 보면서 제게 생긴 고민이었습니다.
많은 회사를 알아보았지만 결국 ‘그런 직장은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던 제게 안철수연구소는 매우 특이한 회사였고 인터뷰하는 내내 보여주신 진실성과 자부심을 믿고 입사를 결정했습니다. 그랬기에 합격이 된 후, 처음으로 함께 일할 동기들과 지낼 기회인 연수가 제게는 회사 문화를 확인할 수 있는 매우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기대 반, 걱정 반으로 나온 저처럼 다른 분들도 긴장된 모습으로 함께 연수를 떠났습니다. 선한 눈매에 조용한 분들이 많아서 안철수연구소엔 안철수 의장님 같은 분들이 많이 오나 보다고 생각하며 혼자 좋아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어색함도 잠시, 빡빡한 일정을 따라가며 우리는 서로를 더 많이 알게 되었어요. 특히 피곤해도 새벽까지 시험 준비를 하고 자기가 맡은 바에 끝까지 책임을 지며 팀 발표를 준비하는 동기들의 모습을 보면서 그저 착해 보이는 모습 뒤에 신념과 끈기가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런 이들과 함께 일하면 즐겁겠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특히 이공계 전공자와 함께 팀 발표를 한 것이 기억에 남는데, 경영학과를 나온 저는 처음으로 이과 계열 사람들과 제가 생각하는 방식이 어떻게 다른지를 이해하는 매우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이틀 동안 제품을 이해하고 바로 시험과 발표를 준비하면서 정신 없이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워낙 아는 게 없는 저로서는 IT와 관련한 교육 내용이 신기하기도 했고 강점 분석이나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을 보는 게 재미있었습니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그램이 ‘신뢰 쌓기’ 게임이었습니다. 눈을 감고 뒤로 쓰러지면 받아주는 게임이었는데 겁이 많은(혹은 믿음이 없는) 저만 빼고 모든 동기들이 훌륭하게 쓰러져서(?) 정말 창피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한 편으론 동기들이 ‘이젠 서로 믿고 있구나!’ 라고 생각하기도 했고요.
임원들과 함께 뛰었던 게임도 기억에 남습니다. 임원들이 온다는 말에 조금 위축되기도 했는데, 격의 없이 함께 소리지르고 우리보다 열정적으로 뛰어주는 덕분에 다들 신나게 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선배들과 캔 미팅 시간이 있었습니다. 이젠 면접자가 아닌 후배로 선배들과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여서 고민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시간이었는데요. ‘너 자신을 바꾸려고 하지 말고 솔직하게 부딪히라’는 말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첫 사회 생활이니 많은 실수를 하고 고민도 하겠지만 자신을 회사에 맞는 사람처럼 꾸미지 말고 솔직하게 부딪쳐서 자신을 발전시키란 뜻인 것 같습니다. 아직 팀 배정도 못 받은 신입이고 갈 길이 멀지만 일을 배우는 동안 좋은 말씀으로 기억하고 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길 줄 알았던 5일 간의 연수는 금방 지나갔고 공부는 한다고 했지만 아직 모르는 게 많습니다. 20여 명의 7기 신입들은 각각의 자리에서 계속 실수하면서 선배들을 힘들게 하겠지만 그래도 많이 가르쳐 주시고 밥도 종종 사주세요. 저희 모두 먹는 거 좋아해서 밥 사 주시면 잘 따를 거예요. ^^ 감사합니다! Ahn
사진. 정범준 / 안철수연구소 인사총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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