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서안 혹은 시안이라고 하면 뭐가 떠오를까? 아마 중국 대륙을 호령하던 진시황, 그리고 그의 사후 세계를 지키는, 테라코타로 만든 수천 군사의 집결지인 병마용이 떠오를 것이다. 사실 나도 말로만 듣던 '병마용'을 보러 서안에 갔지만, 그 외에도 아시아 최대 분수쇼를 비롯해 현대와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는 색다른 모습을 만날 수 있었다.
서안역에 내리자마자 놀란 것은, 바로 명나라 시대의 서안성이 그대로 있었기 때문이다. 출구로 나오면 현대와 고대가 만나는 묘한 느낌을 갖게 된다. 고성 안에서 사람들이 잘살아가는 데서 보듯이 묘하게 고대와 현대가 잘 맞물려 돌아간다. 아시아 최대 분수쇼인 대안탑 분수쇼도 과거의 현재의 공존을 보여주는 것 중 하나다.
본래 커다란 사찰인 자은사가 있었지만, 전란으로 모두 소실되고 지금 남은 것은 사찰 안의 대안탑뿐이다. 하지만 서안시가 자은사 일대를 화려한 문화관광구역으로 지정한 후 대안탑의 따분한 유적지가 아닌 연인과의 데이트 코스, 산책 코스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매일 서너 차례 하는 분수쇼는 아시아 최대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화려하다. 밤이 되면 대안탑의 은은한 조명과 어우러져 한층 더 빛을 발한다.
사실 서안성은 현재나 과거나 변함없이 서안시를 보호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 시점에서 보면 도시 팽창을 막고, 교통 대란을 일으키는 애물단지로 취급받을 수도 있다. 실제로 서안 성문(남문) 근처는 항상 교통체증 때문에 시끄럽다. 하지만, 해가 지고 서안성을 둘러싼 성벽을 따라 조명이 켜져 그 화려함이 서안의 밤을 지배하는 풍경을 보면 왜 서안성이 거기 존재해야 하는지 실감할 수 있다. 20원의 입장료를 내고 서안성벽 위를 올라 넓은 성벽을 따라 산책하면, 마치 내가 명나라의 장수가 된 듯하다.
한편, 세계 8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병마용은 1974년 우물을 파던 농부가 발견한 이후로 서안의 최대 볼거리로 등극했다. 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진시황의 불로장생의 꿈을 담아 만든 것인데, 엄밀히 말하면 진시황릉과 함께 건설한 지하 궁전의 일부이다.
병마용과 진시황릉은 무료 셔틀 버스로 이동이 가능하며 병마용 입장권이 있으면 진시황릉은 무료이다. 진시황릉 내부는 수은이 흐르는 하천과 호수가 있고 수많은 도굴 방지 장치가 있다고 한다. 현재의 고고학 기술로는 발굴이 불가능할 정도라니 놀라울 따름이다.
내가 둘러본 서안은 여러 모로 우리나라 경주와 많이 닮았으면서도 다르다. 우리나라 경주 역시 신라 시대의 모습을 많이 간직했지만, 그 시대의 부흥은 잃은 지 오래다. 경주도 서안처럼 기존 유적과 현대식 문화를 잘 접목하면 충분히 세간의 주목을 받을 것이라는 아쉬움 섞인 소망이 생겼다. Ahn
안철수연구소가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이름'이라는 길을 향해 가고 있듯이,
저, 최시준은 '세상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이름'이라는 길을 향해 걸어갑니다. 지금 이 순간 여러분은 어떤 길을 향해 가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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