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준 교수를 알게 된 것은 신입생 시절 전공 수업 시간이었다. KAIST 조항정 교수의 MIS 수업 시간, 교수님이 뜬금없이 "2주 뒤까지 장하준 교수의 '나쁜 사마리아인들'을 읽고 레포트를 제출하세요." 라고 알렸다. 대학에 오면 매일 먹고 노는 줄만 알았던 신입생에게 마른 하늘에 날벼락 같은 소리였다. 그걸 계기로 장하준 교수의 '사다리 걷어차기'까지 읽었다. 이유야 어쨌든 장하준 교수의 이번 신간까지 읽은 나로선, 어찌보면 장하준 교수의 팬이라고나 할까?
한 가지 말하고 싶은 것은 그의 책을 모두 읽은 내 생각으로는 장하준 교수의 책은 읽기 전에 토마스 프리드먼의 '세계는 평평하다'를 읽는 것이 좋다는 것. 두 책이 서로 상반된 의견을 가지고 있기에, 균형된 시각을 갖기 위해서는 같이 읽기를 권한다.
도대체 왜 CEO는 몇 억, 몇 십 억씩 받는데, 직장인은 몇천도 받기가 힘든 것일까?
자유시장주의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그런 일을 할 만한 능력을 지닌 사람 수가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정말 능력 있는 사람을 영입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보수를 지불할 수밖에 없다."
경영을 3년이나 공부 중인 내가 봐도 너무나 당연한 소리이다. 도대체 이 탄탄한 논리를 장하준 교수는 어떻게 반박할까?
그는 이렇게 말한다. "1960년대 미국의 CEO는 동시대 노동자의 보수보다 겨우 10배 정도를 더 받았다. 하지만 2000년대는 어떤가? 미국 CEO의 보수는 노동자의 보수보다 평균 300~400배가 많다. 그렇다면 60년대 CEO보다 지금 CEO가 30~40배나 더 효율적이고 능력있는 CEO란 소리일까? 아니다. 오히려 기업 실적은 60년대가 훨씬 좋았다. 그렇다면 현재 미국 CEO의 고액 연봉은 합당한 것일까?"
두 관점 중 누가 맞다 틀리다를 논하기가 힘들 정도로 참 팽팽한 논리 싸움이다. 하지만 분명한 건 지금까지 이런 관점의 문제를 제기한 사람이 없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장 교수의 자본주의에 대한 일침에 주목하는 것이다.
매년 말, 초 항상 세간의 주목을 끄는 기사가 뜬다. 바로 기업 연봉 순위. 그때마다 항상 주목 받는 부문이 바로 금융 산업이다. 요즘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연봉을 많이 주는 금융계에 들어가고 싶어하고, 그 대세를 뒷받침이나 하듯이 많은 선진국이 금융 산업 중심으로 탈바꿈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과연 정말 탈산업, 즉 제조업을 벗어나 서비스업만이 진정한 살 길일까? 이 질문의 답을 나는 수년 전부터 알고 있었다. 그런데 장하준 교수의 논리는 내가 아는 답을 더욱더 확고히 해주었다.
얕은 시각에서 보면 서비스업은 참 시작하기도 쉽고 돈 벌기도 쉬운 그런 산업이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서비스 산업은 생산성이 증가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되기 힘들다. 또 서비스 상품은 교역하기도 힘들기 때문에 서비스 산업에 기초한 경제는 수출력이 떨어져 무역수지를 맞추기가 힘들어진다는 것이 이 책의 설명이다. 일반적인 생각과는 참 다르지만, 참으로 논리적이지 않은가?
머리 속에 잘사는 나라들 몇 개만 떠올려보자. 미국, 일본 등. 그 다음 질문이다. 그 국가들이 어떤 정책으로 선진국 반열에 올랐을까? 자유시장정책? 보호무역? 아마 대부분의 사람은 FTA와 같은 자유시장정책으로 국가 간 무역이 확대되고 그로 인해 경제가 발전했다고 생각할 것이다. 실제로 많은 국제금융기관과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에도 자유시장정책을 강요하고 또 실제로 개도국은 자유시장정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알려진 바와는 정반대로 개발도상국의 경제 실적은 국가 주도의 발전을 꾀하던 시절이 그 뒤를 이어 시장 지향적인 개혁을 추진할 때보다 훨씬 나았다고 한다. 즉, 아직 성숙하지 못한 개발도상국의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관세를 붙이고, 무역을 정부에 통제하는 보호무역이 실제로 개발도상국의 경제 발전을 이끌어왔다는 것이다.
2년 전 '나쁜 사마리아인'을 읽을 땐 믿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실제로 미국과 같은 선진국도 수십 년 전에는 그 어떠한 나라보다 강력한 보호 무역을 펼쳤으며, 그 기간의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지금의 위치에 오른 것이라고 한다.
일례로 관세율은 40~55%에 달하며 외국인 투자자를 심하게 차별한다. 그리고 외국인은 기업의 임원이 될 수도 없으며, 카르텔과 같은 다양한 독점 현상이 팽배하며 지적 소유권 보호는 꿈도 꿀 수 없다. 과연 이런 나라가 경제 발전을 할 수 있을까? 그런데, 이 나라가 1880년대 미국이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장하준 교수의 신간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는 분명히 세계 경제와 자본주의의 내용을 담은 경제 도서이다. 그럼에도 경제 지식이 많지 않은 일반인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쉽게 쓰여졌기 때문에 출간하자마자 베스트셀러에 올라 거의 한 달 동안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새해 첫 도서로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가 어떨까? Ahn
한 가지 말하고 싶은 것은 그의 책을 모두 읽은 내 생각으로는 장하준 교수의 책은 읽기 전에 토마스 프리드먼의 '세계는 평평하다'를 읽는 것이 좋다는 것. 두 책이 서로 상반된 의견을 가지고 있기에, 균형된 시각을 갖기 위해서는 같이 읽기를 권한다.
누구나 꿈꾸는 CEO의 고액 연봉, 그게 바로 거품 |
도대체 왜 CEO는 몇 억, 몇 십 억씩 받는데, 직장인은 몇천도 받기가 힘든 것일까?
자유시장주의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그런 일을 할 만한 능력을 지닌 사람 수가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정말 능력 있는 사람을 영입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보수를 지불할 수밖에 없다."
경영을 3년이나 공부 중인 내가 봐도 너무나 당연한 소리이다. 도대체 이 탄탄한 논리를 장하준 교수는 어떻게 반박할까?
그는 이렇게 말한다. "1960년대 미국의 CEO는 동시대 노동자의 보수보다 겨우 10배 정도를 더 받았다. 하지만 2000년대는 어떤가? 미국 CEO의 보수는 노동자의 보수보다 평균 300~400배가 많다. 그렇다면 60년대 CEO보다 지금 CEO가 30~40배나 더 효율적이고 능력있는 CEO란 소리일까? 아니다. 오히려 기업 실적은 60년대가 훨씬 좋았다. 그렇다면 현재 미국 CEO의 고액 연봉은 합당한 것일까?"
두 관점 중 누가 맞다 틀리다를 논하기가 힘들 정도로 참 팽팽한 논리 싸움이다. 하지만 분명한 건 지금까지 이런 관점의 문제를 제기한 사람이 없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장 교수의 자본주의에 대한 일침에 주목하는 것이다.
성장하는 금융산업만으로 시장이 돌아갈까? |
매년 말, 초 항상 세간의 주목을 끄는 기사가 뜬다. 바로 기업 연봉 순위. 그때마다 항상 주목 받는 부문이 바로 금융 산업이다. 요즘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연봉을 많이 주는 금융계에 들어가고 싶어하고, 그 대세를 뒷받침이나 하듯이 많은 선진국이 금융 산업 중심으로 탈바꿈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과연 정말 탈산업, 즉 제조업을 벗어나 서비스업만이 진정한 살 길일까? 이 질문의 답을 나는 수년 전부터 알고 있었다. 그런데 장하준 교수의 논리는 내가 아는 답을 더욱더 확고히 해주었다.
얕은 시각에서 보면 서비스업은 참 시작하기도 쉽고 돈 벌기도 쉬운 그런 산업이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서비스 산업은 생산성이 증가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되기 힘들다. 또 서비스 상품은 교역하기도 힘들기 때문에 서비스 산업에 기초한 경제는 수출력이 떨어져 무역수지를 맞추기가 힘들어진다는 것이 이 책의 설명이다. 일반적인 생각과는 참 다르지만, 참으로 논리적이지 않은가?
미국도 자유시장정책으로 부자가 되지 않았다 |
머리 속에 잘사는 나라들 몇 개만 떠올려보자. 미국, 일본 등. 그 다음 질문이다. 그 국가들이 어떤 정책으로 선진국 반열에 올랐을까? 자유시장정책? 보호무역? 아마 대부분의 사람은 FTA와 같은 자유시장정책으로 국가 간 무역이 확대되고 그로 인해 경제가 발전했다고 생각할 것이다. 실제로 많은 국제금융기관과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에도 자유시장정책을 강요하고 또 실제로 개도국은 자유시장정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알려진 바와는 정반대로 개발도상국의 경제 실적은 국가 주도의 발전을 꾀하던 시절이 그 뒤를 이어 시장 지향적인 개혁을 추진할 때보다 훨씬 나았다고 한다. 즉, 아직 성숙하지 못한 개발도상국의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관세를 붙이고, 무역을 정부에 통제하는 보호무역이 실제로 개발도상국의 경제 발전을 이끌어왔다는 것이다.
2년 전 '나쁜 사마리아인'을 읽을 땐 믿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실제로 미국과 같은 선진국도 수십 년 전에는 그 어떠한 나라보다 강력한 보호 무역을 펼쳤으며, 그 기간의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지금의 위치에 오른 것이라고 한다.
일례로 관세율은 40~55%에 달하며 외국인 투자자를 심하게 차별한다. 그리고 외국인은 기업의 임원이 될 수도 없으며, 카르텔과 같은 다양한 독점 현상이 팽배하며 지적 소유권 보호는 꿈도 꿀 수 없다. 과연 이런 나라가 경제 발전을 할 수 있을까? 그런데, 이 나라가 1880년대 미국이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장하준 교수의 신간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는 분명히 세계 경제와 자본주의의 내용을 담은 경제 도서이다. 그럼에도 경제 지식이 많지 않은 일반인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쉽게 쓰여졌기 때문에 출간하자마자 베스트셀러에 올라 거의 한 달 동안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새해 첫 도서로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가 어떨까? Ahn
대학생기자 최시준 / KAIST Mangement Science
안철수연구소가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이름'이라는 길을 향해 가고 있듯이,
저, 최시준은 '세상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이름'이라는 길을 향해 걸어갑니다. 지금 이 순간 여러분은 어떤 길을 향해 가고 있나요?
안철수연구소가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이름'이라는 길을 향해 가고 있듯이,
저, 최시준은 '세상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이름'이라는 길을 향해 걸어갑니다. 지금 이 순간 여러분은 어떤 길을 향해 가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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