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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서평

하루의 반을 일하는 당신, 왜 일하는가 묻는다면

출간한 지 1년이 넘어가는 이 책을 MBA에 다니는 지인에게 추천 받았다. 일단 책 제목을 보는 순간 궁금해진다. 도대체 나는 무엇 때문에 아침 7시에 출근하여 해가 져야 들어오는 이런 생활을 하는지, 정말 나는 먹고 살기 위해 일을 하는 것인지?

당신은 왜 일을 하는가? 학생이라면 왜 일을 하려고 하는가?
혹시 대답이 돈을 벌려고, 혹은 먹고 살려고와 같은 부류인가?
그렇다면 이나모리 가즈오의 '왜 일하는가'를 읽어보기 바란다.


 일은 나를 완성하는 하나의 방법

이 책을 읽기 전에 누가 "넌 왜 그렇게 빨리 졸업을 하려고 하냐?"라고 물으면 항상 "빨리 취직해서 돈 벌려고."라고 대답하곤 했다. 지나친 일반화의 오류일 수도 있겠지만, 나는 요즘 대부분의 사람이 아주 현실적인 이유만을 위해 일을 할 것이라고 추측한다.
 
하지만 교세라의 창업주이자 CEO인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은 "나는 내면을 키우기 위해 일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한다. 

고백하건대 나는 '매일 아침 피곤에 찌든 날 깨우고, 하루종일 나의 피를 빨아먹듯이 일을 시키는데 무슨 나의 내면을 키우지?'라는 부정적인 생각을 하였다. 하지만 그것은 나와, 그리고 많은 사람이 그렇게 생각하기에 그렇게밖에 하지 못 하는 오류였다. 

가끔 참 열악한 환경에서 자신의 일을 꾸준히 해오신 나이 지긋한 분들을 만날 수 있다. 그런 분들에게서는 비록 내가 더 나은 환경에서 더 나은 교육을 받으며 살아왔지만, 내가 감히 근접할 수 없는 '아우라'가 느껴진다.

물론 처음에는 그들도 먹고 살기 위해 그 힘들 일들을 시작했겠지만, 포기하지 않고 천년을 버텨온 고목처럼 무수한 유혹과 고난을 이겨내며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는,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풍성한 삶을 일구고 훌륭한 인격을 키워낸 결과 온화한 '아우라'가 아닐까. 평생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자신의 일을 누구보다 사랑하는 이들, 그리고 자신의 일을 올곧게 지키며 마음을 갈고 닦은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인격의 소유자를 만날 때마다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나름대로'로는 충분하지 않다

"시험 공부 많이 했어." "그냥 그냥" 혹은 "나름대로.."라는 대화를 시험 기간이면 참 많이 듣는다. 이는 회사에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어떤 프로젝트를 준비할 때 "열심히 준비했습니까?" 라고 누군가 묻는다면, "예, 제 딴에는 열심히 했습니다."라고 대답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저자는 '제 딴에는' 혹은 '나름대로'라는 단어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역설한다. 중요한 건 '내가 정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게 노력했느냐'이다자기 나름대로 충분히 노력하고 있다면 그것은 당연한 일을 하고 있는 것일 뿐, 그것으로는 결코 뜻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다는 것. 똑같은 경쟁선 상에 있는 경쟁자라면 누구나 나처럼 생각하고 나만큼 노력한다. 

그래도 나 나름 노력파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는데, 이 부분을 읽고 나니 그동안 스스로 내 노력을 과대평가한 것 같아 부끄러워졌다. 저자는 누구도 상상할 수 없을 만큼의 노력을 하라고 한다. 상상할 수 없을 만큼의 노력이 어느 정도인지 개념이 잘 잡히지 않는다면, 아직까지 한 번도 그렇게 노력해 본 적이 없다는 의미가 아닐까.

'과연 그때 내가 한 노력이 상상할 수 없을 만큼의 노력이었나?'
'그런 것 같은데...'
'아니, 누구나 조금만 독해지면 할 수 있을 정도의 노력이었던것 같은데?' 
확신이 없으니 나 역시 아직 그 정도의 노력을 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이번 2011년, 상상할 수 없을 만큼의 노력을 해보려고 한다. 


 1년 앞도 모르는데 10년 짜리 계획은 왜?

'
강점혁명'이라는 책에서 나의 가장 강한 특성이 '신중함'임을 알았다. '신중함'은 한 마디로 모든것을 계획해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것이 예측 가능해야 하고 모든 리스크를 파악하여 그에 맞게 계획을 세워 실행해야 하는 것이 바로 나이다.

실제로 나는 무슨 일을 할 때 계획을 세우는 데 참 많은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계획이 한번 정해지고 나면 외부의 장애물이 없는 이상 거의 그 계획을 완벽하게 실행해나간다.

 
하지만, 이나모리 가즈오는 일본 1위의 기업 교세라의 CEO임에도 장기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 연말, 연초가 되면 기업들은 "향후 5년 간 우리 회사는 500%의 성장을 할 것이고~" 하는 장기 계획을 늘어놓는다. 어디 기업만 그러한가? 국가들 역시 저마다의 장기 경제 성장 계획이 있다. 그렇다면 저자는 뭘 믿고 장기계획도 세우지 않는 걸까?

 
바로 그는 오늘 하루를 5년처럼 10년처럼 경영한다고 한다. 즉, 뜬구름을 잡는 데 시간을 허비하거나 거짓말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이다. '신중한'성격의 나도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계획을 세운다고 그 계획이 그대로 완성되던가? 예상하지 못 한 변화와 사태들은 꼭 발생하기 마련이고, 그 때문에 세부 계획들은 어긋난다. 결국 장기 계획은 일장춘몽이 되어버리지 않던가.

 
게다가 장기 계획이 거창할수록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 해도, "이만하면 됐지, 뭐~" 라는 마음에 스스로 만족해버리기도 한다. 이런 부작용을 우려해 그는 장기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고 한다. 즉, 1년의 계획을 세워 그 계획을 반드시 달성하고, 더 세분화하여 월별 계획, 일별 계획을 완수하다보면 결국 작은 충실한 시간들이 모여 하나의 거대한 목표에 닿을 수 있다는 것이다. 


22년을 책과는 담을 쌓고 살아 온 내가 최근 들어 책과 친해지기 시작했다. 3주 동안 읽은 책이 5권이다. 그리고 더 신기한 것은 계속 읽고 싶다는 것이다. 저자는 '시간이 없다'라는 말을 가장 싫어한다고 했다. 그에게서 많은 깨우침을 얻은 것일까? 며칠 전부터 바쁘면 바쁠수록 자꾸 시간이 생긴다는 것을 느낀다.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무언가를 미루지 말자. 독서든 또 다른 무엇이든 시간이 없는 것이 아니라 습관이 되지 않아서 못 할 뿐이다. Ahn
 

대학생기자 최시준 / KAIST Mangement Science

안철수연구소가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이름'이라는 길을 향해 가고 있듯이,
저, 최시준은 '세상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이름'이라는 길을 향해 걸어갑니다. 지금 이 순간 여러분은 어떤 길을 향해 가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