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산책/서평

안철수 교수의 과제 '아웃라이어'에 담긴 성공 법칙

어느새 안철수 교수님의 강의도 학기 중반을 넘어섰다. 2개월 가량, 다양한 기업의 성공과 실패를 다루는 케이스 스터디를 마무리할 때쯤 안철수 교수님이 '아웃라이어'라는 책 이야기를 꺼냈다.

"사실 이 책의 저자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저자이기도 합니다. 말콤 글래드웰은 그만의 독특한 접근법으로 성공한 사람들의 사례를 분석해놓았습니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알다시피 호락호락하다면 안철수 교수님의 강의가 아니다. 어김없이 이 책 자체가 과제가 되어버렸다.


그렇다면 '아웃라이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아웃라이어'라는 것은 말 그대로 '밖에 있다'는 것이다. 평범한 집단에서 벗어나 혼자 저 멀리 동떨어져 있는 것을 '아웃라이어'라고 한다. 흔히, 회귀분석을 할 때 곡선에서 멀리 떨어져 수치적으로 분석 시에 항상 문제가 되는 점들을 가리킨다.  
 
하지만 말콤 글래드웰은 그 '아웃라이어'라는 단어를 평범한 집단에서 벗어나 크게 성공한 사람을 나타내는 의미로 사용하였다. 그렇다면 과연 말콤 글래드웰은 그런 아웃라이어들의 성공 요인을 무엇으로 보았을까?


 성공하는 사람은 대부분 1만 시간을 채운다

1만 시간의 법칙. 아마 이 책을 안 읽은 사람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바로 그 유명한 1만 시간의 법칙이 '아웃라이어'에서 나온 것이다. 말콤 글래드웰이 분석한 바, 아주 뛰어난 천재를 제외하고는 성공한 사람 대부분은 자신이 성공한 분야에서 최소한 1만 시간을 투자했다는 것이다. 비틀즈, 빌 게이츠 등 천재라고 칭송되는 그들도 사실은 젊은 시절 그 분야에 몰두하여 투자한 1만 시간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도대체 1만 시간은 어느 정도의 시간일까? 하루에 2시간을 한 분야에 투자한다고 하면, 13년 동안 매일 꾸준히 해야 이룰 수 있는 양이다. 생각해보자. 13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한 분야에 자신이 추가적으로 투자를 하였는데, 아무런 성과가 없다는 것이 더 이상하지 않을까?

"과연 나는 어느 분야에 얼마만큼의 시간을 투자했을까?" 
굉장히 많이 한 것 같지만 실제로 계산해보니 5,000시간이 안 된다. 순간 삶에 회의를 느꼈다. '과연 나는 그동안 뭘 하고 산 것인가?'


 몇 월에 태어났는지도 성공 요인이다

당신은 몇 월에 태어났는가? 나는 3월에 태어났다. 도대체 이게 나의 성공과 무슨 상관일까?
 
말콤 글래드웰은 캐나다 하키팀의 선수 선발을 예로 들어 설명했지만 나는 대한민국 교육을 예로 들어보겠다.

 
우리나라 교육 체계는 대부분 학기가 3월에 시작한다. 즉, 1990년 3월에 태어난 나는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까지 정확히 7년을 꽉 채우고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하지만 1990년 11월에 태어난 아이는 어떨까? 이 아이는 태어난 지 6년 4개 만에 초등학교에 입학한다.
 어릴 때 8개월의 차이는 아이의 육체적, 지적 능력 발달에 엄청난 차이를 가져온다. 

이것이 다가 아니다. 
초등학교 1학년이 되어 영재반을 뽑는다고 가정해보자. 당연히 8개월을 더 배우고 입학한 3월생이 11월생보다 높은 성적을 받아 영재반에 뽑힐 확률이 더 높다. 이때부터 3월생은 영재반에서 더 좋은 선생님, 더 좋은 친구, 더 심화한 과정을 더 오랫동안 배움으로써 11월생과의 차이는 점점 더 커진다.

그리고 중학교 선발 시험을 칠 때는 당연히 영재반에서 교육을 받은 학생이 우수한 성적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그 결과 3월생은 또 더 좋은 중학교에 가서 더 좋은 환경과 스승 아래에서 교육을 받고, 이런 효과는 계속 쌓인다. 이를 누적적이익효과라고 한다. 즉, 있는 자는 계속 풍족해지고, 없는 자는 있는 것까지 계속 잃는 마태복음 효과인 것이다. 무섭지 않은가? 정말 생각지도 못한 곳에 개개인의 성공요소가 숨어있었던 것이다.


 시대는 변하고, 그 시대에 맞는 사람이 성공한다

과연 빌 게이츠가 2011년 현재 20살이어도 지금과 같은 성공을 할 수 있을까? 말콤은 아마도 성공을 못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성공도 시대를 잘 타고나야 할 수 있다는 말이다. 말콤은 빌 게이츠가 그 당시로서는 얼마나 풍족한 환경에서 얼마나 선진적인 컴퓨터 기술을 접하면서 유년기를 보냈는지, 그리고 그것들이 어떻게 성공 요인으로 작용하였는지 설명한다.
 
또한 조셉 플롬이라는 변호사 이야기도 다룬다. 조셉은 유태인 변호사로서 당시 대형 로펌에 취직하지 못 하고 변변치 못한 개인 사무실에서 당시에는 3D 분야인 M&A 관련 변호 업무를 도맡아 하였다. (지금은 M&A 관련 업무가 수익도 좋고 인기이지만, 당시는 대형 로펌에서는 거들떠보지도 않는 3D 분야였다.)

 
그렇게 조셉이 그 분야에서 10년을 보내면서 세월이 지났다. 그런데, 사회가 변했다. M&A가 활성화하고 전문 변호사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 당연히 대형 로펌은 M&A 업무를 할 능력이 없었고, 그 덕분에 '저급' 변호사인 조셉이 급부상하게 되었다.


이처럼 성공과 시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것이다. 지금 내가 하는 일이 시원찮은 일이라고 해서, 미래에 그 분야가 급부상하지 말라는 법은 없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미래에 그 기회가 왔는데 내가 그 기회를 잡을 준비가 되어 있냐 없냐는 것.

이 외에도 정말 우리가 무심결에 지나가는 주변의 모든 요소 하나하나가 따지고 보면 성공 요인 중에 하나라는 것이 '아웃라이어'에 잘 분석되어 있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지금 내가 있기까지 내 주변에서 일어난 모든 일과 내 주변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Ahn

대학생기자 최시준 / KAIST Mangement Science

안철수연구소가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이름'이라는 길을 향해 가고 있듯이,
저, 최시준은 '세상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이름'이라는 길을 향해 걸어갑니다. 지금 이 순간 여러분은 어떤 길을 향해 가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