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산책/서평

20세기 석유 전쟁, 21세기엔 희토류 전쟁

몇 년 전부터 우리나라 언론에서도 가끔 희토류가 언급되기 시작했다. '희토류'란 과연 무엇일까? 일반인에게는 다소 생소하겠지만, 사실 우리 생활 곳곳에 퍼져있는 것이 바로 '희토류'이다.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당장 지금 이 글을 보기 위해 쓰고 있는 컴퓨터, 그리고 사람들이 손을 떼지 못하는 스마트폰, 이 모든 것에 없어서는 안 될 요소가 바로 '희토류'이다.

'희토류'란 멘델레예프 원소주기율표의 제 3족에 해당되는 란타넘족원소 및 21번 스칸듐과 39번 이트륨을 포함한 총 17개의 원소를 의미한다.

그렇다면 이 17개의 원소들은 왜 '희토류'라는 이름을 갖게 된 것일까?
말 그대로 희귀하기 때문이었다. 과거 희토류가 발견될 당시에는 기술이 부족해 희토류를 발견하기도, 제련하기도 힘들었기 때문에, 희귀하다는 뜻에서 '희토류'라는 이름이 붙은 것이다. 그렇다면 희토류 과연 정말 희귀한 것일까?

 하지만 '희토류'는 희귀하지 않다


희토류는 희귀하지 않다. 도대체 무슨 소리인가? 그렇다면 석유에 버금가는 자원으로서 자원 전쟁의 이유가 될 리가 없지 않은가? 사실 희토류는 지구상에 풍부하게 존재한다. 희토류 중 가장 매장량이 적다고 알려진 툴륨과 루테튬조차 인류가 수천 년 간 사용해온 금보다 200배 이상 많으며, 이는 은이나 백금보다도 풍부한 양이다.

참으로 다행이지 않은가? 매장량이 이렇게 풍부하니 우리는 더 이상 걱정을 할 필요가 없지 않은가? 하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 수중는 희토류가 없다는 것이다. 곰곰히 생각해보자. 과거부터 지금까지 자원 전쟁의 주된 원인인 석유 역시 지구상에 충분히 풍부하게 매장되어 있었다. 하지만 지구상에 풍부하게 매장되어 있는 것이랑 우리나라와는 별개 아니었던가.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생각한다면, 향후 희토류와 관련하여 우리나라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슬슬 걱정이 될 것이다.


 석유보다 더 무서운 것이 바로 희토류

전세계에서 석유로부터 자유로운 국가가 어디 있겠냐만 그 중에서도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는 그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그럼 희토류도 비슷하지 않을까?
천만에 말씀. 석유는 비록 OPEC과 같은 석유 카르텔이 존재하지만, 그 매장량이 한 국가에 집중되지 않고 여러 국가에 매장되어 있고(비록 중동 지역에 집중되어 있기는 하지만), 그나마 여러 대륙에 분산되어 있다.

하지만 희토류는 다르다. 전세계 추정 매장량의 약 58%가 중국에 집중되어 있으며, 독립국가연합에 약 14%, 미국에 약 9%, 호주에 약 4%가 매장되어 있다. 여기까지는 그나마 나아 보이지만, 왼쪽 사진을 보면
전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약 97%가 중국에서 생산된다. 석유와는 차원이 다른 문제이다. 석유는 한 국가가 97%를 생산하지는 않는다.

중국이 자국의 정책과 이익을 위해 희토류 수출을 중단하면 과연 어떤 일이 발생할까? 실제로 중국과 일본 사이에는 이미 발생한 사건이다. 얼마 전 중국 어선이 일본에 넘어가 어획을 하다가 일본 정부에 잡힌 사건이 있다. 과연 어떻게 해결되었을까? 일본 정부는 해당 어선의 선장을 풀어줄 수 없다고 하였고, 중국은 비공식적으로 희토류 수출로 일본을 압박하였고, 결국 일본은 두 손을 들었다.

 희토류가 없으면 미래도 없다

요즘 녹색성장이 전세계적 화두이다. 화석연료, 원자력을 대신해 풍력, 태양력 발전이 가속화하며, 디젤, 가솔린 차들은 점진적으로 하이브리드카, 전기차 등으로 교체되고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희토류가 없으면 불가능한 기술이다. 설상가상으로 중국은 지난 몇 년 간 희토류 수출 쿼터를 축소하고 있다. 자국에서 생산되는 희토류를 자국 내에 집중하여 중국의 녹색성장을 가속화하는 것이다. 

이 정도 문제라면, 중국보다 조금 녹색성장을 천천히 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아주 속 편한 소리이다. 더 극단적인 예를 들자면, 최근 중국의 항공모함이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현재 생산되는 모든 최신식 무기에는 희토류가 반드시 필요하다. 심지어는 미국조차도 중국의 희토류 수출 쿼터 때문에, 최신 무기 생산 계획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

만약 정말 중국이 희토류를 수출하지 않는다면, 그때는 어떻게 될까? 늦었지만 우리나라도 해결책을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 이미 희토류의 혜택에 익숙해져 있는 우리, 매일 스마트폰을 쓰고, 전기를 쓰며, 향후 전기차를 타고 다니려면, 이제 이와 같은 문제에도 신경을 써야 하지 않을까? Ahn

대학생기자 최시준 / KAIST Mangement Science

안철수연구소가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이름'이라는 길을 향해 가고 있듯이,
저, 최시준은 '세상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이름'이라는 길을 향해 걸어갑니다. 지금 이 순간 여러분은 어떤 길을 향해 가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