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미래'의 저자가 다큐에 담은 행복의 경제학

문화산책/컬처리뷰 2011.03.04 06:00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Helena Norberg-Hodge)만큼이나 역설에 능한 작가, 아니 언어학자, 에코페미니스트, 대표, 또는 감독이 있을까? 

그렇다. 올해 56세인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는 <오래된 미래>(1992) 20여 년 간 50개가 넘는 언어로 번역판을 낸 스테디 셀러의 작가이면서, 7개 국어를 구사하는 언어학자이자, 기후 변화 운동에 앞장선 에코페미니스트, 생태 문화를 위한 국제 협회(ISEC: International Society for Ecology and Culture) 창립자이자 대표이다. 이번에 5년의 준비 작업을 거쳐 <행복의 경제학(Economics of Happiness)>이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들고 전세계를 순례 중이.

우리나라에서는
 2월 24 그린 아카이브 상영회 시작으로 25 이화여대 ECC에서 시사회 토론회, 26 여성환경연대와 하자작업장학교의 상영회까지 3일 간의 일정으로 머물렀. 그 중 이화여대에서 연 시사회 및 토론회는 강의실을 가득 채운 학생과 교수로 열정적인 모습이 돋보였다.

상대적 비교 때문에 행복의 기준도 변질되는 라다크의 현실 포착

먼저 영화에서 헬레나 호지는 인류 행복의 첫 걸음은 지역화
(Localization)라는 점을 강조한다. 행복의 정의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 대부분의 학자가 동의하는공동체 속에서 사랑과 보살핌을 느끼는 것이라는 의미에 기인할 때, 현대 글로벌 사회는 범위가 지나치게 커져, 공동체적 요소보다 무관심과 냉대가 만연하다. 반면 라다크(인도 잠무카슈미르주(州)에 속하는 카슈미르 동부 지역) 같은 소규모 공동체에서는 세대 차이와 같은 갈등 없이 누구나 행복을 누릴 수 있다.

그녀는 특히 서구 문물의 유입으로 인한 라다크 사회의 변화에 주목해 지역화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 라다크에서 가장 가난한 가정을 보여달라는 그녀의 요청에 이 곳에는 가난한 사람이 없어요.라고 대답했던 한 소년은 10년 후 그녀에게 우리는 너무 가난해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미디어에서 비추어지는 서구의 화려한 소비 풍조는 라다크 주민들로 하여금 그들의 문화는 열등하고 서구 문화는 우등한 것으로 느끼게 했고, 결국 행복에 대한 그들의 생각, 만족까지 뒤집어 놓았다.

경제적 측면도 마찬가지이다
. 현대의 거대기업, 기계를 이용한 생산은 효율성을 무기로 필수불가결한 것이 되어버렸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수출입 과정에서 필요한 에너지 사용과 환경 오염은 지역 산물을 구입할 때보다 더 큰 손실을 가져온다. 특히 지역경제 면에서 볼 때, 체인점에서 100달러 짜리 물건을 사면 주인은 13달러를 얻는데, 같은 가격의 물품을 일반 상점에서 살 경우 주인은 34달러를 얻는다. 그러니 지역화가 이루어진다면 얼마나 큰 이익이 발생하겠는가.
 

 

영화 상영이 끝나고 10분 간의 휴식 동안 상영회에 참석한 많은 사람은 포스트잇에 질문을 적어 사회자인 남영숙(이화여대 국제학 교수)에게 넘겨주었다. 헬레나 호지의 바쁜 일정으로 인해 시간적 효율을 높이기 위함이었는데, 열띤 참석자의 반응에 그에 그치지 않고 객석에서 추가로 질문을 더 받기도 했다. 

가장 많은 사람이 공감했던 질문은 지역화의 중요성은 알겠는데, 그래서 우리가 해야 하는 것이 무엇입니까?’였다. 헬레나 호지의 대답은 간단한 듯하면서도 어쩌면 가장 여러운 것, 바로 교육공감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헬레나 호지, 지역화를 주장하고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 그녀가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사람들과 소통하는 이유이다.

헬레나 호지를 직접 만나기 전
, 헬레나 호지의 저서와 인터뷰만을 간접적으로 접했던 나는 사실 헬레나 호지의 주장은 현실성이 결여된 막연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지방화(Glocalization= Globalization+Localization: 세계화
(보편성) 동시 현지 국가의 풍토(특수성) 존중) 아닌 순수한 지역화의 가능성도 의문이었고, 지역화에 대한 구체적이고 눈에 보이는 길을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1% 지도층보다 99% 대중이 지역화의 중요성을 지각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그녀의 고찰이 무엇보다 현실적이고 진지한 방법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헬레나
호지의 <오래된 미래>를 인상 깊게 읽은 사람이라면, <행복의 경제학>의 역설이 무엇인지 궁금하다면, 그리고 현대 사회에서 행복에 걸음 다가가고 싶은 사람이라면, <행복의 경제학> 한 번 보기를 추천한다. Ahn

 

대학생기자 오정현 /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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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하나뿐인지구 2011.03.04 12:18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지속 가능한 발전...이던가...적지 않은 분들이 말씀하는 화두인 것 같아요...

  2. 행복한 세상의 나그네 2011.03.04 14:39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