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2011년의 달력도 한장 밖에 남지 않았다. 여기저기서 송년회를 한다고 바쁜 와중에, 대학 생활을 마무리하는 이번 해를 조금 더 특별하게 보내고 싶어서 오페라 리골레토를 선택하였다.
지난 12월 2일부터 3일간 공연한 리골레토는 프리미엄 오페라의 메카로 유명한 수지 오페라단의 주최로 열렸다. 프리미엄 오페라를 추구하는 수지오페라단은 이번 리골레토를 웅장한 무대, 화려한 조명 그리고 이탈리아의 오페라 전문 의상제작소와 세계적인 성악가들을 초청하여 준비하였다.
상영 금지 당했던 오페라 '리골레토'의 줄거리 |
오페라 '리골레토'는 16세기 북이탈리아의 만토바 공작의 궁정을 배경으로 한 오페라이다. 반토바 공작은 여성을 정복함으로써 삶의 보람을 느끼고 있는 방탕아이다. 그는 귀족들의 광대인 곱추 리골레토가 아름다운 첩을 가지고 있다는 말을 듣고 그 여자를 유괴해 오도록 명한다. 그 여자는 바로 리골레토가 공작의 눈에 띄지 않게 숨기고 있던 딸 '질다'였다.
그러나 질다는 변장한 학생이 공작인 줄 모르고 그를 사랑하게 된다. 이 사실을 안 리골레토는 복수를 맹세하여 자객인 스파라푸칠레에게 공작의 암살을 부탁한다. 그러나 공작을 마음으로부터 사랑하게 된 질다가 공작 대신 죽음을 맡기로 선택한다.
리골레토는 스파라푸칠레에게 약속한 돈을 주고, 자루에 든 공작의 시체를 메고 강에 던지려고 하는데, 멀리서 만토바 공작의 노래 소리가 들려온다. 자루 안을 풀어보니, 거기에는 질다가 칼에 질려 숨을 거두려 하고 있다. 리골레토는 자기의 복수가 딸에게 미친 것을 알고 질다 위에 쓰러지며 막을 내린다.
원작 그대로의 파격적인 연출을 보여준 오페라 '리골레토' |
공연 전부터 화제가 되었던 베르디의 오페라 '리골레토'는 이번 연출을 맡은 세계적인 연출가 비비엔 휴잇의 의도에 따라 1막, 만토바 공작의 궁정에서 벌어지는 난잡하고 퇴폐적인 파티를 당시 원작 그대로 재현했다. 리골레토의 원작인 빅토르 위고의 희곡 '일락의 왕'은 방탕했던 프랑스 왕 프랑수아 1세의 이야기로 검열을 통과하지 못하고 상영 금지까지 당했던 작품이다.
이러한 작품을 이태리 오페라의 거장 쥬세페 베르디가 예술적으로 승화시켜, 원작에서 나타내려 했던 주제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파격적인 누드 장면을 출연시키는 과감한 시도를 하였다. 물론 우리의 정서상으로 이런 공개적인 공연에서 누드 장면을 연출한다는 것이 충격적이었지만, 이를 통해 인간 본능의 잠재된 감성을 깨워 끓어오르는 전율을 느끼기에는 충분했다.
이탈리아에서 주역 가수들을 초청한 오페라 '리골레토' |
이번 수지오페라단의 '리골레토'는 프리미엄 오페라답게 첫 날 공연에서는 만토바공작에 스테판 마리안 포프, 질다 역에 라우라 죠르다노, 리골레토 역에 쥬세페 알토마레를 초청하였다. 특히 필자는 이번 공연에서 질다 역을 맡은, 아름다운 외모와 서정적인 목소리의 소유자인 라우라 죠르다노에 푹 빠졌다. 풍부한 표현력과 호소력 깊은 그녀의 노래를 듣는이의 절로 탄성을 자아냈다. 또한 연륜에서 뭍어나오는 쥬세페 알토마레(리골레토 역)의 연기와 노래는 이탈리아 본토의 오페라를 느끼기에 충분하였다.
저물어 가는 2011년, 매년 똑같은 송년회보다는 송년회를 핑계삼아 다 같이 공연을 보러 가는 것은 어떨까? Ahn
안철수연구소가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이름'이라는 길을 향해 가고 있듯이,
저, 최시준은 '세상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이름'이라는 길을 향해 걸어갑니다. 지금 이 순간 여러분은 어떤 길을 향해 가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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