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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컬처리뷰

곁에서 지켜본 인도인의 고유한 새해 맞이

201112 31 포스텍에서 살아가는 인도인 연구원들이 지난 해를 떠나 보내고 새 해를 맞이하며 작은 파티를 연다는 소식에, 인도인은 새해를 어떻게 맞이하는지 구경하기 위해 곧장 달려가 보았다.

 

공지대로라면 파티의 시작은 7시였어야 하지만 약속 시간과 장소가 잘못 알려진 모양인지 사람들이 다른 두 곳의 장소에서 7 10분이 지나서야 모였다. 혼란이 수습되고 사람들이 한 곳에 모인 후, 파티는 7 30분 정도에 시작되었다.


파티에 가기 전엔 파티의 참가자들이 서로 준비해 온 인도음식을 먹으며 잡담을 하는 식의 진행을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파티의 시작인 19 30분부터 21시까지 1시간 반 동안 몇몇 작은 행사를 거친 후, 장소를 옮겨 저녁식사를 했다 

파티 도중 어떤 아주머니께서 아들이 한국어를 할 줄 안다며 데려오셨다. 이름은 아유쉬, 이제 8살인데 나도 없는 여자친구가 2명이나 된다고 한다. 우리말로 대화를 나눠보니 우리말을 모국어처럼 능숙하게 구사했다. 어떻게 이렇게 한국어를 잘하냐고 물어보니, 이제 2012년이 되면 한국에 온 지 4년째가 된다고 한다. 영어로도 대화를 나누어 봤는데, 어찌된 일인지 영어 역시 능숙하게 구사했다. 부모님과는 힌두어로 들리는 언어로 대화를 했다. 이 아이가 무려 3개국어를 모국어처럼 한다는 사실을 뒤늦게서야 깨달았다. 인도 탑클래스 과학자의 두뇌를 물려받아서일까 공부도 잘한다고 한다. 역시 여덟 살의 나이로 여자친구가 2명이나 되는 이유가 있었다. 

앞에서 연설을 하는 사람은 자신을 수학과의 쿠마라고 소개했다. 행사를 준비한 사람이라고 한다. 외지에 사는 인도인에겐 조그만 정보도 매우 유용하니 좋은 네트워크를 형성해 서로 도우며 살자는 얘기를 했다. 연설의 마지막엔 큰 행사는 없고 조그만 놀이거리와 저녁 식사만 준비되어 있지만 즐기라는 말로 끝냈다. 그가 저녁 식사를 9시부터로 잡는 바람에 나와 동행한 친구와 나, 그리고 인도인들은 1시간 30분을 배고픔에 고통스러워해야 했다.  
 

포스텍 인도인 과학자 커뮤니티의 새해 맞이 파티는 2년 전부터 계속되어 왔다고 한다. 하지만 파티를 위해 케익을 산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케익을 아이들이 무척 좋아했다. 아이들이 촛불을 끄고 케익을 잘랐다.


케익을 자른 후 이어진 순서는 댄스 타임이었다. 인도인은 대체로 흥을 즐기는 민족인지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 모여 함께 춤을 췄다. 심지어는 과학자도 춤을 췄다. 

춤을 추다가 노래가 꺼지고 조용해지나 싶더니, 선물 수여의 시간이 왔다. 한 여성 분이 쌍안경에 한아름 담긴 봉지를 가져오더니 선물을 아이들에게 하나씩 나눠주었다.  


선물이 모두 전달된 뒤, 드디어 사람들이 자리를 옮기기 시작했다. 인도 음식이 나온다고 하여 평소 좋아하던 인도 음식점에서 나오던 종류의 카레와 난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파티에 제공된 인도 음식은 말 그대로 home-made였다. 솔직히 내 입맛엔 맞지 않았다. 하지만 나와 같이 간 채식을 하는 친구는 아주 맛있게 잘 먹었다며 좋아했다.

Postech Indians’ New Year’s Party에 참가한 인도 과학자들의 단체 사진이다. 조금 아쉬웠던 점은 파티에 참석했던 인도인들이 좀더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도 같이 어울러 즐기길 원했지만, 나를 제외한 한국인은 단 한 명뿐이었다는 것이다.

한국인 과학자들이 인도인 과학자들과 평소에 두터운 친분을 쌓아왔다면 더 많은 한국인들이 이러한 파티에 초대받지 않았을까? 앞으로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이들이 서로 조화롭게 어울리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Ahn
 

대학생기자 김성환 / 포항공대 산업경영공학과
justifyan@gmail.com
해도 후회하고 안 해도 후회할 일이 있다면 하는 게 좋다는 말이 있다. 사실 고민 따윌 할 때, 나는 이미 답을 알고 있다. 결론도 이미 낸 상태다. 그냥 끌리는 대로 하고 싶은 대로 사는 게 맞는 것 같다. 아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