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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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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모와 사위의 갈등과 화해 담은 연극 '에이미' 봄을 시샘하는 마지막 한파로 손과 발이 꽁꽁 언 2월 15일, 연극를 보기 위해 명동으로 달려갔다. 영국작가 데이비드 해어의 는 2010년 명동예술극장에서 첫선을 보여 그해 '한국연극 베스트7'에 선정된 작품이다. '연극의 정석'이자 '빼어난 수작'으로 호평받은 작품이라는 소문을 들어 무척이나 기대되었다. ◀ 연극 포스터 전체 4막에 걸쳐 15년의 세월 흐름에 따라 진행되는 연극은 딸 에이미를 중심으로 에이미의 남편 도미닉과 어머니 에스메, 할머니 이블린, 그리고 엄마의 재산관리인이자 연인인 프랭크가 주인공이다. 이 가운데 에스메와 도미닉, 즉 장모와 사위 간에 벌어지는 갈등을 메인으로 이야기가 펼쳐졌다. 는 전통 연극은 사라지고 TV, 영상매체 등 미디어의 발전과 부흥을 통한 동시대의 문화적 변화와 가..
진정한 소통의 의미를 전달하는 연극, 죽은 남자의 핸드폰 우리는 점점 더 완벽히, 혼자가 되어가고 있다. 일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버스 안. 앉아있는 모든 이들은 요즘 유행하는 제각각의 휴대폰들을 두 손에 꼭 쥔 채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을 하느라 여념이 없다. 양쪽 귀에는 핸드폰에 연결된 이어폰을 낀 채 자신만의 세상에 빠져있는 사람들. 이 날 핸드폰을 집에 두고 온 나는 이 공간 속에서 알 수 없는 외로움을 느낀다. 모든 사람들이 고개를 숙인 채 손 안의 네모난 세상에만 푹 빠져있는 모습이라니, 그 모습이 우스우면서도 묘하게 무섭기까지 하다. 이미 핸드폰은 소유되는 물건이라는 개념을 뛰어 넘어 그들의 너무 중요한 일부가 되어버렸다. 아침에 눈 뜬 그 순간부터 잠들기 직전까지, 핸드폰을 손에서 잠시도 떼지 못한다. 아니, 핸드폰이 없는 생활은 더 이상 상상할 ..
대학로 소극장서 즐기는 인도 여행, 인디아 블로그 긴 방학이 되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구나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수도 없이 하게 된다. 특히 추운 겨울에는 따뜻한 나라로의 여행이 간절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훌쩍 떠나기에는 밀린 업무나 가사, 취업 준비, 공부 등이 마음에 걸리고, 주머니 사정 또한 만만치 않아 그 꿈은 좌절되기 일쑤일 것이다. 위 글을 보고 고개를 끄덕이고 있을 분들을 위해, 단 100분의 투자로 인도에 다녀온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의 감동과 여운을 느낄 수 있는 연극을 소개해 본다. 신선한 방식으로 관객에게 다가가는 '인디아 블로그' 포스터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연극 ‘인디아 블로그’는 두 남자의 인도 여행기를 담고 있다. 연극을 보고 있는 내내 여행 블로그의 포스팅을 읽고 있는 것 같은 편안한 기분이었다. 하지만, ‘글..
예술하는 습관, 예술가보다 작품에 집중하는 것 "난 매일 글을 써. 예술하는 습관이 있거든." 젊은 나이에 '최고의 영국 시인'이 된 '위스턴 휴 오든'을 연기하는 배우의 명대사이다. 이 연극은 극중의 극이다. 중학교 때 배웠던 지식을 다시 되새김질 하자면 '액자식 구성'이란 것이다. 노시인 위스턴 휴 오든과 노작곡가 벤저민 브리튼의 삶을 다룬 연극인 '칼리반의 날'을 연기하는 배우들의 이야기를 담은 연극이다. 즉, 오든 역을 맡은 배우가 대사를 하다가도 "아, 근데 작가 양반. 이건 좀 뭐뭐하지 않나?" 라고 하기도 하고 "난 배우입니까? 장치입니까?"라며 연기를 하다 회의를 느끼는 험프리 카펜터 역의 배우가 연기하다가 무대에서 뛰쳐나가기도 한다. 중간중간 무대감독과 그 스태프는 징징거리는 배우를 달래며 대본리딩 연습을 끝마친다. 대본리딩의 시작부..
한국인이라면 꼭 봐야 할 단 하나의 연극 6월 5일부터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모습을 드러낸 연극 . 실은 그동안 TV에서만 봤던 강부자, 조민기, 장영남 같은 배우들의 연기를 직접 현장에서 느낄 수 있다는 매력에 끌려 하고 많은 연극 중 을 택했다. 사실 은 한국 사실주의 연극의 최고봉인 고 차범석의 대표작이고, 이번 공연이 그의 5주기 추모 특별 공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는 극작가이자 연출가로 전후 문학의 1세대였다. 전통적 사실주의에 입각한 희곡 작품을 발표했으며 한국적 개성을 살린 사실주의 극을 확립하는 데 큰 공헌을 했다. 그의 작품은 전쟁과 이데올로기 속에서 인간의 욕망과 본능을 고스란히 나타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작품의 중심을 시대 상황이 아닌 인간 실존에 두었기 때문에 시대가 변해도 여전히 생명력을 유지한다. 과부촌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