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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랩人side/안랩컬처

글쓰기가 두려운 직장인을 위한 조언


얼마 전 올 들어 두 번째 ‘AhnLab R&D School’이 열렸다. '연구원의 Power Writing'이라는 제목으로 '한국의 이공계는 글쓰기가 두렵다’, ‘한국의 직장인은 글쓰기가 두렵다’의 저자 임재춘 교수가 강의했다. 
 


임교수는 우리가 글을 못 쓰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가지고 말문을 열었다. 글은 크게 재미와 감동을 주는 문학적 글과 실용적 글로 나눌 수 있는데, 우리나라 교육은 재미와 감동을 주는 글짓기에 치중하여 효과적인 의사 전달에 중점을 두는 실용적 글짓기의 교육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어서 효과적인 의사 전달을 위한 구조와 논리를 갖춘 글쓰기인 힘 글쓰기(Power Writing)와, 이를 토대로 기술 글쓰기(Technical Writing)를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힘 글쓰기란 의사 전달을 정확하고 쉽고 간편하게 할 수 있는 글을 쓰는 것이다. 이런 글은 주제/주장 – 근거(설명/이유) – 증명(자료/의견/사실/사례) – 주제/주장의 구조를 갖는다. 문장에 1부터 4까지 번호를 부여함으로써 글의 흐름을 설명할 수 있다. 그 흐름은 추상적인 것에서 구체적인 것으로 이동하며, 숫자가 높을수록 상세한 문장임을 의미한다. 따라서, 숫자가 올라갈수록 설득하는 힘(Power)이 상승한다.

0 – 사전준비 : 글의 목적이 무엇인가?, 상대가 누구인가?, 상대의 배경 지식은?
‘왜’ 형식의 문장인가, ‘어떻게’ 형식의 문장인가?
1 - 주제, 주장
2 - 근거 : 구체적인 뒷받침이 되는 내용. 방법, 이유
3 - 증명 : 상세한 설명이 되는 내용.
4 - 주제 강조, 주장 강조

 
힘 글쓰기에 대한 내용 중 인상 깊었던 것은 우리가 설득력 있는 실용문 작성에 어려움을 느끼는 이유였다. 근거와 증명을 하나로 섞어서 증거로 나타내기 때문에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근거는 납득할 수 있는 추상적인 '개념'이고 증명은 추상적 개념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실체'이다. 이를 섞으면 글이 신뢰성을 상실한다.

*근거 – 납득할 수 있는 추상적인 '개념'
*증명 – 추상적 개념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실체'

예를 들어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주장을 글로 쓴다면 근거와 증명이 다음처럼 정리될 수 있다. 근거는 역사적 지배, 실효적 지배, 법률적 무효와 같이 추상적으로 정리된 개념이다. 이러한 개념들을 뒷받침하는 증명은 지도나 문헌(자료), 사실, 전문가 의견(의견), 국제법 판례(사례)이다.

특히 주장에 대한 근거와 증명을 제시할 때 감성적인 내용, 비유는 글의 논리적 설득력을 높이지 않기 때문에 증명으로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말과 글은 주제/주장에 따라 근거를 어떠한 논리로 구성하느냐에 따라 크게 세 가지 논리 전개 형태로 나눌 수 있다.


A. 단순논리(기본직렬형) : 1 - 2 - 3 - 4
                주장 - 이유 - 사실/사례 – 주장 강조.
                주제 - 방법 - 자료/의견 – 주제 강조.
B. 귀납논리(귀납적 병렬형):  1- 2 - 2 - 2 - 4
C. 연역논리(대조식 병렬형): 1- (2) - 2 - 4


주제/주장(1) - 근거(2) - 증명(3) 순으로 이어지는 피라미드형 구조(귀납적 논리 구조)에 추가로 마지막 부분에 주제를 한 번 더 강조(4)하는 것이 힘 글쓰기의 기본 구조다. 글이 위에 소개된 논리 구조를 가질 경우 네다섯 문장만으로도 전체와 핵심 정보를 체계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다음으로 기술 글쓰기에 대한 강의가 이어졌다. 기술 글쓰기는 예전에는 이공계 출신 기술자나 과학자의 글쓰기, 즉 기술보고서, 논문 및 연구보고서를 의미했다. 요즘은 모든 실용문 쓰기, 즉 공문, 회사 내 보고서, 제안서, 제품 사용설명서, 회계 및 결산 보고서까지 포함된다. 또한 기술 글쓰기(TW)는 기술 커뮤니케이션(TC) 영역까지 확대되는 추세이다. TC는 복잡하고 어려운 기술 내용을 쉽게 전달하는 기술로서 TW가 시각화, 전자 매뉴얼화함에 따라 TC로 통합되는 것이다.


기술 글
쓰기의 3대 법칙으로 읽는 사람을 고려한 글쓰기, 구조와 논리가 있는 글쓰기, 간결하고 명확한 글쓰기를 들었다.
 
읽는 사람을 고려한 글쓰기의 첫째는 어려운 전문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둘째, 문장에 주어를 반드시 넣자. 말은 주어가 없어도 표정이나 분위기로 보완할 수 있지만 글은 읽는 사람이 앞뒤 문맥을 고려해야 이해할 수 있다. 글에서 주어는 핵심 요소이며 ‘정확’한 문장에 필수이다. 특히 기술자나 과학자의 글은 90%가 주어 때문에 오류를 범한다. 주어를 생략하거나 수동태 문장이거나 주어와 서술어가 불일치하는 것이다.

셋째, 읽는 사람을 궁금하게 만들지 말자. 초면으로 간주하여 글을 써야 한다. 읽는 사람은 똑똑하지만 정보를 모를 수 있기 때문이다. 넷째, 인칭 주어를 사용하자. 생물과 무생물이 관련된 경우에 생물을 주어로 써야 의미가 명확해진다. 다섯째, 문장은 능동태로 쓰자. 우리 글에 수동태가 많은 것은 영어의 영향인데, 영어도 요즈음은 수동태를 쓰지 말 것을 적극 권장하는 추세이다. 여섯째, 주어와 서술어의 거리를 최소화하자. 서술어가 핵심 정보이므로 빨리 제시하는 게 좋다.

기술 글쓰기의 3대 법칙 중 구조와 논리가 있는 글쓰기의 요건은 다음과 같다.
-한 개의 주제에 집중하라.
-주제는 구체적이고 명확해야 한다.
-한 문장은 한 의미만을 표현해야 한다.
-문장이 길어지면 두 문장으로 분리한다.
-겹문장은 주어와 서술어가 반복됨으로써 내용이 복잡해진다.
-홑 문장을 짧게 쓰고 최대 한 줄 반 정도로 짧게 작성한다.
 
끝으로 간결하고 명확한 글쓰기의 요건은 핵심 내용에 초점을 맞추고, 간결하고 산뜻하게 쓰는 것이다. 세익스피어는 ‘간결은 지혜의 정신’이라고 말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명문으로 꼽히는 글은 간결한 문체로 짧게 쓴 글이라는 점을 기억하자.

이번 강의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효과적인 의사전달을 위한 글을 쓰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임교수가 설명한 방법은 업무에 사용되는 문서, 기안, 메일뿐만 아니라 명확한 의사소통이 필요한 모든 부분에 큰 도움이 된다. 이제 남은 과제는 강의를 통해 배운 방법을 연습해 실제 학습 효과를 보여주는 것이리라. Ahn
 

사내기자 김현철 주임연구원 / 기반기술팀


'
나에게 주어진 모든 상황은 생각하기에 달려있다.'는 마음으로 항상 행복하고 즐거운 순간을 살아가는 자기합리화의 달인. 자신이 가진 기술이나 능력이 우주평화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