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장한 각오로 시작하지만 작심삼일로 끝을 맺기 십상인 흡연자들의 오랜 숙원, 금연. 하지만 금연으로 가는 길이 아무리 험난하다 할지라도 같은 길을 걷는 동료들이 곁에 있다면 조금은 더 든든하고 힘이 나지 않을까? 안랩에서는 건강한 안랩 만들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5월부터 7월까지 <아자아자! 금연클럽>을 운영하여 다수의 금연 성공자를 배출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금연을 결심한 참가자는 먼저 자신의 금연을 격려해주는 주위 사람들의 이름으로 금연 서약서를 작성한다. 또 금연펀드를 위해 10만원을 출자하게 되는데, 이것은 3개월 후 금연 성공자에 한해 다시 배분된다. 이 밖에도 금연 전문 상담사가 격주로 회사에 방문하여 금연 상담, 건강상태 체크, 각종 금연 보조제를 제공하는 등 참가자의 금연 의지가 꺾이지 않도록 다방면의 지원이 제공되었다. 어느덧 약속했던 3개월이 지나고 당당히 금연에 성공한 자랑스러운 안랩인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어플라이언스사업팀의 최은호 사원(좌), 솔루션지원팀 김병주 사원(우)
-금연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최은호 평소에 담배를 끊으려고 계속 생각해왔는데 회사 차원에서 상금도 많이 준다고 하니까 이번 기회를 잘 활용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김병주 같은 팀 동료들이 거의 다 참가 하길래 분위기에 휩쓸리기도 했고, 그 동안 가족이나 여자친구가 꾸준히 권유해왔었거든요. 군대에 있을 때 한번 끊어보려고 했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는데, 이번에 회사에서 금전적인 지원도 해준다고 하니까 큰맘 먹고 가입하게 되었어요.
이승훈 건강을 생각해서요. 아침에 일어나기가 너무 힘들었거든요. 몸도 축축 처지고 머리가 아프니까 능률도 떨어지고요. 군 제대하고 학교에 복학했을 때 잠시 끊었다가 회사오니까 다시 또 피우게 되었네요(웃음)
-담배를 언제 처음 접했나? 평소 흡연량은?
최은호 음.. 정확히 기억은 잘 안 나는데, 대학 들어와서 친구들하고 어울리다가 자연스럽게 접하게 됐던 것 같아요. 지난 5년 간 평소 반 갑 정도 피워온 것 같아요. 술자리나 특별한 경우에는 한 갑 정도 피웠고요.
김병주 저는 입대하기 전에 여러 가지 문제들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 때였거든요. 담배가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호기심에 피워봤다가 계속 피우게 된 거죠. 처음에는 기침하고 구역질 나고 그랬는데 니코틴의 노예가 된 거에요.(웃음) 평소에 거의 반 갑 정도 피우다가 일할 때는 많으면 한 갑씩 피울 때도 있었어요. 6년 정도 피웠네요.
이승훈 저도 군생활 중에 친구들이 담배를 피우는 것을 보고 담배를 피우면 좀 스트레스가 풀어질까 해서 처음 피워봤는데 느낌이 괜찮더라고요. 처음부터 담배가 저랑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웃음) 2009년부터 피웠으니까 3년 좀 안됐어요. 많을 때는 한 갑, 평균적으로는 반 갑 정도 피웠고요.
해외사업팀 이승훈 사원
-금연한 지는 얼마나 되었나? 주위의 반응은?
최은호 저는 한 두어 달 정도 됐어요. 제가 금연한다니까 가족들은 좋아하는 편인데 친구들 반응은 미지근해요. 조금 더 피우다가 끊어도 된다 그러고 못 믿는 친구들도 많고요.
김병주 어플에 저장해놨는데.. 잠시만요.. 3개월하고 10일정도 되었어요. 와, 그러고 보니 오늘로 백일째네요! 일단 가족과 여자친구는 대환영이고 친구들은 장난으로 얼마나 가나 보자고 그래요. 끊으니까 주변에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긴 하더라고요.
이승훈 금연클럽이 7월 말에 끝났는데 6월, 7월에는 아예 안 피웠고 지금까지도 쭉 안 피웠어요. 주변에서는 금연 성공해서 돈 받으니까 쏘라고들 난리죠.(웃음)
-금연에 성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금연에 유용했던 도구/용품들을 소개한다면?
최은호 한다고 했으니까 주변에 보는 눈도 많고, 또 상금도 타야 되고 해서요.(웃음) 금연 껌의 도움을 받았는데 그런 건 또 나중에 없으면 불안해지더라고요. 아, 저는 물을 많이 마신 게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아요.
김병주 저도 일단 지켜보는 눈이 많았던 게 힘이 됐고요, 여자친구랑 가족이 많이 도와줬어요. 또 금연 어플에 며칠을 안 피웠는지, 얼마가 절약됐는지, 건강이 얼마나 좋아졌는지 이런 것들이 쭉 기록되거든요. 그래서 벌써 몇 십만 원 절약했다고 나오는 거 보면서 뿌듯했죠. 저는 금연패치를 붙이니까 오히려 속이 안 좋고 어지럽더라고요. 그래서 은단을 먹거나 박하향이 나는 구강 청정제를 뿌려주면서 참았어요.
이승훈 저는 허전함을 달래려고 이것저것 좀 많이 먹은 게 도움이 되었어요. 대신 살이 좀 쪘죠.(웃음) 특히 커피를 많이 마셨던 것 같아요. 또 주변사람들의 도움도 컸는데, 같은 팀 소속인 제 동기와 선배도 함께 참여했거든요. 참고로 그 중에 저만 당당히 성공했지만요. 후후.
-금연 기간 중 어떤 어려움이 있었나? 가장 큰 유혹의 순간은?
최은호 저는 아침에 일어났을 때, 회사 갈 때, 버스 기다릴 때, 점심 먹고 났을 때 등 습관적으로 담배를 피우던 편이어서 허전함을 참는 게 너무 힘들었어요. 특히 라면처럼 자극적인걸 먹고 나면 더 많이 생각났어요. 또 낮에 졸릴 때도 담배 한대 피우고 오면 졸음이 달아나곤 했는데 이젠 그럴 수가 없는 것도 아쉽고요.
김병주 저는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가 클 때 담배를 피우면서 풀었는데 그게 없어지다 보니까 힘들었어요. 또 술자리에서도 힘들었고요.
이승훈 저도 술자리에서 많이 생각나요. 그리고 외로울 때요. 사람은 누구나 외로울 때가 있잖아요?(웃음) 같은 팀에 있는 분들은 아직 다 피우시니까 소외감도 좀 느꼈어요. 소위 ‘담타(담배타임)’가 없잖아요. 다들 나갈 때 저 혼자 음료수 먹는 것도 한 두 번이고.. 전 그게 좀 힘들더라고요.
-아직도 가끔씩 담배가 생각나는지? 담배의 허전함은 무엇으로 채우는지?
최은호 네, 아직도 많이 생각나요. 그래서 군것질이 많이 늘었어요.
김병주 저도 순간순간마다 계속 생각나요. 다른 사람이 피우는 담배연기를 맡을 때 특히 그래요. 그 동안 참아왔으니까 참아야지 하는 생각으로 참고 있는 거에요.
이승훈 전 담배 생각날 때 아메리카노를 마셔요. 니코틴 대신 카페인으로 채웁니다.(웃음)
-스스로를 독하다고 생각하는지?
최은호 아니요, 금연클럽 하면서 느낀 건데 전 솔직히 평생 끊을 자신이 없어요. 아무리 생각해도 언젠간 다시 피우게 될 것 같아요.(웃음)
김병주 담배는 끊는 거라기보단 평생 참는 거라고들 하잖아요. 저도 제가 독하다기 보다는 시간이 지나면서 참는 것에 익숙해지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처음에는 주변에 담배를 끊은 사람들이 많아서 까짓 거 그냥 끊으면 되겠거니 했는데, 진짜 힘들더라고요. 특히 처음 3일을 떠올리면 악몽 같아요.
이승훈 돈이 걸려있으면 독해지는 것 같아요. 많은 돈을 상상하면 힘이 나잖아요.(웃음) 저는 금연클럽이 추후에도 잘 관리가 되면 좋을 것 같아요. 장기적 측면에서 계속 잘하면 보상을 해주고, 못 지키면 그에 따른 조치가 취해지거나 한다면 꾸준히 금연을 해나가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서요.
-아직도 금연을 망설이는 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최은호 금연을 하니까 금전적인 면으로 절약이 되고 아침에 일어날 때 개운해요. 몸에서 담배냄새가 안 나서 좋고요. 또 요즘 간접흡연의 피해도 심각하잖아요. 주위 사람들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가급적 끊는 노력을 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김병주 흡연은 건강을 해치니까 안 좋아요. 저는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목이 아프고 잔기침도 많았는데, 금연하면서 운동도 병행하니까 혈압도 떨어지고 기침도 안하고 건강해지는 걸 느꼈어요. 또 몸에서 담배냄새도 안 나고요. 금연하면 건강도 찾고, 돈도 절약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좋아해주잖아요. 흡연 공간이 줄어들어서 담배 한번 잘못 피우면 안 되는 세상인데 그런 일도 미연에 방지되고요.
이승훈 담배를 끊으니까 피부가 좋아지는 것 같아요. 아침에 일어나는 것도 더 쉽고요. 예전에는 알람을 못 들을 정도였거든요. 건강이 찾아오는 거야 두말하면 잔소리죠. 그거 말고 또 확 와 닿는 거 뭐 없을까요? 음… 이렇게 생각해봐요. 하루에 담배 한 갑이면 2천5백원, 한 달이면 7만5천원, 그게 일년이면 84만원이에요. 담배를 끊으면 그만큼을 아낄 수 있는 거죠! 그러니까 담배가 아닌 건전한 취미를 즐기면서 스트레스 풀기를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흔히들 세상에서 가장 힘든 싸움은 바로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하지 않던가. 굳은 결심으로 금연을 시작했던 참가자들도 목표를 방해하는 유혹 앞에서 연약한 갈대처럼 흔들리고, 포기하고 싶은 마음을 매 순간 새로 다잡아야 했을 것이다. 힘겨운 시간을 잘 이겨낸 그들에게 힘찬 박수를 보내며, 앞으로도 빛나는 의지를 지켜나가는 모습을 기대해본다. Ahn
사내기자 장은별 / 안랩 UX/TW팀
대학생기자 김은영 / 이화여대 중어중문학과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을.
조금 느리더라도 함께 걷는 세상을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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