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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컬처리뷰

천재의 죽음으로 본 카피라이트와 카피레프트

지난 112(현지시각에런 스워츠가 자살로 26살의 짧은 생을 마감했다. 그는 14세에 최신 웹 컨텐츠를 이용자에게 빠르게 전달할 수 있는 체계인 RSS 서비스를 만든 개발자이고 소셜뉴스 및 정보사이트인 레딧을 공동설립한 경영자이기도 했다. 그런 그가 자살한 이유에 대해서 재판에 대한 압박감이었을 거라고 보는 관측이 일반적이다


그는 저작권 공유 운동으로서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Creative Commons license, 특정 조건에 따라 저작물 배포를 허용하는 저작권 라이선스 중 하나이다. 간단히 CCL이라고도 한다.)’라는 비영리기구의 창설을 주도하였고, 인터넷 운동 그룹인 디맨드 프로그래스의 창립자이기도 하다그만큼 저작권 및 정보의 공유를 주장하는 인터넷 운동가로서 활동을 활발히 한 인물이다


그가 재판을 받게 된 결정적인 사건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발생한 것이다. ‘JSTOR’사건으로 명명되는 사건으로, 그는 JSTOR라는 비영리적 온라인 학술저널 도서관의 약 480만 건의 자료를 해당 사이트에서 다운로드받았고 이를 온라인 상으로 배포하려 했다는 혐의로 기소당해 2월 재판을 앞두고 사망했다. 그의 죽음은 대단히 유감이지만 우리는 그의 사례에서 그 이면에는 카피라이트와 카피레프트라는 개념이 있음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카피라이트(Copyright)는 저작권이라고도 하는데,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개념이다. 우리가 사용하거나 음악, 작품, 소프트웨어 등에 대해 창작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권리를 부여함으로서 창작자로 하여금 활발한 생산활동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반면에 카피레프트(Copyleft)란 일반적으로 소프트웨어 범주에서 적용되는 개념인데 지적재산권을 지칭하는 카피라이트를 반대하여 패러디한 것으로, 정보 지식의 공유와 표현의 자유를 모토로 하는 운동을 가리킨다. '레프트'(left)'내버려둔다, 방치한다.' '왼쪽'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지니고 있어 '권리', '오른쪽'을 뜻하는 '라이트'(right)와는 정반대의 뜻을 갖고 있다그래서 표현의 자유를 정체성으로 하는 '카피레프트'라는 신조어가 탄생한 것이다


카피레프트는 자유소프트웨어연합의 창설자 리처드 스톨먼이 창안한 개념으로서 간단히 말하면, 지적 창작물에 대한 모든 권리를 공유하는 것을 의미한다. 배타적 저작권의 보호를 뜻하는 카피라이트와 달리 정보의 공유와 자유로운 유통으로 누구라도 프로그램을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에런 스워츠가 추구했던 가치는 바로 이러한 카피레프트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카피레프트 운동은 최근들어 컨텐츠 파워가 강화되는 상황과 더불어 지식과 정보를 창작자가 아닌 창작자를 고용하고 있는 자본과 권력이 독점하게 되는 상황에서 더욱 부각되고 있다. 논쟁의 포인트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다음과 같이 크게 두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카피라이트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가

카피라이트의 목적은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창작자의 창작품에 대해서 지적재산으로서의 자격을 인정하고 지적소유권을 보호함으로서 노력에 대한 보상을 제공하고 향후 창작활동을 가능하게 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이러한 카피라이트가 오히려 시장독점을 낳을 수도 있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예를 들어 1999MS사는 윈도우 95 혹은 윈도우 98에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끼워파는 독점행위로 인해 미국법원으로부터 제재를 받은 바 있다. 이는 카피라이트, 즉 복제할 권리를 남용함으로서 다른 제품의 시장진입을 차단한 것이 문제가 되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최근에도 애플과 삼성의 특허전에서도 보여지듯이 해당 제품의 디자인과 같이 자칫 광범위하게 적용될 수 있는 문제가 제기될 수도 있다. 


그리고, 구글의 공공정책담당 이사인 파블로 차베즈는 현재의 소프트웨어 특허 시스템이 혁신을 유도하고 일반 대중의 이익을 증진시킬 수 있는 올바른 시스템인지에 대해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하였다.

 


카피레프트가 대안이 될 수 있는가

이로 보아 카피라이트 역시 해결해야 할 문제점이 있어보인다. 카피레프트가 역시 완벽하다는 것은 아니다. 현재로서는 명확한 방안이 부족하고 켐페인 수준의 운동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피레프트란 용어가 세간의 이목을 끄는 이유는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보다 올바른 방식으로의 발전이라는 의미도 있겠지만, 이 용어가 미국의 기술기업들이 도입해 추진하고 있는 기업전략을 잘 나타내주고 있기 때문이다


카피레프트 전략을 성공적으로 구사한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넷스케이프 커뮤니케이션을 들 수 있다. 무명이었던 이 기업은 자신들이 개발한 브라우저인 '내비게이터'를 인터넷 이용자들이 무단 복사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방치했고 심지어 무료로 배포해 브라우저 시장을 선점했었다. 물론 모든 사례가 이와 같은 결과로 귀결되지는 않았겠지만 카피레프트 전략 역시 현실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카피라이트의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고 보여진다.


인터넷의 등장과 IT의 발전으로 기존의 제도로는 해결이 되지 않는 문제가 생겨나고 있고 정보화 시대로 가는 과도기적 상황에서 카피라이트와 카피레프트의 싸움은 이제 시작일지도 모른다. 에론 스워츠는는 정보의 개방화와 자유로운 공유가 IT의 발전, 더나아가 인류의 발전에 더 도움이 된다고 보았다. 그렇다면 당신은 어떠한가, 우리는 앞으로도 이 문제에 대한 고민을 계속해야할 것이다. Ahn



대학생기자 김서광 / 성균관대 사학과

 

감성을 가지되 환상을 품지 말고 
냉정하되 냉혹하지는 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