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것에 질문을 던지라 하는 '시크릿 하우스'

문화산책/서평 2013. 4. 25. 08:39

"상식"이라고 불리는 것들은 일상생활 속에서 우리가 어떤 옷을 입어야 하고, 어떤 가치관을 선택하며, 어떤 인물을 존중해야 하며, 어떤 예절을 따라야 하며, 어떤 가정을 가져야 할지를 규정한다. 이렇게 상식은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 존재하지만 어떤 누군구가 "왜 사람은 옷을 입어야 하지?"라고 질문한다면 그 질문 자체를 어색하게 받아들일 것이다. 왜냐면 그 질문은 "상식"에서 벗어난 질문이기 때문이다.

과학은 이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에게는 상식으로서 존재한다. 알람 시계가 늦잠 자는 나를 깨우고, 아침 햇살이 방 안에 들어와 방안을 비추고, 차를 타고 직장에 혹은 학교에 가는 것들은 상식에 벗어나지 않는 것들이다. 그렇기에 이러한 것들에 대해 질문하지 않는다.


<출처: 다음 책>


a.m 07:00                                                                                                                                                                                    자명종 시계에서 동심원을 그리는 파동이 둥글게 뻗어 나오기 시작하더니 마하 1의 속도로 달려 사방으로 퍼져간다. 거침없이 죽죽 뻗은 파동은 벽에 가 부딪친다. 파동은 창에 드리운 커튼에도 쏟아지고, 마찰을 통해 파동 에너지의 일부를 전달받은 커튼의 온도가 조금 올라간다. 하지만 대부분의 파동은 곧장 반사되어 돌아와 곤히 잠든 두 집주인의 귀에 들어가고, 마침내 그들을 깨운다. - '시크릿 하우스' 중에서-

누군가 당신에게 "어떻게 알람시계가 당신을 늦잠에서 깨운 것이죠?"라고 질문한다면 당황해 할 것임에 틀림없다. 당신은 알람시계가 당신을 깨울 수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적이 없을 테니까 말이다. 데이비드 보더나스의 '시크릿 하우스'는 이러한 상식들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대답한다. 사소한 일상 속에서도 수많은 이유들이 숨어 있으며, 그 이유들이 모여 일상을 이룬다.

공간이란 갖가지 굴곡으로 이루어진 복잡한 구조물에 가깝다. '굴곡'대신 '휘어짐'이라는 용어를 쓰기도 하는데, 우리가 몸담고 있는 모든 공간은 휘어져 있다고 표현할 수 있는 것이다. 방금 여자의 손을 떠나 컵처럼 공중에 던져진 물체들은 공간의 휘어진 경로를 따라 굴곡이 안내하는 대로 실려가는 것이다. 기묘한 이야기로 들리겠지만 이것은 매우 훌륭한 설명이다. - '시크릿 하우스' 중에서-

직선이라는 개념 자체가 지극히 개인적인 사유에서 출발한다는 것은 사람들이 보이는 그대로를 본다는 것에 대한 반증이다. 하지만 사람이 보이기에 직선인 것들이 아주 미세한 개미들이 보는 눈에는 엄청난 울퉁불퉁한 곡선의 끝이라는 사실은 인간의 눈으로만 사물을 바라보는 태도를 버리게 한다. 사람들은 이를 통해 소설을 쓰고, 연구를 하고, 그림을 그린다. 상식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사람들은 '상식'에 좀처럼 의문을 품지 않는다. 질문을 가진다는 것은 귀찮은 일로 치부되고 만다. 하지만 의문을 품는다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왜 새들은 하늘을 날 수 있을까를 통해서 하늘을 날게 되었고, 지구는 왜 평평하지? 라는 의문에서 세계일주가 가능했고, 결국에는 인류를 달 표면에 닿게 하였다. 1960년대 미국을 꿈의 시대로 들끓게 했던 한 마디 "I have a dream"은 "왜 사람은 평등하지 못한가"에서부터 시작한 당연한 것데 대한 질문이었다. 당연하게 여긴 것에서부터 시작한 것들이 과학의 발전을 낳았고 지금의 인류가 있게 하였다.

"상식"을 질문한다는 것은 덜 떨어져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당연하게 여기는 관념이야말로 인간에게는 가장 치명적인 독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그것은 역사가 증명해준다. 인간의 의문에 죄를 물은 중세 시대의 과학 발전이 보잘것없었다.

하지만 '정말 태양이 지구를 도는 걸까?'라고 질문한 사람이 있었고, '생물은 환경에 맞게 진화하지 않을까?'라고 상식에 질문한 사람이 있었기에 지금의 과학이 있는 것이다. 인간의 역사는 상식으로 이루어진 결과가 아니라 끝없는 질문의 연속으로 이루어진 사실이다. 과학 역시 마찬가지다. 과학은 끝없이 의문을 품어야 한다. 모든 것은 의문에서 시작한다. 의문에서부터 시작한 시발점은 끝없는 실험과 실패의 연속들로 이루어져 혁신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낸다.

E=mc2에서 드러났던, 관념에 의문을 품게 하는 데이비드 보더나스의 재능은 '시크릿 하우스'에서 독자로 하여금 어릴 적 가졌던 '당연한 것'에 다시 한번 의문을 품게 한다. 과학은 일상에서부터 시작한다는, 가장 본질적인 의문에 대한 답을 독자로 하여금 다시 한번 깨닫게 해줄 것이다. Ahn


대학생기자 이승건 / 성균관대 전자전기컴퓨터공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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