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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속으로/주니어안랩

아이폰 앱 '서울버스' 개발한 유주완의 소박한 꿈

요즘 대세인 아이폰! 수많은 아이폰 앱(애플리케이션) 중 유용하기 이를 데 없는 것 중 첫손에 꼽을 만한 게 '서울버스'이다. 무료여서 더 좋은 이 앱을 개발한 사람이 고등학생이란 사실은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터다. 기업에서 이것을 개발했다면 지금처럼 무료로 사용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서 주인공인 유주완 군을 만나보았다.

유 군이 들려주는 컴퓨터 이야기는 신세계였다. 용어도 많아서 어리둥절해 있을 때가 많았는데 유 군은 그럴 때마다 쉽게 풀어 설명해주었다. 이번에 새로 나온 아이폰의 운영체제라며 멀티태스킹 기능을 보여주고 자신이 최근에 개발한 앱도 살짝 보여줬는데, “대단하다!”라는 말만 되풀이한 하루였다. “대학 때문에 고민이 많아요!”라고 할 때는 마냥 고등학생 같지만 본인이 만든 '서울버스'의 방대한 소스는 '이게 정말 고등학생 혼자 가능한 것일까' 싶을 정도로 어마어마하게 느껴졌다.

 


유주완 군을 유명하게 만든 '서울버스'는 작년 중순부터 개발해 11월에 완성한 것이다. 우리나라에 아이폰이 들어오자마자 바로 등록되었다. 그리고는 당당하게 최다 다운로드 기록을 얻고 5개월이 지난 지금도 TOP50 어플에 당당히 자리잡고 있다. 평점도 5점 만점에 4.5점 대를 꾸준히 기록한다. 아이폰 사용자는 잘 알겠지만, 정말 불필요한 유료 어플도 앱스토어에 널렸다. 대충 만들어놓고 돈을 받는 어플도 많은데 무료인 '서울버스'의 기능은 정말 화려하다. 주변 정류소 탐색, 버스 경로 검색, 자주 가는 정류소를 즐겨찾기에 추가하기 등 꼭 필요한 기능을 완벽하게 갖추었다. 


또한, 정류소를 탐색하면 해당 정류소의 버스가 몇 분 후에 도착한다는 실시간 정보까지 제공하니 버스를 멍하니 서서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이렇게 우리 삶의 효율성을 높여준 만큼 무려 40만 명이 넘는 사용자가 이 어플을 사용한다. 
  
아래 사진은 유주완 군이 아이폰이 우리나라에 들어온다는 소식을 들은 직후인 작년 5월부터 설계한 '서울버스'의 프로그램 자료이다. 얼핏 보아도 코드 분량이 어마어마했다. 이런 수고와 노동의 대가를 바라지 않고 노력하는 열정이 놀랍다. 

학생이라 시간이 부족할 텐데 주로 언제 개발하나요?
낮에는 학교에서 공부를 해요. 고3이라서 야간자습까지 마치고 옵니다. 집에 오면 그때부터 컴퓨터 공부를 합니다. 시간이 모자라서 밤을 새서 공부 및 컴퓨터 관련 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울버스'와 초성검색 어플과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계속 무료 배포할 것인가요?
여러 가치를 따져봐서 결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현재까지 개발해 놓은 여러 개의 어플이 있지만 아직까지 합당한 가치를 생각해보지 못했습니다. 제가 말하는 가치는 어플이 얼마나 실용적이고 개발에 공을 들였는지 등을 말합니다.
 

어플을 개발할 때 어디서 도움을 받나요?
어렸을 적부터 모든 컴퓨터 공부를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해왔습니다. '서울버스'도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애플 언어를 배워서 개발했습니다. C언어와 매우 유사해서 금방 실습에 들어간 것 같습니다. 인터넷
검색도 계속 하다보면 실력이 늘어서 원하는 것은 대부분 찾을 수 있게 됩니다. 카페나 클럽 등에 가입하지 않았습니다. 검색 엔진은 대부분 구글을 사용하고요.

보통 영어 자료가 많을 텐데, 어린 나이부터 영어로 된 문서를 읽는 것은 쉽지 않을 텐데요?
한글 문서는 정보가 부족해서 주로 영어로 된 문서를 보며 공부했습니다. 영어 공부를 정말 안 하는 편인데 영어 성적이 바닥을 치지 않는 이유가 여기 있는 것 같습니다. 

언제부터 이렇게 컴퓨터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나요?
초등학교 3학년 때 '이찬진 컴퓨터교실'에 다니며 컴퓨터를 처음 접했습니다. 그 후 인터넷을 찾아보며 독학했어요. 처음엔 html 등의 웹 언어를 공부하고 다음에 비쥬얼 베이직, C언어를 순차로 배워나갔습니다. 그걸 토대로 다른 언어들을 배웠습니다. 이렇게 하다보니까 어느새 아이폰 어플을 개발하게 되었네요. 제가 컴퓨터를 너무 좋아해서 부모님께서 제재를 하신 적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몰래 하기도 했어요.


같이 피드백을 주고받는 분들이 있나요? 
2006년에 만든 게임 개발 팀(http://www.astroframe.com)이 있는데 구성원은 동갑 친구들입니다. 총 3명인데 같이 기획도 하고 게임 공모전에 출품도 해보는 등 활동을 많이 했습니다. 작년 팀 프로젝트를 마지막으로 고3으로 올라간 후 다들 공부하느라 바빠서 연락을 못합니다. 대학생이 되면 팀으로 다시 만나서 같이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싶습니다.

프로그램 개발 외에도 관심 있는 분야가 있나요?
보안에 관심이 큽니다. 정보보호 올림피아드에 나간 적이 있어서 보안에 관한 지식은 어느 정도 있습니다. 특히 보안을 공부하면서 느낀 건데 우리나라 홈페이지는 보안에 많이 취약한 것 같습니다. 흔히 말하지만 보안은 정말 양날의 칼인 것 같습니다. 또한 어떤 기계어로 만든 프로그램을 일주일 간 밤새가며 분석한 적도 있습니다. 정말 힘든 작업이었지만 매일매일 다시 막혔던 작업을 재시도해가면서 분석하다보니 일주일 안에 프로그램의 모든 기계어를 분석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그 프로그램의 보안상 취약점을 찾을 정도의 실력에 이르렀습니다.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산업이 취약한데, 이를 어떻게 생각하나요?
우리나라 교육의 영향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주입식 교육이 강하다보니 창의적인 면에서 우리나라가 조금은 뒤쳐지는 것 같습니다. 프로그램 개발은 프로그램을 잘 다루는 것보다 아이디어가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개발 방법은 인터넷에 예제 소스 같은 기술 정보가 많이 있어서 얼마든지 얻을 수 있지만 아이디어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뛰어난 실력을 가졌는데 미래 계획은 어떤가요?
프로그래머를 하려면 외국에서 공부하라는 말을 수도 없이 들었습니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고 우선 좋은 대학에 진학해서 2006년에 결성한 팀원들과 같이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나중에는 보안 쪽 일을 할 생각이 있습니다.
 Ahn

대학생기자 양희은 / 성신여자대학교 컴퓨터정보학부
대학생기자 장효찬 / 고려대학교 컴퓨터통신공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