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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여행

미지와 신비의 그곳, 샹그릴라 티벳에서의 며칠

해발 3400m, 윈난성, 쓰촨성 그리고 티벳의 경계에 위치한 샹그릴라의 원래 이름은 겔탕이다. 1928년 한 선교사가 이 근처 지역의 사진을 찍어 샹그릴라라는 제목으로 책을 발간 한 것이 세간의 주목을 끌어, 중국 정부가 대대적인 탐사를 한 후 지명을 샹그릴라라고 바꾼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그 선교사가 샹그릴라라고 칭한 그 곳이 정확히 어딘지는 알 수 없다. 그저 우리는 느리고 여유롭게, 태초의 자연을 찾아 이 주변을 맴돌 뿐이다.

 느리게, 여유롭게,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샹그릴라

해발 3400m에 위치한 샹그릴라에서는 모든 것이 평상시와 다르다. 숨쉬는 것부터 걸음걸이까지. 조금만 서둘러도 한창의 나이인 나 역시 헥헥거리긴 마찬가지이다. 더군다나 그 중에는 고산병을 앓는 사람도 있으니, 샹그릴라에서는 모든 게 느리고, 여유로울 수밖에 없다. 오래된 전통 가옥의 지붕 위로 펼쳐진 새파란 하늘, 그리고 지붕에 걸쳐 있는 구름 이 모든 것이 평화로운 샹그릴라의 모습이다. 게다가 샹그릴라는 동티벳의 시작점이기에, 티벳에서 볼 수 있는 전통의 다채로운 색채의 깃발과 가옥들이 눈 앞에 펼쳐져있다. 아침에 일어나 눈을 비비며 밖을 바라보면, 눈 앞에 펼쳐진 설산의 파노라마는 진정 이 곳이 지상 낙원, 샹그릴라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준다.

 진짜 샹그릴라일 수도 있는 벽탑해

바다와 같은 호수, 그 뒤로 펼쳐진 설산과 푸른 산, 드넓은 초원, 그 초원에서 풀을 뜯는 야크들, 이 모든 것이 태초의 자연이 아닐까? 특히 꽃이 만개하는 6~7월은 태초의 자연을 느끼기에 가장 좋은 시기. 하지만 나는 겨울에 간 터라, 약간? 부족한 태초의 자연을 만나고 왔다. 바다처럼 드넓은 호수는 가만히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넓어지는, 그동안 마음속에 담아놓은 일들이 호수처럼 파랗게 변하는 듯하고, 야크와 말이 풀을 뜯는 드넓은 초원을 가로질러 걸으니, 마치 내가 외부인이 아닌, 태초부터 이들과 함께 있었던 자연의 일부분이었다는 느낌이 든다.

 해발 4500m에서 설산의 품에 안기다

샹그릴라에서는 눈만 뜨면 볼 수 있는 것이 주변 설산이다.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설산이 단순히 설산이라면, 직접 설산에 올라 사방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설산을 보면 마치 새로운 세상에 온 듯한 착각에 빠진다. 특히 맑은 날 샹그릴라의 스카쉐산에 오르면 해발 8000m가 넘는 메리설산과 리장의 옥룡설산 등 내로라 하는 설산을 모두 볼 수 있어, 샹그릴라에 머무는 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오르고 싶어하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해발 4500m는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은 높이다케이블카를 타고 편하게 4300m까지 갈 수 있지만, 케이블카에서 내리자마자 머리가 깨질 듯한 두통과 어지러움, 호흡 곤란을 느끼는 사람은 200m를 오르지 못하고 포기하는 경우도 종종 있으니, 하늘의 운에 맡길 수밖에 없다
.

라마 불교 고승의 대접을 받다

샹그릴라에 있는 송찬림사라는 라마 불교 사원에 방문했는데 운 좋게도 1년에 딱 한 번 있는 '궈동지에'라는 특별한 날이었다. 이 때문에 송찬림사 내부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전통 복장을 하고 찾아온 장족(중국의 소수 민족 중 하나)으로 가득 차 있었다. 티벳인은 이 날을 '티야오구위지에'라고 부르면서, 1년의 행복과 안녕을 기원한다. 그 때문일까, 우연찮게 방문한 라마 고승 집에서 손님 대접까지 받았다. 티벳 전통 차인 수유차와, 라마 고승이 손으로 곱게 간 일종의 담배 같은 것도 해 볼 수 있었는데, 지인에게 물어보니 이렇게 직접 고승의 집에서 대접을 받기란 하늘에 별따기와 같다고 한다.
샹그릴라. 일반적인 관광지와는 다른, 티벳인의 생활 모습과 태초의 자연을 느낄 수 있는, 현실 문제를 뒤로 한 채 가볼 만한 곳이다. 특히 자신의 인생에 터닝 포인트를 찾고자 하거나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자 하는 이들에게 강추한다. Ahn
 

해외리포터 최시준 / KAIST Mangement Science

안철수연구소가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이름'이라는 길을 향해 가고 있듯이,
저, 최시준은 '세상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이름'이라는 길을 향해 걸어갑니다. 지금 이 순간 여러분은 어떤 길을 향해 가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