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이트를 시작하는 당신에게 권하는 이야기

문화산책/서평 2013. 5. 26. 07:00

정신분석의 창시자인 프로이트의 이름을 어디선가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프로이트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키워드는 아마도 '꿈'이 아닐까 싶다. 누구나 꾸는 꿈, 그리고 해몽에 대한 관심이 프로이트에 대한 흥미로 발전되기도 한다. 그러나 프로이트의 저서를 읽어나가는 것은 생각처럼 호락호락하지 않다. 이드, 초자아, 자아라는 개념의 등장부터 혼란스러워 진다. 프로이트를 시작하는 당신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이 있다.


프로이트의 환자들

저자
김서영 지음
출판사
프로네시스 | 2010-12-01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이론 벗은 프로이트, 그 맨얼굴과 만나다프로이트 정신분석은 많은...
가격비교


<출처: 다음 책>


내용은 총 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서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사례를 나열한다. 어려운 개념없이 술술 풀리는 이야기에 매료되어 금방 1장을 해치울 수 있다. TV프로그램 서프라이즈를 글로 읽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재밌고 신기한 사례들이 많다. 아래는 소개용으로 가져온 짧은 사례.

p.81 <잉크통에 사형을 집행하다.>

물건을 깨뜨리거나 떨어뜨리는 경우가 거의 없는 프로이트가 잉크통의 대리석 덮개를 바닥에 떨어뜨려 깨뜨렸다.

프로이트의 방은 박물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특별한 수집품들로 꾸며져 있다. 그가 또 무엇인가를 새로 구입했을 때 여동생이 그것을 구경하기 위해 들렀는데, 그녀는 "다 멋있는데 잉크통이 안어울려"라고 말했다. 프로이트는 자신이 무의식 중에 "유죄인 잉크통에 사형을 집행했다."고 분석한다.


2장에서는 프로이트로 돌아가자고 하는 라캉과, 프로이트를 떠난 융이 등장한다. 라캉이 주장한 프로이트 재해석의 결과는 무엇인지, 융이 프로이트와 대립한 부분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이로써 프로이트의 입장이 독자에게 더욱 분명하게 다가온다. 여기서 프로이트, 라캉, 융 중 어느 한 편에서 정신분석을 바라보게 되는, 얕으나마 식견이 생기게 된다.

p. 243

자신의 느낌을 믿으세요. 정말 고개가 끄덕여지는 분석들만 믿으세요. 가끔씩 프로이트를 정답처럼 받아들이고 분석에 적용하는 경우들을 봅니다.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기 위해, 프로이트를 떠나도 된다는 말을 하기 위해, 더 자유롭게 프로이트를 읽기 위해, 우리는 융의 시선으로 프로이트를 바라보았습니다.


3장에서는 1장에서 보여지지 않았던 프로이트의 실수 혹은 어설픈 면모가 드러난 사례들이 제시된다. 저자는 이러한 사례들을 모은 이유는 '정신분석이 정답을 가진 불멸의 이론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기 위해서'라고 덧붙인다. 3장을 비유하자면 엄청 유명한 공작새를 찾아갔는데, 꼬리를 펼친 것을 봤더니 생각보다 화려하지 않은 느낌이랄까. 그러나 3편은 나름의 의미가 있다. 1장보다 신비로움은 덜 하지만, 프로이트에 대해 더 깊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아래는 프로이트의 실수 사례.

p. 274

수술 후 엠마는 코의 통증을 호소했다. 아무리 코가 아프다고 말해도 프로이트는 매번 그러한 통증이 정신적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얼마 후 그녀가 분석실에 들어왔을 때 방 전체에 역겨운 악취가 진동을 하자 프로이트는 그것이 결코 정신적인 것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독자 지향적으로 짜여진 구성과 흥미로운 사례들을 통해,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에 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저자는 정신분석의 키워드가 '인정'이라고 말한다. 지피지기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다. 앎을 넘어서 인정의 단계까지 다다르게 되면, 새로운 시각을 얻게 될 것이다. 이것이 프로이트를 시작하는 당신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은 이유이다. 이 책을 통하여 정신분석이라는 학문에 대한 이해와 나에 대한 이해 모두를 얻을 수 있길 바란다.   

p. 437

의식의 차원에서만 사는 사람은 막다른 골목에 이르러 자신의 공격성에 굴복하고 맙니다. 하지만 정신분석과 함께 사는 사람은 나를 이렇게 만든 원인을 분석해내고 의식의 차원을 넘어 더 큰 지도를 그릴 수 있습니다. 내가 괴로운 이유를 분석해내면 내 공격성과 분노로부터 나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보호할 수 있습니다. Ahn


 대학생기자 이혜림 / 세종대 컴퓨터공학과

나를 바로 세우고, 타인을 존중하는 삶.

오늘도 새겨봅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하버드 학생과 고교 중퇴자 중 누가 더 행복할까

문화산책/서평 2013. 5. 19. 07:00

요즘 건강 뉴스를 보다보면 인간수명 100세 시대라는 말을 자주 들을 수 있다. 하지만 건강 평균 수명은 68세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면 남은 30여 년의 인생을 어떻게 지내야 행복할 것인가?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20대 중반에 일을 시작하여 60세에 일을 끝내고 난 뒤 일을 시작하기 전보다 더 많은 생을 일을 하지 않고 지내게 된다. 


노후 생활과, 그 노후 생활의 바탕이 되는 유년기 생활을 어떻게 시작해야 인간은 행복해지는 것인가? 아마 모든 인간은 태어나 한 번쯤은 자신이 행복해지는 조건을 생각해 봤을 것이다. 명예, , 건강, 사랑, 우정 등 많은 긍정적인 단어를 자신의 행복의 조건으로 삼고 그 목표를 채우기 위해 살아간다


하지만 이런 단편적인 단어만으로 100년 가까운 인간의 행복의 조건을 논할 수 있는가? 아마 어떠한 책도 이런 물음에 정확한 답을 내리지는 못 할 것이다. 하지만 좀더 많은 결과물을 이용해 행복해질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이야기하는 책이 있다



<출처: 다음 책>


심리학자 조지 베일런트의 '행복의 조건'은 약 900명의 사람을 대상으로 70년에 걸친 그들의 인생을 따라가며 행복의 조건을 탐구한 책이다. 사회적 혜택을 받으며 자라난 하버드대학교 2학년 268, 사회적 혜택을 누리지 못한 고등학교 중퇴자(이너시티 남성) 456, 지적 능력이 뛰어난 중산층 여성(터먼 여성) 90명으로 그룹을 나누어 2년마다 대상자에게 설문지를 보내 연구를 시작하였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하버드대학교 2학년과 터먼 여성 그룹이 많은 돈을 벌고 성공을 하였기에 행복의 조건을 채우며 살았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결코 유년기와 청년기, 그리고 시작에서의 위치가 인생의 성공과 행복을 책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너시티 남성 대상자인 피렐리는 인생은 수많은 장들로 채워진 책 한 권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인생의 한 장이 끝나면 반드시 다음 장으로 넘어가야 합니다.” 라고 이야기를 한다. <p.44> 


우리는 10대나 20대를 살면서 가정 불화, 시험 성적, 대학 입학, 취업 등 많은 부분에서 실망을 겪으며 살아간다. 하지만 긴 인생을 놓고 보면 그 부분은 책 한 장에 지나지 않으며 다음 장에서 그 전의 내용에 대해서 수정했다라고 충분히 말할 내용을 채우면 된다.

 

터먼 여성 대상자인 웰컴은 성공적인 노화란 자기가 늙어간다는 생각을 잊고 사는 것이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한다. <p.122> 


인간은 항상 늙어간다는 것에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다. 하지만 자신이 늙어간다는 생각을 접어두고 성숙해진다는 생각을 가지면 노화를 더 의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하버드 졸업자인 빌 로먼은 변호사 단체를 운영하며 매달 많은 연봉을 받는 변호사이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기쁨과 슬픔을 나눌 만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말할 만한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다.” <p.124> 


많은 사람이 행복의 조건의 1순위로 돈과 능력을 손꼽는다. 하지만 정작 돈은 성공적으로 노년을 맞이하는 것과 거의 연관이 없고, 오히려 알코올 중독과 충분치 못한 어울림이 불운한 노년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유년기의 불행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덜 중요해진다. 유년기가 불우했느냐, 행복했느냐에 따라 대학생활에 적응해 가는 양상은 매우 다르게 나타난다. 중년에 갓 들어설 무렵까지도 유년기를 어떻게 보냈는가 하는 점이 중요하게 여겨질 수도 있다. 그러나 노년에 접어들면 유년기의 행복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p.151>


뉴스를 보면 유년기의 불행으로 인해 많은 사회적 범죄를 일으키는 사람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이 불행을 어떻게 이겨내고 어떤 사고로 생각하냐에 따라 노후는 충분히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페인은 범선 무역에 성공한 번성한 가문에서 태어났고,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거액의 신탁 재산을 상속받았다. 그러나 그의 노년은 결코 행복하지 못 했다. 인생에서 성공의 문을 열어주는 열쇠는 자기 관리와 사랑이기 때문이다. 부모의 사회적 지위나 계급이 아니라 부모의 진정한 사랑과 보살핌이 노년의 경제 수준을 결정짓는 지표가 될 수도 있다.” <p.275>  


많은 사람이 자신의 실패를 부모의 지위나 계급 탓으로 돌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자신의 실패는 자기 관리가 부족하고, 부모의 진정한 사랑과 보살핌이 부족해서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 외에도 '행복의 조건'은 많은 통계자료와 사례를 들어 어떠한 조건에서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살아가면 행복의 조건을 채울 수 있는지 이야기한다. 하지만 통계자료와 사례는 결과를 보여줄 뿐 정답은 아니다. 이 사실을 아는 저자가 강조하고자 하는 점은 바로 우리가 모른 척 내버려두지만 않는다면 변화하기 시작한 것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라는 책의 마지막 글귀이지 않을까 한다현재의 조건에 포기하지 말고 계속해서 변화를 시도하라는 것이다


많은 행복의 조건과 행복하게 사는 방법에 대한 여러 가지 주관적인 견해가 난무하는 세상에 이 책을 읽음으로써 행복의 조건을 조금은 이해하고 자신만의 행복의 조건을 찾으려 노력하고 주위 사람과 함께 하며 가족과 사랑을 나눈다면 충분히 자신만의 행복의 조건을 채울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Ahn



대학생기자 유희만 / 수원대 컴퓨터학과

The achievement of one goal should be the starting point of another.
(목표의 성취는 또 다른 목표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 -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항상 색다른! 목표를 향해!                  


댓글을 달아 주세요

가정의 달 맞아 동생에게 선물한 책 세 권

문화산책/서평 2013. 5. 17. 07:00

 

좋은 책을 읽을때면 누군가에게 책 선물을 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나도 누군가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을 많이 접했다. 내 인생의 많은 책들이 있었고 누군가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들도 많았지만, 직접 선물을 준 '누군가'는 많지 않았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친동생이다. 친동생과는 2살 터울로 싸우기도 정말 많이 싸웠다. 그래도 동생이기에 힘내라는 말은 늘 하고 싶었다.

군대를 전역한 후, 다시 사회에 발을 내딛는 동생에게 소설 2권과 자기계발서 1권의 책을 선물해주었다. 어른 세계를 동경했던 한 소년의 성장통 소설인 '19세(이순원)'와 내 인생의 소설인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펜클럽(박민규)' 그리고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반말(?)편인 '건투를 빈다(김어준)이 그것이다. 기본적으로 모두 재미있고 유쾌하다. 그 안에는 내가 동생에게 하고 싶던 말들을 작가들이 대신 해주고 있었다. 그 책들을 보안세상에게도 선물해주고 싶다.

 

 

첫 선물, 19세 - 이순원

농촌에 사는 한 사춘기 소년의 성장을 보여준다. 교과서에서나 가르쳐주던 성장소설의 묘미와 교훈을 이 책을 접하고 나서야 알 수 있었다. 제목에서 주는 뭔가 야시스러운(?) 느낌으로 시작한 책이었지만 19세가 가지는 근원적인 의미라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끔 한다. 성인이 되고 싶어하는 청소년들의 반항과 고뇌는 이 책은 물 흐르 듯 보여준다. 모두 반드시 지나쳐야 할 이 시기를 그린 이 책은 모두의 이야기이다. 가끔은 야한 농담도 사춘기 소년의 귀여운 장난으로 느껴진다.

성장통의 동생에게, 책에서 주인공은 아버지와 많은 면에서 갈등한다. 학교와 진로 앞에서 갈등하는 아버지와 소년의 모습에서 나와 아버지, 그리고 나와 동생의 모습을 보였다. 겉으로 보여지는 모습은 다르겠지만 소년은 어설프지 않은 사회 속에서 아버지와의 갈등과 위로를 얻으며 성장한다. 분명 내 동생도 이 책을 읽으면서 지나왔던 성장을, 그리고 앞으로의 성장을 다시 한번 생각하지 않았을까.

이 책의 또 재미난 점은 다른 책처럼 '아는 척'하는 각주가 아닌 재밌고 유쾌한 각주가 있다는 점이다. 한 예로 명님할게요라는 각주에 [이건 아버지한테 배운 말이다. 할아버지가 뭐라고 시키듯 지시하는 말엔 아버지가 꼭 르허게 대답을 했다. "명님하겠습니다." 나도 분위기의 엄숙함에 맞추어 그렇게 대답했던 것이다] 식이다. 각주에는 단어에 대한 소설 속 주인공의 수다가 들어 있기도 하고 변명 혹은 에피소드가 있을 때도 있다. 이 책의 매력 포인트이다.

 

 

두번째 선물,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펜클럽 - 박민규

야구를 정말 사랑하는 사람으로써 책의 제목을 보면 읽고 싶은 마음이 들 것이다. 나 또한 그렇게 책을 읽었다. 책의 제목처럼 한국 프로야구에서 만년 꼴찌로 불명예의 이름을 남겼던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펜클럽인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매일 꼴찌를 하는 팀의 펜들을 얼마나 우울할까 하는 생각은 이 책을 읽으면 지나친 편견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쉴틈도 없이 웃으면서 이 책을 읽었다. 어쩌면 횡성수설 하는 것처럼 들릴지 모르는 작가의 수다에 웃으면서 책을 넘길 수 있었다. 그러나 그 난잡할 수도 있는 수다 속에서 정말 하고 싶은 말이 담겨있었다. 절대 설득하려는 의도는 없었을테지만 유쾌한 이 책을 읽고 몇일동안이나 진지한 생각에 빠지게 되었다. 작가의 수다 속에 농담과 진담이 무엇이 농담인지 진담인지 모르게 섞여 있는 코미디지만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

고민하는 동생에게, 누구에게나 많은 고민을 하는 시기에 이 책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 정답이라는 너무나 뻔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동생을 비롯한 많은 사람이 싫어하는 잔소리가 아닌 아주 유쾌한 코미디로 말한다는 점에서 이 책을 선물하지 않을 수 없었다.

252p, 치기 힘든 공은 치지 않고, 잡기 힘든 공은 잡지 않는다.
264p, 올 여름은 왜 이렇게 긴 것일까 라는 생각을 하다가 나는 비로소 시간을 원래 넘쳐흐르는 것이란 사실을 알게 되었다 .. 돌이켜보니 지난 5년간 내가 팔았던 것은 나의 능력이 아니었다. 그것은 나의 시간 나의 삶이었던 것이다. 알고보면 인생의 모든 날은 휴일이다.

 

 

세번째 선물, 건투를 빈다 - 김어준

이 책을 읽고나니 '아프니까 청춘이다(김난도)'의 반말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성장하는 누군가에게 정말 중요한 것은 자존감일 것이다. 딴지일보의 김어준 작가는 그 자존감의 중요성을 반말로 조언한다. 반말이란 것이 누군가에게는 기분 나쁠지 모르겠지만 나는 진심과 정감을 느낄 수 있었다. 정말 진심을 다해 건투를 빌어주는 것 같았다. 이 책을 통해 새로운 사실을 알지는 못하지만 자신이 했던 행동이나 생각들의 이유을 알려주고, 스스로의 고민을 많이 하게 해준다.

성장하는 동생에게, 모든 생각과 행동이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에서부터 출발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성장하는 동생에게 가장 가지고 있으라고 말하고 싶은 것은 자존감이다. 자존감의 중요성을 이 책은 잘 말해준다. 자신의 본질에 대한 문제 뿐만 아니라 가족, 친구, 직장, 연인의 고민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책의 소개된 많은 사연들이 동생의 사연이 아닐지라도 많은 부분에서 힘을 얻길 바란다. 

25p, 사람이 나이 들어 가장 허망해질 땐, 하나도 이룬게 없을 때가 아니라 이룬다고 이룬 것들이 자신의 원했던 게 아니란 걸 깨달았을 때다.
28p, 자존감이란 그런거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부족하고 결핍되고 미치지 못하는 것까지 모두 다 받아들인 후에도 여전히 스스로에 대한 온전한 신뢰를 굳건하게 유지하는거, 그 지점에 도달한 후엔 더이상 타인에게 날 입증하기 위해 쓸데 없는 힘을 낭비하지 않게 된다. 누구의 승인도 기다리지 않고 그저 자신이 하고 싶고 재밌는 것에만 집중한다.
158p, 그러니 중요한건 선택의 이유다. 나머지는 그 이유를 붙들고 감당하는 거다.
213p, 나이 들어 가장 비참할 땐 결정이 잘못됐다는 걸 알았을 때가 아니라 그때 아무런 결정도 내리지 못했단 걸 깨달았을 때다.
257p, 사랑이란 모든 걸 내 뜻대로 할 수 있어 하는 게 아니라 어떤 것도 내 뜻대로 되지 않건만 사랑하지 않을 도리가 없어서 하는거다.

 

 

아쉽게도 선물을 해준 지 9개월이 지났지만 동생은 1권밖에 읽지 못했다고 한다. 그래도 동생에게 하고싶은 말과 힘내라는 말을 담은 책들을 선물할 수 있었다는게 기분이 좋다. 언젠가는 분명 다 읽을거라는 믿음도 가진다. 독자들도 응원하고 싶은 누군가에게 책 선물을 해보는 것이 어떨까. Ahn

 <사진 출처: 네이버 책>

대학생기자 노현탁 / 건국대 기술경영학과

댓글을 달아 주세요

자영업 꿈에 냉정한 현실 '골목 사장 분투기'

문화산책/서평 2013. 5. 3. 09:07

언제부터인가 IT 종사자들은 우스갯소리로 치킨가게 사장님이 되는 것이 목표라는 말을 하기 시작했다. 아직 20대인 내가 듣기에는 다소 뜻밖의 이야기였다. 대학생에게 꿈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대부분은 자신의 전공이나 직종에서 최고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왜 사회에 뛰어든 직장인은 또 다른 길을 찾는 것일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 이유를 불안정한 고용과 사회구조에서 찾을 수 있었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많은 IT에 종사하는 직장인 힘든 업무로 피로가 누적된 상태고, 사회적으로도 '38선(38세가 되면 직장에서 퇴출된다), 45정(45세가 되면 정년)'이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어려운 경제 사정과 치열한 경쟁 속에서 평생 직장을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었다.


인간 수명 100세 시대를 바라보는 지금, 정년기에 다다른 4050세대와 향후 미래를 준비해야 할 2030세대에게 50대 이후의 경제 활동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는 재취업의 어려움과 불안정성으로 인해 새로운 경제 활동으로 자영업 혹은 프랜차이즈로 창업하는 것을 선택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골목 사장 분투기>는 실제로 자영업이나 프랜차이즈가 생각만큼 쉽고 편하게 돈을 벌 수 있는지, 90%가 넘는 실패율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이야기한다. 



<출처: YES24 홈페이지>


2000년대 초반부터 증가한 어마어마한 임대료를 감당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늘어난 대기업형 마트(SSM)과 프랜차이즈의 증가로 인해 자영업을 포함한 골목상권의 수익이 어떻게 위협을 받고 있는지 말한다.


프랜차이즈 또한 마찬가지로, 사람들의 인식만큼 실질적으로 소자본으로 안정적으로 이익을 창출하는지 언급하기도 한다.


저자는 현재처럼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 자영업의 실패율이 높은 이유를 계획없이 시작한 자영업자의 과실로만 볼 것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자영업이 과열된 양상 속에서 사회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많은 소규모 자영업자가 벼랑 위로 내몰리고, 결국 이것이 가정의 붕괴와 사회 불안으로 이어진다고 진단한다.


길을 걷다 한 번쯤 어제 본 작은 커피집이 폐업한 것을 보았을 때, 매일 시켜먹는 유명 브랜드 치킨집이 어느 날 갑자기 브랜드 이름을 떼었을 때, 늘어나는 편의점 속에 문을 닫는 동네 수퍼마켓에 한 번이라도 의문을 가진 적이 있다면 이 책에서 궁금증과 그 간의 오해를 풀 수 있을 것이다. Ahn




대학생기자 이수진 / 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 되자!

언젠가 제 일에 대하여 대가를 얻을 때, 

"저 사람은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야."

라는 말이 아깝지 않을 만큼 스스로를 성장시키겠습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엄용석 2013.05.03 12:38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시간내서 꼭 읽어봐야겠네요!

눈먼 자들의 도시, 백색 세상 통해 인간을 탐구하다

문화산책/서평 2013. 4. 28. 07:00

어느 날 갑자기 눈이 멀어버린다면 내 삶은 어떻게 변할까? 티 하나 없이 맑게 갠 하늘, 시릴 정도로 푸른 바다, 여름날 녹음의 싱그러운 초록,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에 걸린 환한 미소... 우리의 삶에서 이런 반짝이는 것들이 한순간에 전부 사라진다면, 이 세상은 어떻게 변화할까. 

1995년 주제 사라마구는 세상 모든 이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모두가 눈이 먼 세계를 보여줌으로써 인간의 근원적인 본질과 가치에 대해 심도 있게 담아낸 그의 대표작, 눈먼 자들의 도시. 그가 이 작품을 통해 우리한테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무엇인지 알아보자.




<출처: LiBRO 홈페이지>


눈먼 자들의 도시는 갑자기 눈이 멀어버린 수많은 사람들을 격리시켜 놓은 수용소와 이름 없는 도시를 배경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2008년 영화로 제작되어 인간의 본성에 대한 성찰이 두드러지는 영화라는 큰 호평을 받았던 이 이야기 속에는 현대 문명의 폭력과 인간 사회를 조직화한 권력 구조에 대한 비판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권력과 폭력에 둘러싸인 무력한 한 개인과 수 백, 수 천만 명에 달하는 눈먼 자들의 모습을 번갈아 보여줌으로써, 인간성 본질에 대한 끊임없는 의문을 제기한다. 

사건의 시작은 어느 날과 다름없는 낮 동안 일어났다. 신호를 기다리던 일본인 운전자가 눈이 머는 것을 시작으로 운전자의 아내, 그를 진단한 안과 의사까지 전염병이 번지게 된다. 투명한 물에 떨어진 검정 잉크가 순식간에 병 안의 물을 온통 검게 물들이듯, 무서운 속도로 도시 사람들의 눈은 멀어져 간다. 이 재앙의 도시에서 유일하게 볼 수 있는 인물인 안과의사의 아내는 자신의 남편을 돌보기 위해 눈먼 이들을 가둬둔 수용소에 따라 들어온다. 눈 먼 사람들만이 모인 이 곳은 현대 문명사회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르다. 눈이 멀면서 야기된 큰 혼란 속에서 이성보단 본능이 앞서 행동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완전한 동물과 꼭 닮아 있다.

무자비한 폭력으로 지배당한 수용소를 결국 의사 아내를 포함한 8명의 무리가 탈출한다. 의사 아내의 집으로 갔던 이들이 마주친 이웃집 노파는 눈이 먼 채 살아가고 있었지만, 나름대로 안정적인 먹을거리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갖고 있던 먹을거리를 다른 눈 먼 이들과 나누고 싶어 하지 않는다. 무리가 떠난 후 묘사되는 할머니의 심경을 읽었을 땐, 소유욕에 사로잡힌 그녀의 욕심이 현재 우리 가슴 속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는 이기심과 지독히 닮아있단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들은 이미 떠났다. 거의 아무도 지나다니지 않는 이곳을 떠나버렸다. 노파는 기뻐해야 마땅했다. 이제 닭과 토끼를 다른 사람들과 나누어 갖지 않아도 되니까. 그녀는 기뻐야 마땅한데, 실제로는 그렇지가 않다. 그녀의 멀어버린 두 눈에 눈물이 고인다. 처음으로 그녀는 자신이 계속 살고 싶은 이유가 있는지 물어보았다.'

                    



<출처: 네이버 영화>

눈먼 자들의 도시를 읽다보면 한 가지 인상 깊은 특징이 있다. 도시 사람들은 블랙아웃(Black Out)이 아닌 화이트아웃(White out)의 상태로 눈이 먼다. 보통 시력을 잃어 앞이 보이지 않는 사람일 경우, 빛 한 점 없는 깜깜한 방에 가둬둔 것처럼 암흑의 상태다. 하지만 백색의 악,’ ‘백색 질병,’ ‘백색 공포등 다양한 수식어로 묘사되는 이 원인 모를 병은 세상을 온통 하얀 빛으로 보이게 만든다 

눈먼 자들의 도시에서 사람들이 눈이 머는 증상은 인간의 소유욕과 깊은 연관이 있다. 단순히 눈이 멀었다는 사실을 넘어 볼 수 없게 됨으로써 소유하고 있던 거의 모든 것들을 잃게 된다. 우리는 평생 끊임없이 소유하길 갈망하며, 자신이 무엇을 소유하고 있냐에 따라 스스로의 가치와 존재를 확인한다. 하지만 우리가 그토록 중요시 여기며 금전적 가치를 매기는 눈앞의 이 모든 것들이, 정말 그만한 가치가 있는 걸까? 아래 나오는 의사아내의 대사 속엔 이러한 주제 의식이 분명하게 녹아있다.

 

'나는 우리가 눈이 멀었다가 다시 보게 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나는 우리가 처음부터 눈이 멀었고, 지금도 눈이 멀었다고 생각해요. 볼 수는 있지만 보지 않는 눈먼 사람들이라는 거죠.'

 

주제 사라마구는 사람들이 하얗게 눈이 멀어가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현재 우리들의 삶은 눈은 떴으나 진실은 볼 수 없는 눈 뜬 봉사의 상태나 다름없다는 질타를 던진다. 현대 사회에 만연한 폭력과 무너진 윤리 의식을 실명이라는 장치를 통해 날카롭게 지적한다. 물질과 그것의 소유가 중심인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우리도 보고 싶은 것들만 보고 있는 눈뜬 봉사인 건 아닐까? 사라마구가 활자를 통해 끊임없이 우리에게 소리쳤던 그의 외침을 주의깊게 귀 기울여 들어보자. 눈앞에 있는 물질의 허상에서 벗어나 스스로의 삶에서 진정한 가치를 지닌 것이 무엇인지 깊이 성찰해보길 바란다. Ahn

 


대학생기자 윤덕인/ 경희대 영미어학부

항상 배우는 자세를 잊지 말고 자신을 아낄 것

온몸을 던져 생각하고, 번민하고, 숙고하자

  

댓글을 달아 주세요

당연한 것에 질문을 던지라 하는 '시크릿 하우스'

문화산책/서평 2013. 4. 25. 08:39

"상식"이라고 불리는 것들은 일상생활 속에서 우리가 어떤 옷을 입어야 하고, 어떤 가치관을 선택하며, 어떤 인물을 존중해야 하며, 어떤 예절을 따라야 하며, 어떤 가정을 가져야 할지를 규정한다. 이렇게 상식은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 존재하지만 어떤 누군구가 "왜 사람은 옷을 입어야 하지?"라고 질문한다면 그 질문 자체를 어색하게 받아들일 것이다. 왜냐면 그 질문은 "상식"에서 벗어난 질문이기 때문이다.

과학은 이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에게는 상식으로서 존재한다. 알람 시계가 늦잠 자는 나를 깨우고, 아침 햇살이 방 안에 들어와 방안을 비추고, 차를 타고 직장에 혹은 학교에 가는 것들은 상식에 벗어나지 않는 것들이다. 그렇기에 이러한 것들에 대해 질문하지 않는다.


<출처: 다음 책>


a.m 07:00                                                                                                                                                                                    자명종 시계에서 동심원을 그리는 파동이 둥글게 뻗어 나오기 시작하더니 마하 1의 속도로 달려 사방으로 퍼져간다. 거침없이 죽죽 뻗은 파동은 벽에 가 부딪친다. 파동은 창에 드리운 커튼에도 쏟아지고, 마찰을 통해 파동 에너지의 일부를 전달받은 커튼의 온도가 조금 올라간다. 하지만 대부분의 파동은 곧장 반사되어 돌아와 곤히 잠든 두 집주인의 귀에 들어가고, 마침내 그들을 깨운다. - '시크릿 하우스' 중에서-

누군가 당신에게 "어떻게 알람시계가 당신을 늦잠에서 깨운 것이죠?"라고 질문한다면 당황해 할 것임에 틀림없다. 당신은 알람시계가 당신을 깨울 수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적이 없을 테니까 말이다. 데이비드 보더나스의 '시크릿 하우스'는 이러한 상식들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대답한다. 사소한 일상 속에서도 수많은 이유들이 숨어 있으며, 그 이유들이 모여 일상을 이룬다.

공간이란 갖가지 굴곡으로 이루어진 복잡한 구조물에 가깝다. '굴곡'대신 '휘어짐'이라는 용어를 쓰기도 하는데, 우리가 몸담고 있는 모든 공간은 휘어져 있다고 표현할 수 있는 것이다. 방금 여자의 손을 떠나 컵처럼 공중에 던져진 물체들은 공간의 휘어진 경로를 따라 굴곡이 안내하는 대로 실려가는 것이다. 기묘한 이야기로 들리겠지만 이것은 매우 훌륭한 설명이다. - '시크릿 하우스' 중에서-

직선이라는 개념 자체가 지극히 개인적인 사유에서 출발한다는 것은 사람들이 보이는 그대로를 본다는 것에 대한 반증이다. 하지만 사람이 보이기에 직선인 것들이 아주 미세한 개미들이 보는 눈에는 엄청난 울퉁불퉁한 곡선의 끝이라는 사실은 인간의 눈으로만 사물을 바라보는 태도를 버리게 한다. 사람들은 이를 통해 소설을 쓰고, 연구를 하고, 그림을 그린다. 상식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사람들은 '상식'에 좀처럼 의문을 품지 않는다. 질문을 가진다는 것은 귀찮은 일로 치부되고 만다. 하지만 의문을 품는다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왜 새들은 하늘을 날 수 있을까를 통해서 하늘을 날게 되었고, 지구는 왜 평평하지? 라는 의문에서 세계일주가 가능했고, 결국에는 인류를 달 표면에 닿게 하였다. 1960년대 미국을 꿈의 시대로 들끓게 했던 한 마디 "I have a dream"은 "왜 사람은 평등하지 못한가"에서부터 시작한 당연한 것데 대한 질문이었다. 당연하게 여긴 것에서부터 시작한 것들이 과학의 발전을 낳았고 지금의 인류가 있게 하였다.

"상식"을 질문한다는 것은 덜 떨어져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당연하게 여기는 관념이야말로 인간에게는 가장 치명적인 독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그것은 역사가 증명해준다. 인간의 의문에 죄를 물은 중세 시대의 과학 발전이 보잘것없었다.

하지만 '정말 태양이 지구를 도는 걸까?'라고 질문한 사람이 있었고, '생물은 환경에 맞게 진화하지 않을까?'라고 상식에 질문한 사람이 있었기에 지금의 과학이 있는 것이다. 인간의 역사는 상식으로 이루어진 결과가 아니라 끝없는 질문의 연속으로 이루어진 사실이다. 과학 역시 마찬가지다. 과학은 끝없이 의문을 품어야 한다. 모든 것은 의문에서 시작한다. 의문에서부터 시작한 시발점은 끝없는 실험과 실패의 연속들로 이루어져 혁신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낸다.

E=mc2에서 드러났던, 관념에 의문을 품게 하는 데이비드 보더나스의 재능은 '시크릿 하우스'에서 독자로 하여금 어릴 적 가졌던 '당연한 것'에 다시 한번 의문을 품게 한다. 과학은 일상에서부터 시작한다는, 가장 본질적인 의문에 대한 답을 독자로 하여금 다시 한번 깨닫게 해줄 것이다. Ahn


대학생기자 이승건 / 성균관대 전자전기컴퓨터공학부


댓글을 달아 주세요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기억 아웃소싱 시대를 읽다

문화산책/서평 2013. 4. 14. 07:00

신문사 사이트에서 최신 뉴스의 제목을 둘러보고 있을 때 새로운 이메일이 도착했다는 메시지가 울린다. 몇 초가 지나면 RSS 리더는 좋아하는 블로거 중 한 명이 새로운 글을 올렸음을 알려준다. 그로부터 또 몇 분 뒤 휴대전화에서는 문자 메시지가 도착했다는 벨소리가 울린다. 동시에 스크린에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새 글이 올라왔음을 알리는 불이 들어온다. 

정말 많은 일이 다발적으로 일어나는 위의 상황은 보통 상황의 일상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우리는 이토록 놀라운  방해 기술의 생태계의 빠져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책을 한두 쪽만 읽어도 집중력이 흐트러지기 시작하더니 안절부절 못 하고 문맥을 놓쳐버리고 곧 다른 할 일을 찾아 나서기 시작한다. 다루기 어려운 뇌를 잡아끌어 다시 글에 집중시키려 애쓴다. 예전처럼 독서에 집중하던 행위는 어느새 투쟁이 되어버렸다.



<출처: 다음 책>

이처럼 인터넷은 인간의 많은 행동을 바꾸어 놓았다. 그런데, 이런 행동이 우리의 뇌까지 바꿀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은 이러한 통념, 즉 뇌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어린이는 뇌에 있어서 진정한 인간의 아버지인 것처럼 뇌의 부분들은 각각의 회로에서 감각을 받아들이고 근육을 움직이며 기억과 생각을 형성하는 등 세세하게 정해진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뇌는 가소성에 의해 변한다. 도구를 사용하면 우리가 도구에 영향을 미치듯 도구도 우리 뇌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 책에서는 시계와 지도의 출현으로  우리 삶과 인지의 정도가 엄청나게 변화했다는 것을 예로 들면서 인터넷 또한 그러하다고 말한다. 우리가 도구와 맺는 긴밀한 관계는 쌍방향적이다. 기술이 우리 자아의 확장인 것처럼 우리 역시 기술의 확장이 된다. 목수가 망치를 손으로 집을 때 그는 손을 이용해 망치가 할 수 있는 작업만 할 수 있다. 손은 못을 박거나 뽑는 도구가 된다. 군인이 쌍안경을 눈에 가져다 댈 때 그는 렌즈가 볼 수 있도록 허용하는 대상만 볼 수 있다. 그의 시야는 넓어지지만 가까이 있는 것은 볼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책에 관한 이야기도 흥미롭다. 종이의 발견으로 단어의 유연성과 표현력을 증가시킨 시대를 거쳐, 이제 독서의 형태가 다시 개인적인 성격의 종이에서 대화가 가능한 스크린으로 옮겨짐에 따라 작가들은 다시 한 번 적응해야 한다고 말한다. 완벽을 가하려는 압박은, 이 압박이 가한 예술적 혹독함과 함께 줄어들 것이며, 우리는 무형식과 즉각성이 주는 즐거움에 빠져 표현력과 수사법을 잃을 것이라고 한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대중적인 독서의 시대를 우리 지적 역사에 있어 짧은 예외였음'을 암시한다는 결과이다. 과연 독서가 비밀스러운 취미를 행하는 특이한 집단의 활동의 부분이 되어버릴까?

무엇을 아무리 얇게 베어낸다 해도 거기에는 언제나 양면이 존재한다. 우리는 우리가 받아들이는 매력적이고 흥미로운 정보를 받아들이는 대가로 집중과 몰입, 그리고 관심의 분화와 생각의 분산이라는 손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아니, 우리는 기꺼이 받아들이고 있다. 인터넷의 사용은 우리 뇌를 멀티태스킹에 맞도록 더욱 민첩하게 만들지만 멀티태스킹을 가능케 하는 능력을 향상하는 것은 깊이, 창조적으로 생각하는 능력을 사실상 저해한다.

인터넷의 급속한 속도 향상과 스마트 기기의 발달로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정보에 다가갈 수 있다. 그래서 오늘날에는 정보를 많이 아는 것 자체보다 정보를 잘 융합해서 자신만의 생각으로 표현하고 나타내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생각에는 치명적인 오류가 있었으니, 그것은 기억을 디지털 기술에 '아웃소싱'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문맥 속에서 파악하는 정보가 아닌, 파편적인 정보 조각들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이다.

저자는 기술의 유혹은 거부하기 어렵고, 우리가 사는 인스턴트 정보 시대에 속도와 효율성이 주는 이득은 그야말로 꼭 필요한 가치라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컴퓨터 과학자와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가 우리의 명령 체계를 작성하는 미래로 호락호락 넘어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희망을 놓지 않는다. 저자는 빠르고 간편한 세상으로 점철되는 이 순간에, 다른 곳을 바라볼 수 있는 생각과 시야를 독자에게 열어주는 것 같다. Ahn


대학생기자 이승건 / 성균관대 전자전기컴퓨터공학부


댓글을 달아 주세요

여덟 번째 방, 불안한 청춘에게 건네는 위로

문화산책/서평 2013. 4. 6. 07:00

불안과 고단함 속에서 우린 그 누구도 자유롭지 못하다. 20대, 인생에서 가장 좋은 시기라 하지만, 동시에 수없이 흔들리고 아플 시기다. '청춘'이란 시원하고 고운 단어 내면엔 몰아치는 수많은 걱정들과 불안들이 숨어 있는 듯하다. 떠안고 있는 과거, 현재, 미래의 문제가 한꺼번에 몰려 뒤섞이며 터져 나온다.


청춘이 머금는 특유의 향기와 빛을 가득 품고 있어야 할 20대의 얼굴엔 어두운 그늘이 드리워져 있다. 무엇 하나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은 시기 속에서 살고 있는 우린, 스스로의 선택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한 채 늘 불안 속에서 살아간다이 사회는 좀 더 빨리, 좀 더 많은 것을 성취해야 한다며 갈 길을 재촉한다. 그 과정 속에서 우린 진짜 일상 속에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망각해버렸다. 어지러운 마음을 미처 수습하지 못한 채 바쁜 현실에 시간만 흘려보내고 있는 우리


김미월이 쓴 소설 <여덟 번째 방> 일기장이라는 독특한 소재로 이러한 현재 20대 청춘의 가슴 깊숙이 자리 잡은 내밀한 상처들을 고스란히 전한다 

                                                 


<출처: 다음 책>

 

책을 읽고 나서 한동안 얼얼한 통증이 느껴졌다. 길을 찾지 못한 채 혼란 속에서 오늘을 흘려보내는 영대의 모습은 항상 불안함을 안고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 너무나 닮아 있었다소설 속 주인공 영대는 신체적, 정신적으로 독립을 꿈꾸는 한 청년이다 하지만 집을 나선 그 순간부터 맞닥뜨리게 되는 경제적인 문제들이 주인공의 삶을 점점 더 조여 온다. 독립을 하고자 혼자서 여러 가지 노력을 했지만, 아직 세상 물정을 모르는 청년을 노려 더 많은 이득을 볼까 하는 어른들만 있을 뿐 도와주는 이는 아무도 없다. 


영대는 앞으로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스스로가 진정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에 대한 답을 내리지 못한다. 어른이 됨으로써 얻게 되는 자유와 동시에 짊어져야할 선택에 대한 책임’이란 무게가 지독히 무겁게만 느껴진다. 아래 인용문은 영대의 이런 불안한 심리를 가장 잘 반영하고 있는 부분이다. 여기서 영대가 바라보고 있는 대기 속 물질의 아주 작은 알갱이들은 마치 갈피를 잡지 못한 채 둥둥 떠 있는 지금 우리들의 마음과 똑 닮았다. 불투명하고 형태 없는 수많은 꿈들이 갈 곳을 잃은 채 우리 주위를 뱅뱅 맴돌고 있다.


'저들에게는 꿈이 있을까. 있겠지. 그럼 저들이 전부 100명이라면 세상에는 도합 100개의 꿈이 있는 것인가? 아니, 일단은 나를 빼야 하니 99개라 해야겠지.' 역 안에 부유하는 먼지 속에서 영대는 99개의 무정형의 꿈들이 아이의 손을 떠난 헬륨 풍선처럼 둥둥 떠다니는 것을 보았다. 그것들은 손에 잡힐 듯 가까이 있었지만 외피가 불투명해서 속을 들여다 볼 수가 없었다. (본문 p56 中)

그러던 어느 날, 영대는 우연히 상자에 담겨 있는 노트들을 발견하게 된다. 집어든 노트 첫 장에 쓰여 있는 '나는 평범한 사람입니다.' 란 한 문장의 글이 그의 가슴에 깊은 인상을 남긴다. 스프링 노트 가득 쓰여 있는 '여덟 번째 방'이란 제목의 글에는 책 속 또 다른 주인공인 '지영'이 살아온 삼십년의 시간들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지극히 평범했으나 자신의 삶에서 만큼은 주인공이 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던 지영의 모습은 영대와는 사뭇 다르다. 영대는 일기장 속 그녀의 삶을 통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된다. 영대에게는 첫 번째지만, 일기장 속 주인공인 지영에게는 여덟 번째 방이었던 그 곳. 일기장을 발견하기 전까진 단지 발을 다 뻗고 눕기도 힘든 값싼 월세 방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지영의 작은 일기장을 매개로 이루어지는 지영과 영대와의 교감으로 인해, 이 방은 가치를 지닌 의미 있는 공간으로 변화한다.


'뿐만 아니라 세상 사람들 대부분이 평범하다. 아니, 평범해 보인다. 그러나 알고 보면 그렇지도 않다. 지금 우리의 곁을 스쳐 지나가는 저 많은 평범한 사람들이 지닌 결코 평범하지 않은 사연들을 뉘라서 알겠는가. 액자의 뒷면을 궁금해 하지 않는 한, 우리는 평생 그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들을 알 수 없을 것이다.' (본문 p25-26 中)


평범함 속에서 살아가지만 각자만의 이야기를 쓰며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는 구절인 듯싶다. 세상에는 수많은 사람들 각각의 색깔이 발라진, 너무나 다양한 모습의 삶들이 존재한다. 스스로의 가치에 따라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삶에 인생의 가치를 판단할 옳고 그름의 기준 따위는 없다. 한 번 자문해보길 바란다. 현재 난 내 가치에 따라, 지금 이 순간 행복한가?


소설 속에서 영대는 친구 현수에게 행복하냐는 질문을 건넨다. 그에 대한 대답이 참으로 인상 깊다

"행복이 별거냐. 너 아직 살아 있잖아." 


살아있기에 꿈을 꾼다는 그의 말이 가만히 가슴 속을 맴돈다. 그저 계속 앞으로, 앞으로만 떠밀려 가는 삶은 더 이상 그만하고 싶다. 시간의 외피 속에서 다른 사람들의 삶과 자신의 것을 비교하며 조바심을 느끼지 말아야겠다. 잊지 말자. 우리가 불안한 이유는 그만큼 많은 가능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란 것을. 우리의 평생은 꿈을 따는 과정들이 모여 이루어진다. 앞으로 만들어 갈 그대의 삶은 그대만의 가치에 따라 행복하길 바란다.  Ahn

 


대학생기자 윤덕인/ 경희대 영미어학부

항상 배우는 자세를 잊지 말고 자신을 아낄 것

온몸을 던져 생각하고, 번민하고, 숙고하자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림림이 2013.03.29 01:27 신고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표지만큼 내용도 매력적인 소설인 것 같아요.
    서평 잘 읽었습니다. ^^

  2. 고은정 2013.04.07 00:54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서평을쓰면서읽고난후더많은생각을할수있어서좋은것같아요

  3. 이현석 2013.05.04 09:59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우와 덕인이 서평쓰는구나~
    필력이 대단한데? 부럽다ㅠㅠ 잘지내지?

    • 윤덕인 2013.05.04 18:24  Address |  Modify / Delete

      오빠 안녕하세요~ 이렇게 기사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자주자주 들러주세요~~~
      저야 너무 잘 지냅니다! 오빠도 항상 뭐든지 잘 해내구 계실거라 믿어요~~ 연락드릴게요!

내 맘대로 베스트셀러 3월에 읽을 만한 책 3권

문화산책/서평 2013. 3. 23. 21:13

산뜻한 봄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고 새싹들이 하늘을 향해 고개를 내미는 생명의 계절 3. 장르를 불문한 다양한 베스트셀러가 새싹처럼 우후죽순 쏟아져 나온다. 평소 책을 접할 여유가 없었던 이는 이번을 계기로 새로이 책과의 인연을 축적해가는 것도 바람직한 봄맞이라고 생각하며 장르에 따른 3월의 베스트셀러 3권을 소개한다.

7년 후 – 기욤 뮈소(로맨스 소설)


<출처: 다음 책>

기욤 뮈소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뒤를 잇는 프랑스의 국민 작가로 전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실종된 아들을 찾기 위해 갈라선 지 7년 만에 만난 부부의 기상천외한 이야기를 다룬. 일상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는 단순한 소재 속에서 영화를 방불케 하는 현장감과 스릴을 이끌어내고 미스테리한 결말로 여운까지 안겨주는, 기욤 뮈소 작품의 특징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작년 11월에 출판됐음에도 현재까지 꾸준한 인기를 유지하는 스테디셀러이기도 하다. 가슴 시린 사랑 이야기와 흥미진진한 스릴러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놓쳐선 안 될 작품이다.  


어떻게 살 것인가 유시민(에세이)


<출처: 다음 책>

뛰어난 언변을 가진,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는 논객이자 전 국회의원인 유시민 전 의원이 정계를 은퇴하고 내놓은 첫 책이다. 저자는 자신의 삶을 냉철하게 성찰하고 이를 통해 우리의 삶을 형성하는 물질정신적 요소들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이야기한다

시시각각 예측 불가능하게 변화하는 현대사회에서 어느 때보다 절박해진 어떻게 살 것인가?’ 에 대한 해답을 자신의 식견과 경험을 토대로 풀어낸다. 삶의 기로에 서있는 많은 이에게 나름의 해법을 제시해줌과 동시에 사회의 냉혹한 칼날에 베어 상처 입은 청년을 간접적으로 위로해준다. 앞으로의 삶에 의구심을 품어본 사람, 혹은 따스한 힐링의 손길이 필요한 이가 읽기에 안성맞춤이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히가시노 게이고(추리소설)


<출처: 다음 책>

<용의자 X의 헌신>, <동급생> 같은 작품으로 널리 알려진 일본 추리계의 거장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작이다. 30여년 간 비어있는 시 외각 변두리의 나미야 잡화점에 숨어든 3인조 좀도둑이 의문의 편지를 발견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은 치밀한 인물 묘사와 배경 설정이 가장 큰 특징이다. 사건 해결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등장 인물 간에 얽힌 복잡한 인간관계 사이의 갈등을 통해 현대 사회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지적한다. 이번 신작에도 이러한 현실비판적인 성향이 잘 나타나 있다. (대표작 <용의자 X의 헌신>에서는 주변인에 무관심한 현대 사회의 냉담함을 드러낸다.) 한시도 긴장감을 놓을 수 없는 흥미진진한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에게 추천하는 책이다. 

바쁜 일상을 쪼개어 책을 탐독하고 책 속에 숨은 많은 내적인 의미들을 곱씹어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나른한 주말 오후에 책상 앞에 걸터앉아 책을 읽으며 소나무 숲 어귀를 걷는 듯한 심리적 안정감과 삶의 여유를 느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Ahn


  대학생기자 엄용석 / 고려대 화학과

  타인과 지식을 공유하는 기쁨을 온라인상에서 느껴보고 싶은 대학생기자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윤덕인 2013.03.25 12:54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기욤 뮈소! 너무 좋아하는 작가입니다. 좋은 책들 소개해 주셔서 감사드려요~ ^^

  2. 림림이 2013.04.18 02:38 신고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세 권 모두 꼭 읽어보고 싶네요. ^^

버지니와 울프와 나혜석이 그린 자유로운 사회

문화산책/서평 2013. 2. 17. 07:00

여성은 지금까지 수세기 동안 남성의 모습을 실제 크기의 두 배로 확대 반사하는 유쾌한 마력을 지닌 거울 노릇을 해왔습니다.” 버지니아 울프가 서술한 이 한 문장에는 남성이 지배하는 사회에서의 여성의 왜소한 모습을 신랄하게 고발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오랜 역사 속에서 여성은 남성에게 순종하고 지배당하는 약자였다. 지금은 과거에 비해 여성의 인권이 많이 신장되고 여성의 사회활동도 보장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우리사회에서는 여성에 대한 차별이 존재한다. 버지니아 울프와 나혜석은 이러한 억압받는 여성의 모습을 자신의 문학작품에 상세히 묘사함으로써 보다 자유로운 여성의 모습을 갈망한다. 버지니아 울프의자기만의 방과 나혜석의 전집을 통해 남성 중심적인 사회제도 안에 갇힌 여성의 모습을 살펴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해 보자.



<출처: 다음 책>

거턴과 뉴넘 여자대학에서의 강연을 위해 여성과 픽션을 주제로 글을 쓰기 시작한 울프는 여성작가의 문학 활동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된다. 그녀는 제인 오스틴, 조지 엘리엇, 에밀리 브론테 등 여성 작가들의 작품들을 살펴보면서 그들이 제한된 경험과 인습적 통제로 인해 자유롭게 작품을 쓸 수 없었던 현실을 발견한다. 울프는 여성이 자유로운 문학 활동을 하기 위한 필수적인 전제가 고정적인 수입자기만의 방이라고 지적한다. 이 두 가지 조건이 갖추어 진다면 셰익스피어처럼 뛰어난 재능을 갖춘 여성작가도 기대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한편, 나혜석은 <경희>, <()된 감상기>, <이혼 고백장> 등의 작품을 통해 남성을 우월시하는 사회로부터 차별받고 있는 여성의 모습을 그린다. 특히 <()된 감상기><이혼 고백장>은 나혜석 본인의 이야기를 담아내어 당시대에 깨어있던 여성 지식인이 겪어야만 했던 고뇌를 상세히 기술하고 있다. 화가로서 작품 활동을 하고 싶은 욕구와 어머니로서 첫 아이를 임신했을 때 가졌던 책임감과 불안감, 남편의 일방적인 이혼 요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입장 등은 여성의 열악한 위치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더욱이 나혜석은 조선 최초의 서양화가이자 여성운동가로 활약하면서 기존에 찾아 볼 수 없었던 개혁적인 여성의 역할을 맡았다는 점에서 기존의 사회적인 편견에 대항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남성 중심적인 사회를 극복하고 여성이 자유롭게 설 수 있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무엇보다도 여성을 배려하는 사회제도가 정비되어야 하고 여성이 남성과 같이 동등한 대우를 받아야 하는 인격체라는 인식이 형성되어야 할 것이다.



<출처: 다음 책>

버지니아 울프와 나혜석이 추구하는 여성은 남성보다 우월적인 존재의 여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남성과 동등하고 평등한 대우를 받는 여성을 소망하는 것이다. 남과 여라는 서로 다른 성이 존재하는 것은 서로 보완적인 관계를 맺기 위함이다. 한쪽 일방이 다른 쪽을 억압해서는 안 되며 우월한 지위를 요구해서도 안 된다. 울프는 남성성과 여성성이 융합된 양성적 마음을 가질 때라야 비로소 마음의 온 기능을 온전히 발휘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처럼 남녀가 서로를 존중하고 동등하게 대우해야지만 완전한 인격체를 이룰 수 있는 것이다Ahn


기고. 방지희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