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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컬처리뷰

우리가 카페를 찾는 이유, 코피스족의 출현

요즘 누군가를 만날 때면 “00카페에서 보자”는 말을 종종 하게 된다. 이 말 안에는 짧지만 많은 의미가 담겨있다. 남자친구와 가는 카페, 친구들과 수다 떨기 좋은 카페, 인테리어가 마음에 드는 카페, 커피나 음료의 맛이 좋은 카페 하나쯤은 존재할 것이다. 이렇듯 카페는 우리 일상 속에 깊이 자리잡고 있다.

최근에는 중요한 약속이 있거나 비즈니스를 위한 목적을 위해서 누군가를 만날 때 역시 부드러운 분위기의 카페에서 이루어지는 경우를 자주 목격할 수 있다. 이는 카페문화가 여가 문화는 물론 업무 문화까지 바꿨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장소로서 혹은 자신의 업무를 보는 장소로서 어느 순간부터 카페가 그 기능을 수행하게 된 것일까? 거리에 늘어나는 카페 만큼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서 카페 문화에 적어가는 요즘, 이토록 우리가 카페에 매혹되는 이유를 추적해 보자. 


<출처: Pixabay>

최근 한 취업포털 사이트에서 직장인 50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54%가 커피전문점에서 노트북이나 스마트 기기, 휴대전화로 업무를 보는 코피스 족이라고 한다. 코피스 족이란 커피(coffee)와 사무실(office)의 합성어로 회사의 사무실이나 집이 아닌 커피전문점에서 할 일을 하기 때문에 코피스 족이라고 지칭한다. 대학생 역시 커피전문점에서 할 일을 하기 때문에 코피스 족이라고 칭할 수 있다.

코피스 족의 출현은 카페 문화가 더는 커피 마시고 이야기만 했던 여가문화에 머물러 있지 않고 ‘카페에서 공부하기’, ‘카페에서 일하기‘ 등의 방향으로 변모하고 있음을 알게 해준다. 코피스 족처럼 카페에서 업무를 보는 커피문화가 우리 삶에 깊숙히 침투하게 된 이유는 무선인터넷의 영향이 크다. 디지털 기술이 크게 발전하면서 사람들은 각자 손안에 쥐고 있는 디지털기기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 정보를 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것이다. 취업포털 인크루트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장인이나 대학생이 커피전문점에서 업무를 보는 이유는 실제로 무선인터넷이 잘 갖추어져 있어서라는 답변이 54%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가장 많았다.

대학생이나 직장인은 학업과 업무의 스트레스를 피해 무선인터넷이 마련된 자유로운 분위기의 카페에 머문다. 카페의 적당히 시끄러운 분위기는 방해보다는 오히려 집중력을 놓여주며, 대학가나 회사 근처에 자리잡고 있는 지리적으로 유리한 위치는 카페이용을 끌어들이는 또 하나의 요소다. 사람들이 카페를 찾는 이유는 여가적인 목적 외에도 업무를 보기 적합한 환경 때문도 있다. 직장인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업무를 카페에서 보기 편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도 독서실이나 도서관과는 다른 카페문화만의 열린 분위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들은 카페를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인식과 함께 자신의 공적인 일과 사적인 일을 모두 해결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받아들인다. 게다가 카페를 이용하는 연령, 성별, 인종 등의 조건들을 제한하지 않기 때문에 열린 공간으로서 그 기능을 수행하며, 다양한 메뉴의 음료와 스낵, 편안한 인테리어와 번화가에 취하여 인접한 상권에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 역시 카페문화가 크게 발전한 요인으로 손꼽힌다.

전체적인 추세로 보아 카페의 이용자 중심의 편리성이 강화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편리성 위에 여러가지 부작용이 도사리고 있다.

먼저 학생들과 직장인들의 코피스족화가 지속되면서 카페테이블에 장시간 앉아있어서 생기는 일명 거북이목 증후군이나, VDT 증후군이 대표적이다. 이는 낮은 테이블과 긴장감 없는 의자 때문에 좋지 않은 자세가 유발되면서 어깨가 결리는 등의 고통을 호소하게 되는 것이다.

둘째, 이들은 카페에 오전부터 장시간 이용하기 때문에 범죄의 표적이 되고 있다. 이들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노트북, 휴대전화, 지갑 등을 훔쳐가는 범죄가 늘고있다. 세번째, 코피스 족이 카페를 업무환경의 최적한 곳으로서 찾는 이유가 무선인터넷 못지 않게 자유로운 분위기를 꼽는 만큼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야기를 나누러 간 카페에서 옆사람이 공부를 하고 있어 괜히 눈치가 보이고 덩달아 조용히 하게되는 등 너무 개인적인 공간으로만 바뀌어 가고 있지 않은가 우려된다.

이미 카페문화는 우리의 실상에 단단히 자리 잡아 그 영향력을 외국에까지 넓혀가고 있다. 과거 외국의 카페문화가 우리의 주류문화에 영향을 끼치던 것에서 역으로 우리나라의 카페문화를 외국에 전파시키기에 이른 것이다. 우리 집 앞에 있는 카페가 세계 어느 곳에나 존재하며, 같은 제 3세계의 원두를 비싸게 마시고 있다. 브랜드 마다 차별화된 이미지를 강조하지만, 우리가 접하는 카페의 문화는 점차 획일화되어 하나의 거대한 체계를 구성하고 있다.

사람들은 오늘도 변함없이 약속장소를 카페로 정할 것이고 새로 출시된 상품들을 살펴보며 자신의 업무를 할 것이다. 각자가 차별화된 자신만의 틀별한 삶의 방식을 이어가고 있는 듯 보이지만 이들의 문화는 이미 카페라는 공간이 주는 편리함과 자유로운 분위기에 매료되어 있다. 유력상권이면 어디든지 발길이 닿는 곳에 있고 각종 편의시설로 몸과 마음마저 붙잡혀 버린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카페를 찾는 이유이자 우리 카페 문화의 현실이다. Ahn

 

 

대학생기자 박선민 /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배는 항구에 있을 때 가장 안전하겠지만,

그것은 배가 존재하는 이유가 아니다.

더 많은 보안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기 위해 나아가겠습니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