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인턴 경험하고 영화 '소셜 네트워크' 보니

문화산책/컬처리뷰 2010.12.02 05:00


<출처: 네이버 영화>

인터넷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페이스북(Facebook)을 알 것이다. 페이스북은 5억여 명의 회원을 보유한 세계 최대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로,  "보스니아에는 도로는 없어도 페이스북은 있다"라는 우스갯소리까지 있을 정도이다.

바로 이 페이스북의 창업자인 마크 주커버그(Mark Zuckerbug)의 창업 과정을 그린 영화 <소셜 네트워크>가 얼마 전 개봉해 화제가 되고 있다.

페이스북은 실리콘 밸리와는 멀리 떨어져있는 보스턴의 하버드 대학교에서 처음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그 성장 과정은 실리콘 밸리에 있는 IT 기업들의 그것과 매우 유사하다. 지난 몇 달 간 실리콘 밸리 내 벤처기업에서 인턴 생활을 한 내 경험과 영화에서 엿볼 수 있는, 실리콘 밸리 벤처기업들의 흥망성쇠를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1단계 - 구상

1단계를 한 마디로 정의하면 '큰 그림'을 잡는 과정이다. 어떤 서비스를 어떻게 할 것인지, 어떤 사람을 고객으로 할 것인지, 누구와 할 것인지 등을 고민하고 결정하는 시간이다. 특이한 것은 '어떻게 돈을 벌 것인지'는 전혀 고민하지 않고 '어떤 서비스를 만들 것인지'에만 주력하여 성공한 기업이 많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구글과 트위터이다. 이와 같이 실리콘 밸리에서는 좋은 서비스를 만들어서 사용자를 확보하면 수익은 어떻게든 창출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시작하는 기업이 많다.

페이스북도 마찬가지였다. 영화 <소셜 네트워크>에서 마크 주커버그는 윙클보스 형제의 아이디어를 듣고 자신이 어떤 서비스를 누구를 대상으로 할 것인지 정했고, 컴퓨터공학 전공자로서 '어떻게'에 관해서는 충분히 알고 있었기에 빠르게 2단계로 넘어갈 수 있었다.

2단계 - 실행

2단계는 1단계에서 구상한 내용을 실제 서비스로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이를 위해 사무실을 빌리거나 장비를 구매하고, 실제 서비스를 개발하고 같이 일할 사람을 찾는 등의 일을 한다.

이 과정에서 자금이 필요한 경우에는 투자자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이와 같이 창업 초기에 위험이 많은 상황에서도 기업의 기술력, 미래 전망 등을 보고 자금을 투자하는 투자자를 천사와 같은 존재에 빗대어 엔젤(Angel) 투자자라고 한다. 영화에서는 주커버그가 친구 세브린에게 1000달러를 엔젤투자받아 다른 일은 모두 뒷전으로 미루고 페이스북을 개발하는 데만 매진했던 장면에 해당한다.


<출처: 네이버 영화>

3단계 - 성장

개발한 서비스를 사용자에게 선보이고 그들에게서 피드백을 받으면서 발전해 나가는 과정이다. 회사가 계속 유지될 수 있는지 없는지의 갈림길이기도 하다. 이 과정에서 뚜렷한 성과 혹은 미래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기업은 계속해서 VC(벤처 캐피탈; 벤처 기업을 상대로 하는 투자 기업)들의 투자를 받으면서 성장해나갈 수 있고, 그렇지 않다면 망한다. 영화에서 주커버그가 따로 연락을 하지 않아도 여기저기서 투자 제의가 들어왔던 것처럼 뚜렷한 수익 모델이 없더라도 좋은 서비스로 많은 사용자를 확보한 서비스는 VC들의 투자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유명한 이야기이지만, 이 세 단계를 모두 무사히 통과하고 계속해서 생존하는 기업은 약 3% 정도에 불과하다. 그럼 나머지 97%의 회사에서 일하던 사람은 다시 창업을 하고, 또 그 중에 3%만이 살아남는다. 3%라는 숫자는 얼핏 보면 작은 숫자지만, 그 작은 숫자의 기업들이 바로 세계의 IT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오늘도 실리콘 밸리에서는 수많은 회사가 생겨나고 또 사라지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을 것이다. 영화 <소셜 네트워크>를 단순히 세계 최연소 억만장자의 창업 이야기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실리콘 밸리 어떤 기업의 성장 기록부로 생각하며 보는 것은 어떨까? Ahn

 

대학생기자 한대희 / 포스텍 컴퓨터공학과

사람은 누군가가 되어가는 작은 과정을 거친다고 합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이 저의 작은 과정이 되어주실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