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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현장속으로

무한도전보다 먼저 뉴욕에 간 프리헹가래

"나 뉴욕에 갈 거야!" 
선언하듯이 주변에 말했다. 그리고 결국 지난 9월, 출국했다.
작년 9월 '팍팍한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어 주자'는 취지로 시작한 프리 헹가래 캠페인을 뉴욕에서도 하겠다는 의지였다. 

지난 12월 11일 '무한도전'이 뉴욕 타임스퀘어 전광판에 노출할 비빔밥 광고를 만드는 과정이 방송되었다. 굳이 얘기하자면 내가 이들보다 먼저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이벤트를 벌인 것이다.

"왜 뉴욕이지?"
주변의 많은 사람이 물었다. 왜 그 먼 곳까지 가는지, 해외에서 하고 싶다면 가까운 일본이나 중국에 가는 것이 경비도 조금 들고 좋지 않느냐고. 비용을 생각한다면 분명히 가까운 나라가 좋았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기회를 생각했다. 앞으로 인생을 살면서 이런 도전을 해볼 기회가 또 있을지 장담할 수 없었다. 그래서 단 한 번의 기회라면 세계의 중심인 뉴욕에서 하고 싶었다.
먼저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헹가래'를 하는 것이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지, 그리고 뉴욕 시민은 어떻게 받아들일지 알고 싶어서 뉴욕시 트위터 계정과 뉴욕시 커뮤니케이션 담당자 트위터 계정을 팔로윙했다. 그리고 헤이코리안(교민 사이트)에 계획을 밝히고 한인들의 의견을 물었다.
뉴욕시는 반응이 없었고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는 잘 모르겠다는 의견을 주었다. 또한 뉴욕 한인들은 모두 회의적인 의견을 남겼다. 사실 쉬울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직접 이런 의견을 들으니 더 불안한 마음이 생겼다. 하지만 그래도 계획을 실행하고자 그렇게 출국하게 되었다.

드디어 뉴욕 도착. 한국에서 할 때는 함께 하는 친구가 많았지만 뉴욕에는 3명만 갔다. 단 3명이 헹가래를 하기는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가장 먼저 한 일은 함께 할 사람을 찾는 것이었다.
그래서 우리가 머무는 호스텔 주인에게 허락을 받고 미리 준비해 간 PR 페이퍼를 이곳 저곳에 붙였다. 흥미로워하며 여러 사람들이 말을 걸어주었다. 그렇지만 그들 역시 여행에 목적이 있어서 스케줄을 맞추기는 힘들었다.

다음으로는 타임스퀘어로 직접 나가 사람들의 반응을 살펴봤다. 헹가래의 취지를 설명하고 아이폰으로 기존에 했던 활동 영상을 보여주었다. 사람들의 반응은 상당히 긍정적이었다. 지금 이곳에서 하는 것이냐며 함께 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가장 큰 성과는 타임스퀘어의 치안을 담당하는 NYPD에게 영상을 보여주고 이곳에서 '헹가래'를 하는 것이 가능한가를 물었을 때 'Yes'라는 대답을 들었던 것이다. 그래서 자신감이 생겼다.

10월 3일 본격적으로 타임스퀘어에서 캠페인을 시작했다. 에어메트리스에 바람을 넣고 NYPD에게도 다시 설명했다. 그리고 피켓을 높이 들어 사람들을 모았다. 잠시 후... 사람들은 우리를 둘러싸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떻게 날 수 있는지 물었다. 우리는 설명과 함께 영상을 보여주었고 함께 할 것을 제안했다. 그렇게 헹가래가 시작되었다. 

▲ 10월 3~4일 타임스퀘어, 유니온스퀘어에서 한 프리 헹가래 영상.

반응은 정말 뜨거웠다. 파란 눈동자의 사람들이 몰려와 환호했고 서로가 모포를 잡아주었다. 타임스퀘어 한가운데서 하늘로 날아오르는 경험을 한 사람들의 표정은 환희 그 자체였다. 
뉴욕에서 세 명이 어떻게 헹가래를 할지 그리고 현장에서 제지당하면 어떻게 될지 장담 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떠났고 결국은 해냈다. 정말 짜릿하면서도 고된 경험이었다. 마지막으로 함께해준 종현이와 철중이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
지금 혹시 하고 싶은 일이 있지만 때를 기다리고 있습니까?
그럼 앞으로도 쭉 기다리게 될지도 모릅니다.
도전하세요! Ahn

대학생기자 여동호 /  twitter: YOU_CAN_F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