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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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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시창, 대한민국은 청춘을 위로할 자격이 없다 세상에서 가장 아픈 병은 자신이 앓고 있는 병이고, 세상에서 가장 큰 문제는 자신이 직면한 문제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자신에게는 예민하고 집중하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무관심하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우리가 "서민들의 삶이 어려워졌다"라고 말하면서도, 기름값이나 전기세 등 스스로가 직접 느낄 수 있는 물가상승을 제외하고는 무엇이 구체적으로 어려운지 별로 알고 있지는 않다. 아니, 알고 싶어하지도 않는다. 스스로가 살기도 버거운데 다른 어려운 사람의 짐까지 떠안고 싶지 않아서일까? 오히려 억울하고 힘든 이야기를 피하고 싶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여기, "진짜 서민"들의 어려운 삶이 무엇인지 말하고자 하는 한 기자가 있다. 삶의 최저선에서 매일 매일을 고군분투하며 연명해야 하는 사람을 대신하여 마이크를 잡은 사람..
아침마다 '5분만 더'를 외치는 당신에게 필요한 책 우리는 매일 아침마다 일어나기 위해서 수십 번의 망설임을 거친다. 5분의 유혹은 얼리버드가 되겠다는 새해 희망을 무력하게 만든다. 매일 아침 반복되는, 아니 살면서 피할 수 없는 선택의 기로에서 우리는 어떻게 하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을까? 행동 설계에 관한 책인 '생각에 관한 생각', '넛지', '스위치'는 이에 대해 해답을 제시한다. 각각의 책에는 매력적인 수많은 사례들이 있으며 대중교양서로서 저술이 된 만큼 부담스럽지 않다. 생각에 관한 생각우선, 이 책을 설명하기에 앞서서 저자인 대니얼 카너먼부터 알 필요가 있다. 그는 심리학자로서는 최초로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으며 행동경제학의 창시자이다. 그의 이론은 심리학의 개념을 경제학에 도입하여 인간의 비합리성과 그에 따른 의사결정..
삶을 고찰하는 두 가지 관점, 후설과 하이데거 우리는 동일한 대상을 보고도 서로 다른 인상을 갖게 되거나, 상이한 해석을 하게 된다. 산책을 하다 발견한 꽃 한 송이는 생물학자에게는 분석대상으로 보이고, 미술가에게는 화폭에 담을 예술적 대상이며, 어떤 이에게는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소재가 될 수 있다. 이렇듯 우리가 가지는 사고체제에 따라 동일한 대상은 서로 다른 의미의 존재로 해석된다. 그렇다면 상이한 해석과는 다른 불변의 객관적인 무엇은 존재할까? 해석의 대상이 되는 어떤 실체가 객관적으로 존재할까? 이처럼 분변의 진리를 탐구하는 것이 고대시대부터의 철학자의 과제이자 숙명이었다. 과학문명이 빠르게 발전하고 실용성과 효율성이 중요시되는 지금 이 시대에 이러한 고리타분하고 대답이 없는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는 것은 비생산적인 일처럼 치부될 수 있다. 하..
벤처로 살아남아 중견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 벤처기업의 5년 생존 확률을 1%라고 한다. 그러면 10년 생존 확률은 0.01%이다. 안랩은 0.01%의 확률을 뚫고 살아남았다. 그리고 중견기업으로 성장해 대한민국의 보안을 책임지는 회사로 자리잡았다.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이름, 안철수연구소”는 안랩의 구성원 하나하나가 0.01%를 뚫기 위해 어떠한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는지 잘 보여준다. 무엇이 지금의 안랩을 만들었으며 0.01%의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내가 처음으로 주목한 것은 안랩이 능력보다 가치관을 먼저 본다는 사실이다. 한국의 기업문화는 가치관보다 “효율”을 강조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래서 가치관보다 먼저 업무 능력을 요구한다. 그러나 안랩의 관점은 달랐다. 능력보다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인성을 보았다. 그래서 안랩..
삶이 팍팍할수록 결국 인문이 밥 먹여준다 살기 어려울수록 사람은 본능에 따라 살게 된다. 당장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을 추구하고, 직접 도움이 되는 것을 유용하다고 여기며, 간접적 혹은 우회적으로 인생을 풍요롭게 만들어줄 것들에 회의하게 되는 것이다.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의 파산으로 유럽에도 닥친 금융위기 이후 비교적 "아낌없이" 투자되어왔던 오스트리아 국영방송의 음악부서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한 편곡자의 수입이 그 전 해 대비 무려 10분의 1로 떨어지는가 하면 방송 확정 상태에서 아예 제작 자체가 취소된 프로그램도 있었고, 지금까지 쌓아온 레퍼토리로 대부분의 방송을 대체해야 했다. 이러한 현상은 예술 분야뿐만 아니라 인문 분야에도 자주 나타난다. 시대가 어려울수록 철학이나 미학, 문학 등에 집중하는 사람들이 "이상하거나 우스워"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