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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컬처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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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 소극장서 즐기는 인도 여행, 인디아 블로그 긴 방학이 되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구나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수도 없이 하게 된다. 특히 추운 겨울에는 따뜻한 나라로의 여행이 간절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훌쩍 떠나기에는 밀린 업무나 가사, 취업 준비, 공부 등이 마음에 걸리고, 주머니 사정 또한 만만치 않아 그 꿈은 좌절되기 일쑤일 것이다. 위 글을 보고 고개를 끄덕이고 있을 분들을 위해, 단 100분의 투자로 인도에 다녀온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의 감동과 여운을 느낄 수 있는 연극을 소개해 본다. 신선한 방식으로 관객에게 다가가는 '인디아 블로그' 포스터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연극 ‘인디아 블로그’는 두 남자의 인도 여행기를 담고 있다. 연극을 보고 있는 내내 여행 블로그의 포스팅을 읽고 있는 것 같은 편안한 기분이었다. 하지만, ‘글..
곁에서 지켜본 인도인의 고유한 새해 맞이 2011년 12월 31일 포스텍에서 살아가는 인도인 연구원들이 지난 해를 떠나 보내고 새 해를 맞이하며 작은 파티를 연다는 소식에, 인도인은 새해를 어떻게 맞이하는지 구경하기 위해 곧장 달려가 보았다. 공지대로라면 파티의 시작은 7시였어야 하지만 약속 시간과 장소가 잘못 알려진 모양인지 사람들이 다른 두 곳의 장소에서 7시 10분이 지나서야 모였다. 혼란이 수습되고 사람들이 한 곳에 모인 후, 파티는 7시 30분 정도에 시작되었다. 파티에 가기 전엔 파티의 참가자들이 서로 준비해 온 인도음식을 먹으며 잡담을 하는 식의 진행을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파티의 시작인 19시 30분부터 21시까지 1시간 반 동안 몇몇 작은 행사를 거친 후, 장소를 옮겨 저녁식사를 했다. 파티 도중 어떤 아주머니께서 아들이 ..
딸을 죽인 아버지의 이야기, 베르디의 오페라 '리골레토' 어느덧 2011년의 달력도 한장 밖에 남지 않았다. 여기저기서 송년회를 한다고 바쁜 와중에, 대학 생활을 마무리하는 이번 해를 조금 더 특별하게 보내고 싶어서 오페라 리골레토를 선택하였다. 지난 12월 2일부터 3일간 공연한 리골레토는 프리미엄 오페라의 메카로 유명한 수지 오페라단의 주최로 열렸다. 프리미엄 오페라를 추구하는 수지오페라단은 이번 리골레토를 웅장한 무대, 화려한 조명 그리고 이탈리아의 오페라 전문 의상제작소와 세계적인 성악가들을 초청하여 준비하였다. 상영 금지 당했던 오페라 '리골레토'의 줄거리 오페라 '리골레토'는 16세기 북이탈리아의 만토바 공작의 궁정을 배경으로 한 오페라이다. 반토바 공작은 여성을 정복함으로써 삶의 보람을 느끼고 있는 방탕아이다. 그는 귀족들의 광대인 곱추 리골레토가..
19세기 보이체크에서 21세기 88만원 세대를 보다 이 연극은 폴란드 출신의 세계적인 거장, 타데우시 브라데츠키 연출의 란 작품으로 원작은 게오르그 뷔히너라는 독일 문학사 상 보기 드문 천재적 작가가 남긴 희곡이다. "어렵다" 혹은 "어려워 보인다"라는 반응을 일으키는 작품 소개다. 주제 의식과 높은 문학성이 이 작품의 미덕이지만, 특유의 무거운 분위기는 아무것도 모르고 간 관객에게는 지루함을 유발할 수 있다. 고로, 사전적으로 줄거리와 대강의 정보는 알고 가는 것이 가장 좋겠다. 그것마저 시간 없어 못 하는 관객이라면 "우리 현대 사회의 88만원 세대를 주인공에 이입하고 보라"고 말하고 싶다. 19세기 작 는 프롤레탈리아 계급이 주인공으로 등장한 역사상 첫 연극이다. 가진 것이라곤 노동력밖에 없는 사회 하층 계급. 끊임없이 발을 굴려 사회를 움직이는 동..
외규장각 의궤, 145년 만의 귀향이 아쉬워 내가 아는 바 사람들 사는 일에 가장 관심과 애정이 깊은 친구를 따라, 국립중앙박물관에 갔다. 남들 사는 일에 무심한 나를 종종 불러, '네가 사는 곳이 이런 곳이다'라는 걸 알려주는 친구다. 특별 전시관엔 남녀노소, 개인 단체 할 것 없이 사람이 많았다. 오전 10시와 11시에 두번 진행 하는 도슨트 해설을 잠을 못 이겨 놓치고 가장 사람이 붐비는 3시에 간 탓이니 어쩔 수 없다. 의궤란 조선 시대 왕실에서 큰 행사를 할 때, 후세에 참고하도록 하기 위해 의전의 법도(절차, 인원, 전말과 경과 등)를 상세히 기록해 놓은 책이다. 전례를 찾기 힘든 세계 최고의 기록 문화 유산으로서 200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됐다. 이름은 생소하지만 그 체계도와 섬세함으로 인해 팔만대장경, 조선왕조실록에 이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