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박경철-김제동, 방송에서 못다한 이야기(2)

1 28에 방영된 MBC 스페셜 ‘2011 신년특집 안철수와 박경철편 첫 촬영은 12월 2일 파주 헤이리 한 북카페에서 진행됐다. 김제동 씨가 신년인사를 부탁하자 안철수 교수와 박경철 원장은 2011년에 나타날 문제와 그에 대한 본인의 다짐을 이야기했다. 한시도 사회에 대한 걱정을 놓지 않는 세 사람의 마음이 생생히 들리는 듯하다. 다음은 그날의 후반부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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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으로 기존 계층과 계층, 세대와 세대, 대한민국과 다른 국가라든가 사회의 문제가 첨예하게 흐를 듯하다. 아주 새로운 문제보다는 기존 문제가 더 불거지고 커질 것 같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문제를 인식하고 대중 사이에서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은 인식조차 되지 않아 공감대 형성 역시 멀리만 있다. 문제의식의 공유만이 이후 문제의 악화를 막을 수 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다하겠다.

: 그렇다면 올해 화두가 될 문제는 무엇일까. 우리가 이 문제를 인식해야겠다 하는. 

: 기업 경영을 했고, 기업 경영을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10년 전만 해도 기업가정신이 가장 왕성한 나라 하면 대한민국이 단연 떠올랐다. 그러나 전세계적으로 새로운 창업, 아이디어 등이 샘솟는 요즘 시대에 우리나라만 갈라파고스 섬처럼 고립되어있다. 그 말은 5, 10년 후에도 아무런 발전이 이루어질 수 없고, 활력이 떨어지고 노쇠하게 될 것이라는 뜻이다.

젊은 사람들이 도전정신을 가지지 못하게 하는 사회구조, 또한 한번 실패하면 다시 기회를 주지 않는 비정한 사회구조 때문에 애초에 도전할 의욕조차 가지지 않게 된다. 흔히 실리콘밸리를 성공의 요람이라고 잘못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그 곳은 오히려 1%만 성공하는 사회이다. 나머지 99%의 실패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초점을 맞추는, 즉 실패의 요람이다. 그러나 이 실패한 사람들에게 다시 도전의 기회가 주어지는 곳이 바로 실리콘 밸리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홉 번의 실패 혹은 실수 끝내 한 번의 성공이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실패와 성공의 경험이 사회의 자산이 되는 것이다. 우리도 이것을 배워 우리 사회에 녹이는 것이 필요하다. 

박 : 이제는 정의(justice), fair를 고민할 때이다. 사회 각 분야에서 이것이 실현되어야 할 때이다. 그렇지 못한 것을 철저히 따지고 비판적 인식을 가져야 한다. 설령 내 문제가 아니더라도. 사회적으로 합의하고 공감대를 만들어 훌륭한 가치를 세워나가야 한다.

: 두 분의 말씀이 다른 데서도 들어본 이야기이지만 직접 지방 순회 강연 등 실천하면서 말씀하시니 진정성이 느껴진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문제점이 이야기가 제기되고 그러한 담론이 이루어진 후에도 왜 이전과 같은 일이 반복되는 걸까.

:
노력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작년부터 화두가 되었던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상생문제도 크게 바뀌지는 않았다. 대기업 내에서 중소기업과 함께 일하는 부서의 인사평가 시스템이 문제이다. 그게 바뀌지 않으면, 아무리 대통령이나 재벌 총수가 이야기를 한다고 해도, 단기적 이익에 의해 평가 받는 담당자들은 본래 방식대로 할 수밖에 없다. 거대 담론도 좋지만, 이것이 제도에 반영되기 위해서는 굉장히 섬세한 부분, 그 중에서도 인사 평가, 보상 부분이 바뀌어야 실무자의 행동이 바뀔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바뀐 행동이 모여서 사회 전반이 바뀌고, 사람들도 이를 느낄 수 있다.
 정부 측에서는 표준 인사 시스템 또는 평가에 대한 권고안을, 언론 역시 그 부분을 집중 조명하여 어떤 기업의 시스템이 개정되었고 어떠한 변화가 이루어졌는지, 바뀌었다면 실제 행동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봐야 한다. 

: 우리 자신이 가지고 있는 힘을 과소평가한다. 현재 가장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은 나 자신이다. 이에 대한 자각이 필요하다. 나 자신을 n분의 1로 미약한 존재로 생각하면 안 된다. 내가 내 의사를 표현하고 표출해야 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우리는 주인이다. 소셜 네트워크 시대에 서로서로 손 잡고 '내가 고칠 수 있다'는 생각이 필요하다. 이러한 생각만이 한 실천적 행동으로 옮겨질 수 있다.

: 또한 책임감의 분산일 수도 있다. 예전에 미국 뉴욕에서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 고층 아파트에서 30여 명이 보는 가운데서 그 사건이 일어났다. 단순한 강도 행위로 시작한 이 사건의 피의자는 처음 피해자를 찔렀을 때 주민들이 자신을 쳐다보면서도 아무도 신고하지 않았음을 알고 다시 들어가서 살인을 저질렀다. 이때 만약 목격자가 한 명이었다면, 그 한 명은 책임감을 느끼고 신고를 했을 것이다. 그러나 목격자가 여럿이다 보니 누군가는 하겠지하는 생각으로, 오히려 아무도 행동으로 옮기지 않았던 것이다. 이러한 '책임감의 분산'도 작용하지 않나 싶다.

: 저도 무언가에 선뜻 나서기가 힘들 때가 많다. 그런데 우리가 참 좋아하는 사람, ‘저 사람이 하면 옳은 일일 거야라고 판단하는 사람들이 앞장서서 할 때에 용기가 생긴다. 그래서 두 분에게 지식적으로 배운다는 느낌은 뒤로 가고 참 고맙다는 마음이 든다.

: 외국의 시골 마을 대학에 가본 적이 있다국방부 장관이 그 곳에 와서 공연을 하더라. 학생 수가 많지도 않은데 공연을 하는 것을 보며 놀란 적이 있는데, 이런 모습을 다른 곳에서도 많이 보았다. 자신의 시간을 있어 보이게만 쓰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시간을 기부로 생각하는 모습을 보며 많은 것을 느꼈다. 자신의 시간과 재능을 바쳐 소외층에게 쓰는 사람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 마음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 힘들 때 누군가 어깨 두드려 주면 큰 힘이 되지 않나. 김제동씨도 강연 갈 때 같이 가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김: 
어두운 밤 길을 혼자 걸을 때 갑자기 불이 확 밝아지는 것보다 '앞에 누가 있어요'라는 말을 들었을 때의 느낌이 들었다. '앞에 누가 있구나. 조금만 속도를 내어 가면 만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의 안도감 같은. 오늘 어떠셨나?

안 :
방송은 할 때마다 항상 처음 하는 것 같다.

박 : 우리 세대보다 10년 후배인 김제동씨의 생각을 들어보고, 질문자의 역할이기는 했지만 중간중간 진심을 느낄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그리고 김제동씨 세대보다 10년 후 누군가가 같은 생각을 갖고 있을 테니까 이게 굉장히 중요한 일이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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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교수와 박 원장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들에게 진심어린 고마움을 느끼는 게 어디 김제동 씨뿐이겠는가. 김제동 씨에게 두 분이 내가 용기내지 못하고 있는 길을 먼저 먼저 터벅터벅 걷고 있는사람들이라면, 아직 세상의 길을 알지 못하는 스물 한 살 학생에게는 어두운 세상에 빛을 더해주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Ahn


대학생기자 오정현 /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夜深星逾輝(야심성유휘) : 밤이 깊을수록 별은 빛난다.
주위가 어두워질수록 별빛은 거세게 흔들립니다. 그러나 그 만큼 더욱 밝게 빛나죠. 여러 기사와 소식이 당신의 세상을 어둡게 비출지라도 더욱 밝게 빛나고, 그리고 그 빛들로 그 세상을 더욱 밝힐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사진. 사내기자 황미경 / 안철수연구소 커뮤니케이션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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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fono1 2011.02.02 01:24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좋은 글에 댓글이 하나도 없군요. 잘 봤습니다^^

  2.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2011.02.02 02:11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감사합니다....

  3. 슈트리 2011.02.02 02:19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좋은 글 잘 봤습니다. 머리큰 두 형님이 함께 가셔서 저도 든든합니다.
    제 블로그도 놀러오세요~

  4. arttree 2011.02.02 02:59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어두운 세상에 빛. "
    나 자신을 돌아보며 부끄러워지는 말이군요.
    나 자신만이 아니라
    사람들을 내가 사랑하는 대한민국을 위해 얼마나
    열심히 살았나 다시 생각해 보게 하는군요.

안철수-박경철-김제동, 방송에서 못다한 이야기(1)

보기만 해도 좋고
, 같이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더 기쁜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그런 이를 한 명도 아니고 세 사람씩이나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면 어떤 기분일까? 아마도 그들과 함께한 시간과 대화가, 소박하면서도 풍요로운 삶의 위로가 될 것이다.

1
28에 방영된 MBC 스페셜 ‘2011 신년특집 안철수와 박경철편에서는 그러한 꿈의 만남이 성사되었다. 전도유망한 의학도에서 벤처사업가로, 그리고 현재는 학생들의 조언자가 되어주고 있는 안철수 교수(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석좌교수). 자상한 시골의사에서 최고의 경제/금융 분석가로 변신해 활약하는 박경철 원장(안동신세계클리닉). 날카로운 미소(?)와 촌철살인의 입담으로 보는 이의 마음을 즐겁게 해주는 방송인 김제동. 다른 듯하면서도 왠지 모르게 닮은 세 남자가 한 자리에 모여 나눈 얘기는 많은 이에게 감동을 주었다.

하지만 총 5회의 만남, 약 10시간에 걸친 대화를 50분에 담았으니 방송으로 볼 수 없는 내용이 훨씬 많다. 아쉬움을 달래고자 미
방송 녹취 내용을 연재한다. 다음은 파주 헤이리의 한 북카페에서 이루어진 첫 만남의 첫 기록이다.
안철수 교수(이하 안) : 기득권이 과보호될 때 그건 기득권 스스로에게도 치명적인 독이 되는 것 같아요. 기득권을 가진 계층이 어느 정도 보호되는 건 인간사회에서 허용될 수도 있지만, 그게 너무 과보호되면 스스로 노력을 하지 않은 채 그냥 안주하해서 결국 스스로 경쟁력이 떨어지거든요. 그리고 이후에는 외부로부터의 압박에서도 안전하지 못하게 되고요. 로마가 망한 이유도 이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는데요. 가장 최근의 예로 스마트폰을 들자면, 스마트폰이 요즘 IT의 추세인데요. 그게 외국에서 나온지는 벌써 몇 년이 됐지만, 국내에서는 여러 가지 이유로 차단되었거든요. 그리고 국내에서는 그 기간 동안 해당 분야에 어떤 기득권을 가진 쪽이 보호를 받고 있었죠. 그렇다면 차라리 기득권 층 스스로가 그 기간을 좀더 대비하고 자체적인 실력을 기르면서 기술력을 유지할 수 있는 기회로 만들었다면 괜찮았을 텐데, 그러한 노력이 없다가 외국 상품들이 물밀듯이 들어오면서 위기를 맞고 있거든요. 그래서 기득권이 과보호되면 기득권 스스로에게도 독이 된다는 것은 한번 경험을 해서 알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것이 사회를 설득하고, 사회 변화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는 논리가 되리라 생각됩니다.

김제동(이하 김)말씀을 들으니 그 말이 갑자기 생각났습니다. 내 아이가 행복하려면 내 아이의 친구도 행복해야 한다.’ 그 아이의 주위에 있는 아이들 중 그 누구도 관계없이 적어도 인간적인 존엄을 누릴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는 것인데요. 제작진이 처음에 저를 섭외할 때 재미있게 해달라고 부르신 건데, 제가 자꾸만 진지한 질문을 드리게 되네요. (웃음) 저도 궁금한 게 많아서요. ^^ 한 가지만 조금 더 진지한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웃음) 왜 그런 결심을 하시게 된 겁니까? 아까 말씀드렸던 내용이지만 충분히 안정적으로 잘사실 수 있는데. 저도 사실 두 분을 TV에서 봤을 때 약간의 반감도 가지고 있었거든요. 어떤 것이냐면 에이~ 좀 잘살고, 저렇게까지 됐으니까 그렇게 얘기할 수 있는 거지 뭘..’ 시청자도 이런 생각을 가질 수 있거든요. 그럼에도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잘살 수 있으면, 또 내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다면등과 같은 생각을 이룰 수 있도록 훨씬 더 좋은 조건의 기업에서 인수하겠다고 했는데도 거절하고 남을 수 있었던, 또는 기득권 층의 틈을 조금이라도 열어보아야겠다고 결심하신 이유가 뭘까요? 저희에게는 그러한 것이 가장 중요한 점이거든요.

사회적 나눔을 실천하는 안교수(출처 : 오마이뉴스)

: 제가 창업한 안철수연구소에서 스스로 나오겠다고 결심한 이유와도 일맥상통하는데요. 2005년이었으니까 벌써 5년 전 일인데, 제가 경영했던 그때는 사상 최대의 매출과 이익이 나서 굉장히 편안하고 안락한 환경이었는데요. 제가 아마 지금도 그 회사의 사장을 하면 훨씬 더 편안하고 안정된 삶을 살 수 있을 겁니다. (웃음) 그런데 그때 보니까 제가 경영하는 회사는 부족함 없이, 걱정 없이 잘되고 있었지만, 주위를 둘러보니 같은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업종의 벤처기업이나 중소기업이 굉장히 힘들어하는 모습이 눈에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혹시나 제가 가진 노하우나 지식을 바탕으로 이 사람들을 조금이라도 도와주고, 조금이라도 성공확률을 높이고, 한 번이라도 구조적인 문제에 대해서 발언을 한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죠. 그래서 고민을 하다가, 저한테는 항상 중요한 게 현재 하는 일이 의미를 느낄 수 있는 일인가열정을 갖고 계속할 수 있는 일인가정말로 스스로 잘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는가인데요. 그러한 관점에서 보니까 한 회사 경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의미가 크고 새롭게 열정을 가질 수 있고, 또 제가 잘할 수 있는 일이 다른 산업, 기업에 전반적으로 도움을 주는 역할이겠다 싶었습니다. 그게 안주하지 않고 안철수연구소에서 스스로 사임한 뒤, 전문 경영진에게 회사를 맡기고 나올 수 있었던 배경이고요. 그런데 또 좋은 조언자가 되려면 준비가 필요하더라고요. 그래서 새롭게 시험을 치르고 공부하면서 3년 정도 준비를 했죠.

: 그만큼 다양한 능력을 가지고 계셔서 그런 것 아닙니까? 

: 정말로 능력이 좋았다면 예를 들어 회사에서 나오자마자 준비가 필요 없이 자유롭게 다른 일을 했겠지만, 제 스스로가 그렇지 않고 부족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준비 기간이 굉장히 오래 걸리더라고요. 

: 저희들이 생각했을 때는 준비 과정 없이 그냥 편하게 된 것 같지만, 그것 역시 모두 준비가 되어있었던 거군요? 

: . 3년 동안 열심히 공부해서 준비를 한 다음에, 대학에 자리잡으면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지도하고 그리고 산업 전반적으로 도움이 되는 일들을 할 수 있도록 준비가 된 것 같습니다.

 

: . 박경철 선생님이 생각하시기에는 어떻습니까? 

박경철 원장(이하 박) : 누구나 결핍에 대한 추억이 있죠. 우리 또는 우리 어르신의 시대에는 그게 상처를 갖고 살았다, 국수 먹고 살았다등의 모습으로 확대되어서 나타났는데, 그것이 대개는 현재의 영광을 빛내는 과거의 이야기로 많이 회자되곤 하죠그것은 역으로 결핍의 시대부터 오늘의 영광을 누리기까지의 기억이 공존하지 않았다면 현재의 내 모습을 어떠할 것인가를 한번 더 유추해보게 되는 질문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 두 분 똑같은 말씀을 하시는데, 계속 가슴에 와닿는 비유라든지 재미있는 비유들이 많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웃음)
 

: 하하하 (웃음) 

: 개인적으로 약간 질투 나시거나, 아니면 저는 더 웃겨야 한다는 그런 쪽에 관심이 많이 가는데, 두 분께서는 같이 강연하실 때 강의 내용과 상관없이 그런 생각이 드실 때는 없습니까?

: 저는 전혀 안 웃겨서요. (박 원장이도중에 정리해주고 좀더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역할을 하니까 제가 재미 없었던 게 돋보이는 거죠. 그래서 오히려 굉장히 고맙고, 뭐 경쟁상대로 보는 것은 아니고요.

: 하하하 (웃음) 에이 ^^

 

: 선생님하고 말씀 나누다 보면 생불이라고 하죠. 약간 부처님 같은 모습이 나오실 때가…(웃음)

: 그런데 정말 실제로도 그러세요.

: . 말씀 안 나누고 가만히 계시면 불공을 드려야 할 것 같은…(웃음) 웃음소리도 그렇고 귀도 그렇고.. 귀가 딱 부처님의 귀 모양이거든요. (웃음) 혹시 한 번도 질투나 이런 감정을 느껴보신 적 없으십니까? 연애하실 때도 그렇고요. 항상 평정심을 유지하는 모습이, 저는 진행자의 속성상 이런 걸 깨보고 싶은 마음(?)이 항상 들거든요.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으십니까?

: 저는 남하고 비교를 잘 안 해요. 왜 그런지 저도 잘 모르겠는데요.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건 저한테는 별로 중요치 않거든요.

: 크크크 (웃음)

 

: 제가 정확하게는 모르지만, 최근에 같이 밥도 먹고 강연하러 다니면서 계속 같이 뵀어요. 그러면 사람이 한 번쯤은?’ 이럴 수도 있잖아요?

: . ‘한 번쯤은?’ 하고 생각하게 되죠. 평정심을 잃거나, 약간 욱하신다거나, 아니면 화를 내신다거나..

: . 그런데 정말 1초도 안 그러셨어요그래서 저도 어떨 때 보면 징해요^^; (웃음)

: 크크크 (웃음) 그럼 최근에 가장 욱하신 적은 언제입니까? 가령 어떤 대상을 딱 봤을 때, ‘~ 저건 이러이러한 사정이 있었겠지’, ‘저건 그 점이 문제였으니까 그것을 고치면 될 거야와 같은 이러한 논리적인 사고 말고, 감정적으로 저건 안 돼!’ 라고 몰입하신 적은 없습니까?

: 그러니까 그 대상이 남이 아니고 저에요. 그래서 '다른 조건이 안 돼가 아니고, 제가 제 모습을 보면서 보기 싫은 모습이라든지 잘못된 부분 등을 볼 때면 혼자서 감정이 격해지는데요, 그러니까 다른 사람이 대상은 아닌 거죠.

: 본인에 대해서 격해지실 때가 있다고요?

: .. 그럼요. ^^ (웃음)

: 그럴 때는 언제인가요?

: 그러니까 가끔 무언가 판단을 잘못하거나, 후회되는 일들이 항상 있기 마련인데요. 그럴 때면 저는 전적으로 제 잘못이니까 다른 사람 탓하지는 않고, 정말로 격할 때는 샤워하다가 갑자기 잘못된 일 생각이 나면 고함도 한번 질러보고요.

: … ^^; 웬만한 사람에게서는 절대 볼 수 없는 거거든요. 또 제가 교수님 샤워하시는 모습을 보지 않는 이상은… ^^ (웃음)

 

: , 그리고 얼마 전에 사회 현상에 대해 굉장히 화를 내는 모습을 한 번 본 적이 있어요.

: 샤워하실 때요?

: 아니요. ^^ (웃음)

: 정말로 격분하는 모습을 제가 봤거든요. 그런데 그때 표현이 그건 좀 그런 것 같아요.’였어요. (웃음)

: 하하하 격분하셨는데도 그런 것 같아요.라고... 당시 무엇 때문에 격분하셨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요즘 사회 전체가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 데 필요한 것들에 대해 굉장히 고민하고 있는데, 거기에 대해 정부나 시스템이 대응하는 모습이 이건 아니다, 이건 잘못됐다와 같은 생각을 피력하시더라고요.

 

: . 뭔지 더 자세히 여쭤보기는 조금 그럴 것 같습니다. 여기서 얘기 하시기에는저희는 보통 이런 일이 일어나고 나면 욕을 하죠. 그렇게 혼자 있을 때는 욕을 할 수도 있지 않습니까? 근데 혼자서는 욕을 하신 적이 한번도 없으십니까?

: . 욕은 안해요. 들어서 이해는 하는데요

: 알겠습니다. 포기하시죠(박경철 원장을 가리키며). 하하하 (웃음). 그럼 그건 좀 그런 것 같애말고 본인이 최고로 격분하셨을 때 나는 이런 표현까지 해봤다!’ 하는 거는 어떤 게 있을까요? 너무나도 화가 나서

: 나쁜 사람?

: 하하하
 

: 근데 제가 요 근래 읽었던 책 중에 그런 구절이 있었거든요. ‘사람의 영혼은 자기 생각의 빛깔로 서서히 물들어 간다’. 교수님 만나 뵈니까 그런 느낌이 드는 것 같아요. 생각하시는 게 평소에 소위 저희들이 말하는 손발 오그라들게 바른 그런 게 아니고, 마치 성자를 뵙는 듯한 그런 느낌이 들어서

: 아이… (아닙니다)

: 그렇죠? 그건 아니죠? (웃음) 그렇게까지 하면 너무 사람 사는 맛이 없어져서.. (웃음). 옆에서 보시기에는 어떻습니까? (박경철 원장님 가리키며) 저희들이 하는 말로 ~ 이 사람 이러다가 화병 걸리는 거 아닌가?’ 이럴 때는 없습니까?

: 크게 유연성이 있으셔서 화병이라기보다는, 교수님이 생각을 너무 깊이 하시니까 사리(奢利. 부처의 법신의 자취인 경전)가 나오겠다는 생각은 들죠.

: 아이고.. 사리^^ (웃음)

: 하하하 (웃음)

: . ‘나중에 사리나 한번 세워둘 필요가 있겠다뭐 이런 식으로

: 사리는 조금 민감한게, 저도 육시(六時. 하루를 여섯으로 나눈 염불 독경의 시간. 신조, 일중, 일몰, 초야, 중야, 후야 이다)를 조금 알아가지고 산 좋아하고, 절에 가는 것 좋아하고. 기독교이긴 하지만 절에 가서 점심도 많이 먹어 버릇해서… ^^ (웃음)

: 다른 질문 한 가지만 더 여쭤보겠습니다. 10년 전 자료를 보다가 안 교수님 소재로 했던 성공시대’를 봤어요. 그 때 혹시 나를 제일 화나게 하는 것은?’ 이란 질문에 뭐라고 대답하셨는지 기억하세요?

: … 교통위반 아니었나요?

: . 교통위반 그리고 질서 안 지키는 것.

: . 그리고 끼어들기 그런 류였던 것 같아요. 근데 그게 그냥 끼어들기가 아니고요. 평소 줄서 있을 때는 누가 서로 얼굴 보고 끼어들겠어요? 그런데 차에 시커멓게 코팅을 해놓고 자기 익명성을 이용해서 함부로 그런 것을 하는 게 굉장히 비겁해 보이더라고요. 저는 비겁한 것은 굉장히 싫어하거든요.

: 그럴 때 가장…(화가 나신다는) 그럼 그럴 때 이제 차 안에서 나쁜 사람(이라고)’ ^^ (웃음)

: 하하하 ^^ (웃음)

: 그럼 혹시 상대방 바로 앞에서 당신 참 나쁜 사람이야!’ 하고 말씀하신 적은 없으신가요?

: ^^

 

: 박경철 선생님은 어떠십니까? 최대한으로 표현하신 것.

: 그런 표현을 쓸 수는 있을 것 같은데, 사회적으로 기회가 없어요. 아무래도 점점 자기가 속한 사회 속에서 조금씩 정돈될 수 밖에 없는 환경에 놓여있잖아요? 그래서 그럴 기회가 거의 없고 가끔 이제 고향 친구들 만날 때 모임에서 그런 말을 하죠.

: 안 교수님은 친구끼리 만날 때 어떻습니까?

: 친구 만나면 자연스럽게 경상도 사투리도 나오고요. 근데 뭐 별 다른 건 없는 것 같아요. 억양만 조금 바뀌고요. 지금 이런 대화랑 크게 다를 바는 없는 것 같아요.

 

: . 이성교제도 하셨을 것 아닙니까? 어떻게 하셨습니까?

: , 캠퍼스 커플이었어요. 제 대학 2년 후배였거든요. 굉장히 자연스럽게 접근하기가 쉬워가지고 같이 다니다 보니 모든 사람이 다 알게 됐고요. 그 당시에 학교에서 가장 유명했거든요. 가장 유명했던 이유가 그냥 같이 다니다 보니 다른 사람이 신경쓴다는 것 조차 모르게 같이 다녔어요. 그러다 보니 결혼한다는 것도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시더라고요.

 

: 가장 과격하게 해보신 애정 행각은 뭐였습니까? (웃음) ‘내가 정말 사랑해서 이 정도 표현까지 했어!’ 라고 할 수 있는

: 하하하 (웃음) ^^; 아이 뭐 저기.. 과격한 표현이 있나요 근데?

: 예를 들어 사랑한다?’

: . 그보다 더 과격한 게 있나요?

: …네 제가 나쁜 놈 입니다! (웃음) ^^

: 하하하 (웃음)

: (웃음) 박 원장님은 어떠셨습니까?

: 글쎄요, 저도 뭐… ^^; (웃음)

: 더군다나 경상도 분이라

: 요즘에는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 더 궁극적인 표현 수단을 찾아가잖아요? 예전에는 사랑해, 보고 싶어, 너 없이는 못 살 거 같아등과 같이 말로 했는데, 요즘에는 그것이 안되니까 이벤트를 하잖아요? 이벤트도 꽃으로만 안 되니까 악기 연주도 나왔다가 심지어 나중에는 기구 타고 올라가는 것까지, 그야말로 소위 (Show)’와 같은 일이 벌어지는이렇게까지 해야 내 마음을 표현할 수 있죠. 왜냐하면 그것은 서로가 느낌으로 알 수 있는 방법을 잃어버려서 그런 것 같아요. 저희 시대에는 굳이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느낌으로 알 수 있었잖아요? 그런데 지금의 문제는 그런 눈빛으로 알 수 있는 직관을 잃어버린 것이 아닐까 생각해요. 말과 표현이 많아지고, 그렇게 표현이 많아지다 보니 진실성이 비교적 약해지면서 내 진심을 보여주기 위해 과격한 이벤트를 해서 또 이벤트가 많아지고. 결국 사랑에 대한 행동이 과격하면 과격할수록 사랑에 대한 진실성이 높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역설적인 현상이 아닐까 생각해요. 그래서 저희 시절까지만 해도 지금과는 다른 원시적인 낭만이 있었는데, 요즘은 조금 다른 모습인 것 같아요.

 

: . 이번에는 조금 다른 질문을 드려볼게요. 우리 사회의 흐름에 대해서는 두 분 어떻게 생각하고 계신지

 

: 저는 사회적인 현상도 많이 중요하다고 보거든요. 제가 베스트셀러 리스트에도 관심이 많은데요. 그걸 보면 시대 흐름이나 사람들의 생각을 많이 알 수 있는 것 같아요. 최근에 베스트셀러 1위로 올랐던 책이 정의란 무엇인가이지 않습니까? 그 책이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를 정도로 그렇게 대중적인 책은 아닌데도 굉장히 많은 사람이 그걸 찾는 다는 건 어쩌면 우리 사회에도 정의가 너무나 결핍되어 있다는 문제의식 때문에 1위에 오른 게 아닌가 생각되고요. 그리고 작년에 큰 흥행은 아니었지만, 영화 굿모닝 프레지던트를 보면 거기에는 자기 신장을 이식해서 국민 한 사람을 살리려는 대통령이 나오거든요. 그리고 최근에 여자 대통령이 나온 텔레비전 드라마에서도 정말로 국민을 사랑하는 도지사나 또는 정의감에 불타는 검사가 나오지 않습니까? 그런 드라마가 인기를 얻는 점을 봐도 정말로 우리가 현실 사회에서 이루어질 수 없는 것, 그렇지만 갈망하고 간구하는 것들에 대한 강렬한 표현인 것 같고요. 근데 이런 부분이 최근 들어서는 더 증폭이 되고 심상치 않게 보이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런 것을 외면하고 그냥 놔둔다면 정말 사회적으로 엄청난 갈등이 어디선가 표출될 여지가 많을 것 같아요. 그래서 기득권층 포함해서 많은 사람이 이 부분을 정말 진정성을 갖고 해결하려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한 것 같아요.

 

: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그런 표현들이 나온 것. 정의가 결핍된 사회이기 때문에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이 주목을 받게 됐고, 또 국민 개개인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드라마가 나오고 하는 현상들이 결핍에 대한 표현이라고 말씀해주셨는데요. 그런데 오히려 그러한 표현조차도 가로막히고 있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예를 들면, 그런데 대한 풍자 또는 표현까지도 가로막아 버리는 것 같은데, 그것은 오히려 터지기 쉬운 분노를 앞당길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제가 방금 선생님들 말씀을 들으면서 그런 생각을 했는데요. 이런 표현이 어떨지는 모르겠습니다 만…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라고 구호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꾸 안 지키니까 그런 구호들을 만들어 내시는 것 같은데...

 

자유를 외치는 튀니지 민주화의 모습(출처 : 일요서울)

: 그런 것이 보호속에 숨은 영락(榮樂)의 길이라고 보통 말하죠. 어떤 사상가도 그런 칼럼을 쓴 적이 있는데,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나쁜 맥락은 ()’자이죠. 우리가 제일 처음 반자를 떠올릴 때 나오는 것이 반국가’. 큰일 나는 거잖아요. 반국가는 일단 모두가 처벌할 수 있어요. 그리고 그 밑에 반민족’. 이것도 굉장히 안 좋습니다. ‘반사회는 더욱 용서되기가 어렵죠. 그런데 슬쩍 반시장이라고  해보면, 국가민족사회시장으로 봤을 때 시장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왠지 자의 그늘 속에 들어가기가 움찔하게 되죠. 근데 시장은 이미 좋은 점과 나쁜 점의 구조가 있지만, 시장에 대한 문제 제기하는 것을 앞두고(소위 의 맥락에 들어가게 되는 거죠) 시장에 대한 지적을 두려워하기 시작하죠. 소위 말하는 자본주의 체제에 모순될 수 있다고 느끼게 되니까요.


그리고 또 그 밑에 순치
(
馴致)가 되면 반기업이라는 말이 슬쩍 끼어드는데요. 기업도 좋은 기업, 나쁜 기업이 있고, 나쁜 기업은 지적해야 하잖아요. 그러한 기업을 지적하는 것은 그 위에 있는 반기업, 반사회, 반국가와 연결되는 하나의 맥락처럼 또 다른 두려움의 존재가 되죠. 반기업의 밑으로는 반재벌’이 될 텐데요. 재벌 중에 좋은 분, 나쁜 분을 지적하는 것도 위로 가다 보면 나중에는 반국가와 연결될 수 있다고 보니까, 이 모든 것이 자의 그늘 속에서 전부 통합되어서 피라미드처럼 하나씩 묵인하고 통제가 되는 것. 그래서 서구에서는 이러한 것을 5, 60년 전부터 우려하고 명확하게 연구를 했던 것인데, 우리는 6~70년의 시간을 그런 맥락의 함정에 스스로 빠져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고민을 하게 되죠. 그렇게 되니까 말을 삼키고, 조심하고, 분명히 나의 자유로운 생각이 있는데 그 생각을 말하는 것을 혹시 자의 맥락 속에 일부러 분류해놓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보게 되죠. 안 선생님도 그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는데 사람의 생각은 누구나 다양한 맥락에서 다 다를 수밖에 없는데, 그걸 굳이 좌. 우 또는 앞. 뒤로 분류하는 것은 정말 불필요한 행동이다. 사람의 생각을 뭣 때문에 그렇게 분류하는 것인지…’ 라고 말씀을 하신 적이 있죠.

 

: . 여기에 조금 더 들어가 보면 저는 그런 생각이 드는데요. 방금 말씀하셨던 앞. 뒤의 문제

: 뭐 위. 아래가 될 수도 있고요.

: . 위와 아래, 앞과 뒤, 또는 옆의 문제지금 벌써 이렇게 조심하고 민감해하는 것도 솔직히 저는 조금 짜증이 나거든요. 그런데 이것은 상식의 문제가 아니겠습니까?

: 일반적인 상식과 비상식의 문제요?

: . 상식과 몰상식의 문제요.

: 비상식보다는 몰상식이 더 맞겠네요. (웃음)

 

: 네 그래서 상식과 몰상식의 문제로 보면그러한 시각에서 볼 때 사실 문제들이 조금 더 명확해질 수 있는 것 아닐까요? 상식과 몰상식, 그리고 선의나 국익과 같은 분류로 말이죠.


: 어떻게 보면 그럴 수도 있는데, 그런데 사실 그것이 비겁한 의미가 될 수도 있어요. 왜 그러냐면 저스티스(JUSTICE. 정의란 무엇인가)만 보더라도 무엇이 정의인가에 대한 기준은 참 규정하기가 어렵거든요. 상식과 몰상식을 놓고 봤을 때 상식이 뭐냐?’ 라는 질문에서 그 상식은 공감을 의미하는 것이거든요. 그럼 어떤 것이 공감이 되는 것인지를 서로 규정해야 한다면 어쩔 수 없이 과감하게 기준을 정하는 수밖에 없어요. (Rule)을 정해야 하는 거죠. 그런데 그런 룰을 정하는 과정에서 기준이 앞과 뒤로만 나눠지면 자유로운 의견이 나올 수 없으니까, 우리는 그러한 시스템을 고민해야 하죠.

 

: 그럼 선생님께서는 그러한 기준의 준거가 되는 과정에서 수준이나 기준은 다를 수 있다라고 생각하시더라도, 현 시점에서 우리 아이들에게 정해져야 하는 기준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학생들에게 관심이 많은데요. 10, 20, 고등학생, 대학생 또는 초중학생들 모두 이제 출발선 상에 서야 하는 학생들인데요. ‘똑같이 잘하면 다 이룰 수 있어라고 누구나 이야기하지만, 출발선이 이미 달라진 아이들은 불리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럼 이 아이들에게는 대체 어떤 이야기를 해주어야 할까요?


안 교수가 강조한 창의 교육의 중요성(출처 : 동아일보)

: 카이스트에서 학생들 가르치다 보면 우리나라 교육 시스템을 고민하게 되는는데, 저는 한국 교육의 특징이 3가지 인 것 같아요. 속도 위주, 문제풀이 위주, 결과위주. 

속도 위주’는 누가 먼저 1년이라도 빨리 조기 졸업해서 좋은 곳, 좋은 학교로 가느냐 이런 것들인데요. 사회적으로 과연 조기 졸업한 사람이나 영재교육 받은 사람 중에 우리 사회 전체에 좋은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들이 있는가. 저는 한 명도 보지 못했거든요.

그리고 사실 사회에 나와서 어떤 일을 할 때는 크게 3가지가 필요하지 않습니까? 자기 나름대로 재능을 가진 분야를 발견하는 것또 거기에 자기만의 노력을 보태는 것, 그리고 다른 많은 사람들이 자기와 함께 일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그런 능력 이 필요하다고 보는데요. 조기 졸업하는 학생들을 보면 그 동안 가졌던 친구관계 다 끊어져나가고, 그리고 또 어린 나이에 새로운 환경에 가면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도 못하고요. 그럼 결국은 혼자 공부하고 혼자 계속 성적을 쌓는데, 그런 학생들은 자신이 아무리 재능 있는 분야에서 노력해도 다른 사람과 어떻게 함께 일하는지 그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대부분 그냥 혼자만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그러니까 왜 한국에서는 많은 부모님들이 조기 졸업한 학생이나 자녀를 자랑스러워하는지, 제 입장에서는 잘 이해가 안 돼요.

: 또래집단과 오히려 멀어진다고 볼 수 있겠네요?


: 네 그렇죠. 그게 어쩌면 사회생활 하는 데 더 중요할 수도 있는데, 거기에 대해서는 아무 생각을 갖고 있지 않은 부모님도 많은 것 같아요. 그 다음에 문제풀이 위주를 보면 남들이 해놓은 정형화한 방법을 얼마나 능숙하게 쓸 수 있느냐만 많이 연습하고, 또 그런 능력 만을 그리게 되는 건데요. 그것은 창의력의 반대말이거든요. 그러다 보니 정말로 남들이 안한 부분, 궁금해하지도 않는 부분을 새로운 시각으로 질문도 던지고, 또 이미 어떤 방법이 나와있어도 자기만의 방법으로 풀려고 노력하고 그러한 점진적인 과정 속에서 창의력이 생기거든요. 그러니까 창의력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인재를 길러내는 게 한국 교육의 모습인 것 같고요.

째로는 결과 위주인데요. 과정에 있는 정당성이나 중요함을 생각하지 않고 무조건 결과만 나오면 된다고 믿는데, 아마도 그런 인재가 많아지다 보면 나중에 자기 자신은 잘먹고 잘살지 몰라도, 사회는 오히려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거든요. 어떤 분께서 만 명의 일자리, 만 명의 먹거리를 만들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고 말씀하셨는데요. 그렇지만 반대로 그런 능력을 가진 사람이 2만 명의 먹거리를 자기 혼자 독식하면, 그 사람은 사회에 아무런 쓸모가 없고 오히려 해가 되는 인재인 것 같아요. 근데 너무나도 그렇게 속도 위주, 문제풀이 위주 그리고 결과 위주의 인재만 이렇게 길러내고 있는 교육 시스템 하에서 과연 우리나라의 앞날이 있겠는가? 그리고 이러한 인재들 때문에 처음 시작부터 기회를 못 가진 사람들이 오히려 더 많은 기회를 박탈당하는 이런 구조는 정말 심각성을 가지고 고쳐야 한다고 생각해요.

녹화를 마친 후 밖에 나와서도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다.

 Ahn

대학생기자 한병욱 / 명지대 디지털미디어학과

'1%의 가능성만이 존재하더라도 도전할 수 있는 것이 20대의 특권이다.' 한 소설책에서 본 구절이 문득 떠오릅니다. 열정적이고 순수함으로 가득한 20대의 소중한 시간을, 영혼이 있는 기업 안철수연구소와 함께 할 수 있어 더욱 행복합니다.

사진. 황미경 / 안철수연구소 커뮤니케이션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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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하나뿐인지구 2011.01.31 11:20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안철수 교수님은...항상...주요한 것만 몇가지 말씀해 주시고 계시는 것 같은데...
    보도하는 언론사들마다...ㅈ,ㄱ,ㅎ,m,s,k 등등...편집이나 색은 조금씩 다르게 나오네요...
    좋은 기사...잘 보고 갑니다...설날(구정) 떡국 많이 드시고, 잘 보내시고, 오세요~...

    • 보안세상 2011.02.01 10:22 신고  Address |  Modify / Delete

      수많은 정보 속에서 일단 시선을 끌려고 무리수를 두는 경우가 있지요...

    • 하나뿐인지구 2011.02.01 11:21  Address |  Modify / Delete

      세상(인터넷 포함)에...
      자작극(노이즈 마케팅,쥐식빵 사례,중 얼짱 거지 사례,
      각종 자작극 사기 등)들이...참 많은 것 같아요...
      ...
      커뮤니케이션팀과 안랩 모든 분들...
      2011년...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__)

    • 보안세상 2011.02.01 11:41 신고  Address |  Modify / Delete

      고맙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 라이너스 2011.01.31 13:38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저도 보고싶었는데
    못봤네요. 꼭 챙겨봐야겠습니다^^;
    잘보고갑니다. 행복한 한주되세요^^

  3. sd 2011.01.31 14:02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제가 아는 까페에 좀 긁어갈께요. 미리 감사합니다.

  4. 투미 2011.01.31 17:30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저는 방송모고 다시 와서 글로써도 보는데.... 역시 눈높이를 같이 해야 할 꺼 같아요

  5. 투신사 2011.01.31 19:45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색안경끼고 바라보는 세상 없이
    참 사는 건 행복한데 살아가는 건 힘들구나
    라고 생각한 적 많습니다.
    대체 저 분들은 그런 순간들을 어떡해 이겨냈나 싶습니다.
    좋은 기사 잘 읽고 갑니다.

    • 보안세상 2011.02.01 10:31 신고  Address |  Modify / Delete

      얼마 전에 유명을 달리 하신 박완서 선생님은 남편과 아들을 같은 해에 잃고 그 상황을 어떻게 극복했냐는 질문에 "그건 극복되는 것이 아니라 그냥 견디는 것"이라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어려움을 이기는 일에는 왕도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한 번 이길 때마나 내공이 쌓이는 게 아닌가 합니다.

  6. 원래버핏 2011.01.31 22:22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잘 보고 갑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7. 감사감사 2011.01.31 23:11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연재 감사드립니다^^
    2편도 부탁드려요

  8. 흠흠 2011.01.31 23:17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박경철씨와 안철수씨는 비교가 안되죠.
    박경철씨가 '의사'라는 배경이 없었다면...
    그냥 시골 경제전문가 박경철 이었다면??
    '의사'라는 직업은 무얼하도 주목 받는것 같군요. 부럽습니다.

  9. 강아름 2011.05.27 11:10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좋은 글 감사합니다^^

내가 지성인임을 일깨워준 안철수, 박경철, 김제동

어딘지 모르게 서로 닮은 세 사람이 만났다. 1월 28일 밤 11시에 방송된 <MBC 스페셜>에서 바로 이 멋진 만남을 함께 할 수 있었다.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을 만큼 이름이 브랜드 네임인 안철수, 박경철, 김제동. 이름만으로도 머릿속에서 수많은 멋진 수식어를 떠올릴 수 있다. 그래서 다들 알고 있는 내용들은 제외하고 일반 대학생으로서 느낀 개인적인 생각들을 적어보려 한다.

소외된 이들에 대한 책임 있는 배려


먼저 지방대 학생으로서 안철수 교수와 박경철 원장이 전국 대학을 순회강연한 것에 진심으로 고마움을 느낀다. 이번 방송에서 두 분의 강연 모습을 담은 영상을 보고 열정과 젊은 세대에 대한 진심 어린 애정이 깊이 와 닿았다. 

사실 지방대 학생들은 수도권, 즉 서울의 대학생에 비해 많은 혜택을 누리지 못한다. 기업에서 주최하는 여러 프로그램들에 참여하고 싶어서 공고를 살펴볼 땐, 가장 먼저 지원 자격을 본다. 지원 자격에는 ‘서울 경기 소재 대학생들만‘ 이라고 적혀 있을 때가 많다. 하지만 안철수연구소는 달랐다. 지방대 학생으로서 안철수연구소 블로그 기자단에 지원할 수 있었던 것도 지원 자격에 제한이 없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문화 행사와 유명 인사의 강연도 거의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많은 기업과 문화시설이 서울에 밀집해 있는 구조가 더욱더 이러한 상황을 심화시킨다. 공평한 기회가 주어져도 지방 학생들은 서울까지 가는 것이 부담이 되어 불리한데도 공평한 기회조차 보장받지 못한다. 하지만 안철수 교수와 박경철 원장 같은 분들로 인해서 지방대 학생들에게도 강연을 직접 들을 기회가 주어졌다. 작은 시작이 앞으로 큰 반향을 일으켜 지방학생들에게도 많은 기회와 혜택이 주어지는 사회가 될 수 있길 바란다.

부의 대물림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


다음으로 와 닿았던 것은 부의 대물림 현상에 대한 세 사람의 대화였다. 박경철 원장은 “바꿀 수 있는 사람들이 바꾸려는 의지가 필요한데 그들은 바꿀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실질적으로 이러한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 정책을 만들고 실현할 수 있는 사람들은 그들이 누리는 혜택을 유지하기 위해 그러한 정책을 실행할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이다. 안철수 교수도 이러한 현상이 “사회적으로 엄청난 갈등을 표출하게 될 것”이라며 걱정했다.

우리 사회는 가난이 대물림되는 사회가 되어 중간 계층을 무너뜨리고 양극화로 치달아 계층 간의 갈등이 심해지고 있다. 가난으로 공부할 기회를 상실하는 학생이 무수히 많으며, 다른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꿈을 접는 경우가 허다하다. 가난한 사람들이 성공해서 지도층이 되어 사회를 바꾸어 나가면 좋겠지만, 이제는 가난한 사람이 성공할 수 없는 사회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악순환의 연속이다. 이번 겨울, 유난히 추워 얼어 죽는 노숙자, 추워서 살 수 없다며 차라리 유치장을 가겠다는 사람이 생겨났다. 특히 추위에 약한 가난한 사람들이 힘겹게 겨울을 나는 뉴스가 마음을 아프게 한다. 기본적인 생계 유지조차 안 되고 기본적인 삶의 질이 보장되지 않는 사람들에게 공부란 꿈이란 성공이란 어쩌면 사치일지도 모른다. 이제는 우리 사회도 평평한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모든 국민이 기본적인 삶의 질은 보장받는 사회, 적어도 꿈은 꿀 수 있는 사회가 되길 간절히 희망해본다.

경영 기술보다 기업가정신


그리고 기업의 경영 기술보다 기업가정신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안철수 교수를 보고 기업가정신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았다. 기업가정신을 처음 제대로 안 때가 고2 때였다. TV 프로그램인 ‘천지창조’에서 어렴풋하게 알고 있던 개념을 가슴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기업인들이 열정과 신념으로 신시장을 개척하고 기업을 성공으로 이끄는 내용을 담은 프로그램이었다.

늘 그 프로그램을 볼 때마다 심장이 쿵쾅쿵쾅 뛰었다. 그들의 열정이 나를 설레게 했다. 그때부터 기업가정신에 관련된 책을 읽었는데 그때 처음으로 안철수 교수의 책도 접했다. 기업가정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가 안철수 교수이다. 기업가정신은 위험을 감수하고 도전적으로 시장을 개척하고 기업을 이끄는 것에 더하여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안철수 교수처럼 기업가정신을 가진 기업인이 많이 나와 우리 사회가 더욱 발전되기를 바란다. 우리 세대가 그 대열을 이끌어갈 다음 주자라는 생각을 하니 가슴이 묵직해진다. 우리 사회는 정의가 필요한 사회라고 했다. 정의로운 사회의 첫 걸음에 기업가정신이 함께할 것이다. 우리가 아마 정의로운 사회의 개막을 알리게 될 것이다. 그날을 위해 깨어있는 지성인이 되도록 노력하고 싶어졌다.

사회 변화시키는 지성인으로 살고 싶어져


오늘은 좋은 프로그램의 위력을 또다시 느낀 날이다. 개인의 발전에 목맨 채 사회에 무관심했던 사람으로서 오늘부터 이 사회의 지성인으로 살고 싶어졌다. 다시금 관심을 갖고 싶어졌고 늘 알고는 있었지만 바꾸려고 하지 않았던 사회를 우리가 바꿀 수 있음을 다시금 떠올리고 행동하고 싶어졌다. 어쩌면 우리의 무관심이 만든 사회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지금부터 우리의 작은 행동과 작은 관심들이 큰 변화를 만들어낼지도 모른다.

아름다운 오늘의 주인공 세 사람처럼 깨어있는 지성인들이 있는 한 대한민국의 미래는 어둡지 않다. 분명히 이 밝은 파장이 퍼져나가 세상이 아름답게 빛날 것이라 믿는다. 그 시작을 지금 우리가 함께 조금씩 열어보면 어떨까.
 Ahn

대학생기자 윤지미 / 한국해양대 국제무역경제학과

꿈을 먹고 사는 어른아이 윤지미입니다. 
순수한 꿈이 이루어지는 세상을 향해...



 

사진. 사내기자 황미경 / 안철수연구소 커뮤니케이션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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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초록누리 2011.01.30 09:27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안철수님과 박경철, 그리고 김제동..대학생들뿐만아니라 누구에게도 귀감이 되는 분들이시죠.
    우리 젊은이들이 이분들의 철학과 나아갈 방향에 대해 귀를 기울일때 우리사회의 미래도 더 희망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 보안세상 2011.01.30 11:53 신고  Address |  Modify / Delete

      파워 블로거 초록누리님이 방문해주시다니 영광입니다.^^ 연초에 적합한 메시지였다고 생각합니다. 희망을 일구어가는 우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때이지요.

  2. 마일로 2011.01.30 14:21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방금보고 왔는데...
    좋네요...

    과연 한국은
    언제 바뀔까요?

  3. 요시 2011.01.30 14:33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아쉽게 못봤는뎅...ㅎ
    일주일 기다려서 쿡티비로 봐야겠네요^ㅠ^

  4. crownw 2011.01.31 16:34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기획은 좋았는데 내용이 많이 알차지못해서 약간 아쉬웠어요..ㅎ_ㅎ 수박 겉핥기 정도의 느낌이랄까요 >_< 암튼 재밋었어요 ㅋㅋ

    • 보안세상 2011.02.07 13:44 신고  Address |  Modify / Delete

      10시간 가까이 촬영한 걸 50분에 녹이려니 좀 허전할 수밖에 없지요. 방송에서 못다한 이야기 6회에 걸쳐 연재했으니 여기서 아쉬움을 달래세요.^^

안철수가 처방한 창업 성공 확률 높이는 3요소

안철수 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석좌교수가 지난해 12월 15일 서울 리츠칼튼호텔에서 열린 '아시아 미래포럼'에 참석해 '벤처기업 성공의 조건'이라는 제목으로 주제 발표를 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중소벤처기업이 실패할 확률이 높은 이유 세 가지를 진단하고, 그러한 문제가 있음에도 성공 확률을 높이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세 가지 처방전을 내놓았다. 

안 교수는 창업이 안 되고 실패 확률이 높은 이유로는 경영진 스스로 경험과 지식이 부족한 것, 산업적·사회적 지원 인프라의 허약함,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불공정 거래 관행을 들었다. 또한 구
조적인 문제가 상존함에도 이를 극복해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좋은 사람을 모아서 팀을 이루고, 내가 만들고 싶은 제품이 아니라 사용자가 원하는 좋은 제품을 만들고, 한꺼번에 올인하는 것보다 점진적인 접근 방식을 통하라고 조언했다. 다음은 주요 내용.

지난 3년 간 IT 쪽 발전 속도는 정말 놀랄 만하다. 2007년에 나온 애플의 아이폰이 결국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세계적 변화의 상징적인 아이템으로 작용하고 있다. 태블릿 PC가 등장했고, 새로운 창업 열기도 엄청나다. 2007년 창업한 ‘징가’는 실리콘밸리 역사상 최단 시간인 3년 만에 매출 1조를 바라보는 회사로 성장했다. 불과 2년 전에 창업한 '그루폰'은 실리콘밸리 역사상 최단 시간에 가장 영업이익률이 높은 회사로 자리잡았다. 1년 전 창업한 포스퀘어는 가입자가 500만 정도로 위치기반 서비스로는 최고다. 신규 창업 속도를 보면 엄청나다. 그런데 우니나나 아시아 쪽보면, 이런 세계적 전체 흐름에서 고립된 듯하다. 우리나라가 가장 심한 것 같다. 이런 거대한 흐름에서 완전히 소외된 갈라파고스 섬처럼 돼버린 현실이다. 왜 그럴까 문제를 짚어보고, 이를 극복하려면 어떻게 할 것인가를 다뤄보겠다. 

우선, 우리나라에서는 왜 실패 확률이 높은가. 세 가지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첫째, 누구를 탓할 것도 없이 창업하는 사람, 중소벤처기업을 경영하는 사람의 실력이 부족하다. 여전히 글로벌 스탠다드에 견주면 모자라다. 둘기업은 사회경제구조 안의 종속변수이기 때문에 이를 지원하는 인프라가 잘 발달돼 있어야 기업이 힘을 덜고 본연의 일에 집중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인프라가 굉장히 부실하다. 셋, 이제서야 이슈가 된,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의 불공정 거래 관행이다.  

1인 기업은 속도 빠르지만 리스크에 취약


첫째, 
모르면 잘 안 보이는 법인 것 같다. 중소벤처기업 경영자가 게으름을 피워서가 아니라, 오히려 열심히 시간을 더 많이 들여서 노력하는데도 한계점에 부딪쳐서 결국 좌초하는 것 같다. 비행기를 조종할 때도, 아무리 작은 비행기라도 기장과 부기장 두 사람이 타는 이유가 있다.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한 사람은 한계가 있어 리스크를 실수로 지나칠 수 있다. 그러나 두 사람이 같이 비행기를 조종하면, 평범한 두 사람이라 해도 동시에 같은 리스크를 지나칠 확률은 수학적으로 굉장히 낮다. 기장과 부기장이 함께 타는 이유 중 하나다.

경영도 같다. 한 사람이 하면 속도를 낼 수 있지만 리스크에 취약하다. 가능하면 두 명 이상의 창업자가 같이 힘을 맞추고 보조를 맞춰서 경영을 하거나 의사결정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 최근에 정부 이니셔티브 가운데 하나가 1인 창조기업이다. 이것은 세계적으로 경영학 쪽에서 이미 결론을 낸 결과와 반대다. 한 사람이 창업하는 것보다 두 사람 이상이 창업할 때 성공 확률이 훨씬 높다. 이를 고려하지 않고 1인 창조기업을 강조하는 것은 위험하다. 

둘째, 사회적으로 지원하는 인프라는 다섯 가지 정도로 볼 수 있다. 인력을 공급하는 대학, 투자뿐 아니라 적절한 조언과 인맥, 평판(reputation)을 제공해줘야 하는 벤처캐피털, 자금을 대출해주는 금융권, 기업의 특정한 기능을 대행해주는 아웃소싱 산업군, 정부의 여러가지 정책 등이 대표적인 지원적 인프라다.

아웃소싱 산업군의 한 예인 콜센터를 생각해 보자. 만약 어떤 콜센터 전문업체가 개별 기업이 직접 콜센터를 운영할 때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훨씬 고객만족도 높은 운영을다면, 창업하는 모든 기업마다 콜센터를 가질 필요 없이 그쪽에 다 넘겨주고 본연의 일에 집중하면 된다. 이것이 지원적 인프라의 역할이다. 이런 것들이 강력할수록 기업은 인력을 분산하지 않고 모든 인력을 본질적인 부분에 집중할 수 있는데, 하나같이 부실하다.

벤처캐피털은 네 가지가 기본적 기능이다. 자금 제공, 적절한 경영상의 조언, 인맥을 활용해서 고객을 연결해주거나 필요한 인력을 공급해주는 역할, 처음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에게 부족한 사회적 평판 제공. 그러나 대부분 돈만 제공해주고 나머지 세 가지 기능을 못하는 곳이 많은 게 현 상황이다.

금융권의 경우 진정한 실력은 위기 진단과 관리인데, 이런 실력이 부족하면 책임이 기업가에게 전가된다. 대표이사 연대보증이 대표적 예다. 위기 진단이 제대로 안 되고 관리도 안 되니 사람에게 책임을 지우는 것이다.

정부의 여러 가지 역할 가운데 현재 환율이 과연 적정한가의 논의도 있을 수 있겠다. 환율 정책에 따라 양극화가 가속되기도 한다. 연구개발을 어느 분야에 투자할 것인지, 불공정 거래 관행을 어느 선까지 해결할지 등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으면, 신생기업일수록 불리한 게 우리나라 산업 구조다.

B2B 기업 생존 어렵고 중견기업층 취약한 산업 구조


셋째, 불공정 거래 관행이다. 1980년대 이후 우리나라에서 대기업 그룹이 아니며 독자적으로 창업한 회사 가운데 매출 1조원이 넘은 회사는 웅진과 NHN밖에 없다. 두 회사의 공통점은 B2C 회사라는 점이다. 바꿔 말하면, 대기업에 납품할 필요 없이 소비자에게 직접 다가가 실력으로 승부한 회사는 그나마 두 개가 살아남았는데, 대기업에 납품하는 회사 가운데는 살아남은 회사가 없는 셈이다.

또 다른 지표로 중견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자. 전체적으로 중소기업이 숫적으로도 규모로도 더 많이 존재하고, 그 위에 숫적으로는 더 적지만 규모는 더 큰 중견기업이 존재하고, 그 위에 대기업이 존재하는 피라미드형이 정상적인 구조다. 우리나라는
호리병 구조다. 중소기업은 많은데 중견기업은 거의 없다. 통계를 보면 0.5%다. 다른 선진국에서 중견기업 비중은 가장 낮은 나라도 4% 가량이고, 높은 곳은 12% 수준이다. 중견기업의 씨가 마른 아주 비정상적인 구조가 나타난 이유는, 대기업의 발전이 국가경제에 큰 도움이 되는 핵심적인 사항이라는 공감대 아래서 정부가 무법천지를 방조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불공정 거래 관행도 그냥 눈감아주고 넘어가기를 반복하다보니 큰 문제가 됐고, 이제야 사회적 이슈가 됐다. 새롭게 창업도 일어나지 못하게 만들고, 이미 창업한 회사도 실패하게 만드는 산업 구조인 셈이다.

지금까지 문제점을 언급했는데, 사실 이런 구조가 쉽게 바뀔 것 같지는 않다. 당장 열심히 노력해서 시작하더라도 사회는 관성이 있기 때문에, 심지어 모든 구성원이 잘못된 방향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흐름을 멈출 수 없다. 지금부터 바꾸려 해도 사회 구조는 쉽게 바뀌지 않을 테지만,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요원할 뿐이다. 그대로 둘 수는 없다. 사회 구조가 이대로 유지되는 아래서도 어떻게 하면 새롭게 창업하는 사람들과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사람들이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을까. 굉장히 상식적인 데에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중소기업이 성공하는 요소는 세 가지다. 좋은 사람들이 모여서 팀을 이루고, 좋은 제품을 만들고, 점진적인 실행을 한다. 매우 상식적이고 누구나 아는 것이지만, 세부 사항으로 가면 결코 상식적이지 않은 부분이 많이 등장한다.

전공과 성격은 다르되 가치관은 같은 사람이 모여야


좋은 사람이 모여서 팀을 만들면 좋다는 것은 상식적이지만, 세부적으로 들여다 보자. 우선 상호보완적인 사람들이 모여야 한다. 가장 안 좋은 게, 성격도 비슷한 같은 과 학생들이 의기투합해서 만드는 경우다. 그러다 보면 똑같은 사람들만 모인다. 그게 제일 안 좋은 모델이다. 가능하면 핵심이 되는 팀은 서로 전공 분야도 다르고 성격도 달라야 한다. 한 사람은 모험적이고 한 사람은 중립적이거나 보수적인 사람이어야 한다. 브레이크와 가속기가 둘다 있기 때문에 자동차가 마음껏 속도를 낼 수 있듯이, 성격이 상호보완적인 사람들이 모인 기업이 조직으로서 경쟁력이 있다.

단, 한 가지 예외는 가치관이다. 가치관이 다른 걸 서로 이야기 안 하고 창업을 한 경우, 잘
될 때임에도 오히려 기업이 깨지고 경쟁력이 떨어지는 경우를 많이 봐왔다. 기업에 대한 가치관의 차이다. 예컨대, 수익 창출이 기업의 목적인지 아니면 본연의 활동을 열심히 한 결과인지, 내가 여기에 얼마의 인생을 투입할 것인지, 주주 중심 경영이 맞는지 또는 직원을 포함한 이해관계자 중심 경영이 더 맞는지, 이사회에 대한 시각은 어떤지 같은 여러 가지가 모두 중요한 가치관이다. 이런 것이 최소한 비슷하거나 공감대가 형성된 다음에 해야 성공할 수 있다. 아니면,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실패한다.

사람들은 가치관이 다르면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가치관이 같은데 방법론이 다르면 합의에 이를 수 있는 것 같다. 헌신 측면을 보면, 어떤 창업자는 대기업에서 나와 자기 인생을 거는데, 어떤 창업자는 양다리를 걸친다. 투자자가, 자기 인생을 걸지 않은 회사에 자금을 투입할 리는 만무하다.

다음으로 오픈 마인드가 필요하다미국 벤처캐피털인 와이컴비네이터의 창업자 폴 그레이엄에게 “사람 뽑기가 갈수록 힘들어지는데, 당신은 어떤 기준으로 사람을 뽑느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그는 "내가 틀릴 수도 있다.(I may be wrong)"고 말할 수 있는 사람만 뽑는다고 했다. 자기가 틀렸다고 말하는 것은 자신감의 표현일 수 있다. 자기 실력에 자신이 없는 사람은 절대로 그 말을 할 수가 없으며,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은 굉장히 많이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카이스트에서 새 학기 시작할 때마다 작은 게임을 하나 한다. 약간 헷갈리는 산수 문제를 내고 3분을 준다. 3분 뒤 1번은 저쪽 구석, 2번은 저쪽 구석 하는 식으로 분산시킨다. 학생들은 긴가민가 하면서도 갈라선다. 그 다음 다시 3분을 더 주고 검산할 사람은 하고 옆사람과 토의도 허용한다고 한다. 다섯 학기 동안 했는데, 자기 그룹 안에서 열심히 맞춰볼 뿐, 한 명도 다른 그룹과 맞춰보는 학생이 없다. 상식적으로 자기 답이 맞았는지 틀렸는지를 가장 확실히 알 수 있는 방법은 다른 답을 낸 사람과 이야기를 해보는 건데, 자기 그룹 안에서만 맞춰보더라. 결국 사람은 자기가 맞다는 증거를 수집하는 데 더 집중하는 것 같다.

경영 판단도 그렇다. 100% 정답은 없고, 항상 AB 사이에서 어떤 트레이드오프(대가)가 결국 더 좋은 결정을 이끌어내는가를 고민한다. 한번 결정을 하면, 설령 정답이 아니라 해도, 그에 맞는 증거를 수집하면 엄청나게 많이 나온다. 통계 자료도 마찬가지다. 자기 생각이 맞다는 통계를 수집하려다 보면 굉장히 많이 나온다. 그러니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생각이 자기 발전에 중요한 것이다.

폴 그레이엄은 또한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다른 분야의 전문가, 즉 프로그래머와 세일즈맨이 협업할 수 있게 해주는 가장 기본적 마음가짐이라고 했다. 오늘날 세상은 상식이 겹치지 않는 세상이다. 프로그래밍하는 사람의 상식과 마케팅하는 사람의 상식은 겹치지 않는다. 상식이란 모든 사람이 공통적으로 알고 있어야 하는 것인데도 상식이 겹치지 않는 시대에 살다 보니, ‘내가 틀릴 수 있다’, 곧 ‘나에게는 상식인데 다른 사람에게는 상식이 아닐 수 있다’ ‘다른 분야에서는 상식인데 나는 전혀 모르는 사실이 존재할 수 있다’는 생각이 필요하다. 그런 오픈 마인드를 갖춘 그룹이 모이면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

의사결정 과정(프로세스)도 아주 중요하다. 기업의 장기적인 성패는 그 기업의 의사결정 과정만 보면 대강은 예측 가능하다. 안 좋은 형태 가운데 하나가 독재다. 한 사람이 결정하고 나아가면 효율적일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사람 관계는 상대적이다. 한 사람이 적극적이면 다른 사람은 원래 적극적이었던 사람조차 그런 관계 아래서는 수동적이 된다. 한 사람이 결정해 무조건 앞으로 나아가면 다른 사람들은 각각 능력 80%밖에 발휘할 수 없다. 처음에 10명 조직인데 한 사람 빼놓고 각자 80%씩이면 치명적이다. 또 안 좋은 것은 민주적 결정방식이다. 여러 사람이 합의가 되지 않아, 거수 및 다수결로 결정하는 것도 결국 전략적 일관성을 유지할 수 없다. 전략적 자원 분배를 막는, 근본적으로 잘못된 결정 방식이다.

가장 중요한 건, 처음에 시작할 땐 만장일치여야 한다는 것이다. 만장일치가 되면 스스로 결정했다는 주인의식을 느끼고 모든 사람이 120% 자기 능력을 발휘할 수 있어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 물론 앞서의 80%와 지금 120%는 성패가 좌우되는 규모다. 의사결정론을 보면 다섯명 이상은 만장일치가 잘 안 된다. 또 한 명은 두 명에 견줘 실패 확률이 높다. 따라서 가장 이상적인 것은 2~4명의 핵심 창업자들이 모여서 일을 하는 것이다.

이상이 좋은 사람들이 모여 회사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다. 각론은 결코 평범하지 않다. 힘들지만, 저렇게만 구성하면 성공 확률을 10배 정도 높일 수 있다.

만들고 싶은 제품 아닌 사용자가 원하는 것이 좋은 제품


좋은 제품으로 넘어가보자. 많은 창업자와
중소기업인이 갖는 오류로, 자기가 만들고 싶거나 만들 수 있는 제품만 만들다 실패한다. 시장과 사용자가 원하는 제품을 만들어야 하는데 혼동이 있는 것 같다. 또 하나의 오류는 처음부터 큰 시장을 놓고 공략하려는 마음가짐이다. 과거 스티브 잡스가 쫓겨난 뒤 애플의 최고경영자였던 존 스컬리가 낸 PDA ‘뉴튼’의 실패 사례나, 반대로 팜파일럿이 어떻게 PDA 사업에 성공했는지를 잘 살펴보면, 처음부터 큰 시장으로 접근하는 게 얼마나 위험한지를 알 수 있다.

좋은 제품인지 구분할 방법은 많다. 현업에 적용해서 좋은 결과를 얻어낼 수 있는 경영학의 여러 가지 프레임워크(틀) 가운데 하나가 콘셉트 테스트이다. 제품을 만들기 전에 어느 정도 결과를 알아볼 수 있다. 자기가 만들고 싶은 제품을 위해 투자 받아서 만들어보니 결국 시장에서 안 먹힌다는 걸 알게 돼서 망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전에 알아보자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제초제를 가정에서 쓰자니 대량 구입해야 하고 손에 묻고 하는 문제점이 있다는 사실에 착안해서, 살충제처럼 스프레이 방식으로 만들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를 냈다고 하자. 아이디어만 가지고 연구개발비 투자해서 바로 만드는 게 아니라, 제품이 있는 것처럼 브로셔만 만들었다. 그리고 이 브로셔를 주면서 ‘이거 사시겠어요?하고 물었다. 이것만으로 산다 안 산다 의견을 직접 받을 수 있다. 그런 방식으로 접근하면, 만들기 전에 이미 성패는 알 수 있다. 이런 간단한 팁으로 시행착오를 막을 수 있다. 역시 경영학은 학문이라기보다는 실질적인 팁의 모음에 가깝다.

사업계획서보다 시장에서 답 찾는 유연성이 더 중요


마지막으로 점진적인 접근 방식이다. 대부분 대기업의 접근 방식을 써서 많이 망한다. 곧, 대기업은 사업계획서를 만들면 99%를 사업계획서대로 완수하는 게 잘하는 것이다. 중소벤처기업은 그렇게 될 확률이 1%밖에 안 된다. 최근에 ‘노리타운스튜디오’라는 회사를 차렸다. 3년 동안 비즈니스 모델을 네 차례 바꿨다. 아무리 자신있게 사업계획서 전망 하에서 만들었다 해도 결국은 시장이 답을 갖고 있기 때문에, 시장에서의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자신의 비즈니스 모델을 적극적으로 계속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어찌 보면 기업가(entrepreneur)에게 꼭 필요한 덕목 가운데 유연성, 융통성 등이 전략 기획 능력보다도 훨씬 더 중요하다.

그런 개념으로 접근하면, 
어떤 일을 하기 위해 필요한 사람을 처음부터 한꺼번에 20명 뽑고 5억 투자해서 ‘올인’했다가 안 되면 망하는 식이 아니라 단계별 접근이어야 한다. 세부적으로 나눠서, 1단계에 필요한 최소한의 인원을 뽑고 최소한의 돈을 투자해서 시장의 반응을 보고 1단계 검증을 거친 뒤, 2단계를 위한 최소한의 인원과 자금으로 검증을 받는 식의 과정을 거치면, 시장에서 배울 수 있다. 그야말로 ‘비용 효율이 높은 학습’이다. 학습이 어떻게 비용 효율이 높을 수 있을까 묻겠지만, 충분히 가능하다. 계획을 세워서 학습하면 실수로부터 효율적으로 학습할 수 있다. 설령 2단계에서 실패해도 나머지 인원을 더 뽑을 수 있는 여력도 있고 자금도 남아있으므로, 두 번째 기회를 노릴 수 있다.

의 세 가지만 지켜도 우리나라에서도 실패 확률을 굉장히 많이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선 세 가지 함정 가운데 하나, 어떤 경우엔 세 가지 모두에 빠져서 실패하는 게 대부분이다. Ahn

사내기자 황미경 / 안철수연구소 커뮤니케이션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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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라이너스™ 2011.01.24 10:47 신고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멋진 비법을 소개해주셨네요^^
    잘보고갑니다.즐거운 월요일아침되시길^^

  2. 이어진 2011.01.24 18:46 신고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구구절절 옳으신 말씀이네요. 한국에 있는 모든 창업자에게 추천해주고 싶을 만큼 실질적이고 와닿는 요점이네요

    • 보안세상 2011.01.25 08:54 신고  Address |  Modify / Delete

      안녕하세요 이어진님. 방문 감사드립니다 :) 도움이 되셨다니 다행이네요. ^^ 추운날씨에 감기조심하시고,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3. 요시 2011.01.25 15:38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잘보고갑니다

  4. 조코라고 2011.01.27 10:08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항상 좋은 내용들이 올라오는 블로그입니다. 상도 받고 ㅋ
    잘 보았습니다~

  5. 박종배 2011.02.01 18:22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창업을 준비하는 1인으로써 매우 소중한 글을 읽고 갑니다.

안철수가 말하는 나눔과 기부의 새로운 방법들

* 아래는 국학뉴스의 기사이며 기자의 허락을 받아 게재합니다.      

안철수 카이스트 석좌교수와 시골의사 박경철 원장이 나눔의 오늘과 내일을 논했다. 아름다운재단 창립 10주년 기념 컨퍼런스의 마지막 연사로 나선 두 사람이 대한민국에서의 나눔, 그 현재와 미래에 대해 서로 질문과 대답을 주고 받았다. 보통 사람들의 힘으로 새롭게 창조되는 나눔, 다양한 영역을 넘나드는 나눔, 더 혁신적인 도구와 아이디어로 사회의 모순을 해결하는 나눔에 대해 토론했다. (아래는 두 사람의 대담 원문)

시골의사 박경철 원장 (이하 박)
어린시절 굉장히 어렵게 자랐습니다. 그 시절에는 모두가 힘들었지만, 마음이 넉넉했지요. 그 때는 그 누구도 나눔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안 교수님 말씀처럼 지금 나눔이 화두가 되는 이유가 무엇이고 그 당위성이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안철수 카이스트 석좌교수 (이하 안) 
최근까지 베스트셀러 책의 리스트를 보면 이 시대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정의란 무엇인가」라는 베스트셀러가 되기 힘든 종류의 책이 요즘 베스트셀러가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정의'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거죠. 이어서 베스트셀러가 된 조정래 선생님의 「허수아비 춤」역시 한 맥락이라고 봅니다. 작년 개봉된 영화 '굿모닝 프레지던트'는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이 영화에 나오는 대통령을 보면 한 사람의 국민을 살리기 위해 대통령이 자신의 신장을 기증해줍니다. 그런 대통령이 나옵니다. 요즘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대물'을 보시면 진정으로 국민을 생각하는 국회의원이 나옵니다.

책 속에서의 정의, 대통령, 국회의원에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이유는 현실에서 우리가 너무나 갈망하는, 이상적인 모습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우리가 꿈꾸는 이상과 정반대인 것을 보면서 상실감, 좌절감을 느끼지만 또 한 편으로는 끊임없이 갈구한다는 거죠. 지금 우리가 기부를 갈망하고 화두가 된다는 것은, 모두가 기부가 필요하다고 느끼면서도 어찌할 수 없는 현실에 대한 표현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강연을 다닐 때 박경철 원장님이 '컴플렉스 표현'에 대해 이야기를 하신 적이 있는데요, 같은 맥락으로 이해될 수 있지 않을까요?     

(좌) 시골의사 박경철 원장 (우) 안철수 카이스트 석좌교수

박 // 우리가 내세우는 구호는 그 사람이든 지식이든 사회든, 그 주체가 가진 컴플렉스의 표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29만원 밖에 없으시다는 헐벗고 굶주리신 전직 대통령이 계십니다. 그 분을 생각하면 참, 가슴이 미어지는데(웃음) 그 분이 불법적인 방법으로 정권을 잡았을 때 내세운 구호가 '정의 사회 구현'이었습니다. 내게 가장 절박하고 남들이 내게 가장 부족하다고 여기는 것을 사람은 구호로 앞세우죠. 그래서 저는 회사나 학교같은 곳에 가면 가장 먼저 그 단체의 사훈, 교훈을 봅니다. 대게 그 조직이 내세우는 구호를 보면 그 조직에 가장 부족한 부분이 담겨있죠. 그런 측면에서 안 교수님 말씀대로, 요즘 사람들이 '정의', '나눔'을 계속해서 말하고 관심갖고 있다는 것은 지금 이 시대에 '정의'와 '나눔'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안 교수님께서 예상 밖의 질문을 주셔서 갑자기 제가 꼬였습니다(웃음)

오늘날 '나눔'이 화두가 된 것은 '나눔'이 부족하기 때문


오늘 컨퍼런스 대담 준비차 이틀 전 안 교수님과 말씀을 나누면서 곤혹스러웠던 것이 있었습니다. 무엇인가 하면 우리 나라가 오늘날까지 성장해오면서 우리에 앞서서 달리고 있는 선두주자들을 따라잡기 위해서 맹목적으로 그들을 따라하고 급히 뛰었던 시절이 있었죠. 그 때는 같이 뛰다가 넘어지면 일으킬 사이도 없이 짓밟고 넘어가고 앞 사람이 가로 막으면 밀고 지나가고 옆 사람이 쓰러져도 손 잡아주기보다는 그저 내 갈길을 바삐 갔었죠.
그렇게 지금까지 왔습니다. 이만큼 왔다면 쓰러졌을 때 잡아주지 않아 뒤로 밀린 이들을 기다려주거나 뒤로 손을 내밀어 '이제 같이 가자'고 말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지금도 우리는 끊임없이 더 앞으로 더 빨리 뛰어야 된다, 뒤처진 이들을 데리고 갈 사이가 어디 있느냐는 왜곡된 논리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이 부분을 안 교수님과 서로 많은 이야기를 해왔는데요, 지금부터는 앞으로 나눔이 가야 할 방향을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나눔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이 되었다면 단순히 특정 개인이 기부금을 내는 것이 나눔인가? 다른 형태의 나눔은 없는가? 등을 질문해봅니다. 이 자리에는 나눔의 다양한 형태를 저보다 훨씬 더 많이 고민해온 분들이 모였으리라 봅니다. 지금까지 관심을 갖고 찾아오신 새로운 형태의 나눔에 대해서 안 교수님의 말씀을 듣고 싶습니다.

안 // 제가 아름다운재단 이사가 되면서 다양한 나눔을 만나는 좋은 기회가 많았습니다. 특히 제가 IT, 창업 쪽에 관심이 많아서 IT, 창업과 나눔이 연관된 외국의 사례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미국에서 성공적으로 자리잡은, 나눔의 모델이 될 만한 IT 단체들입니다.     

▲ kiva.org / 돈이 필요한 이들과 돈을 빌려줌으로써 기부하고자 하는 이들을 연결시켜주는 사이트. 돈을 빌린 이들이 자립에 성공하여 돈을 갚는 경우가 98.9%에 달한다고 안철수 교수는 전했다.

<KIVA.ORG 시민단체> 한국의 미소 금융 같은 곳입니다. 미소 금융과 다른 점이 있다면 돈을 빌리기를 원하는 기업가, 학자금이 필요한 학생을 돈을 빌려주고자 하는 일반 시민을 연결시켜주는 인터넷 사이트입니다. 보시다시피 세계 각지에서 사업을 위해 돈이 필요한 사람, 학교를 마치기 위해 돈이 필요한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키바 사이트에 올린다. 그러면 또한 세계 각지에 흩어져있는 사람들이 자신이 돈을 빌려주고 싶은 사람을 선택, 대출을 해줍니다. 조건은 무이자입니다.

키바는 개설된 지 5년이 되었는데, 현재까지 대출해 준 금액이 2,000억 원에 달합니다. 그리고 이 사이트의 특이한 점은 단순한 기부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돈을 빌려준 사람은 돈을 빌린 사람으로부터 그 금액을 돌려받습니다. 돈을 빌려줬으니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그냥 지나칠 수 있겠지만 여기에는 큰 의미가 있습니다. 기부에 있어서 이처럼 정확하고 확실한 피드백은, 반응은 없습니다. 내가 돈을 돌려받는다는 것은 내가 도움을 준 사람이 자기 발로 일어섰다는 굉장히 좋은 표시입니다. 그래서 돈을 돌려 받고는 또 다른 이에게 돈을 빌려주게 됩니다. 이런 선순환이 지속되고 있죠. 1달러의 돈을 빌려준다고 보면 8달러의 가치가 만들어진다는 발표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돈을 빌려준 이들 중 98.9%가 돈을 돌려받습니다.

이 선순환이 지속되면서 키바는 요즘 야심찬 목표를 하나 세웠다고 합니다. 5년 후, 2015년에는 중소기업과 학생들에게 1조 원을 대출해주겠다는 목표입니다. 제가 볼 때 이 목표는 이루어지리라 봅니다. 한국에도 이런 성공적인 사업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박 // 이 단체의 사업전략에는 아주 다양한 것이 정교하게 조합되어 있다고 봅니다. 대상을 선정해서 그 대상이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전문가 집단이 뒷받침 되어 '승수효과'를 누리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승수 효과란 100만원을 써버리면 그만이지만, 이 100만원이 은행을 통해서 대출이 되고 갚아지고, 또 다른 이에게 대출이 되고 갚아지고 하다보면 100만원이 1,000만원, 1억의 효과를 낸다는 경제 용어입니다. 내가 가진 가치, 돈을 소멸시키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이에게 기회비용을 기부했다는 측면에서 단순히 결과만을 보는 기부가 아니라 수혜자 스스로 해냈다는 자신감, 밝은 미래까지 기부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런 형태의 기부가 성공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전문가 집단의 뒷받침이 매우 중요할 것 같습니다.

안 // 그렇습니다. 보기에는 그냥 웹사이트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각 지역별 하부 시민 단체들이 활발히 활동하며 돈을 받은 이들에게 교육도 시키고 컨설팅도 해줍니다. 키바 사이트의 한 달 방문자 수가 1,500만 명으로 적십자 홈페이지보다 훨씬 많다고 합니다. 그리소 6일마다 11억씩 모금이 되고 있습니다.     

▲ 버스데이위시 / 생일을 맞은 주인공이 지인들에게 자신에게 선물을 주는 대신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기부를 권하는 사이트. 

또 다른 사이트는 '버스데이위시(Brithday Wish)'라는 사이트 입니다. 이 사이트는 생일날 소원을 들어주는 곳인데요, 생일을 맞은 주인공이 선물을 주려는 지인들에게 페이스북을 통해 나에게 선물을 주는 대신 기부를 해달라고 알리고 기부에 동참하게 하는 사이트입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올해 8월 자신의 64번 째 생일을 맞아 주변인들에게 이 사이트를 소개하며 자신에게 선물을 주는 대신 기부를 해달라고 해서 화제가 되었습니다. 작년 한 해에만 55억 원이 모였다고 합니다. 

박 //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네트워크의 미래, 기부의 새로운 방향일수도 있겠네요. 내 생일을 통해 주변인들에게 기부를 권함으로써 나 스스로가 기부의 매개체가 될 수 있기도 하고.

안 // 그렇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싸이월드가 그 힘을 잘 발휘 못하고 있습니다만, 해외에서는 트위터,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네트워크의 힘이 매우 강력합니다. 앞으로의 사회는 소셜네트워크로 인해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부 역시 예외가 될 수 없습니다.      

다음으로 소개드리고자 하는 회사는 '징가(Zynga)'라는 게임 개발 업체입니다. 잘 모르시는 분들도 계시리라 생각됩니다만, 요즘 실리콘벨리에서 구글, 페이스북과 함께 가장 뜨고 있는 3대 회사 중 하나입니다. 창업된지 3년된 회사인데 매출이 1조 원입니다. 우리나라의 가장 큰 게임회사인 엔씨소프트의 매출이 5,000억 원에 못 미칩니다. 징가의 가장 대표적인 게임이 '팜 빌리(Farm Ville)'라고 합니다. 온라인 가상공간에서 자신만의 농장을 꾸리는 인터넷 게임인데요, 농장을 꾸리기 위해 누리꾼들이 씨앗을 구매하는 돈의 50%를 모아 아이티에 학교를 세우는 기부행사를 했습니다. 그 결과, 이틀만에 5억 5천 만원이 모금이 되어 아이티에 학교도 세우고 있고 기업 이미지도 아주 좋아졌습니다. 마치 비행기 표를 살 때 비행기가 내뿜는 이산화탄소만큼 나무를 심는 활동에 돈을 기부하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키바 대표 "나눔의 3대 포인트는 소셜, 펀, 모바일"


미래의 경향은 세 가지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첫째, 급변하는 환경에서 혁신적인 아이디어들이 나눔 운동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겁니다. 제일 먼저 소개드렸던 키바의 대표가 말하기를 "미래 나눔 운동에 있어 세가지 포인트가 있다. 소셜(Social), 펀(Fun), 모바일(Mobile)이다."라고 했습니다. 소셜(Social)을 통해서 지인들과 함께 동참하고 기부자와 수혜자가 소셜네트워크로 직접적인 관계도 맺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참여도도 더 높아지겠죠. 키바는 기부 활동에 젊은이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펀(Fun), 게임적인 요소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과정이 주는 즐거움을 공유하자는 겁니다. 등산을 할 때도 정상에 있는 시간보다 산을 오르고 내리는 시간이 훨씬 길듯이, 인생도 목적달성이 아니라 목적을 이루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목적을 이루는 과정을 즐기지 못하면 그 얼마나 불행한 인생입니까. 오늘날 우리나라를 보더라도 정말 잘살게 되었고 발전했지만 끝없이 높아지는 자살율을 보면 과정에 대해 의미부여를 하거나 즐기기보다는 결과만을 맹목적으로 좇고 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펀, 즐거움이 나눔에도 도입되어야 합니다. 다음은 모바일(Mobile)인데요, 앞으로는 모바일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기부 활동에 참여할 수 있게 됩니다.

둘째 경향은 시민 단체에도 경영이라는 개념이 도입된다는 것입니다. 회사와 시민단체가 가진 공통점은, 둘 다 부족한 자원을 활용해서 최대한의 결과를 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외국 유명 MBA를 졸업한 학생들도 요즘 NGO 등에서도 점점 많이 활동하고 경영에도 참여하고 있죠. NGO에도 경영의 개념이 도입될 수밖에 없습니다.

셋째 경향은 소셜 벤처 기업의 등장입니다. 소셜 벤처 기업은 NGO와 기업의 중간에 위치한 개념입니다. 소셜 벤처 기업을 운영하는 이들을 만나보면 많이 하는 이야기가 '소셜 벤처는 사회를 위해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데 왜 정부는 지원을 해주지 않는가'입니다. 저는 반대로 생각합니다. 소셜 벤처와 NGO가 다른 것은 회사라는 것입니다. 소셜 벤처에 왜 지원이 없냐고 하는 분들은 회사를 접고 NGO를 해야 합니다. 개념의 혼동이 없어야 될 겁니다. 그리고 앞으로 이윤을 추구하면서도 사회적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는 소셜 벤처 기업들이 많이 나오리라고 봅니다. IT를 하나의 수단으로 잘 활용해서 혁신적인 나눔, 기부 문화가 이뤄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또 한 편으로는 NGO와 선의의 경쟁을 하게 될 것입니다. 말씀을 드리다보니 강의처럼 되어버렸네요(웃음)

미래 나눔 운동은 혁신적 아이디어, 경영, 소셜벤처가 중심 될 것


박 // 안 교수님 무대 뒤에서는 5분도 할 말이 없다고 하시더니…(웃음). 평소에 고민을 많이하면 언제든 풀어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다음 질문을 드리자면 조금 민감한 질문일수도 있습니다만, 정부의 역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모두가 함께 가자는 큰 정부, 효율성을 강조하는 작은 정부가 있습니다. 정부라는 것은 '우리'라는 것을 지키는 조직이라고 생각합니다만,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작은 정부를 지향할 때 민간의 역할과 큰 정부를 지향할 때 민간의 역할이 다르리라 봅니다.

안 // 큰 정부, 작은 정부라고 이야기들 하시지만 다 똑같다고 봅니다. 큰 정부는 세금을 많이 걷어서 정부가 사회 전반에 걸친 많은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반면 작은 정부는 세금을 적게 냄으로써 여력이 생기는 개인, 단체가 정부의 역할을 하도록 해서 민간과 정부가 함께 굴러가는 것이라고 볼 수 있죠. 그래서 작은 정부는 시민단체를 적으로 돌려서는 안 됩니다. 작은 정부에게 포용력은 필수적인 덕목이죠. 그런데 막상 현실에서는 그것이 잘 되는 것 같지 않아서 안타깝습니다. 큰 정부, 작은 정부가 단순 구호에서 끝나지 않고 잘 운영되기 위해서는 본질에 대한 깊은 이해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박 // 안 교수님과 저는 이런 이야기를 자주 하는데요, 우리는 기부와 나눔에 있어서 개인의 역할만을 너무 강조하는 측면이 있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일례로 김밥 할머니 몇 억 기부에 놀라워하고 감동받으면 '그래도 우리 사회는 살만하다'고 말하는 이면에 어쩌면 내가 다하지 못한 의무를 대신했다고 위로받는 것은 아닌가 자문해봅니다. 그런 점에서 최근 논의되고 있는 감세논쟁에 대해 내가 속한 단체가 감세를 받으면 박수치고 좋아하면서 ARS 한 통 2천 원으로 나의 의무를 다했다고 여기는 모순을 보게 됩니다.

'납세와 같이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의 의무는 기본적으로 다 한 뒤 나눔을 해야 하지 않는가'라는 이야기를 안 교수님과 나눴었는데 그 때보다 훨씬 완곡하게 말씀하시는 군요(웃음)

기부의 형태라는 것이 자본주의 사회다 보니 돈을 기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부의 종류와 방식, 형태에 대해서 우리는 너무 좁게 생각하지 않나요?

안 // 네, 외국 시골 작은 학교에 갔을 때 정부의 장관이 와서 강연을 했습니다. 우연한 이벤트가 아니라 빈번하게 하는 행사였습니다. 한 나라의 장관이라면 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시간이라고 보는데요, 장관의 시간을 대학의 학생들에게 할애하는 기부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시간이라는 것을 '기부'라는 마음 없이는 힘들 것이라고 느꼈습니다. 정말 시간 기부가 돈 기부보다 더 큰 마음을 낸 것이 아니겠는가 생각했죠. 단순히 돈만 내고 마음 편하게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시간, 재능을 나누는 것이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 봅니다.

박 // 기부가 대중화되지 못하는 이유를 여기서 찾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재벌이 수천억 원을 기부하는 것도 좋지만, 대학생들이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공부를 가르쳐주며 그 아이들의 미래를 꿈꾸게 도와주는 것도 정말 값진 것인데, 실상 주목을 받는 것은 '거액'을 기부한 이들이라는 것입니다.

시간이 거의 다 되었는데요, 마지막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전통적 기부와 미래의 기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미래의 기부는 모든 이가 기부자이자 수혜자로 함께 성장, 발전하는 형태


안 //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기부가 가진 자가 가지지 못한 자에게 나눠주는 개념이었다면, 미래의 기부는 모든 이가 참여하고 사회 모든 단체들이 서로 협력하고 정부는 이 단체들을 조율하는 형태라고 봅니다. 또한 단순히 돈 기부를 넘어 시간, 재능을 기부하는 다양한 형대로 확대되리라 기대합니다.

박 // 앞으로는 단순히 기부자가 수혜자에게 주기만 하는 형태를 넘어서 기부라는 행위를 통해 기부자와 수혜자가 모두 성장, 발전하는 형태를 기대해봅니다. 감사합니다. 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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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라이너스™ 2010.12.27 09:54 신고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잘보고갑니다. 멋진 월요일 아침되세요^^

  2. 초록별 2010.12.28 15:57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오늘 여의도 정전사태가 있었나 봅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oid=001&aid=0004840649
    ...
    안랩 건물은...괜찮으셨나요?...^^;...

    • 초록별 2010.12.29 19:52  Address |  Modify / Delete

      안철수님께서 말씀하신...
      규칙,감독의 기능이...정부나 기업 뿐만 아니라...
      학교도 있는 것 같은데요...
      ...
      교복을 없앤다니...
      대통령,국회의원,법관 양복 없애는 거나...
      사제복,승복 없애는 거나...
      다를 게 없는 것 같다는...
      ...
      담배,술 팔아 먹고...학교랑, 학생들...더 이상해지고...
      ...
      포퓰리즘(우던,좌던)의 극치인 것 같습니다...

안철수가 신입사원과 나눈 대화 10문 10답

12월 6일 안철수연구소는 공채 신입사원 20여 명이 첫 출근했다. 이에 앞서 합격자 발표 직후인 11월 11일에는 오리엔테이션이 열렸다. 창업주인 안철수 KAIST 석좌교수, 김홍선 CEO와 대화하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마침 이날은 마침 안철수연구소 고유의 가래떡 데이 이벤트가 있는 날이라 미리 기업 문화를 체험하기도 했다. 선배들이 손수 환영 메시지를 담은 달걀 화분(에글링)을 선물하기도 했다. 

안철수 교수와 대화하는 시간에 이들 당찬 신입사원들은 안철수연구소의 강점과 약점은 물론 향후 전략과 핵심가치, 그리고 IT의 미래 전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질문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안 교수는 안랩의 강점은 인지도보다 기본적인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장기적 시각으로, 국가적으로 필요한 일이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진심으로 믿는 것이라고. 또한 향후 10년 간 소셜, 모바일, 클라우드, 커머스의 조합이 IT 트렌드를 주도할 것이며, 패드 컴퓨팅, 클린 테크도 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진짜 이노베이션은 순간적인 재치, 아이디어가 아니라 반복된 시행착오와 전문성을 기반으로 서서히 나오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 열띤 대화의 현장으로 안내한다.

-앞으로 안철수연구소(안랩)는 어떤 회사가 되리라 예상하나?

 

2005년 퇴임사에 10년 간 경영하며 이루려고 노력했던 세 가지를 썼다.

<원문>

첫째로 한국에서도 소프트웨어 사업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는 워킹 모델(working model)을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지식정보의 가치가 인정받지 못하고 왜곡된 시장구조의 척박한 토양 하에서도 다음 세대를 위한 한 가닥 희망의 빛이라도 남겨놓고 싶었습니다. 둘째로 현재 한국의 경제 구조 하에서 정직하게 사업을 하더라도 자리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보고자 노력해왔습니다. 투명경영, 윤리경영이 장기적으로 더 큰 힘이 되는 사례를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셋째로 공익과 이윤추구가 서로 상반된 것이 아니라, 양립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첫째 사항은 무료 SW로 사업에 성공한 기업은 외국에도 드물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성과이다. 셋째 공익과 이윤의 동시 추구는 요즘 말하는 소셜 벤처의 개념과 유사하다. 15년 전에 그런 것을 이루려고 노력한 것이다. 인터넷 대란 시 사람 파견하고 보상도 없이 막았다. 애써 막아주면 연말에 외국 백신을 산다. 안철수연구소는 공공에서가 아니라 민간에서 대부분 매출이 나온다. 정직하게 사업해도 살아남을 수 있는 선례라는 점은 지금도 유효하다. 그런 것들이 존경받는 기업 10위 안에 항상 들어가는 데 힘이 된다. 나머지 9개는 삼성전자 LG전자 등 평균 매출 40조 평균 수명 40년 이상 되는 기업들이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국내 SW가 아니라 글로벌로 나가는 것이 과제이다. 국내 SW 최초 해외 매출 100억원을 넘어섰다. 여기 있는 분들이 역량을 발휘하면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분야를 하고 있는데 소셜 게임 분야에 진출한 것이 이윤 창출 외에 어떤 이유가 있나?

 

새로운 사업이 중요한 것은 돈을 벌겠다는 차원을 넘어서 구성원들에게 새로운 기회와 혜택을 많이 줄 수 있어서다. CEO로 재직할 때 가장 큰 보람은 회사가 성장함에 따라 팀원이 새로운 팀의 팀장이 되고 다른 분야 일 하던 사람이 새로운 분야의 일을 할 수 있는 등 새로운 것을 경험을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었다.

 

앞으로 가장 유망한 분야는 소셜 분야이다. 검색 분야가 아니고. 요즘은 사람들이 구글에서 나와서 페이스북, 트위터, 징가, 그루폰, 블리피 등으로 간다. 구글보다 더 재밌고 발전가능성 높고 소셜 분야는 앞으로 100배 더 커질 것이다. 지금이 스타팅 라인이다. 싸이월드 같은 고전적인 분야의 소셜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로 스며든다. 심지어 키바, 코지즈(버스데이위시 개발한) 같은 NGO로까지 스며들어간다.

 

그런데 한국은 멈춰있다. 기득권이 지나치게 보호되는 환경이다. 왜 아이폰이 나온 지 2년 후에야 들어왔나. 휴대폰 제조 대기업들과 통신사 등이 결탁해서 막아서다. 국산 차 값이 비싼 이유도 국가에서 보호하기 때문이다. 환율 정책도 마찬가지고.

 

로마 제국이 왜 망했나. 기득권이 과보호돼서다. 기득권이 어느 정도 보호되는 건 인류역사상 당연하다. 그러나 어느 정도 위기, 경쟁에 노출이 되는 구조여야 건강하게 기득권도 계속 높은 수준의 실력을 유지하며 당당하게 기득권에 오를 자격을 가지게 된다. 그런 구조가 아니면 기득권 스스로에게 기득권이 독이 된다. 내부 경쟁력을 키우라고 보호해주는 것인데 그 동안 내부에서 이익만 챙기고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물결이 대세를 이루는 동안 한국만 갈라파고스처럼 가만히 있었다.

 

한편, 소셜 쪽은 국내는 싸이월드밖에 없다. 미국은 어떤가. 페이스북이 지금은 거의 장악했지만 원래 처음 시작은 프렌스터였다. 얼마 못 가 마이스페이스가 뒤쫓아와 뒤집혔다. 한창 전성기였다가 다시 페이스북이 뒤집었다. 이게 정상이다. MS나 구글도 계속 공격 당하면서 자기 실력으로 살아남는 구조가 건강한 구조인데, 우리나라는 안 그렇다.

 

이런 환경을 타파하려면 외국에 자리 내주기 전에 우리 스스로 뭔가를 만들고 자리잡아야 한다. 우리 산업이 발전해야 젊은이가 새로운 일자리 가지고 새롭게 꿈을 가질 수 있다. 그런 쪽에 기여하고자 안철수연구소 CEO를 사임한 것이다. 그래서 내 관심은 IT 전 산업 분야에 걸쳐 있다.

 

그러다 2007년에 보니 페이스북이 마이스페이스 치고 올라갈 시점에 국내 소셜 쪽에도 기회가 있다고 판단했다. 과장이던 송교석씨와 소셜 쪽 일을 처음 시작했다. 국내에서 제일 먼저 시작하고 제일 먼저 성과 내고 수익 구조 탄탄해지자 분사에까지 이르렀다. 과장에서 사장이 됐다. 새로운 아이디어, 할 만하다는 신념만 있으면 얼마든지 사내 벤처 만들 수 있다. 입증되고 자리잡으면 분사도 가능하다. 그러니 여러분은 꾸준히 자기 실력 기르며 새로운 트렌드에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

 

-좋은 역량을 가진 회사가 다른 것을 개발하기 위해 가교 역할을 하는 게 뉴 비즈니스일 것 같다. 우리가 구체적으로 어떤 가치를 더할 수 있는지, 어떤 식의 어프로치가 필요한지 궁금하다.

 

2000년경 갓 100명 넘었을 때 고민한 것이, 모든 사람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가치관이 정립돼야 한 몸처럼 일할 수 있겠다 싶었다. 전직원의 자발적인 워크숍을 거쳐 핵심가치가 만들었다. 첫째가 자기 발전이다. 스스로 노력해 자기 실력 쌓는 것.(우리 모두는 자신의 발전을 위하여 끊임없이 노력한다.), 그 다음이 다른 사람에 대한 존중(우리는 존중과 신뢰로 서로의 발전을 위하여 노력한다.), 그 다음이 고객(우리는 고객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고객과의 약속을 반드시 지킨다.)이다

이것을 다른 회사 경영자에게 얘기하면 순서가 바뀌었다고 한다. 고객이 먼저이고 조직, 그 다음이 개인이어야 순서가 맞다고 한다. 굳이 그 순서로 둔 이유는 개인보다 고객이나 조직이 못해서가 아니라 자기가 먼저 제대로 실력을 갖추지 않으면 나머지가 이루어지지 않더라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아는 게 중요하다. 자기가 뭘 잘하는 사람인지 알고 있나? 대부분 잘 모른다. 사람이 워낙 자기합리화에 능숙하다보니 자기가 어떤지 모른다. 세상에 직업이 만 개 정도 되는데 10개 정도 해보고 나서 맞을지 안 맞을지 알지만, 나머지 9990개는 편견, 선입견으로 맞는다 안 맞는다 한다.

나 같은 경우 의대 다닐 때 다른 건 몰라도 사장은 안 맞는 직업이겠다 했다사장은 카리스마 있고 외향적이고 사기성도 있어야 하는데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보니 스스로도 그렇고 부모 형제 친구 친척 등 100%가 사업가 기질이 아니라고 했다. 그런데 10년 해보고 알았다. 남들만큼은 할 수 있다는 걸. 자기가 자기에게 기회를 주는 게 중요한 게, 경험해보지 않으면 모른다.

관심 없는 분야라고 끝내지 말고 항상 탐구하는 게 20대에는 필요하다. 항상 모든 가능성 열어두고 탐구하는 게 20대에는 필요하다.
여러분은 평균 연령이 90세 정도일 텐데 정년인 55세까지 일하고 40년 놀면서 살 수는 없다. 그래서 대부분 평생 두세 개 직업을 갖게 된다. 그러려면 자기 관심사를 많이 넓혀야 할 것이다. 그런 과정, 고민 거쳐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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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기업 하면 애플, 구글을 떠올리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어디라고 보는가?

사실 떠오르는 데가 없다. 혁신 기업이 많지 않은 이유가 기득권 과보호 때문이다. 국내 대표적 기업은 사실 카피 기업이다. 외국의 핵심 기술을 조립해 만드는. 리스크 테이킹해서 먼저 시도한 것이 없다. 현상 유지하고 혁신 안 해도 먹고 살 수 있어서다. 외국은 왜 안 그런가. 구글은 플레이스, 페이지 등이 계속 나온다. 혁신 안 하면 살아남을 수 없는 구조가 실리콘밸리이다. 우리나라도 앞으로는 바뀔 것이다. 이제 글로벌 경쟁 시대이기 때문이다

지난 30년 간 매출 1조원 된 곳이 웅진, NHN 두 개밖에 없다. 둘다 B2C이다. 정상적인 산업 구조는 피라미드 구조다. 중소기업-중견기업-대기업 순으로. 전세계가 이런 구조인데 우리나라는 중소기업 좀 있고 중견기업은 거의 없다. 0.5% 정도이다. 그리고 대기업. 이는 정부에서 대기업이 불법, 무법 천지에 약육강식하게 방조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런 것이 계속 문제 제기가 되고 국가적 이슈가 되어서 이제부터 바뀔 것이다. 여기 있는 분들 3~6년 정도 되면 자기 분야 업무 파악할 수 있다. 그 정도 지나면 많이 바뀌고 이노베이션하는 인재가 인정받을 것이다. 대기업에서 창의적인 사람을 안 뽑는데 5년 후면 바뀔 것이다.

이노베이션, 마케팅 하면 순간적인 재치, 아이디어만 생각하는데 현실은 아니다. 진짜 이노베이션은 점진적이다. 반복된 시행착오와 전문성 기반으로 서서히 나오는 것이다. 아이폰 나오는 데 10년 걸렸다. 지금처럼 생태계를 완전히 장악하는 데 10년 걸린 것이다. 결과만 보면 순식간에 벌어진 것 같지만 그 밑에서 엄청난 시행착오와 점진적인 개선이 있었던 것이다. 3~6년 전문성 쌓이면 그때 이노베이션이 가능하다. 그러니 지금 시기의 사람들이 운이 좋은 것 같다.

-CEO
할 당시나 현 시점에서도 기업 경영에 확고한 철학이 있는데, 그런 철학을 확립하기까지의 모델이 있나?

HP.
휴렛과 패커드는 엔지니어 출신이다. 경영, 매니지먼트 안 해봤다. 보통 보면 엔지니어에서 출발한 경영자들이 굉장히 진솔, 체계적, 설득력 있게 경영철학을 만들고 다듬더라. 지금 HP와는 다르다. 초창기 HP를말하는 것이다. 그들의 발언을 보면 동양적이다. 사람이 먼저고 리더로서 자격 있는 사람은 개인의 이익과 조직이 상충할 때 조직을 위해 개인이 희생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다음으로 앤디 그로브가 경영할 당시의 인텔. 배울 게 많은 사람이다. 정리된 것도 IT 기업이 받아들일 만한 게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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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소셜 네트워크를 강조했는데 20년 후에는 어떤 게 각광 받으리라 전망하나?

트렌드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흐름을 보면 전체적 방향성이 보인다. 미국 벤처캐피털리스트 중 대표적 사람이 셋 있다. 클라이너 퍼킨스의 존 도어(John Doerr)와 세콰이어 캐피탈의 마이클 모리츠(Michael Moritz), 썬마이크로시스템즈를 창업한, 코슬라 벤처스의 비노드 코슬라(Vinod Khosla). 이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2010년 키워드는 4개다. 소셜, 모바일, 클라우드, 커머스. 이 네 개의 조합에 따라 엄청나게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테크크런치를 보는가? 테크크런치 닷컴을 팔로우업 안 하면 IT 동향 잘 모른다고 생각하면 된다. 거기 보면 이 네 개 키워드로 조합되는 게 엄청나게 많다. 이제는 아이디어 없어서 사업 못 한다는 건 거짓말이 되게 됐다. 그리고 발전 속도가 엄청나다. 10년 전에 벤처 붐 때 엄청나게 빨랐다. 그 다음에 침체되면서 별로 빨리 안 변했는데 올 상반기부터 굉장히 움직임이 빨라졌다. 그만큼 기회가 많아지는 것이다.

노리타운 스튜디오가 하는 사업이 징가(3년 만에 매출 1조 달성한, 실리콘밸리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을 이룬)가 하는 것과 같은 아이템이다. 한국이라 발전이 더디지만 시작은 비슷하다. 또 최근 3년 간을 보면 그루폰이 나왔다. 2년밖에 안 됐는데 실리콘밸리 역사상 가장 최단 시간 내 가장 많은 수익을 냈다. 이게 불과 2~3년 만에 벌어진 일이다. 우리나라는 2~3년 간 벌어진 일이 아무것도 없는데 외국은 IT 쪽이 굉장히 많이 변하고 있다.

20
년 후를 예측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고 최소 10년 간은 위의 네 가지가 조합한 것이 주도할 것이다. 거기에 패드 컴퓨팅까지(결국 모바일 쪽에 포함되기는 하는데) 그런 것이 주도해나갈 것이다. 또 하나는 클린 테크. (우리나라에서는 녹색 성장, 그린 테크라고 하는데 외국에선 그런 표현 안 쓴다.) 이런 쪽에 새로운 아이템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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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10년을 대비하기 위해 어떤 전략을 갖고 있고, 안랩이 가진 인지도 외에 강점은 무엇인가?

앞서 말한 키워드는 기본적으로 인프라가 제대로 잘 갖춰져야 한다. 인프라에는 HW적 인프라와 SW적 인프라가 있다. HW적 인프라는 유선망, 무선망에 대한 것이고 SW 인프라의 대표적인 게 시큐리티이다. 가령 스마트폰으로 업무 보는 것 다 기본적으로 설계부터 시큐리티 개념이 없으면 아무 소용 없다. 정말 중요한 인프라가 될 것이고 그게 기회이다. 그래서 앞으로 얼마나 열심히 해서 기회를 잡느냐가 안랩의 키워드 중 하나다.

, 아이패드 나온 후 비윈도우 터미널이 늘어가는데 거기서 어떤 유의미한 일을 할 것인가 계속 찾아야 한다. 인프라 쪽도 중요하지만 모바일 쪽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 모바일은 두 번째 사내 벤처로 자리잡을 것이다. 지금은 보안 분야를 하지만 앞으로는 애플리케이션 쪽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소셜은 노리타운으로 결실 맺어 앞으로 해나갈 것이고, 커머스는 추이를 봐야겠다

안랩의 강점은 인지도보다 중요한 게 기본적인 정신이다
. 10년 전에 보안 회사가 200개 있었다. 지금 10여 개 있다. 과정을 보면 결국 장기적 시각으로, 돈을 벌려고 보안 업계 들어온 게 아니고 국가적으로 필요한 일이라는 사명감 가지고 진심으로 믿는 회사가 오래 살아남더라. 그렇지 않고 돈벌이 수단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오래 못 참는다. 결국 본색을 드러내서 팔고 떠나버리거나 머니 게임으로 문제를 일으켜 상장 폐지된다

15
년 동안 살아남아서 보니 정말 중요한 건 장기적 시각, 사명감이 가장 큰 핵심 경쟁력이다. 자기 것을 다 버릴 수 있는 사람을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돈이나 명예보다 더 중요한 걸 가진 사람을 이길 사람은 없다. 우리 회사는 그걸 가졌다. 지속 성장하고 존경받는 기업 10위 안에 드는 힘과 저력이 거기서 나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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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에 약점은 무엇이고 어떻게 개선해야 하나?

우선 중소기업이 대기업과 다른 점은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보고 배울 층이 얇다. 고생을 많이 하는데 자기학습력이 있으면 오히려 그게 기회가 된다. 반면에 자기학습력이 떨어지는 이에게는 안 좋은 환경일 수 있다. 이것은 안랩뿐 아니라 공통적이다.

또한 B2C보다 빠르지 못하다. B2C는 소비자 반응이 즉시 나와서 성패가 좌우된다. B2B는 사이클이 1년 걸린다. 그러니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게 한 편으로는 장점일 수도 있다. 그러다보니 리스크 매니지먼트를 잘한다. 평소에 리스크 체크하고 어떤 일 생길 때마다 시스템 강화하다보니 속도는 느려지는데 리스크 매니지먼트 쪽으로 역량이 쌓인 거다. 트레이드 오프인 셈이다. 또 글로벌 경쟁 시대가 됐다는 것도 리스크이다. 먼저 자리 못 잡으면 공격 당한다
 

-글로벌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으며, 어떻게 다국적 기업이나 현지 기업과 경쟁할 것인가?

해외는 물론 국내 사업도 중요한 게 마케팅의 기본이다. 타깃 고객을 선정하고, 그들의 요구 사항을 파악한 다음 어떤 부분에서 차별화할지 제대로 전략 세워 들어가야 한다. 해외 사업할 때는 전략, 그에 따른 구체적인 마케팅 실행 계획이 먼저다. 그거 하고 들어가야 하는데 그 부분에서 개선할 점이 많다.

안랩은 외국에서 알아서 찾아오는 경우가 많은데 전략적으로 선택하지 않고 오는 것에 대응하다보면 전략이 흐트러진다. 결국 전략적으로 하지 못하면 성과가 안 좋을 수밖에 없다. 전쟁할 때 집중해서 뚫어야 거기서 자리를 잡는데 그러지 못하고 여기저기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가면 장기적으로 이길 수 없다

그런데 사업을 하다 보면 한 걸음 떨어져 보면 다 그렇게 생각하는데 실제 주체가 되면 그러지 못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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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시작하면 자기 일 아무것도 안 하는 등 역기능이 있다. 보안은 안랩의 핵심가치와 맞닿아 있어서 괜찮은데 소셜이나 커머스 등에서도 핵심가치가 실현될까?

회사 만들며 이루려고 했던 세 가지-공익과 이윤의 양립, 정직해도 망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 등-가 가장 기본적인 베이스다.

노리타운 스튜디오가 하는 게임의 경우 중독성 강하고 소위 폐인을 양산하는 것과는 다르다. 해야 될 게 있고 안 해도 되는 게 있다. 노리타운의 소셜 게임은 사람과 사람 간 유대 관계를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컴퓨터가 처음 나왔을 때 종이가 없어질 것이라 예측했지만 오히려 더 많이 쓴다. 또 컴퓨터 때문에 사람과 사람 관계의 단절을 우려했는데 이를 풀어줄 수 있는 게 소셜이다. 게임을 통해 친구 간 놀이 문화가 형성되는 것이다. 중독은 개인이 혼자일 때 빠지는 것이다, 그걸 막는 건 친구 관계이다. 소셜 게임이 전체 게임에서 좋은 방향으로 열어주는 게 공동으로 어떤 일을 한다는 점이다. 부모와 자식이 같이 게임을 하면 관계가 좋아진다. 상대 없이 깊이 빠져드는 게 문제가 많다. 공동으로 소셜로 엮이는 것은 같이 하는 놀이 문화로 봐야 할 것이다

만약 다른 문제가 생긴다면 우리가 믿는 기본적인 가치관이 그것을 제어할 것이라 믿는다.
조직으로서 일하는 게 좋은 것이, 우리는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서 정직해도 사업에 성공할 수 있다고 선언했기 때문에 그것만으로 내부적으로 제동이 걸린다. 자정 작용이 일어난다. 그런 생각이 노리타운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 Ahn
   

사내기자 황미경 / 안철수연구소 커뮤니케이션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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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라이너스 2010.12.08 09:42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신인사원들로써는 가문의영광인데요.^^
    부럽습니다.ㅎ

  2. 초록별 2010.12.08 11:48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외향적 사기성...부분에서 처음엔 '사교성' 오타인가 하고...문의드리려 했는데...
    찾다가 생각해보니...
    반어법을 쓰신 것도 같다는...

  3. 2010.12.09 09:43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이 정도 긴 글이 쭉~~ 읽히기도 오랜만이네요.
    말씀이 가슴에 팍팍 꽂혀서 아침부터 정신이 드는데요^^
    저런 생각을 가진 CEO 아래서 일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항상 자극이 되고, 열정을 유지할 수 있고... 즐겁게 일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보안세상 2010.12.09 12:45 신고  Address |  Modify / Delete

      그래서 한 기업의 CEO에 머물지 않고 우리나라 중소 벤처 업계 전체에 도움을 주고자 다양한 활동을 펼치시고 있습니다.^^

  4. 고우성 2010.12.10 23:14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너무 주옥같은 말씀이십니다!! 황 기자님 되셨네요^^

  5. crownw 2010.12.13 17:58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안철수 아저씨는 나이가들면서

    볼살이 더 쳐지시는거같아요ㅋ

    그만큼 엄청 바쁘시다는 증거겠죠?ㅎ

    좋은글 잘읽었습니당~

  6. 고등학생 2010.12.13 20:50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저도 안랩 취업하고싶어요 !!

  7. 대학생 2010.12.20 22:48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제가 아는 사람이 보이네요.ㅋ
    안랩을 멋지게 이끌어주시길 바랍니다!!

  8. 박금열 2010.12.21 13:50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공공이 아닌 민간에서 대부분의 매출이 난다는 문구에서 깜짝 놀랐습니다. 일반 유료사용자들이 어느정도 많다는 점이 기쁘긴 하지만 공공에서 외산을 쓴다는건 좀 아쉬움이 남는군요. 전 대부분의 매출을 공공에서 얻고 민간에는 무료SW를 배포하는걸로 알고있었는데 말이죠.

    • 보안세상 2010.12.21 15:10 신고  Address |  Modify / Delete

      안녕하세요 박금열님. 위 글의 '민간'은 민간기업을 지칭합니다. 안철수연구소는 일반 개인사용자를 위한 무료백신인 V3 Lite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

    • 박금열 2010.12.22 10:24  Address |  Modify / Delete

      이런이런 그렇군요 ㅋ
      일반유저로 착각해버린 제 잘못이네요 ㅎㅎ

  9. 2011.01.27 18:21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너무 좋은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몇몇 구절이 특히 가슴에 와닿는군요.
    안랩이 앞으로도 발전해 나가기를 바라겠습니다.

안철수가 전망하는 스마트폰 500만 시대와 미래

12월 2일 안철수 KAIST 석좌교수가 SBS 라디오 '서두원의 SBS전망대'에 전화 인터뷰를 했다. 그 전문을 소개한다. 

▷ 서두원/진행자(이하 서): 의사, 바이러스 백신 개발, 경영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해온 안철수 카이스트 석좌교수가 이번에는 소셜 게임 분야에 도전장을 냈습니다. 안철수 교수 연결해서 말씀 나눠봅니다. 안교수님, 요즘 새로운 직함을 더 갖게 되셨다고요? 노리타운 스튜디오라는 회사의 이사회 의장이시던데요. 어떤 회사입니까?
 
▶ 안: 소셜게임을 만드는 회사입니다.

▷ 서: 소셜게임이라는 게 좀 생소한데요. 설명을 좀 해주시죠.

▶ 안: 사실 저도 개인적으로 게임을 잘 못하는 사람이 이런 설명을 드리기가 쑥스러운데요. 기존 컴퓨터 게임은 어떤 게임 프로그램을 컴퓨터에서 실행을 해서 다른 사람과 경쟁도 하고 싸우기도 하고 그런 것들인데요. 소셜게임은 페이스북, 싸이월드 같은 소셜 네트워크에 들어가서 거기에서 친구관계를 이용해서 다른 사람과 함께 게임을 하는, 그래서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 함께 놀이 문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서: 그러면 기존의 컴퓨터 게임과 어떻게 다른지 설명이 더 필요할 것 같은데요.

 

▶ 안: 많은 점이 다른데요. 기존 게임은 일단은 개인 중심이죠. 자기가 컴퓨터와 싸울 수도 있고 또는 컴퓨터로 연결된 사람과 싸울 수도 있는데, 어쨌든 경쟁에서 자기가 올라서는 그런 쪽이죠. 그에 비해서 소셜게임은 친구 관계가 먼저입니다. 친구 관계가 중심이고 거기를 통해서 함께 할 수 있는, 또 경쟁이 되기도 합니다만 훨씬 더 부드럽고 다른 사람과 친화적인, 함께 바둑을 둔다든지 할 때 친구들이 친할 수 있는 것처럼 그런 매개체 역할을 하는 게임이라고 하겠습니다.

 

▷ 서: 그럼 보통 컴퓨터 게임은 상대방과 싸우거나 전쟁해서 이기면 점수를 얻고 이런 방식인데 소셜게임은 너무 자극이 없어서 재미가 없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드는데 어떻습니까?

 

▶ 안: 기본적으로는 재미 요소도 굉장히 중요한데요. 그것보다도 다른 사람과 함께 어떤 일을 한다는 것에서 재미를 찾아가는 것이에요. 그러다 보면 사람과 사람, 친구관계가 경우에 따라서 여러 가지 다른 상황도 전개가 되지요. 전혀 모르는 사람끼리는 몰라도 아는 친구끼리 아주 짧은 함축된 말로 서로 마음을 전달할 수 있는 것처럼 놀이 문화를 통해서 훨씬 더 다양한 의미를 얻을 수 있고 거기에서 더 많은 재미를 얻을 수 있겠죠.

 

▷ 서페이스북에서 농장을 가꾸는 팜 게임, 그게 소셜게임이라고 보면 되겠습니까?

 

▶ 안: . 대표적인데요. 사실은 소셜게임의 원조 격이라고 할까요. 그게 미국의 징가(Zynga)라는 회사가 만든 것인데, 그 회사가 창업한 지 3년밖에 안 됐습니다. 그런 소셜게임, 일종의 아주 작은 게임들을 만드는데 창업한 지 3년 만에 올해 매출이 거의 1조원에 육박합니다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게임 회사 중 하나로서 세계적인 회사로 자리잡은 엔씨소프트의 경우 창업한 지 10년 정도인데 아마 올해 매출이 5천억 정도일 겁니다. 거기에 비교해 보면 얼마나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분야인가 알 수 있겠습니다 


▷ 서안 교수께서 소셜게임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가 어디에 있습니까?

 

▶ 안: 원래는 소셜 네트워크 자체에 관심이 많았습니다제가 안철수연구소 CEO 사임을 하고 미국에서 공부할 때 프랜스터라는 사이트가 나오고, 마이스페이스 같은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가 나오더니 각광을 받으며 금방 1위 자리를 지키는 것을 봤습니다. 그런데 또 아주 조그맣게 시작한 페이스북이 점점 더 커지더니 다시 그걸 뒤집더라고요그런 것을 보면서 소셜 네트워크 자체가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고 기회가 많다는 것을 느꼈어요

요즘 많은 전문가가 예측하기를, 현재 인터넷 쪽에서 가장 강자는 구글인데, 아마도 최소한 5년 정도 경과하면 더 이상 구글 같은 검색 회사가 아니라 페이스북 같은 소셜 네트워크 쪽이 강자가 될 것이라고 합니다사람이 사회적 동물이다 보니, 인간관계를 다루는 쪽이 훨씬 더 강력한 힘을 가지는 거죠. 그래서 굉장히 발전 가능성이 많고 무궁무진하고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생각해요 그런 관점에서 소셜게임도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는, 소셜 네트워크의 발전 도상에 있는 한 분야가 아니겠는가. 그래서 아주 일찍 관심을 갖기 시작했죠. 한국에서는 관심을 두지 않았던 거의 3년 전부터 저는 시작을 했으니까요
 

▷ 서: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가 500만 명이 넘어섰다는 하는데요. 스마트폰은 전화 기능은 기본이고 손 안의 컴퓨터인데요. 달라진 모바일 환경이 사회 전반에도 변화를 가져올 것 같은데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 안: 빌 게이츠가 약 10년 쯤 전에 미래는 이런 세상이 될 것이라고 예측을 한 적이 있죠. 그래서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편리하게 정보를 접하고 또 많은 다른 사람과 편리하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그런 시대가 올 것이고 컴퓨터가 중심에 설 것이다. 그런 말을 했던 적이 있는데요. 지금 그런 것이 구현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빌 게이츠가 예측했던 그런 컴퓨터라기보다 그게 스마트폰 형태로 나타나는 건데요실리콘밸리의 대표적인 벤처 캐피탈리스트인 존 도어는 현 시대를 가장 핵심적으로 나타내는 키워드 4가지를 꼽았습니다소셜모바일, 커머스, 클라우드가 그것인데요. 즉, 소셜 네트워크와 스마트폰, 그리고 상거래와 클라우드 컴퓨팅, 이 네 가지가 서로서로 영향을 미치고 같이 묶여서 나타나는 그런 현상이 세상의 경향인데요. 아마도 이개의 조합만 생각해도 앞으로 가능성이 굉장히 무궁무진할 것 같습니다.

 

▷ 서: 시대가 이렇게 달라지면서 인재상도 좀 달라지고 있지 않습니까?

 

▶ 안: 물론입니다. 이제는 위아래의 권위가 허물어지는 탈권위주의 시대에다가 좌우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즉 국가와 국가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세계화, 그리고 영역과 영역 간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융합의 시대입니다. 이제는 한 분야만 잘 파고들어가는 것도 기본적으로 갖춰야 하지만 다른 분야 전문가와 자유롭게 의사소통할 수 있는 사람한 사람이 모든 걸 다 알 수는 없으니 내가 모르는 분야가 있을 수 있다는 열린 마음으로 다른 사람과 협조할 수 있는 그런 인재가 앞으로 굉장히 필요하고 인정받을 것 같습니다.

 

▷ 서: 안철수연구소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 것 같던데요.

 

▶ 안: . 여러 가지로 하고 있습니다. 노리타운도 사내 벤처로 제가 먼저 만들어서 시작한 것이고 그 성과가 굉장히 좋아서 분사를 했습니다현재 모바일 쪽으로도 사내 벤처가 있고 가시적인 성과가 있다면 또 분사를 해서 여러 가지 분야에서 활동을 하겠죠.

 

▷ 서: 지금 한국에 벤처기업 열풍이 분 지가 10년이 넘었는데 당시와 비교해서 현재 한국의 기업 환경은 어떻다고 보십니까?

 

▶ 안: 10년 전만 해도 그때 가장 큰 문제점 중에 하나가 벤처기업가나 창업자 스스로 실력이 부족해 많은 시행착오를 겪는 것이었어요. 지금은 새롭게 창업에 도전하는 청년을 만나보면 예전에 비하면 굉장히 준비가 많이 된, 정말 앞길이 밝은 사람들이 눈에 띕니다. 그런데 반면에 주위 환경은 여전히 열악한데요.

최근 실리콘밸리에 가서 보면 초기 창업 기업의 투자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소셜, 모바일, 커머스, 클라우드의 그런 조합들로부터 엄청나게 많은 아이디어가 나타나고 새로운 창업이 많이 생기고 거기에 투자가 많이 되고 있어요. 우리나라는 이런 커다란 세계적인 IT 흐름과는 동떨어져서 마치 갈라파고스 섬에 있는 것처럼 완전히 잠잠합니다. 그것은 창업자의 실력이나 아이디어가 부족해서가 아니고 사회적인 여건이 굉장히 열악하다는 그런 반증이죠.

사회적인 여건은 크게 보면 두 가지인데요. 하나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불공정 거래관행, 요즘 국가적으로도 대통령께서도 말씀하실 정도로 큰 이슈이니까요. 그 문제가 아직도 안 고쳐지고 있고요. 그리고 다른 분야로 기업을 도와주는 지원 조직, 지원 구조가 있는데요. 인력을 공급하는 대학이나 투자를 하는 벤처캐피탈, 또 자금을 대출해주는 금융권, 그리고 아웃소싱 산업 분야와 정부 정책 등 기반 인프라가 하나같이 열악합니다이런 것이 10년 전에 비해서 거의 나아진 부분이 없어요. 따라서 정부에서도 신경을 많이 써서 개선을 해야 우리가 앞으로 희망이 있지 않을까. 지금 싹이 없습니다. 싹이 없으면 5 10년 후에는 희망이 없다는 말이거든요. 그래서 심각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으면 합니다.

 

▷ 서: 안철수 교수께서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을 해오셨는데요. 이런 새로운 아이템을 선택하는 데 원칙이랄까, 정신, 이런 게 어떤 것이었는지 들려주시면 취업이나 창업 준비를 하는 분들한테 상당히 참고가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 안: 아이디어를 낼 때 흔히 자기 아이디어 자체에 매몰이 돼서 굉장히 시야를 좁게 그쪽만 바라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정말로 중요한 건 오히려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전세계적인 흐름, 또는 전 분야를 아우르지는 못하더라도 IT 분야의 커다란 흐름을 먼저 바라보고 그런 경향 하에서 내가 만든 아이디어가 어떤 위치에 있는가 생각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리고 또 이런 커다란 흐름을 알려면 끊임없기 공부를 하고 자료를 수집해야죠. 요즘 저는 매일 한 시간씩 이런 전반적인 IT 분야 흐름을 공부하는데 그래도 시간이 모자라거든요. 거의 매일 엄청나게 많은 뉴스가 쏟아지고 발전을 하니까요. 한국만 지금 정체되어 있는 거지 다른 나라는 그렇지 않거든요먼저 전반적인 경향을 분석하고 자기의 아이디어를 그 속에서 찾는 것이 필요합니다.

 

▷ 서: 우리도 창의적인 발전을 앞서서 가는 그런 문화가 생겨야 할 텐데 지금 애플이나 이런 걸 흉내내서 쫒아가기 급하니까요. 안 교수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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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라이너스™ 2010.12.03 08:40 신고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좋은글 잘보고갑니다^^

  2. 너서미 2010.12.03 10:47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안철수라는 이름을 dos체제 때부터 들어왔었는데
    어느 덧 대한민국에서 가장 존경스러운 기업인의 대명사가 된 것 같습니다.
    좋은 말씀 잘 보고 갑니다.

  3. 디자인하라 2010.12.03 12:15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좋은 말씀입니다. 여러 분야에 관심을 갖고 소통하며 시야를 넓히면 정말 획기적인 아이디어는 개발자로부터 나오지 않을까싶습니다.

안철수가 후배 개발자 CEO와 나눈 90분 대화

안철수 교수와의 미래 전망 토크쇼 (3)  


국내 IT 개발자 커뮤니티인 데브멘토가 개최한 세미나 '3.0 시대 IT 트렌드의 변화와 우리의 준비'에 안철수 교수가 참석해 신은경 날리지큐브 본부장과 함께 '미래 전망 토크쇼'를 펼쳤다. 60분의 토크 후 30분 간 청중의 질문에 답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백발이 되도록 개발하고 싶은 개발자, 갓 시작한 벤처의 CEO 등이 각자의 고민거리를 털어놓고 안 교수는 오랜 경험에서 우러난 현답을 주었다.

안철수 교수와의 미래 전망 토크쇼 (1)
안철수 교수와의 미래 전망 토크쇼 (2)

-혹시 정치 할 생각 없나?

지난 여름에도 총리설이 있어서 고생했다
. 나에게 물어보거나 제안하는 사람은 없는데 신문에 기사가 나서 내가 먼저 나서서 “제안 받은 적도 없고, 제안 받아도 할 생각이 없다.” 라고 밝혔다. 그런데 트위터에서는 발표도 나기 전에 나에 대한 욕도 많았는데,
그래서 앞으로 오래살 것 같고(웃음), 정치에 대한 간접 경험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알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Never say never.”라는 얘기를 했지만, 지금 하는 분야에서 너무나도 할 일이 많고, 값어치가 있는 일이고,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정치에 대해 생각해본 적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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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과 다른 국내 비즈니스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 대기업은 수직적인 사고 방식과, 하청 업체를 통해 부품이나 컨텐츠를 공급받는 수직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경쟁력을 확보해왔다.
그런데 애플 아이폰으로 대표되는 수평적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했다. 다른 말로 하면 우리나라 대기업에서는 단순히 휴대전화로만 인식되던 제품을 애플에서는 많은 사람의 협조를 얻을 수 있게 플랫폼화했고, 많은 사람의 힘이 더해져서 아이폰이 강력해졌다.

국내에서는 제대로 대응을 못하고 아이폰 출시를 막기만 했는데
, 나는 아이폰이 출시되었을 때 바로 국내에도 도입이 되었다면 국내 기업도 아이폰 못지않은 스마트폰은 만들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런데 아이폰 출시를 막고 편안한 환경에 빠져있다보니 R&D를 소홀히 했던 것 같다. 그리고 아이폰이 들어오면서 감당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기득권이 좀 더 나은 혜택이 가지는 것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역사를 통해 계속되어온 것인데
, 기득권이 지나치게 편한 환경이 되면 스스로 발전 동력을 상실해 외부 세력에 의해 죽게 된다. 기득권이 100% 보장되는 상황은 오히려 독이 된다는 것을 기득권 세력이 알고 있어야 한다. 외부 환경에 어느 정도 노출되고, 발전을 게을리하지 않고 실력으로 이겨낼 수 있어야 한다는 교훈을 준 사태이다. 아이패드도 갤럭시패드 출시 이후에 들여오려고 계속 출시를 미루고 있는 것 같은데, 오히려 빨리 들여와야 우리 기업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고, 기업이나 정부도 이번 일로 이런 교훈을 얻었을 것이라 믿는다.

전세계적으로 수직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플랫폼화되는 추세인데
, 수직적 사고 방식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이런 변화가 힘들다. 하지만 2~30대 젋은 세대에게서 희망을 보고 개선할 수 있는 변화의 시작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소프트웨어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처음에는 마케팅이나 기술력 확보에만 치중했는데, 지금은 조직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교수님은 지금까지 경영을 하면서 채찍과 당근을 어떻게 사용했는지 알고 싶다.

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세 가지가 기술력을 포함한 핵심 역량, 기술자가 만들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원하는 제품을 만드는 마케팅
, 인사관리를 비롯한 조직관리이다.

그 중에서 인사 관리가 어렵기도 하고 이야기 할 분야도 많다
. 이런 내용에 대해 책도 두 권이나 썼다. 10년 전에 쓴 ‘영혼이 있는 승부’는 작은 벤처기업에서 100명 정도의 규모로 성장할 때까지 인사 문제에 대해 고민한 점을 적었다. 또한 안철수연구소가 300명 정도였던 6년 전에 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은 비교적 큰 조직에서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하는지 쓴 책이다. 두 권 다 100쇄에 육박하는 스태디셀러인데 내가 쓴 책이 오래 읽히게 되어 참 좋다책을 쓸 당시와 내 생각이 바뀌지 않고 사람들이 많이 찾아줘서 주위 교수들께 자랑을 했더니 참 발전성 없는 사람이라고 해서 자랑은 더 이상 안 한다. (웃음)

기본적으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는 상대적인 거고
, 진심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전해진다. 내가 상대방을 나만의 이익을 위해 이용해 먹겠다는 마음을 갖지 않고, 이런 마음이 직원에게 전해지면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내 경우에는 100명까지는 혼자서 직원 개개인을 다 알고, 직접 뽑은 사람들이어서 친숙하고 좋았다. 그러나 규모가 커지고 임원을 통해야 할 때, 임원과의 관계는 전혀 다른 성격의 것이라 오히려 조금 힘든 점이 있었다


하지만 사람 간의 오해가 마음을 멍들게 하기도 하고 구체적인 인사 관리에 고민이 없을 수는 없다
. 한 가지 팁을 주자면 칭찬은 공개적인 곳에서 하고, 야단칠 때는 개인적으로 하라는 것이다. 이 외의 구체적인 사항은 ‘영혼이 있는 승부’를 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태블릿 PC 제조와 교육 콘텐츠 사업을 같이 하고 있다. 태블릿 PC 유통을 고민하다 대기업과 손을 잡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상생보다는 적자생존, 약육강식의 생태계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소규모 기업이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미국 등 선진국의 예를 보면 서로가 권리와 이익을 나누고 책임도 나누는 수평적인 관계가 이상적인 성공 모델이라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 여전히 약육강식 방식의 생태계가 될 가능성이 많다는 생각은 공감한다. 이런 것이 참 바뀌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지만, 상황을 탓하기보다는 바뀌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모든 사업 전략을 준비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 외국의 경우 애플은 하드웨어에 중심을 두고 아마존은 콘텐츠에 집중하는 등 대기업도 둘 다 잘하지는 못한다. 중소기업 입장에서 하드웨어와 콘텐츠를 동시에 하는 것은 이론적으로 리스크가 크다고 생각한다.


-백발이 휘날리도록 개발을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나?

 
외국을 보면 프로그래머뿐 아니라 현장 기자도 나이든 분이 많다
. 그런 기자는 젊은 사람과는 달리 지난 몇십 년 간의 히스토리를 다 알고 있다. 전체적인 맥락에서 앞을 전망을 하기 때문에 최신 기술은 알지만 흐름을 모르는 2~30대 젊은 기자들과 상대가 되지 않는다. 개발자의 경우도 아키텍트나 펠로우는 젋은 개발자와 내공이 다르고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안철수연구소에서도 이런 시도를 해보았지만 회사 안팎으로 문제가 있다
. 사회적으로 전문가보다 행정 관리자를 더 높이 보기 때문에, 어느 정도 나이가 있는 사람이 관리직이 아니면 무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다보면 가족이나 본인에게 큰 압박이 되고 주위 시선 때문에 본인이 개발을 하고 싶어도 못 하게 된다.

나는 
정치인이나 장관이 기업의 사장이나 다른 분야 전문가보다 높은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몇 차례의 장관 제의도 거부했는데, 아직까지 우리나라 사회 통념은 관리자, 정치인을 더 윗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통념이 바뀌어야 실력 있는 전문가가 관리직이 아닌 자신의 자리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후배에게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

 
회사 내부적으로는 임원이나 관리자가 안 되고 전문직에 머물러 있게 인사 조건이 되어있지 않은 문제가 풀려야 한다
. 그리고 개발자 본인도 후배들 못지않게 전문성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고, 사회 통념도 바뀌는 세 가지 변화가 있어야 한국에서도 이런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본다. Ahn


대학생기자 김경수 / 한양대학교 전자통신컴퓨터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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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숭실다움 2010.11.11 09:50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지금은 교수님이 되신 안철수님의
    주옥같은말!
    신랄하면서도 군더더기 없는 말들이 참 좋은거같습니다~
    잘 읽고갑니다~

아이패드와 킨들이 라이벌이 아닌 이유

안철수 교수와의 미래 전망 토크쇼 (2)

10월 6일 IT 포털 데브멘토 주최로 열린 ‘제 3회 대한민국 개발자 컨퍼런스’에 특별한 손님이 자리했다. 안철수 KAIST 교수가 바로 그 주인공. ‘안철수 KAIST 교수와의 미래 전망 토크쇼’에서는 현재 IT 트렌드와 중소기업 상생이라는 거시적인 주제부터 안철수 교수의 미래 계획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야기들이 오갔다.

특히 아이패드와 킨들의 차이를 지적하는 부분에서는 안철수 교수의 통찰력을 엿볼 수 있었다. 기존의 통념을 뛰어넘는 안철수 교수의 시각은 마치 2000년대 초, 나이키가 경쟁상대로 아디다스가 아닌 닌텐도를 지목(게임을 하느라 운동을 즐기는 청소년의 수가 줄어들기 때문)했던 것을 떠올리게 했다. 안철수연구소를 벤처기업에서 종합 소프트웨어 기업의 반열로 올려놓으면서, 중소기업 경영자로서 느꼈던 '대-중소기업 상생'에 관한 현장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IT 업계 종사자에게는 향후 10년을 이끌어갈 트렌드를, 안철수 교수를 존경하는 일반인에게는 한 곳에 안주하지 않는 도전 정신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되리라 생각한다. 다음은 안철수 교수의 스피치 요약 2회 분.
안철수 교수와의 미래 전망 토크쇼 (1)
안철수 교수와의 미래 전망 토크쇼 (3)

킨들의 라이벌은 아이패드? 정말 그럴까?

아이폰 쇼크가 문화 구조적인 문제이고, 우리가 못 따라잡는 것이 소프트웨어적인 사고방식이라고도 지적하신 바 있다. 현재 IT 업계의 변화를 어떻게 보나.


▲ 토머스 프리드먼의 저서 '세계는 평평하다'

IT 업계 사람들이 자기 분야에만 빠져들기 쉬운데, 사실 IT 산업이란 전세계 흐름의 종속변수다. 기술은 사회 전체의 흐름을 반영해야만 살아남고, 그런 기술이 트렌드를 주도한다. IT 트렌드만이 아니라 전세계 트렌드를 봐야 한다.


세계 트렌드에 대한 가장 현실적인 지적 중 하나가 토마스 프리드먼의 저작이다. 저서 ‘세계는 평평하다’를 보면 거시적 시각에서 세계 변화에 대한 감을 잡을 수 있다. 프리드먼에 따르면, 다음 네 가지의 변화가 세계를 혁신적으로 바꾸었다.

 
1. 베를린 장벽 붕괴 :  체제 간, 국가 간 물리적 장벽이 허물어져 전세계가 하나로 통일된 대표적 사건.
2. 90년대 중반 PC의 표준화와 윈도우의 보급 : 개인이 소유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이 엄청나게 늘어났다.
3. 인터넷과 넷스케이프 
4. 표준화한 프로토콜
: 3, 4로 인해 전세계의 누구와도 공동으로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이 네 가지 표준화한 플랫폼이 바로 21세기의 시작이라고 보는 것이 ‘세계는 평평하다’의 핵심이다. 일부 계층이나 전문가가 정보를 독점하던 20세기와 달리 21세기에는 일반 대중이 정보를 소유한다.

‘세계는 평평하다’ 출간 이후에도 굉장히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데, 2010년 타임지에서 발표한 10대 웹 트렌드를 살펴보자. 각각의 중요도는 다르지만 앞으로 이 10개 분야가 가능성 있는 분야가 아닌가 싶다.

LBS, 플랫폼, 소셜 게임, 증강현실, 클라우드 컴퓨팅,
백채널, 모바일 페이먼트, social object, 아이패드, HTML5 

아이디어가 없어서 사업 못 한다는 건 거짓말이다. 지금도 너무 많은 아이디어가 나와서 눈이 돌아갈 지경이다.

현재 킨들과 아이패드 모두 사용 중이다. 아이패드 때문에 킨들이 없어질 거라고 생각하는데, 직접 써보면 느낌이 다르다. 킨들은 LCD 대신 전자 잉크를 사용한다. 종이와 거의 비슷한 느낌의 화면이라 눈이 편안하다. 터치 스크린이 아니라 손으로 짚어가며 읽어도 괜찮다. 써보지 않으면 차이를 알 수 없다. 

킨들과 아이패드는 비즈니스 모델 자체도 다르다.
애플과 아마존의 차이를 물어보면 대부분 애플은 하드웨어, 아마존은 전자상거래 업체가 아니냐고 할 것이다. 그러나 더 깊이 들어가보면, 애플은 아이튠즈 운영하면서 돈을 벌 필요가 없다. 애플사 자료를 보면 70%는 개발자에게, 30%는 운영자금으로 쓰고 나면 남는 게 없다. 그런데도 애플은 왜 계속 아이튠즈를 운영하는가? 애플 입장에서 아이튠즈는 하드웨어 가치를 올려주는 파트너이기 때문이다. 애플은 E-book 시장 역시 유사한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반면 아마존은 하드웨어를 판매하는 회사가 아니다. 아마존은 컨텐츠로 수익을 내는 회사다. 킨들로 돈을 벌 필요가 없다. 아마존이 킨들이 있는데도 왜 아이패드용, 안드로이드용 앱을 만드는가? 그들이 “컨텐츠 비즈니스가 핵심이다. 하드웨어로 돈을 벌 필요가 없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즉, 둘의 접근 방법이 다른 것이다. 이러한 한 단계 깊은 이해가 없이는 올바른 판단이 어렵다.

상생은 대기업 실무자 인사고과 기준 바꿔야 가능

개발자들의 근무 환경 개선과 IT 업계의 전반적인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미래를 준비하는 차원에서 정부와 대기업, 중소기업 개발자 모두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조금 더 나아가 IT 업계의 구조적인 문제 해결 방법은?

IT 업계의 문제점을 이야기한 지는 한참 되었다. 우리나라의 시장 구조적 문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관계 때문에 빌 게이츠가 와도 성공할 수 없다는 얘기는 7년 전부터 했는데 나아진 게 없다. 우리나라는 인터넷 강국이라기보다는 인터넷 소비 강국에 가깝다는 이야기도 2003년 무렵에 했는데 지금 와서는 나아지기는커녕 애플 아이폰에 두드려 맞는 현실이 되고 있어 안타깝다.

(당시 지적한 것들이) 나뿐 아니라 업계에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사실이다.  정책적으로 받아들여졌으면 고칠 수 있었을 텐데, 국가적으로 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우선순위와 선택의 문제에서 IT가 항상 뒤쳐진다. 그러다 보니 문제는 제기했는데, 행동으로 옮기기 위한 우선순위 책정에서 번번이 좌절된다. 그런 것들이 안타깝다. 구조적인 문제는 중소기업, 개발자가 직접 풀 수 있는 게 아니라 정책 분야에서 풀어야 하는데 이런 부분들이 제대로 안 된다.

예를 들어 중소기업 상생도 이야기한지 꽤 됐는데, 이제 화두가 된 것이 보람이 있기는 하지만 불안하다. 이번에 해결에 나섰는데 현실적으로 나아지는 것이 하나도 없다면 오히려 부작용이 더 크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대기업과 중소기업 상생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이유 중 하나가,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핵심은 기업 총수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대기업 부서 내에서 중소기업 파트너와 일하는 실무팀장이 키를 쥐고 있다. 그들의 인사평가 시스템은 연간 수익과 연계되어 있다. 중소기업 파트너 봐주다가 잘리면 어떡하나. 대기업 총수 불러 회의하고 선언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한 가지만 고치면 된다. 정부에서 가이드라인을 정해주고 언론에 홍보해서 인사고과 기준을 바꾸면 실제로 바뀐다.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은?


나도 잘 모르겠다. (웃음) 인터뷰에서 몇 번 같은 대답을 한 것 같은데, 의대 입학하는 순간에는 아버지처럼 백발이 될 때까지 환자를 돌보는 의사가 되겠다는 생각을 1%도 의심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열심히 살다 보니 눈 앞에 나타난 다른 의미 있는 기회를 버릴 수가 없더라. '죽을 때 후회해봤자 아무 소용 없겠는데' 하는 생각에 의사를 그만두게 됐다.
그러면서 '장기적인 계획이 참 덧없구나. 오히려 장기적 계획 없이 눈앞에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며 살다보면 자연스럽게 다른 기회가 떠오르는 것 아니겠나.' 하고 생각하며 열심히 회사 경영했다.

그런데 회사 경영을 열심히 하다 보니 어느 순간 안철수연구소는 건실하게 성장하는데 주변 소프트웨어, 벤처, 중소기업이 힘들어하는 걸 보니 '내가 경영하는 한 회사만이 아니라 그동안의 경험과 지식을 가지고 업계 전반의 성공 확률을 높이는 게 의미 있는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꿈과 도전 정신을 잃은 청년들에게 용기를 불어넣고 한 사람이라도 차이를 만드는 일을 하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누가 쫓아낸 것도 아닌데 스스로 창업한 회사에서 나가리라고는 상상을 못 했다. 미국 유학 마치고 교수 임명장을 받는데 임용 기간이 2008년~2027년(만 65세 정년 퇴임 시기까지)으로 되어 있더라. 그걸 보면서 ‘내가 그때까지 정년 퇴임을 맞이할 수 있을까’ 생각하니 자신이 없다.

살면서 안정되고 보장된 것이 나를 붙잡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래서 그건 중요한 판단 기준이 아니다. 물론 학생 가르치는 일도 보람을 느낀다. 카이스트에서 정년을 맞을 수도 있고, 다른 일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 다만 아무리 나이가 들더라도, 어떤 일을 하든 그 당시에 가장 의미있고 보람있고 재미있는 일을 계속 하고 있을 것이다. 
Ahn

대학생기자 양정민 / 서강대학교 정치외교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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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vf2416 2010.11.10 16:18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웹표준은 2~3년 후에나 도입 된답니다ㅋ http://pann.nate.com/b202932488

안철수가 말하는 개발자가 미래를 위해 준비해야 할 것

안철수 교수와의 미래 전망 토크쇼 (1)

참여, 공유, 개방 등의 모토를 내세운 웹 2.0이란 단어에 낯설어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스마트폰의 보급과 그로 인한 소셜 미디어와 모바일 앱 시장의 활성화는 웹 2.0에 못지않게 IT 트렌드에 급격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발맞추어 지난 10월 6일 국내 IT 개발자 커뮤니티인 데브멘토는 '3.0 시대 IT 트렌드의 변화와 우리의 준비'라는 주제의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세미나의 시작을 장식한 것은 안철수 KAIST 교수와 함께 한 '미래 전망 토크쇼'였다. 안철수 교수가 국내 개발자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무엇이었을까? 신은경 날리지큐브 본부장의 진행으로 90분 동안 이어진 대화를 3회에 나누어 게재한다.  
안철수 교수와의 미래 전망 토크쇼 (2)
안철수 교수와의 미래 전망 토크쇼 (3)
요즘 스마트폰 폭풍이 불고 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지, 사용한다면 어떤 기능을 주로 사용하는지 궁금하다.

스마트폰, 아이패드, 킨들 등 다양한 기기를 사용한다. 직접 써보지 않고 주변 사람의 이야기만 듣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여러 기기 중에서도 주로 아이폰을 사용하는데, 앱 위주로 인터넷 접속 기기로 활용하며 전화 기능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사용하는가?

요즘 국내에서 트위터 사용자가 많이 늘어나는 추세인데, 나는 거의 쓰지 않는다. 굉장히 일찍 가입했지만 익명으로 활동해서 거의 모를 거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책도 많이 냈고 강연도 많이 다녔기 때문에, 트위터 상에서 이야기할 만한 아이템이 별로 없어서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기만 한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는 지금 소셜 게임 회사를 경영하는 나에게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사용을 안 할 수 없다. 2005년에 안철수연구소에서 나오고 2008년에 MBA 과정을 마친 후에 안철수연구소에 사내 벤처로 소셜 게임 회사를 설립했는데, 점점 규모가 커져서 얼마 전에 분사했다.

IT 흐름에 민감해야 기회 잡을 수 있어

앱이 만들어지면서 개발자라는 직업이 인기를 조금씩 끌고 있는 것 같다. 이공계 기피 현상과 맞물려 개발자의 미래를 어떻게 보는지, 현재 개발을 하는 사람은 미래를 위해 무엇을 준비하는 것이 좋을지?

보통 '앱'이라 하면 아이폰 앱을 많이 생각하는데 사실은 소셜 네트워크 앱이 시장 규모가 훨씬 크다
. 단적인 예로 지금 사용자들이 페이스북에서 보내는 시간이 구글에서 보내는 시간보다 훨씬 많다. 처음에는 검색 엔진이라는 구글의 특성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용자 숫자도 페이스북이 훨씬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곧 구글을 앞지를 것 같다고 한다. 유저들이 페이스북에서 무엇을 하는지 살펴보니, 50% 이상의 시간을 페이스북 앱에서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Zinga(징가)라는 회사가 있다. 소셜 게임을 제작하는 회사인데, 올해 매출이 1조원에 육박한다. 우리 나라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게임 회사인 엔씨소프트의 매출액이 5천억 남짓인 것을 생각하면 엄청난 수치다. 

요즘 IT 쪽의 큰 흐름이 여러 개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아이폰으로 대표되는 플랫폼화이다. 아이폰 이전에는 휴대전화 기기 자체가 얼마나 뛰어난 성능을 가졌는지가 중요했다. 애플은 여기서 벗어나 개발 도구 공개와 아이튠즈(ITunes)와 같은 앱 시장 제공으로 누구나 앱을 만들 수 있게 함으로써 아이폰을 윈도우나 맥과 같은 하나의 플랫폼으로 만든 것이다. API를 공개함으로써 소셜 게임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낸 페이스북도 마찬가지이다. 휴대전화도 웹사이트도 예전엔 각각 독립적이었지만 모두 플랫폼화하는 것이다.

이런 것들을 계속 주시하면서 따라가다 보면 개발자에게도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까 한다. 나는 매일 테크크런치(Techcrunch; start-up 닷컴 기업에 대한 프로파일링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블로그)를 한 시간씩 읽는다. 일주일에 100건 정도의 기사가 나오는데 영어라서 읽기 벅차기도 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읽다 보면 트렌드가 보이고 그러다 보면 기회를 포착할 수 있을 것이다.

스티브 잡스 등 인물의 창의성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오면서 사람이 중요해지는 시대이다. 평소 'A자형 인재상'을 많이 언급했는데 지금도 유효한 것인가?

그렇다. 여러 강연에서도 많이 이야기를 했지만 A자형 인재상은 프로그래머뿐 아니라 현대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회사를 경영하며 여러 사람을 봤는데, 한 분야에서의 전문성은 깊은데 성격이 나빠서 다른 사람이 물어봐도 잘 알려주지 않는 경우도 있고 자기가 아는 것을 다른 사람이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는 능력이 없어서 일을 그르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예전에 내가 V3를 만들 때에는 나 혼자 제작하고 이해하는 것으로 충분했다. 백신 제작, 품질 점검, 고객 서비스 등을 모두 혼자서 처리할 때는 별 문제가 없었는데, 점점 규모가 커져서 팀웍을 하게 되니 문제가 생겼다. 이제는 한 사람의 전문가가 하나의 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기보다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힘을 합해서 한 사람이 할 수 없는 커다란 일을 이루어가고 있다. 따라서 자기 분야에만 정통한 것으로는 전문가가 되기에 부족하다. 다른 분야에 대한 상식과 포용력까지 가지고 있어야 한다.

실리콘 밸리에서 유명한 사람이 있다. 이 사람에게 인재를 뽑는 비결을 물어봤는데 아주 간단하다. "I may be wrong." - 내가 틀릴 수 있다 - 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을 뽑는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엔 자기 고집 때문에 다른 사람과 충돌만 하다가 일이 안 된다는 것이다. 왠지 자신감 없는 말처럼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자신감이 없으면 그런 말을 할 수가 없다. 실력과 경험, 자신감을 모두 갖춘 사람만이 그런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재상을 공부하다 보니 도요타의 'T자형 인재'를 알게 되었다. T자의 수직 막대기는 깊은 전문성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안 되고, 수평 막대기에 해당하는 다른 분야에 대한 상식과 포용력. 이 두 가지를 모두 갖추어야 완벽한 인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자기 몫을 해야 한다'는 교육을 받은 일본 사람과는 달리 개인 경쟁의 강화 중심적으로 교육을 받은 한국 사람은 다른 사람과의 협업이나 팀웍,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T자형 인재상이 잘 맞지 않더라. 따라서 T자형 인재에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나 팀웍 능력을 포함해야 하는데 이 요소를 가장 잘 갖춘 알파벳이 A라는 결론이 나왔다.

A자는 사람 인(人)자에 가교가 놓여있는 상징적인 모양으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나타내는 좋은 알파벳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요약해서 이야기하자면 좋은 인재의 요건은 세 가지라고 할 수 있다. 

첫째, 자기 분야에 대한 전문성. 가장 필수적이다. 이것 없이는 결코 전문가가 될 수 없다.
둘째, 다른 분야에 대한 상식과 포용력. 
셋째,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팀웍 능력. 자기가 아는 것을 다른 사람도 이해할 수 있게 그 사람 눈높이에 맞춰 전달하는 능력이다. 그리고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다른 사람이 이야기하는 것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이 두 능력을 모두 갖추는 것이 바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인터뷰라는 단어를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inter + view이다. 말 그대로 서로가 서로를 본다는 뜻이다. 어떤 회사에 입사하고자 할 때 인터뷰를 한다. 이는 회사 입장에서 지원자를 판단하는 의미도 있지만 지원자가 회사를 판단하는 의미도 있다. 이와 같이 커뮤니케이션이 가진 핵심적인 의미도 바로 쌍방 소통이다.

강의 있을 땐 청와대 모임도 사양

KAIST 교수로 재직한 지는 얼마나 되었나?
미국에서 MBA를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2008년 5월에 교수가 되었다. 다른 대학은 석좌교수라는 자리를 특강하러 올 때만 주는 데 반해 서울대나 카이스트는 풀타임 교수에 한해서 석좌교수로 임명하고 연구비를 추가로 보조해준다. 지금도 대전에서 살며 학생을 가르치고 있다. 학생을 가르치기 시작한 지 2년 반 정도 되었는데 처음 교수로 왔을 때 좀 어색했다. 의사로 살다가 CEO가 되었을 때도 주변 사람이 나를 사장이라고 부르기 껄끄러워했다. 마찬가지로 처음에는 주위 사람이 교수라고 부르는 것을 불편해했는데, 요즘에는 오히려 심지어 학교에만 있으니까 현실을 잘 못 본다는 말까지 들었다. 재미있는 경험을 하고 있다 싶었다. 
회사에서는 개발자를 많이 보았고, 지금도 IT 쪽으로 관심이 있는 학생들을 가르칠텐데 어떤 걸 가르치는지? 

한 학기에 50명 정도를 지도하는데, 하면서 깨달은 것이 있다. 특강을 한두 시간 하면 잠깐 보고 헤어지기 때문에 뭔가를 깨닫고 가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 금방 잊어버린다. 그 중에 인생을 바꿀 만한 순간은 100개 중에 1개나 될까? 나는 외부 강사를 안 쓰고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수업하는데, 가령 청와대 모임과 수업이 겹치는 일이 생기면 청와대 모임을 빠진다. 왜냐하면 지금은 교수이니까 학생과의 약속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다.

그렇게 한 학기를 가르치다 보니 사람들의 생각에 영향을 주고 또 이를 바꿀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되어 신기하게 느껴졌다. 특히 학생들이 젊은 나이라서 그렇다. 첫 수업 시간에는 아무래도 유명인이기 때문에 신기하게 바라보지만 한 학기 동안 거의 매 시간 숙제를 내주고 서로 토의하다 보면 유명인이라는 환상은 다 없어지고 마지막에 정말 이 강의를 통해 어떤 것들을 깨달았는지만 남는다. 그러다 보니 서로에게 좋은 경험이 된다. 그래서 단발성 특강보다 한 학기 동안 학생들을 계속 끌고 가는 강의를 좋아하게 되었다.

1학기에 한 과목, 2학기에 한 과목을 수업하는데 1학기의 수업 내용은 기업가 정신이다. 창업자로 대표되는 기업가가 무엇인지, 어떤 사람이 기업가가 되는지, 수없이 고생하면서도 어떤 동기로 그런 일을 하는지 알아보는 것이다. 간접 경험을 많이 하게 해주고, 고민하고 숙제 하면서 한 학기를 보내면 각자 나름대로 답을 가지게 된다. 내가 기업가적인 자질이 없다고 생각하던 학생 중에 혹시 내가 자질이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하는 학생이 꽤 많이 나오고, 반대로 처음부터 목표가 사업이었는데 내가 하고 싶은 일과 잘할 수 있는 일이 다르다는 것을 알고 차라리 대기업에 취직하는 게 낫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도 굉장히 소중하다. 2학기 때는 1학기 때보다 조금 더 실무적인 내용을 가르친다. 어떻게 아이디어를 만들고, 어떻게 좋은 아이디어인지 선별하고, 어떤 방식으로 구체화하고 마케팅 계획을 만들며 사업 계획까지 가는지에 중점을 둔다.

경영 전반을 가르치는 것인가?
그렇다. 하지만 이론적으로만 배우는 MBA와는 다른 점이 있다. 마케팅 수업을 들은 학생이 배운 내용을 다 기억하고 있어도 자기 아이디어에 그걸 한번 적용해보라고 하면 잘 못하는 경우가 많다. 수학 공식은 배운 사람이라면 거의 모두 풀 수 있지만 마케팅 같은 문과 쪽 내용은 그 공부를 한 사람도 적용을 잘 한다. 그런 것들에 대해 반은 학생들의 발표로, 나머지 반은 내가 이야기하는 식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학생들이 적용하며 잘못한 점들을 고쳐주며 제대로 적용이 가능하게 돕는다. 

이론적으로 편의상 경영을 마케팅과 재무 회계, 전략 등으로 나누지만 실제로 회사 경영해 보면 그렇게 뚜렷하게 구분이 되지 않는다. 한 분야만 알아서는 안 되고 다른 분야도 알아야 한다. 예를 들어 마케팅 하는 사람이 재무를 모르면 마케팅에 투자할 때 제대로 된 평가를 하지 못한다. 그럼 그 마케팅은 문제가 있는 것이다. 카이스트에서 경영을 가르치는 데에 두 가지 분류가 있다. 하나는 대전 본교에서 가르치는 경영이고, 다른 하나는 서울 캠퍼스에서 가르치는 경영이다. 서울에서 가르치는 건 경영자를 위한 경영이다. 반면 대전에서는 카이스트 학생들, 즉 엔지니어나 과학자를 위한 경영이다.

‘기업가 정신’ 하면 ‘경영자 마인드 아니냐?’ 이런 오해를 많이 한다. 기업가는 경영자가 아니라 창업자에 가까운 사람이다. 여러 가지 위험에도 불구하고 자기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으로 옮김으로써 세상에 없던 가치와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바로 기업가 정신이다. Ahn

대학생기자 한대희 / 포스텍 컴퓨터공학과

사람은 누군가가 되어가는 작은 과정을 거친다고 합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이 저의 작은 과정이 되어주실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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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라이너스 2010.11.09 09:09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잘보고갑니다. 멋진 하루되세요^^

  2. 초록별 2010.11.09 11:33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인터넷엔 없던데...좋은 기사...잘 보았습니다...^^;

  3. zxh 2010.11.10 12:27  Address |  Modify / Delete |  Reply

    정말 좋은내용 잘 읽었습니다ㅎ
    저도 내년이면 대학생인데 대학생기자자리가 탐나는군요 ㅋ

    • 보안세상 2010.11.11 09:25 신고  Address |  Modify / Delete

      대환영입니다.^^ 1월에 http://blogsabo.ahnlab.com/258 와 같이 공지를 할 예정입니다. 기다렸다가 시기 맞춰 지원서 보내주세요. 지원서 접수 메일은 바뀔 것이니 미리 보내지 마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