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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랩人side/안랩!안랩인!

안철수와 박경철의 생방송 현장에 가보니

뜨거운 태양이 한풀 꺾이고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새로운 것은 항상 모두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법. 이 두근거리는 가을의 시작을 안철수 교수와 함께 한다면? MBN <박경철의 공감 80분>에 초청된 안철수 교수의 일거수일투족을 말한다. 


충무로에 위치한 MBN 보도국에서 만난 안철수 교수는 다소 상기된 모습이었다.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카이스트에서 수업이 끝난 후 바로 올라왔다고 했다. 방송 스탭들의 안내로 7층 프로그램 출연진 대기실에 들어선 안 교수는 작가가 건네준 방송 대본을 한 장 한 장 꼼꼼히 살펴본다.


생방송을 몇 분 앞두지 않은 대기실은 방송을 준비를 마무리하는 스탭들로 분주했다. 방송을 위해 분장을 해야 한다는 스탭의 말에 수줍은 듯 미소 띠며 스탭 손에 이끌려 분장실로 들어간 안 교수는 몇 분 후 한층 뽀얀 피부를 자랑하며 걸어 나왔다.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대본을 꼼꼼히 살펴보는 안 교수. 본 대본도 몇 번을 더 보며 대본에 적힌 질문에 대한 답변을 고민하는 듯했다. ‘무릎팍 도사’에 이어 MBN에 출연한 소감이 어떠냐는 기자의 말에 안 교수는 “방송에 출연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꺼리는 일”이라며 최근 DDoS와 같은 국가적인 문제나 대중이 자신의 이야기를 절실히 원할 때를 제외하고는 방송에 나가는 것은 자제한다고 의외의 대답을 했다.



“이번에 MBN에 출연하게 된 건 개인적으로 외과의사이자 방송 진행자인 박경철 안동 신세계연합클리닉 원장과 서로 존중하는 사이이기 때문이죠. 좋은 계기의 프로그램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래도 방송은 하기가 꺼려지네요.”라며 답변을 정리했다.


“방송에 나온 후 많은 분들이 알아보시고, 긍정적으로 절 바라봐주시는데 사실 그 평가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크게 개의치는 않습니다. 혼자 열심히 공부하다가 고개를 들었는데, 나도 모르게 어느 날 사람들이 나를 주목하고 있는 느낌이랄까요?”


안 교수는 방송에 익숙지 않은 성격이라, 방송을 좋아하면 방송에 더 자주 나오려하고 인기를 즐기겠지만 원래 조용한 성격이라 방송과는 잘 맞지 않는다고 했다. 그리고 방송은 늘 떨리는데, 오늘은 생방송이라 아무래도 녹화 방송보다는 더 긴장되는 것 같다며 미소를 보였다. 그의 손에 들려진 대본에는 답변을 메모한 검은 글씨들이 빼곡했다.


3시 20분. 시사경제 토크쇼 <박경철의 공감 80분> 1부 생방송이 시작되었다. 박경철 원장이 오프닝 멘트를 시작하자 스튜디오가 바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커다란 모니터 앞의 스탭들은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하고 계속해서 카메라 진행자와 패널들에게 분 단위로 남은 시간을 알려주었다.


스튜디오 안의 박경철 진행자와 강상구 기자, 김갑수 시인, 팝 아티스트 낸시랭은 ‘도전’이란 키워드를 가지고 대화하며 생방송을 생생하게 이끌어갔다. 살아있는 방송의 현장이었다.


이윽고 안 교수의 영상이 흘러나오고, 안 교수는 검토하던 대본을 덮고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스튜디오 안으로 향했다. 카메라를 통해 모니터에 비춰진 안 교수의 표정은 ‘방송은 늘 떨린다’는 그의 말과는 사뭇 다른, 꽤나 침착한 모습이었다. ‘조용한 리더’, 안철수 교수는 생방송 동안 패널들로부터 쏟아지는 질문에 안정적이고 또렷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대중이 안 교수에 열광하는 이유, 그의 끊임없는 도전에서부터 고위공직자들이 갖춰야 할 도덕성까지 질문은 실로 다양했다. 쉴 새 없이 이어지는 질문에도 안철수 교수는 전혀 긴장한 기색 없이 다소 편한 표정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나갔고, 5명이 벌이는 뜨거운 대화 덕분인지 생방송 분위기는 점점 무르익어 갔다.

*다시보기 http://mbn.mk.co.kr/tv/programVodList.php?programCode=465


어느새 안철수 교수가 출연하는 생방송 1부의 막이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스탭들은 여전히 깔끔한 마무리를 위해 끊임없이 말하고, 움직이고, 모니터를 주시하고 있었고 스튜디오 속 사람들은 토론의 클라이막스를 향해 달리고 있었다. 이윽고 박경철 MC의 정리 멘트로 1부가 끝났다. 모니터로 VCR이 흘러나왔고, 안철수 교수는 자리에서 일어나 스튜디오 밖으로 나왔다.


대기실은 그야말로 초만원이었다. 안철수 교수가 MBN에 떴다는 소식이 빌딩 전체에 퍼진 건지 출연 프로그램 스탭들 외 다른 프로그램 스탭들까지 와서 안철수 교수와 함께 사진을 찍겠다며 줄을 섰다. 뜨거운 인기 속에서도 그저 ‘허허’ 하고 웃으며 함께 사람들과 어울리는 안철수 교수. 그에게서는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돈 냄새가 아닌 따뜻하고 구수한 사람 냄새가 났다.


대기실을 벗어나 급히 MBN 로비를 걸어가면서 방송이 끝난 소감을 물었다. “후련하네요.” 환하게 웃으며 그가 짧게 대답했다. 생방송 시간은 40분이지만 실질적으로 자신이 발언한 시간은 대략 25분인데,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질문을 상대하느라 조금 정신이 없었던 것 같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그리고는 급하게 차를 타고 MBN을 떠났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존경받는 리더, 안철수 교수.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자랑스러워하는 그이지만, 오늘 MBN에서 만난 안철수는 장엄하고 거대한 사람이라기보다는 소박하고 소탈하며, 부드럽고 온화한 느낌이었다. 이것이 바로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Ahn


대학생
기자 최수빈 / 이화여대 언론정보학과

취미와 특기를 '공상'으로 꼽을 만큼 생각이 많다. 이에 가끔은 엉뚱한 글과 말로 사람들을 당혹시킬 때가 있지만, 이사람, 연구해볼만한 가치가 있다. mp3와 따뜻한 아메리카노만 있다면 어디에 처하든 지루하지 않다는 그녀. 오늘도 색다르고 독특하며 그녀만의 색이 있는 행복한 상상은 멈추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