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의 기억법>, 그리고 김영하

문화산책/서평 2017.09.03 23:05

독서가가 아니라도 김영하라는 이름을 들어보지 못한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특히나 최근 tvn의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에 출연해 더욱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1995년 <거울에 대한 명상>으로 등단한 그는 90년대 후반, 2000년대그리고 지금까지도 젊은 세대를 대표하는 작가이다.

그는 이전에 한국 문학에서 사용하지 않았던 소재들글 작법을 사용해 독자적인 김영하만의 문학 세계를 만들어냈다

첫 장편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에서는 자살 조력자인 주인공이 등장하며, <퀴즈쇼>에서는 인터넷 채팅을 소재로 이야기를 전개해나갔다김영하의 작품을 호평하는 사람도혹평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의 등장이 한국 문학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왔다는 점은 부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기법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다김영하 작가는 환상적인때로는 순문학에서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탈 현실적인 기법을 사용한다독자에게 장르소설을 읽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착각을 줄 정도로 말이다이와 같은 경향은 장편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살인자의 기억법>과 단편 <옥수수와 나>와 같은 작품에서 두드러진다.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이 개봉을 앞둔 시점에서원작 소설과 작가 김영하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원신연 감독은 책을 읽자마자 영화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좋은 작품을 낼 수 있다는 예감이 들었다고 한다. 그의 손에 다시 탄생한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은 어떤 모습일까?

예전에는 연쇄살인범이었지만 지금은 알츠하이머에 걸린 병수우연히 접촉사고로 만나게 된 남자 태주에게서 자신과 같은 눈빛을 발견하고 그 역시 살인자임을 직감한다.

병수는 경찰에 그를 연쇄살인범으로 신고하지만 태주가 그 경찰이었고아무도 병수의 말을 믿지 않는다.

태주는 은희 곁을 맴돌며 계속 병수의 주변을 떠나지 않고병수는 혼자 태주를 잡기 위해 필사적으로 기록하고 쫓지만 기억은 자꾸 끊기고오히려 살인 습관들이 되살아나며 병수는 망상과 실제 사이에서 혼란스러워진다.

다시 시작된 연쇄 살인사건놈의 짓이 맞을까!

네 기억은 믿지 마라!

그 놈은 살인자다! (출처네이버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 정보)


살인범이 치매에 걸렸다주인공이 스스로 말한 것처럼 이것은 인생이 던지는 짓궂은그리고 잔혹한 농담의 일종이다단편적인 기억을 가진 주인공이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기 위해 노력한다는 면에서 영화 <메멘토>와 유사점이 있다.

영화의 메가폰을 잡은 원신연 감독은 <세븐 데이즈>, <용의자> 등을 연출하며 스릴러 영화로 커리어를 쌓아왔다. 주연은 설경구, 설현, 김남길, 오달수가 맡았다. 영화 GV 행사에서 김영하 작가는 '설경구의 연기가 압도적이다. 결기, 독기가 느껴진다.'라고 평하며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살인자의 기억법>은 매끄럽고 잘 읽히는 작품이다. 스릴러적 요소도 지니고 있기에 영화의 몰입도가 굉장히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오히려 그 때문에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간과하고 넘어가기 쉽다. <살인자의 기억법>을 읽었다면혹은 영화를 봤다면 이 글을 통해 김영하 작가의 다른 작품을 살짝 들춰보며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스스로 짐작해보자. <살인자의 기억법>과 김영하 작가가 낯설다면그의 작품에 취해볼 기회가 될 것이다.

 

1.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는 <살인자의 기억법이전에 가장 유명했던 김영하의 작품이자첫 장편소설이기도 하다제목은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로 유명한 프랑수아즈 사강의 변론에서 따왔다고 한다.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한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사강이 마약 혐의로 기소되었을 때그는 자신을 변론하며 이렇게 말했다제목과 일맥상통하게 소설에는 자신을 파괴하려는 사람들이 등장한다주인공은 자살 카운슬러다자살하고 싶은 사람에게 방법을 알려주고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해 주는 사람하지만 결코 자신의 손에 피를 묻히지는 않는다. ‘하지 않아야 할 일은 절대로 하지 않아요.’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그에게도 일종의 신념이 있는 모양이다직업정신이라고나 할까.

액자식 구성을 가진 소설이다주인공이 자신의 의뢰자들 이야기를 소설로 적으며 이야기가 전개된다특별한 주제도기승전결도 존재하지 않는다그저 유디트라고 불리는 의뢰자와 그녀 주변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적어 나간다.

내용은 상당히 충격적이고 지극히 비일상적이며 일탈적이다하지만 극단적인 일련의 사건이 일어나며 도출되는 혼란과 허무감은 역설적이게도 일상적이고 현실적이다특히나 길을 잃고 방황하는수차례의 실패를 맛본 사람들에게는 더더욱.

90년대 중후반한국은 사회적으로도 문화적으로도 혼란의 시기였다. IMF 경제 위기가 닥쳤으며 PC 통신인터넷이라는 새로운 매체가 보급되기 시작했다일본 문화가 수입되기 시작했고 서태지를 중심으로 낯선 장르의 음악이 들어오기 시작했다위기그리고 새로운 물결이 한국에 몰아닥치고 있었다.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는 그 시기의 혼란정체성의 상실허무의 감정을 적절하게 대변하고 있다.


2. 빛의 제국

<빛의 제국>은 김영하의 네 번째 장편소설이자 만해 문학상 수상작이다하지만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와 <검은 꽃>, <살인자의 기억법>의 인기에 가려있는 책이기도 하다.

<빛의 제국>은 남파 공작원 김기영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그는 1984년 운동권에 잠입할 목적으로 남한에 파견되었다허나 계획이 흐지부지되고 20여 년간 그는 평범한 한국인 김기영으로 살아가게 된다.

2005년 어느 날그는 24시간 안에 북한으로 귀환하라는 명령을 받는다아내그리고 20년간 남한에 새긴 자신의 모든 흔적들을 뒤로하고 그는 사라져야할 처지에 놓인다. <빛의 제국>은 이념의 갈등그 속에서 이미 평범한 소시민이 되어버린 스파이 김기영의 하루를 쫓으며 이념 갈등이라는 거시 세계에서 발버둥치는 개인의 삶을 다룬다.

<빛의 제국>은 지극히 한국적인 작품이다. 21세기에 냉전식의 이념갈등그리고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곳은 오직 한국뿐이다. 김영하 작가는 '20년 전 북한에서 파견된 스파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독자와 적정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평범한 한국의 남성으로 전락한 그를 보여주며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빛의 제국>은 '이런 독특한 소재를 사용할 수 있는 작가가 김영하 말고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게끔 하는 작품이다.

 

3. [단편] 그림자를 판 사나이

<그림자를 판 사나이>는 소설집 <오빠가 돌아왔다>에 실린 단편이다. 2012년 이상문학상 수상집을 출간했을 때 작가 본인이 자선 대표작으로 내놓은 소설이기도 하다.

주인공 나는 독신 작가이다어느 날 아침 고등학교 친구였던 미경에게 만나자고 전화가 오지만 그는 소설 마감을 핑계로 만남을 미룬다그리고 곧 또 다른 고등학교 친구이자 신부인 바오로에게 만나자는 연락이 온다하루에 두 번이나 옛 친구를 내칠 수 없었던 는 그와 만나 술을 마신다바오로는 자신의 신자를 사랑하고 있다는 이야기미경과 잤다는 이야기를 하고 떠난다.

는 소설의 발단과 말미에 새의 그림자를 상상한다그림자는 ’ 정신의 어떤 것을 상징한다주인공은 그 그림자를 피하려 한다그저 주변을 유유히 관조하는 소설가로 남고 싶어 한다하지만 흔들림은 그림자라는 모습으로 그 앞에 나타난다.

주인공은 그림자에 대한 모순된 욕망을 가지고 있다그림자를 기피하지만 동시에 친구들이 가진 멋진 그림자를 부러워한다약점을 보이기 두려워하지만 누군가에게 속마음을 드러내고 싶어 하는 우리들처럼 말이다.

 

4. [단편] 옥수수와 나

<옥수수와 나>는 이상 문학상 대상 수상작이며신간 소설집 <오직 두 사람>에 실린 단편소설이다소설은 자신을 옥수수라고 믿는 사람에 대한 농담으로 시작된다. “선생님은 옥수수가 아니라 사람이라는 거이제 그거 아시잖아요?” “글쎄저야 알지요하지만 닭들은 그걸 모르잖아요?”

주인공은 소설 작가다그리고 그에게 작품을 독촉하는 직원은아이러니하게도 이혼한 전 아내 수지다새로 온 출판사 사장은 주인공의 팬이라며 전폭적인 지지와 함께 소설을 써 줄 것을 부탁한다주인공은 친구인 철학교수에게 출판사 사장과 수지의 관계에 대한 의심을 털어놓는다.

<옥수수와 나>를 끝까지 읽으면소설 첫 장에 나오는 옥수수에 대한 농담이 섬뜩하게 느껴진다분명 나는 옥수수가 아닌데왜 닭은 나를 쫓아올까나는 옥수수인가 사람인가?

<옥수수와 나>는 장편 <살인자의 기억법>과 여러모로 닿아있다두 작품 모두 인간의 근원적인 믿음내가 라는 믿음을 전복시킨다. 이젠 무얼 신뢰해야 하는지 조차 알기 어렵다현실이라는 닭은 우리를 옥수수로 알고 계속 쪼아 먹으려고 한다왜곡된 현실과 타자 속에서 우리 자신을 사람이라고 생각해도 될까아니그럴 수는 있을까?

 

허무그러나 삶.

제가 이십대 후반에 쓴 소설에 나타난 허무주의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젊어서 그럴 거야라고 생각했지만지금까지 계속 보신 분들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을 거예요앞으로도 저는 별로 변하지 않을 것 같아요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왔으니까요.” (출처: 도정일(2008), <글쓰기의 최소원칙>, 경희대학교출판국)

김영하 작가 자신의 말마따나그는 허무주의자다허무주의를 담은 문학은 자칫 진부해지거나 속 빈 강정이 되기에 십상이다하지만 김영하는 무언가 다르다.

그의 작품은 환상적이면서 현실적이다. 비현실적이면서도 굉장히 현대적이며 한국적이다. 마치 한국의 누군가는 김영하의 작품 주인공처럼 살아가고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독자들은 그에게서 굉장히 현실적인 허무를 느낀다이른바 공감할 수 있는 허무주의인 것이다.

신작 소설집 <오직 두 사람>에서 김영하는 많이 변했다이제까지의 그가 허무혼란고통의 과정을 그렸다면 <오직 두 사람>에서의 김영하는 그 이후의 삶을 그린다날카로운 필치로 필사적인 우리의 삶을 구구절절이 묘사한다이전의 작품이 그가 생각하는 세계라면최근작들은 그 세계에서 살아가는 인간이다김영하 작가는 마치 우리에게 그럼에도 살아가야만 한다.’라고 말하는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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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대성당'과 '가게'로, 독서의 계절에 풍성함을 더하자.

문화산책/서평 2015.08.31 16:31

설을 맞아 세배하며 뜨거운 떡국을 삼켰던 날들

아름다운 만큼 짧았던 벚꽃

뜨거운 여름의 태양들도 이제는 그 맹렬함을 잃은 채

어느 덧 2015년도 단 4달을 남겨놓고 있다.

여러분은 올해 영양가 있는 음식은 많이 챙겨 드셨습니까

그럼, 영양가 있는 책들은 좀 읽으셨습니까?

나 또한 항상 시간이 없어서, 할 일이 많아서 책을 읽지 못했는데

두꺼운 책보다는 단편소설을 위주로 읽게 되면서 점차 그 양을 늘리게 되고 독서로 인한 재미도 두터워졌다.

지금부터 최근 읽었던 여러 단편소설 중에 가장 좋았던 두 권을 소개해보고 그 속의 내용을 살펴보도록 하려고 한다.

 

첫 번째 소설은 레이먼드 카버(Raymond Carver)의 '대성당'이다. 이 소설은 20세기 후반 미국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이자 시인이었던 레이먼드 카버의 자전적인 소설이다. 그는 1980년대에 미국 단편소설 르네상스를 주도했으며, ‘헤밍웨이 이후 가장 영향력 있는 소설가’로 불린다. 목공소의 인부, 경비원과 같은 일을 전전하면서도 문학에 대한 끈을 놓지 않았던 그는 이 소설을 통해 역사에 남는 작가로서 자리매김하게 된다. 이제 '대성당'의 줄거리에 대해 살펴보자. 

아내는 군 장교였던 전남편을 따라 유랑하는 삶에 지쳐 자살 시도까지 했던 외롭고 고독한 여인이다. 그녀의 유일한 친구인 맹인 로버트와 그녀는 10년 가까이 녹음테이프를 주고받은 친구사이이다. 그리고 스토리는 로버트가 나의 집에 방문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나는 로버트를 맹인에 대한 선입견으로 보고 있고 그에 대한 아내의 태도 또한 못마땅하다. 저녁식사 후 아내는 잠에 들고 둘만 남은 나와 로버트는 어색한 대화를 이어나가다 우연히 티비에서 대성당을 보게 된다. 로버트의 부탁으로 ‘’나는 눈을 감고 그와 함께 대성당을 종이에 그리게 되고 뜻하지 않은 상황에 의해 태어나서 처음으로 타인과 완벽하게 소통됨을 느낀다.

소설은 30 페이지 내외로 아주 짧은 편이다. 마음만 먹으면 전철 안에서도 다 읽을 수 있다.하지만 그 메시지는 그렇게 짧게 남아있지만은 않다. 맹인인 로버트와, 편견으로 가득 찬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작중화자의 극적인 교감은 서로 교감하고 소통하려는 의지조차 희미해진 우리사회의 구성원들에게 어떤 울림을 준다.

작중화자와 로버트는 그러한 교감을 대마초를 피우고 나서 경험하게 되는데, 실제로 레이먼드 카버가 대마초를 피웠었다는 점에서 좀 더 생생하고 몽환적인 간접경험을 독자들은 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소설은 애드워드 P.존스(Edward P.Jones) '가게'이다. 작가는 워싱턴 D.C. 출신이고 1992년에 첫 번째 단편집 [Lost in the City]를 펴냈다. 흑인 노예 사를 소재로 한 역사소설인 장편 [The Known World]를 발표해 2004년에 퓰리처상과 전미도서 비평가상을, 2005년에 국제 IMPAC 더블린 문학상을 수상했 다. 2006년 발표한 두 번째 단편집 [All Aunt Hagar's Children]은 미국 흑인의 삶을 다룬 첫 번째 단편집과 등장인물과 주제 의식이 연관되어 있다. 현재 조지워싱턴 대학교에서 문예창작을 가르치고 있다. 이제 그의 작품 '가게'에 대해 살펴보자.

작중화자는 흑인이다. 그러한 이유만으로 아버지와 함께 수 년간 함께 일했던 인쇄소에서 다른 무능한 백인들에게 자리를 빼앗겼다. 그 후 새로운 직업을 찾던 와중에 한 슈퍼마켓에 지원하게 되었고, 힘든 일을 하며 그만두는 것을 고민하지만 그 때 마다 신기하게 일을 계속 할 만한 이유가 생긴다. 가게 일을 하면서 많은 동네주민들을 접하고, 심지어 손님 '켄터키 코너'와는 연인관계가 된다. 주인공은 점차 사장인 페니의 신뢰를 얻게 된다. 가게에 외상을 자주하는 단골인 터너의 딸을 페니가 차로 치는 불의의 사고를 일으키는 바람에 작중화자는 가게를 운영하게 된다, 점차 가게를 관리하는 것에 적응한 주인공은 직원들을 고용하나 가게 일로 인해 켄터키와 보내는 시간이 짧아져 둘은 결국 결별한다. 페니 또한 가게를 매각하기로 결정한다. 

작가는 과거 차별 받던 시대의 흑인들의 삶의 일상을 소설에 담아내었다.

신변잡기적이지만 그 속에 그 시대상을 절묘하게 녹아낸 점이 이 소설의 매력이다

 

그럼 이제 두 소설에서 공통적으로 다뤄지고 있는 어둠, '검음'에 대해 살펴보자.

 

먼저 애드워드 P.존스의 ‘가게’에 대해 살펴보자. 작중화자는 슈퍼마켓에서 일을 했던 젊은 흑인 청년이다. 소설이 시작되면서 그가 마주하는 사회적 차별의 장면은 도로 위 교통경찰에 의해서 시작된다. 무단횡단을 했다는 이유로 교통경찰은 작중화자를 혹독한 추위에도 불구하고 제2지구 경찰관할 구역을 계속 돌게 한다. 요즘 같은 시대에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고작 무단횡단으로 작중화자는 죽음을 걱정하고 있다. 겨울날씨보다도 더 혹독했던, 그 당시의 유린된 흑인이 인권을 살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제발 집으로 갈 수 있길 기도하던 화자는 결국 이 사건으로 인해 며칠간 집에서 칩거를 한다. 단순히 이야기하자면 무단횡단 때문에 죽을까 봐.

흑인들은 과거 신대륙에 첫 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아니 노예 선에 끌려오던 순간부터 자신들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노예 신세였다

 

(출처 : http://cfile21.uf.tistory.com/image/2572DC3455E400530D23B8)

기록에 따르면 흑인들은 노예로서 신대륙에 오게 된 후 흑인노예를 신대륙에 보내는 일이 돈벌이가 되자, 일부 노예로 끌려온 흑인들은 다시 자신들의 본국으로 돌아가 노예상이 되기도 했다. 이처럼 흑인들은 다른 인종들과의 관계에서나 흑인들 사이의 관계에서 슬픈 역사를 만들어왔다. 하지만 그러한 고통의 역사 속에서 흑인들은 노예로서 정착하여 그 고통스러운 삶속에서 나름대로의 힙합, 레게 재즈 등과 같은 자신들의 고유한 문화를 만들고, 그 것을 잃지 않으며 마치 한 겨울에 피어난 작은 떡잎을 보호하듯 그 자신들을 지켜 내었다. 그렇듯 흑인들은 자신이 선택한 문제가 아닌 단지 피부색이라는 부분에 의해 오랜 세월 핍박받아왔다.

흑인의 상당수는 '겸상 적혈구 증후군' 이라는 열성 상염색체 유전병의 유전인자를 가진 이형접합이다. 이 유전인자가 열성 순종이면 적혈구의 구조가 완전히 찌그러져서 만성적인 산소공급 부족과 체력 부족에 시달리게 되지만 잡종인 경우에는 일반인과 큰 차이가 없는데다가 적혈구에 말라리아 원충이 살기가 매우 힘들어져서 말라리아에 내성을 갖게 된다. 이러한 흑인의 종족적 특성은 말라리아와 천연두 등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던 아메리카 원주민 노예에 대한 대체재로 흑인을 선택하도록 하기에 충분했고 미국의 노예가 아메리카 원주민이 아닌 흑인이 되는 이유 중 하나가 되었다. 결과적으로 흑인들의 강한 신체적 특성은 그들 각 개인들의 재능을 펼치지 못하게 한 채 주인의 노예로서 전락하게 만들게 된다. 신체적으로는 강했으나, 사회적인 힘은 여전히 약했다.

흑조(Black swan)에 대해 사람들이 신기해하고 놀라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든 생각이 있다

만약 흑조가 대부분이고 백조가 소수였다면 사람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마찬가지로 세상에 흑인이 대다수이고 백인이 소수였다면, 백인들이 흑인과 같은 삶을 살았을 가능성 또한 농후하다. -이러한 가능성의 논리는 차치하고- 어쨌거나 흑인은 백인에 비해 신대륙에서는 소수였고, 특이하였으며 개개인의 신체적 힘은 강하였으나 정치적 힘은 없었다. 흑인에 대한 차별의 역사는 결국 다수와 소수의 문제로 귀결된다. 더불어 이 문제는 인간의 본능적인 색깔에 대한 선호에 따라 선호도가 비교적 높은 하얀색과 선호도가 비교적 낮은 편인 검정색의 대결결과에 따라 검은 피부색을 갖고 있는 흑인에게 더 불리한 조건을 더해준다. 결과적으로 흑인들은 사회적 소수로서, 더 불리한 조건으로의 삶을 살아왔다. 이러한 모습들은 현대에 와서는 많이 개선되어 왔지만 작중 상황에서는 여전히 차별이 존재한다. 대부분 검은색 글자를 찍어내는 인쇄소에서도, 검은 피부라는 이유를 가졌다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인쇄소에서 해고당하듯 말이다.

흑인에 대한 차별의 역사는 미국이외에 다른 지역의 역사에도 찾아볼 수 있다.

과거 아프리카에서는 밤과 어두움을 두려움의 대상으로 봤던 인식이 대대로 전해져왔고 동양에서는 흑인들을 오귀자(烏鬼子), '까마귀 귀신(혹은 괴물)' 이라고 불렀다. 비하하는 표현이라기보다는 애초에 그런 피부를 가진 사람을 본 일이 없었으니까 인간으로조차 여겨지지 않아 괴물, 즉 귀신이라고 불렀던 것이다.

 

이번에는 레이먼드 카버의 ‘대성당’에 드러난 검음, 어두움에 대해 살펴보자. 검음을 바라보고 살아온 사람은 맹인 로버트이다. 그는 작중화자의 아내를 볼 때, 기차 안에서 허드슨 강의 풍경을 볼 때, 대성당이 나오는 다큐멘터리를 볼 때 그의 안구는 그 대상들을 향하고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그는 한결 같이 어둠만을 보고 있다. 하지만 그가 갖고 있는 그 어둠의 시야는 결과적으로 작중화자의 시야를 어둠의 우주처럼 무한히 넓혀주는 역할 또한 하고 있다.

우리 인간은 근본적으로 어두운 것을 선호할까, 밝은 것을 선호할까?

어두운 사람보다 밝은 사람을 선호하듯, 얼굴에 생긴 다크서클을 제거하기 위해 미백크림을 덕지덕지 바르듯, 우리는 본능적으로 ‘밝음’을 추구해왔다. 이러한 이유로 피부색이 어두운 흑인들과 눈앞의 어둠만 볼 수 있는 맹인들과 같은 부류들은 도외시 되었고, 그 들을 향한 시선은 편견으로 가득 찼었다.

몇 년 전부터 다양한 동남아의 국가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들로 인해 한국에서도 사회적인 문제들이 발생했다. 나 또한 학창시절에 ‘단일 민족’이라는 엉터리 민족 관에 대해 교육받았고, 도덕이나 윤리교과서에서도 다문화 가정이나 여러 다른 나라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것에 대한 교육을 받지 못했었다. 대한민국의 전반적인 사회적으로나 정책적으로도 그 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지 못하다 보니 그러한 사회적 문제가 발생했다고 할 수 있다. 슈퍼마켓에서 근무하는 흑인청년과 맹인으로 대변되는 사회적인 소수 자들의 삶의 가치는 다수결의 원칙에 의해 재단되지 않는다. 그들의 삶은 거리에 핀 이름 모를 꽃들만큼이나 저마다 소중하고 소중히 여겨져야 할 가치가 있다.

미국은 영화 및 게임을 제작할 때 작품 등장인물이 전부 한 가지 인종으로만 구성되어있으면 불법' 이라는 소문도 있지만, 그것은 당연히 아니다. 다만 등장인물이 다 같은 인종이면 다양성을 해치기는 하니까 억지로라도 유색인종을 끼워 넣기는 한다. 이런 걸 토큰 블랙이라고 한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대중적인 드라마나 영화에는 다문화 배우들의 진입장벽이 높아 보인다. 이러한 모습이 아직까지도 경직된 우리사회의 소수문화에 대한 태도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무지개에는 빨간색도 있고 보라색도 있다. 흑인과 맹인으로 대표되는 소수계층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태도를 배양함으로써 앞으로 우리사회도 사회의 각 부분이 다양성으로서 인정되는 조화로운 사회가 되도록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그런 사회가 어두운 세상을 계몽(Enlighten)시킬 수 있을 것이다.

 

안랩 대학생 기자 : 전영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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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武) 그리고 문(文) 의 이순신장군

문화산책/서평 2014.07.27 22:56

   최근 12척의 배로 133척의 왜군의 배를 물리친 명량해전을 모티브로 한 <명량>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순신 장군은 100원 동전에도 새겨질 만큼 엄청난 업적을 남기신 분이다. 45번의 전투를 치러 모두 승리로 이끌었고, 한반도에 쳐들어온 왜군의 군량미 수송로였던 전라도 앞바다를 막으면서 파죽지세로 올라오던 왜군들에게 더 이상의 진격을 어렵게 만들었다.

 

  이순신 장군은 모든 사람이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업적을 남겼고 최고의 제독이라고 칭송받아 마땅한 명장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순신 장군이 이렇게 모든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기 때문에 무인적 기질을 타고 났던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 이순신이란 인물은 문무 모두에 출중했다.

 

 

  "살고자 하면 죽을것이,요 죽기를 각오하면 살것이다."

 

 

= 명문가 집안에서 나온 무관 이순신

 

  이순신의 집안은 조선 명문가인 덕수 이씨집안이었다. 대대로 훌륭한 학자와 관리들을 배출했던 집안이었다. 중종 때는 개혁정치가 조광조 일파에 속했는데, 조광조가 기묘사화로 죽음을 맞이한 이 후 집안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 후 이순신의 아버지였던 이정이 벼슬길에 오르지 못해 일상생활까지도 어려운 지경이었다고 한다.

 

  이순신은 32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무과에 급제하였다고 한다. 무과 급제 당시 그리 우수하지 못한 성적이었고, 좋은 집안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이순신은 말단 관직을 맴돌다가 왜란 발발 4년 전에서야 죽마고우였던 유성룡의 도움으로 벼슬길이 열리기 시작했고 우여곡절 끝에 전라좌수사까지 올랐다.

 

 

= 활을 잘 다뤘던 이순신 장군

 

  이순신 장군은 쉬는 시간이면 시문을 즐기셨다고 한다. 또한 검술을 익히기 보단 활을 자주 쏘았다. 검과 활 모두 무예를 익히는 일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예로부터  활쏘기는 선비들의 덕목을 기르기 위한 수단으로 중요시 여겨 졌다. 활쏘기는 평정심을 잃으면 과녁에 빗나가게 되기에, 공자님께서도 활쏘기를 통해 평정심을 유지하는 훈련을 중요시 하였다.

 

 『난중일기』를 보더라도 칼을 빼들고 검술을 연마했다는 구절은 없다. 그저 그는 활시위만을 당기고 또 당겼던 활을 든 선비였다.

 

 

 

 

= 조선군에게 군량미를 조달했던 이순신

 

  임진왜란 당시 조정에서는 이순신에게 군자금을 지원해 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이렇게 아무런 지원을 받지 못하고 전쟁을 하던 이순신에게 조정은 다른 장수들에게 지급할 군량과 일본에 보낼 사신의 배를 만들어라는 명령을 내리기 까지 했었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이순신 장군은 모든 전쟁을 승리로 이끄셨다.

 

  원래 수군의 군량은 바닷가에 설치된 여러 고을이 책임지도록 되어 있었다. 그러나 비상시에는 원활할 리가 없었다. 이를 알고 이순신 장군은 일찌감치 자급자족의 방책을 마련했다. 농지 개발이 제대로 되지 않은 빈 땅을 찾아 수군이 직영하는 농장을 설치했다. 이렇게 군량을 조달할 농장을 경영했으며, 멀리 제주도까지 사람을 보내어 농사지을 소를 사오기도 하고, 전투가 없을 떄에는 고기잡이를 하여 고기를 비축하였다.

 

 

 

  대학생 기자단 배성영 /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정보통신공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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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틀을 깨다 '보니 앤 클라이드'

문화산책/서평 2014.03.22 22:11

  사람들은 누구나 안정된 삶을 원한다. 하지만 한편으로 쳇바퀴처럼 반복되는 똑같은 삶에 지루함을 느끼기도 한다. 이러한 모순은 우리를 고민하게 만든다. 평범한 삶을 살 것인가 혹은 남들과 다른 삶을 살 것인가. 선택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우리는 두 갈림길에서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남들과 다른, 조금은 특별한 삶을 선택한 ‘보니’와 ‘클라이드’. 하루하루가 색다른 둘의 일상에 빠져보자



<출처: 네이버 영화>


그들에게 ‘내일’은 없다

   1967년에 개봉된 영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2014년인 지금, 이 영화가 다시 뮤지컬 ‘보니 앤 클라이드’로 떠오르고 있다. 뮤지컬 외에도 이 영화를 소재로 한 다양한 매체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구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아직도 초능력자, 우주, 판타지 세계를 마음속으로 꿈꾸는 이유기도 하다. 누구나 한번쯤 특별한 삶을 원한다. 특히 무언가에 억눌려 있다면 더욱 그럴 것이다. 이 영화는 특별해지고 싶은 인간의 심리를 이야기한다.

   영화는 클라이드의 도둑질로부터 시작된다. 클라이드는 ‘내일’을 그리지 않는, 오직 ‘오늘’만을 바라보며 사는 범죄자다. 보니는 웨이트리스로 똑같은 삶에 지루함을 느끼던 중 내일에서 자유로운 클라이드를 만난다. 그리고 그를 따라 은행 강도가 돼 배가 고프거나 돈이 부족하면 강도짓을 하는, 경찰에게 쫓기는 삶을 선택한다. 그들의 특별한 일상은 보기만 해도 아슬아슬하고 긴박해 지루할 틈이 없다.

   하지만 점점 동료가 많아지면서 그들의 범죄행위는 사람을 죽이는 등 더 과감해진다. 갈수록 커져가는 범죄행위로 결국 경찰에게 꼬리를 잡히고, 결국 함께 죽음을 맞이한다. 그리고 죽음의 마지막 순간, 그들은 웃는다.

   “사람을 죽인 건 어쩔 수 없었던 거지?” 보니는 클라이드에게 묻는다. 그녀는 일탈을 즐기면서도 한편으론 불안해했다. 하지만 그녀는 혼자 두려워하지 않았다. 자신이 선택한 삶이 맞는지에 대한 해답을 클라이드에게서 찾았다. 어쩌면 그녀는 클라이드에게 “내가 옳은 선택을 한 거지?”와 같은, 끝이 보이는 미래에 대한 질문을 하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우리가 원하는 ‘내일’

   현대인들도 일상을 벗어나기 전, 가끔 보니처럼 똑같기만 한 삶에 회의를 느낀다. 그리고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안고 살아간다. 내일은 오늘보다 낫겠지. 하지만 이 영화는 희망이 아닌 현실을 직시하게 해준다. 한번 일상을 탈피하면 다시 돌아올 수 없다.

   “기적이 일어나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어떻게 할 거야?” 보니가 클라이드에게 묻는다. 클라이드는 처음으로 돌아간다면 그저 평범하게 살고 싶다 말한다. 이 장면은 많은 것을 내포한다. 보니와 클라이드는 자신의 선택에 망설임이 없었다. 하지만 결국 마지막에는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 이렇게 평범과 일탈 사이의 모순은 계속해서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보니와 클라이드는 독자에게 위 질문에 답을 내리도록 유도한다. 우리가 꿈꿔오던 것을 실제로 보여줌으로써. 그들은 빈민이 아닌 대부의 돈을 훔치는 의적이 되기도 하고, 무고한 사람을 죽이는 악당이 되기도 한다. 또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부귀영화를 누리고, 하루뿐이지만 남의 집에서 호화롭게 살기도 한다. 그러나 평범함을 포기하고 특별함을 선택했기 때문에 되돌아갈 곳이 없다. 항상 누군가에게 쫓기고 죄책감을 안고 살아야한다. 현실을 직시하는 동료를 통해 특별함에는 두려움이 따른다는 것도 깨닫는다. 이렇게 대조적인 상황은 우리에게도 선택을 고민하게 만든다.



   아직도 우리의 마음 한 구석에는 ‘일탈’이라는 단어가 남아있다. 남들과 다른 삶을 살고 싶어 하지만, 항상 한계에 부딪힌다. 만약 선택권이 주어진다면 그 선택은 당신의 몫이다. 하지만 모두의 ‘내일’이 다르듯 모두가 원하는 ‘내일’도 다르다. 당신이 선택한 삶이 당신에게 진정한 행복을 줄 수 있는지 생각해보길 바란다.

 

대학생기자 주윤지 / 건국대 글로컬캠퍼스 신문방송학과

내가바른 곳에 발을 들였음을 확신하라. 그리고 꿋꿋이 버텨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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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과 열정사이

문화산책/서평 2014.03.22 09:07

‘냉정과 열정사이’

“5월 25일, 아오이의 서른살 생일날 피렌체 성당 두오모 위에서 만나자”

 소설 냉정과 열정사이에서 연인 사이인 쥰세이와 아오이가 20살 당시에 한 약속으로, 나중에 둘 사이의 만남이 이어질지 독자로 하여금 그 결말에 대해 궁금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이 책은 하나의 스토리에 대하여 남자작가와 여자작가가 반씩 나누어 쓰는 릴레이 소설이라는 독특한 과정으로 만들어졌다. 남자작가 츠지 히토라니는 <냉정과 열정사이 Blu>에서 남자 주인공 쥰세이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펼쳐나가고, 여자작가 에쿠니 가오리는 <Rosso>에서 여자 주인공 아오이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써내려간다.

소설 한권이 여러장으로 되어있는데 한 장을 츠지 히토나리가 쓰면 그것을 받아서 다시 같은 내용에 대해 에쿠니 가오리가 써내려가는 방식이다.

 쥰세이와 아오이는 헤어진 대학 때 연인관계 였던 주인공들이다. 서로 행복한 나날들을 보내며 지내다가 쥰세이의 아버지로 인한 오해, 갈등 등으로 인해 두 사람은 이별을 맞이하게 된다. 쥰세이는 자신의 아버지가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도 모른채 아오이가 자신을 떠나갔다는 생각을 하며 서글퍼하고, 이탈리아 피렌체와 밀라노에서 오래된 그림을 되살리는 복원작업을 하면서 생활해나간다. 그러는 사이 자신을 열정적으로 사랑해주는 메미를 품으면서도 속으로는 아오이를 계속해서 그리워한다.

 이와 비슷하게 밀라노 태생의 일본인 아오이는 자신을 데조로(보물)이라고 불러주고 삶의 안식처라고 생각하는 마빈이라는 남자와 함께 동거를 하며 생활한다. 하지만 지워버렸던 기억이 사랑에 대한 감정을 멈추어 버린 듯, 마빈 과의 관계에서 외로움을 느낀다. 이러한 둘의 상황에 과거 대학친구 다카시가 찾아오고 서로의 헤어졌던 이유에 대해 생각하며 아오이의 서른살 생일은 점점 다가오게 된다. 그 둘은 결국 만나서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서로의 책을 비교해 보았을 때, 가오리의 책은 비교적 관조적이고 너무도 완벽하게 묘사된 마빈의 모습 때문에 아오이의 감정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없었지만, 히토나리의 책에서는 쥰세이의 아오이에 대한 열정적인 사랑의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두 권을 모두 읽으면 서로가 동일한 상황에 대해서 느끼는 감정이 어떻게 다른지 더 잘 알 수 있을테지만, 하나의 책을 읽어도 그것이 우리에게 전달하는 설렘과 마음속 깊숙이 전해지는 웬지모를 아픔은 동일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냉정과 열정사이’. 책의 제목처럼 우리는 연인간에 서로에 대해 느끼는 열정과 냉정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하고 고민한다.

 2014년이 된지도 어느새 3월이 되었고 길거리에는 조금씩 봄에 관한 노래가 흘러나오며, 사람의 감성을 자극한다. 날씨도 어느덧 우리가 추위를 모르는 듯, 길거리에서 입던 옷들의 무게가 조금씩 가벼워 지며 따뜻해졌다. 우리가 한번 쯤 가져보았을 만한 어떤 사람에 대한 애틋한 감정, 소유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가슴 깊숙이 아파오던 그 감정을 가졌던 추억을 이 책과 함께 되살려 보면 어떨까.

 

대학생기자 정진우 / 연세대 전기전자공학과
굳은 결심은 가장 유용한 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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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모리 가즈오의 물음, 왜 일하는가?

문화산책/서평 2014.03.17 10:02

이 책은 앞으로 사회생활을 향한 첫 걸음을 어떻게 내디뎌야 하는지, 어떤 마음가짐으로 하루 하루를 보내야 하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이 책의 순서 또한  일하는지, ‘어떤일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일을 해야 하는에 대해서 차례대로 나와있다.

 

 
<출처: 다음>

 

왜 일하는가?

가장 일반적인 대답은 역시먹고 살기 위해서라고 생각될지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내면을 키우기 위해서라고 제시하였다. 먹고 사는 것과, 내면은 상당히 상반된 뜻 이여서 처음에는 고개를 갸우뚱하였다. 나 역시 일은 먹고 살기 위해서 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이 하는 일에서 프로가 되고 감동을 주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한평생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자기 일을 누구보다 사랑하는 이에게 감동을 받는다고 하였다. 일은 고생이라는 편견에 벗어나 즐길 줄 알고 소중한 가치를 깨닫는 자 만이 배부름이 주는 풍요로움이 아닌, 고통의 일에서 벗어난 일을 하는 동안의 내적인 풍요로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일을 해야 하는가?

사랑에 빠지는 대상은 꼭 연인이지는 않는다. 이 책의 저자는 자신이 하는 일과 사랑에 빠지라고 하였다. 자신이 사랑에 빠질 수 있는 일, 그 일을 찾는 것이 어떤 일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해낼 용기가 있고, 가슴이 들뜨며, 그의 목소리에만 귀 기울이게 된다. 데이트를 하더라도 그 시간이 너무 즐겁고, 더욱 오래 음미하고 싶은 것이 일반적인 연애이며, 사랑이다. 이제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는 일로 바꿔 생각해보자. “왜 그렇게 힘들고 어려운 일을 하세요? 쉽고 편한 일도 많은데.”  그 일에 성공한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돈 되는 일을 하세요.”  3D(dirty, difficult, dangerous)라고 불리는 신조어도 등장하듯이, 근로자들 사이에서는 꺼려하는 업종, 편한 업종이 분류가 되어진다. 일에는 귀천이 없다 라는 속담이 있지만 그것은 이제 옛말일 뿐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생활의 달인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소개되고 달인이라 불리는 사람들은 어떻게 보면 3D 업종의 사람들이다. 하지만 그들은 정말 그 일을 사랑하고, 누구보다 잘 하고 있다. 내가 일을 하는 그 순간 순간이 모두 즐겁고, 오랫동안 해내기 위해서는 자신의 일을 사랑해야 한다. 누구든 처음 접하는 일에는 서툴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 서투른 과정을 행복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맞이하느냐, 불만과 따분한 시간을 보낼 것이냐는, 내가 일을 사랑하는가 사랑하지 않는가에 따라 나뉠 것 이다.

 

어떻게 일을 해야 하는가?

내가 일을 하며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흔히 천재라 불리는 사람들은 그 분야에서 인정받고 뛰어나기 때문이다. 천재는 타고난 것일까? 이 책에서는 천재를 만드는 것은 지속의 힘이라고 제시하였다. 놀랄만한 큰 성과, 특별한 천재가 이루었으리라 짐작하는 위대한 업적도 알고 보면 평범한 사람이 한 발 한 발 내디딘 결과일 뿐이라는 이 책의 구절은 나 자신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되었다. 에디슨이 거둔 큰 성공으로 가려진 수만 번의 실패, 천재를 동경해야 할 것은, 큰 성공이 아닌, 수만 번의 실패를 하는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일에서 있어도 마찬가지다. 프로젝트를 성공으로 이끌고 자신의 분야에서 천재라 불리며 일을 하기 위해서는, 지속의 힘을 자기화 해야 할 것이다. 이 책에서처럼, 그것은 자신에게 기술의 발전뿐만 아니라, 높은 인격도 갖추게 할 것이다. 지속의 힘이 바로 평범한 사람을 비범한 사람으로 변화시키는 파워인 것이다.

 

크게 어떤 마음가짐으로, 어떤 일을, 어떻게 해야 하는 가.’ 세 가지에 대해 적혀있는 이 책에는 정답이 제시되어있지는 않다. 일에 대한 선택은 남들이 제시해주는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닌, 자신의 가치관과, 능력에 따라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어떻게 그것을 찾을 수 있는지 방법을 제시해 주었다. 곧 졸업을 하고 사회에 나갈 나 또한 이 책은 다른 어떤 수업에서도 배울 수 없는, 하지만 꼭 배워야 할 교과서 같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사회에 나갈 모든 젊은이들은 토익과 전공 자격증공부는 잠시 잊고 이 책을 읽어보는 것을 추천해본다.

 

 

 대학생기자 박서진 /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끝없이 노력하고 끝없이 인내하고 끝없이 겸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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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든 것을 돈에 맡겨도 괜찮을까

문화산책/서평 2014.03.09 17:27

오늘날 우리가 돈으로 할 수 없는 것은 거의 없다. 최근 KAIST에서는 졸업식장 공간이 협소하다는 이유로 졸업생들에게 입장권을 2장씩 지급했다. 하지만 그 결과 많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의 졸업식 입장권을 구매하려고 했고, 무료로 나눠준 입장권이 1장에 최고 4만원에 거래되었다. 학교에서 관련 거래를 하지 말라는 권고는 모두 무용지물이었다. 게다가 학생들의 성적 역시 돈으로 평가받는다. 과거 서남표 총장 시절 학생들을 일찍 졸업시키겠다면서 계절학기 수업료, 재수강료, 등록금을 엄청나게 인상시켰으며, 평점 3.0 미만인 경우 0.01점당 6만 3천원이라는 수업료를 납부하게 하여 한 학기에 최대 800만원에 가까운 등록금을 내도록 한 적도 있다. 이처럼 우리 주변에서 돈을 이용해서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는 움직임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변화는 과연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일까.


작년에 영국에서 열린 TEDGlobal 2013에서 하버드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인 마이클 포터 교수와 하버드대학교 정치학과 교수인 마이클 샌델 교수의 강연을 들을 수 있었다. 당시 마이클 포터의 경우 비즈니스가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거라는 얘기를 하며, 실제로 그러한 사례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하지만 샌델은 그와 반대로 우리 사회에서 시장을 신뢰하면 안 되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하며 이대로 시장 사회에 내버려두어도 괜찮은가에 대해 이야기했다. 하지만 당시 강연장에서는 현재 전 세계가 변화하고 있는 방향과는 반대로 샌델 교수의 의견에 대해 동의하는 의견이 더욱 많았고, 관련된 내용을 15분의 강연으로만 듣기에는 너무 짧았다. 그래서 귀국 후 돌아와서 관련 내용을 찾다가 마이클 샌델 교수의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라는 책을 발견할 수 있었다. 짧은 강연에서 들었던 내용보다 책에서는 좀 더 세부적이고 많은 내용을 담고 있었다.



오늘날 한국 사회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많은 사회에서는 돈으로 거의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하며, 이것은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고 있을 때 언제부턴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모든 것을 시장 원리에 맡기는 것이다. 과거에는 시장 경제라는 이름으로 생산활동을 조직화하는 효과적인 도구로만 사용되었다면, 현재 사회의 모습은 '시장 사회'의 모습이 되어가고 있다. 효율성을 높인다는 이름으로 모든 것을 사고 팔 수 있고, 시장적 사고와 가치가 우리의 인간 관계, 건강, 교육, 정치, 시민 생활 등 모든 것을 지배하도록 말이다.


샌델은 우리가 이렇게 시장사회로 가도록 하는 것에 대해 걱정해야 하는 이유를 크게 두가지로 설명한다.

첫번째로는 불평등이다. 돈으로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사회일수록 돈의 많고 적음이 중요하게 된다. 단순히 돈이 많다는 것이 요트나 스포츠카를 사는 휴가를 즐길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면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충분한 의료 서비스, 양질의 교육을 받을 기회, 정치적 영향력, 안전과 같은 본질적인 행복한 삶에 영향을 주게 되면 돈이 모든 차별의 근원이 되어 불평등을 심화시킨다.

두번째로는 가치의 변질, 부패이다. 이상적인 시장 경제에서는 시장이 단순히 재화를 분배하는 역할을 하고 효율성을 추구해야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시장에 의해 매겨진 가격이 그 대상의 가치를 변질시키고, 오염시켜서 우리가 소중히 해야할 것이나 지켜야 할 것을 잃게 만든다. 샌델은 TED 강연에서 참가자들과 토론식으로 강연을 이어가며 교육의 예를 들었다. 실제로 미국의 일부 지역에서는 아이들이 책을 많이 읽게 하기 위해서 책을 읽을 때마다 현금을 지급하는 방법을 사용하였다. 그 결과 아이들이 더 많은 책을 읽는 효과는 있었지만 대신 더 얇은 책을 읽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성적을 올리고 학습 동기를 유발시키기 위해서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사례도 있었는데 대부분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처럼 돈이라는 시장사회적 요소가 교육에 개입함으로 인해 교육의 목적과 가치를 변질시켜버렸다.


지금까지 많은 경제학자들은 시장은 그 자체로 존재하기 때문에 거래하는 대상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가정했다. 물론 이것은 유형의 물건에는 어느 정도 맞는 말이었다. 하지만 기존에 돈으로 살 수 없던 가치들까지 시장의 범위로 확장되어 그것이 가졌던 비상업적 가치, 사람들이 내면적으로 가져야 할 마음가짐 등까지 확장되어 상품의 특성이나 사회적 행위의 의미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많은 부분에서 볼 수 있다. 그리고 지금도 그런 변화는 우리가 인지하지 못할 때에 조금씩 침투하여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우리는 과거에 부유한 사람이든, 가난한 사람이든 하나의 공간에서 많은 것을 공유하며 지낼 수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의 우리는 모든 것이 시장의 지배를 받으며 불평등이 커지고, 부유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삶이 분리되고 있다. 이것은 민주주의에도 옳은 방식이 아니다. 민주주의는 완벽한 평등을 요구하지는 않지만, 시민들에게 공동체적 생활을 공유하도록 한다. 서로 다른 사회적 배경과 사회적 위치, 태도와 신념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 마주치는 것이다. 그래야 서로의 차이를 확인하고, 타협하고 협상하여 공공의 것에 관심을 갖게 한다.


마지막으로 샌델은 우리가 어떻게 함께 살아가야 할지에 대해 묻는다. 모든 것을 사고팔 수 있는 사회를 원하는지, 아니면 공공 도덕이나 시민이 가져야 할 태도와 같은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고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 존재하는 사회를 원하는지. 어떤 명쾌한 대답을 내놓기보다는 지금의 변화가 옳다고 생각하는 지에 대해 스스로 생각해보게 한다.


이처럼 우리는 지금처럼 시장 사회가 우리의 삶을 잠식하고 있는 지금의 상황을 그대로 내버려두어야 할까. 돈으로 구매할 수 없어야 하는 것까지 시장에 내놓아도 괜찮을까. 현재 한국이 가지고 있는 많은 문제와도 밀접하게 연관된 이 문제에 대해 샌델은 한 번 더 다시 생각해보게 하고 있다. 그런 고민을 한 번이라도 해보았다면 샌델의 강연과 그의 책「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에 나온 많은 사례들을 읽어보길 추천한다. 우리는 어떠한 사회에서 살기를 원하고, 그것을 위해 어떤 가치를 지켜야 할지에 대해.





대학생기자 방기수 / KAIST 항공우주공학전공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하는 행동에 의해 우리가 된다." 


gisu.bang@ka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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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목표,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는 대화의 기술

문화산책/서평 2014.01.07 09:24

 ‘인간이라는 존재는 태어날 때도, 죽을 때도 혼자다.’ 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상, 남과 관계를 맺지 않고 살아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리고 그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커뮤니케이션 또한 중요하다.

이 책은 우리가 살면서 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할 때, 일상적으로 하기 쉬운 실수들을 소재로 하여 더 나은 대화가 이루어 질 수 있도록 많은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공감되는 부분도 있었고, 배워야 할 점들도 몇 가지 있다.

 

<출처: YES24 홈페이지>

 

[책에서 만나는 몇가지 대화의 기술 6가지]
우선, 대화를 할 때는 편하고 자유롭게 대화 할 수 있도록 질문해준다. 대화에서 중요한 것은 대화 시간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대화의 형식이다. 서로가 자신의 의견을 확실히 이야기 할 수 있어야 비로소 커뮤니케이션이 성립되기 때문이다. 대화의 폭을 좀 더 확대시키고자 한다면 상대가 자발적이면서 쉽게 대답 할 수 있는 질문 방법을 사용해야한다.

예를 들면 우리가 오랜만에 친구를 만났을 때, ‘오랜만이야. 잘 지냈지?’라고 인사를 하면 ‘그럭저럭 잘 지냈어.’ 라는 한마디로 대화가 끊기게 된다. 하지만 ‘이야, 이게 얼마만이야! 그동안 뭐하고 지냈어?’라고 묻는 다면 좀 더 많은 대화가 진행 될 수 있다. 질문을 할 때는 구체적으로 하고, 대답하는 사람도 계속 대화가 이어질 수 있도록 성의 없는 단답형은 피하도록 한다. 상대가 하는 말이 흥미가 없다고 단지 ‘글쎄’, ‘모르겠는데요.’ 라는 말은 일방적으로 대화를 포기하는 것이 된다.

대화가 무르익어 가면 한 사람이 그 대화를 주도하는 경우가 많다. 나도 내가 더 많이 이야기 하는 경향이 있다. 이야기 하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친구와 이야기를 할 때 듣기 보다는 말하는 편이 더 많아지는 것이다. 예전에 중학교 때 친구를 만났는데, 너무 오랜만에 만나서 할 이야기가 많았다. 한 시간 정도를 거의 나의 얘기만 했고, 나중에는 내 목이 다 쉬어있을 정도였다. 나중에는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기만 한 친구에게 정말 미안했고, 헤어지고 보니 그 친구가 어떻게 지내왔는지, 무엇을 하며 지내왔는지는 나는 알 수 없었다. 이처럼  대화가 균형을 이루기 위해서는 나의 이야기가 너무 길어지지 않도록 스스로 주의해야 한다. 이 책에서는 30초 정도라고 하지만 꼭 그렇게 까지 정확하게 따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상대방(혹은 나)의 맞장구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맞장구는 상대에게 진심으로 이야기를 듣고 있다는 느낌을 전해주게 되고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유대감을 가지게 된다. 특히 전화 통화의 경우, 얼굴을 볼 수 없으므로 맞장구가 더 큰 힘을 발휘 하게 된다.

단지 말만 하는 것이 대화는 아니다. 대화에도 때로는 침묵이 힘이 된다. 자신의 기분이나 의견을 전혀 말하지 않는다면 커뮤니케이션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 하지만 적절한 순간에 말을 아낄 줄 아는 것은 의사전달에서 ‘상급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적절한 순간의 침묵은 진실을 이끌어 내는 힘이 있다. 일본의 전통극인 가부키에서 나오는 ‘마’가 그 예이다. ‘마’는 대사와 대사 사이에 개입되는 침묵의 시간이나 동작과 동작을 연결할 때 동작을 멈추는 것을 말한다. 이것으로 연기하는 인물의 심리상태를 선명하게 그려내거나 장면이 갖는 의미를 보다 더 깊게 느낄 수 있게 된다. 일상생활에서도 이 ‘마’ 같은 적절한 순간의 침묵은 상대의 거짓말이나 숨겨져 있는 어떤 진실을 이끌어 내기도 한다.

대화를 할 때 또한 중요한 것은 어조와 어투이다. 나는 사투리를 많이 쓰는 편이라 억양이 남들보다 세다. 그래서 대학에 들어왔을 때, 나와 처음 대화를 한 친구들은 쉽게 내 말투에 적응하기가 힘들었다고 했다. 많이 변하긴 했지만, 아직 평소에 이야기를 하다가 분위기가 고조되면 나도 모르게 목소리 톤이 높아지고, 말이 빨라지게 된다. 그래서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정확하게 전달하지 못할 때가 종종 있다. 대화를 할 때는 목소리의 강도는 중간 정도로 해서 울리지 않도록 하고, 어조는 적당한 억양을 붙여서 너무 빠르지 않게 자신이 의식해 가면서 말하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대화를 할 때는 상대와 같은 표정을 짓는다. 같은 표정을 짓게 되면 마음이 통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때부터 점차 마음을 열게 되어 여러 가지 화제로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된다. 맞장구를 쳐주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요즘은 대면 대화보다는 채팅이나, 문자, sns 등 비 대면 대화가 늘고 있다. 따라서 모든 감정을 문자만으로는 전달하기 어려워 오해가 생기기도 한다. 이렇게 사람의 표정과 목소리는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정말 중요한 것이라고 책은 설명하고 있다.  

  

2014년 새해가 시작되었다. 새로운 계획들, 새로운 일들을 시작하면 새로운 만남과 일상에서 자주 만나는 사람들도 있다. 만남이 있으면 그 속에는 대화로 시작할 것이고, 대화를 통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이루어진다. 살면서 여러 가지의 의견 충돌이 있는데, 이를 앞써 소개한 대화를 통해 풀어간다면 모두가 웃으면서 무슨 일이든 긍정적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까?

지난 세월에 싸웠다거나 좋지 못한 이미지를 심어준 이와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진심이 담긴 대화를 시도해보는 것은 어떠한가? 용기가 필요하겠지만 후회로 남기기에는 우리 삶이 너무나 아플 것 같다.Ahn


대학생기자 김재현 / 충남대 전자공학과


Positive thinking! 

항상 무슨일이든 긍정적으로!

할 수있다는 생각으로! 행동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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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리지 않는 의문,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문화산책/서평 2013.12.01 07:00

책 한 권으로 소설책과 심리학책 두 권을 읽은 느낌을 받는 것은 참 신기한 일이었다. 알랭 드 보통의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는 이미 드 보통이 유명한 작가이듯 저명한 사실이다. 어느 날 내가 좋아하는 가수인 짙은 twosome이라는 노래를 듣다가 우연히 이 책을 알게 되었다


<출처: 다음 책>

이 노래 가사 중에 알랭 드 보통을 아직도 읽고 있네요,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제목도 왠지 야릇해~’ 이런 대목이 있는데 내가 이 노래를 즐겨 듣던 때라 관심이 가게 되었던 참에, 서점에서 우연히 책을 보고 고민하지 않고 바로 구입을 하게 되었다.


보통 나는 책을 읽기 전에 제목만 보고 내용을 대충 추측해 보곤 하는데 이 책은 제목에도 사랑이라는 단어가 대놓고 보여 그냥 일반적인 사랑 이야기이겠거니 하고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내 예상과는 다르게 일반 소설 같은 사랑 이야기가 아닌 제목 그대로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를 알랭 드 보통의 관점에서 이론적, 철학적, 감상적으로 표현한 책이다.

파리에서 런던으로 가는 비행기에서 5840.82 분의 1의 확률로 클로이의 옆좌석에 앉게 된 '나'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희박한 확률로 만났다는 '낭만적 운명론'에 빠져 사랑을 시작하게 된다. 작가는 처음 와 클로이가 만나 사랑에 빠지는 순간부터 이 사랑이 막을 내리고 클로이에게 다른 연인이 생기는 순간까지의 과정을 차례로 보여준다. 와 클로이가 함께 하는 순간 순간에 대한 드 보통의 생각과 이에 철학적 해석까지 더해져 세세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사실 앞 부분을 읽으면서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감정을 어떻게 이론적으로 철학적으로 설명하고 표현해 낼 수 있지? 하는 의문도 들었고, 드 보통이 단순히 책을 써내기 위해서 만들어낸 생각들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생기기도 했다.


사실 이 책을 읽다 보면 와 클로이의 사랑이 다른 연인들의 사랑과 비교해서 드라마틱하다거나 지극히 특별한 부분은 없다. 오히려 어떤 사랑의 과정보다도 뻔하고 평범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연애라는 것이 어쩌면 너무 뻔하게 되어버린 소재거리일 수 있다


그럼에도 이 책이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은 이유는 그 동안은 없었던 사랑의 과정, 그 감정 하나하나를 드 보통만의 단어로 표현하고 철학적으로 풀어나가는 새로운 시도로  독자들에게 그에 대한 공감과 깨달음을 줄 수 있는 책이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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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쓸한 가을에 읽기 좋은 잔잔한 위로를 건네는 소설

문화산책/서평 2013.11.30 07:00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쓸쓸해진 날씨만큼 추워진 가슴을 채워주기 위해 책을 읽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고른 책이 신경숙 작가의 '어디선가 전화벨이 울리고'이다. 예전에 '엄마를 부탁해'를 감명깊게 읽은 후 작가 이름만 보고 고른 책이다. 꾸준한 베스트셀러로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는 책인데 알고보니 드라마 '신사의 품격'에 나와 인기를 끌기도 했다. 


<출처: 다음 책>

제목이 쓰다 만 문장 같은 느낌이 들어 무엇인가 여운을 남긴다. 책을 읽고 나면 제목이 주는 여운을 좀더 진하게 느낄 수 있다.


프롤로그... 내.가.그.쪽.으.로.갈.까
1. 이별
2. 물을 건너는 사람
3. 우.리.는.숨.을.쉰.다
4. 소금호수로 가는 길
5. 함께 길을 갔네
6. 빈집
7. 계단 밑의 방
8. 작은 배 한 척이...
9. 모르는 사람 백 명을 껴안고 나면
10. 우리가 불 속에서
에필로그... 내.가.그.쪽.으.로.갈.게
작가의 말

 

'내.가.그.쪽.으.로.갈.까', 어느 날 걸려온 전화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책은 연인과 가족과 사제 간의 이야기다. 시간 배경은 80년대 민주화 운동이 일어나던 시기로 주인공인 '정윤'은 대학생이었다. 정윤의 친구들로 명서, 윤미루, 단이, 그리고 윤교수가 등장한다. 80년대는 내가 살았던 시대가 아닌데도, 그 시대의 일들을 자세히 묘사하지 않았는데도 이 책을 읽는 내내 내가 그 안에 살고 있는 느낌이 든다.


걷는 일은 스쳐간 생각을 불러오고 지금 존재하고 있는 것들을 바라보게 했다. 오늘을 잊지 말자. 살아 있으라. 마지막 한 모금의 숨이 남아 있는 그 순간까지 이 세계 속에서 사랑하고 투쟁하고 분노하고 슬퍼하며 살아 있으라.


주인공 '윤이'는 윤교수의 수업에서 '미루'와 '명서'를 만난다. 각자 아픔을 가지고 있는 이 셋은 곧 서로를 진심으로 위로해줄 수 있는 소중한 친구가 된다. 그리고 함께 시위에 참여하면서, 길을 걸으면서, 누군가의 죽음을 경험하면서, 또 다른 누군가의 아픈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성장해간다.


이 책은 윤의 현재 이야기에서 그들의 대학생 시절인 과거로, 그리고 다시 현재로 이어진다. 또한 주인공의 시점뿐 아니라 '윤의 이야기'와 명서의 시점에서 이야기하는 '갈색 노트'가 번걸아 나온다. 작가가 직접 어떠한 상황을 이야기해주지 않고 두 사람의 시점에서 묘사함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그 상황 속에 직접 들어가게 해준다.


연애소설, 청춘소설, 성장소설 장르가 한 권에 함축되어 있다. 각자의 상처를 가지고 살아가지만 상처받은 서로가 모여 서로의 상처를 감싸주며 또한 함께 상처받기도 한다. 이렇게 그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차분하게 묘사한다. 어둡지만 아름답고, 긴장감 있는 전개가 아님에도 책을 읽는 내내 긴장하며 보게 된다. 잔잔하고 차분하게 독자의 마음을 울린다. 큰 갈등이 없는데도 책을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숨이 턱 하고 막히는 구절이 많다. 슬프고 아픈 이야기지만 위로를 주는 책이다.


누군가 약속을 해주었으면 좋곘다. 의미 없는 일은 없다고 말이야. 믿을 만한 약속된 무엇이 있었으면 좋겠다. 이렇게 쫓기고 고독하고 불안하고 이렇게 두려움 속에서 보내고 나면 다른 것들이 온다고 말이야. 이러느니 차라리 인생의 끝에 청춘이 시작된다면 꿈에 충실할 수 있지 않을까?


'괜찮아'라고 직선적으로 위로하기보다 가슴 아픈 상처를 함께 공유하는 것으로 위로를 건넨다. 외롭고 쓸쓸할 때, 무엇인가로 허전할 때, 지치고 힘들 때 읽으면 나도 모르게 위로가 되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Ahn

대학생기자 임지연/ 덕성여대 컴퓨터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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