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약 20여년 전, 가장 인기가 있었던 애니메이션을 꼽자면 포켓몬(주머니(Pocket)+괴물(Monster)의 합성어)이라고 많은 사람이 알고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지상파 방송에서 매주 방송이 되었고 애니메이션 뿐만이 아니라 게임, 장난감, 패션, 등의 여러 콘텐츠로도 파급력이 매우 강했다. 하지만 그 어느 것도 영원하지 않듯이 포켓몬의 인기는 사그라들었다. 긴 세월 후 포켓몬이 '이것' 하나로 상황을 역전시켰다. 바로 ‘포켓몬 고!’라는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게임이다.
포켓몬 고(Pokémon Go)는 구글의 스타트업 컴퍼니에서 독립한 나이앤틱(Niantic, Inc.)이 개발했다. 이는 2016년 7월 6일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에서 출시되었으며, 모바일 플랫폼인 iOS 및 안드로이드용 부분 유료화 게임이다. 이 게임의 특징은 증강현실을 이용했다는 것이다. 증강현실을 통해 이용자의 현실 공간 위치에 따라 모바일 기기 상에 출현하는 가상의 포켓몬을 포획하고 훈련시켜, 대전을 하고 거래도 할 수 있다는 것이 이 게임의 큰 매력이다. 따라서 이 게임은 일주일 만에 1천만명(안드로이드 이용자 기준)의 다운이라는 진기록을 세웠고, 깨지지 않았던 각종 기록들을 순식간에 갈아치우며 세계에서 가장 핫(Hot)한 게임이 되었다.
이렇게 인기가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전 세계인 대부분이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의 카메라를 이용한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을 이용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을 들고 포켓몬이 나오는 장소라면 어느 장소에 상관없이 포켓몬을 포획할 수 있다. 즉, 모두가 쉽게 이용할 수 있고, 친숙한 콘텐츠면서, 흥미로운 증강현실을 이용했기 때문에 전 세계인 모두가 금새 사로잡혀 플레이를 진행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출시되자마자 문제가 제기되었다. 이용자의 보안에 큰 구멍이 뚫린 채로 그대로 유포되었기 때문이다.
-심각한 개인정보 누수
개발사인 나이앤틱은 어플리케이션의 스마트폰 접근권한을 모두 요구하며 그 계정까지 요구에 동의해야 포켓몬 Go를 플레이 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다. 따라서 개발사에서 손쉽게 사용자의 구글 계정에 접속할 수 있고 웹 드라이브, 메일 등 개인적인 정보까지 손 댈 수 있다. 개발사인 나이앤틱은 사안의 심각성을 인정하고 권한제어를 축소한다고 공식 입장을 내놓았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미 북아메리카에서만 1천만 명, 타 국가에선 셀 수 없이 많은 이용자가 다운을 받아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로써는 개발사가 해킹이 된다면 이용자들의 개인정보 블랙홀이 뚫릴지 모르는 상황이다.
또한, 우리나라나 중국 등은 공식적으로 어플리케이션이 출시되지 않았다. 공식적으로 출시가 안된 지역에서 안드로이드의 apk를 이용한 다운로드 및 설치는 해킹의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는데 이 점을 무시한 이용자들이 무작위로 출처가 불분명한 리패키징앱을 다운받아 이 또한 정보보안 상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이용하는 이용자들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포켓몬 고’ 공식 트위터도 게임 어플리케이션을 공식 배포 경로(앱스토어, 플레이스토어)에서 받지 않으면 위험하다는 당부를 남기기도 했다.
포켓몬 고 공식 트위터. 공식 경로가 아닌 타 경로의 다운로드를 경고하고 있다. (캡처 – 안랩 대학생기자단 기자 김선대)
앞서 말한 포켓몬 고의 보안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프루프포인트(Proofpoint)라는 한보안업체는 안드로이드 버전 포켓몬 고에서 악성코드를 심어 이용자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움직임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프루프포인트는 감염이 크게 확산되진 않았으나, 해커들이 포켓몬 고를 대상으로 해킹을 시도할 수도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증강현실의 위험성
보안 이외에도 포켓몬 Go에는 또 다른 문제가 있다. 바로, 포켓몬 Go가 증강현실을 이용한 게임이기 때문에 특정 장소로 가서 이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문제는 앞서 말한 ‘특정장소’다. 우리나라는 아직 공식적으로 포켓몬 Go 어플리케이션이 출시되지 않았다. 따라서 어플리케이션을 다운받더라도 이용할 수가 없었으나, 속초의 영동지역이 GPS 좌표상 속하게 된다. 따라서 이용자들은 속초로 가기 위해 버스 편을 이용했고, 이로 인해 매진되지 않았던 버스가 매진되기도 하였다.
포켓몬 Go를 이용할 수 있는 속초로 향하는 버스가 매진되자 한 인터넷 쇼핑몰에서 관광버스여행 상품을 출시했다. (출처 – 안랩 대학생기자단 기자 김선대)
이렇게 게임이 특정 장소를 직접 어플리케이션 이용자들이 찾아가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 이러한 특성을 이용한 범죄와 안전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미국 경찰은 “사용자들이 포켓몬을 잡는데 신경을 너무 써서 자신의 주변을 신경쓰지 않아 교통사고가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이용자들이 주의를 기울여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한 강원지방경찰청은 포켓몬 Go 사용자들에게 안전사고에 유의를 당부하면서 경찰병력을 보다 더 많이 배치하고 위험상황이 발생하면 즉각적으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였다
-‘포켓몬 고’가 보여주는 시사점
이렇게 인기도 많고 탈도 많은 ‘포켓몬 Go’가 이뤄낸 성과는 전 세계 다양한 종류의 여러 기업이 탐낼만한 강력한 힘을 발휘했다. 연일 전 세계의 뉴스에 오르내리는 열풍을 만들어 냈으며 아직 출시되지 않은 나라에선 불법 다운로드를 통해 게임을 이용할 정도로 인기다. 이러한 점을 비춰봤을 때 증강현실(AR)을 개발 중 이거나 개발한 기업들에게 어떠한 방향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어떻게 하면 이목을 끌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많은 시사점들을 안겨 준다.
포켓몬 Go는 오랫동안 친숙한 ‘포켓몬’이라는 콘텐츠를 사용했다는 점이 가장 크다. 애니메이션에서 주인공이 포켓몬을 포획하고 키우듯이, 현실에선 스마트폰으로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것이 가장 기본이다. 예전에는 컴퓨터 앞에 앉아 게임을 했다면 이제는 자신이 직접 생활하는 현실에서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점도 소비자들의 관심을 폭발적으로 얻게 한데 한몫 톡톡히 했다. 이렇듯 증강현실과 같이, 소비자가 생활하는 현실 깊숙이 자리하게 만드는 매체를 앞으로 잘 활용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잘 이용하여 제품을 만들어 소비자의 이목을 사로잡게 된다면 돈방석에 앉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이와 더불어 기업에서는 ‘친숙함’을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 예로 일본기업의 식료품사업을 들 수 있다. 어려서부터 아이들에게 한 기업의 제품들을 친숙하게 접할 수 있도록 마케팅을 폈다. 이후에 그 기업은 성인이 된 아이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 지금도 거대기업으로 생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즉, 이는 어렸을 때의 추억으로 남은 장난감 또는 만화캐릭터는 ‘포켓몬 Go’같이 무서운 저력을 보여줄 수 있는 콘텐츠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앞서 말했듯이 사용자의 ‘안전’이다. 안전하지 않으면 사고가 생기고 어떻게든 문제가 일어나서 이용자들은 결국 등을 돌릴 것이다. 따라서 개발자 혹은 기업들은 앞으로 어떻게 하면 고객들이 이용하는 데 있어 안전문제가 생기지 않을지 고민해야 한다. 생각지도 못했던 새로운 국면을 펼쳐준 ‘포켓몬 Go’의 앞으로의 행방이 매우 흥미로워진다. 더불어 가상현실 혹은 증강현실이 만들어내는 앞으로의 미래는 어떻게 구현될 지 전 세계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내용 출처 : 포켓몬 Go의 개발 - 위키백과, 포켓몬 Go의 보안위험성 - YTN 기사, MBN 기사 참조
사진 출처 : 포켓몬 Go 공식 트위터 캡처, 티몬 사이트 캡처